ORIGINAL FICTION
제151화 — 목록 밖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헌정회의 개막 첫날 가장 먼저 배포된 자료는 헌법초안이 아니었다.
전략감사 경보였다.
◆Meridian 전쟁기록 재정리.
폐쇄된 창고.
해체된 지휘소.
민간전환 시설.
자료를 교차하던 중 숫자 하나가 맞지 않았다.
전략보관 캡슐.
공식 폐기.
37.
실제 폐기증명.
36.
한 개.
기록 없음.
◆오르테가가 회의장 뒤쪽 자문석에서 보고서를 봤다.
“종류?”
감사관.
“정확한 사양은 제한됩니다.”
“전략무기입니까?”
“직접 사용장치라기보다 보관·승계 계통에 가까운 구성품입니다.”
SC-09 같은 종류?
사람들이 생각했다.
감사관은 고개를 저었다.
“다른 계통입니다.”
◆마지막 기록.
2088년.
Depot K-7 → Civil Protection Reserve
목적지.
민방위 비축.
문제.
그 민방위 비축은 2091년 폐쇄.
이관기록.
없음.
◆아이리스가 말했다.
“또 번호체계 전환일 수 있습니다.”
오르테가.
“아니면.”
“네.”
모두 그 다음 단어를 알고 있었다.
목록 밖.
◆헌정회의 운영진은 회의를 중단할지 논의했다.
에블린이 반대.
“이 사건 때문에 헌정회의를 군사비상회의로 바꾸면 안 됩니다.”
Adrian도 동의.
“수사는 수사기관이.”
“헌정회의는?”
“왜 이런 빈칸이 반복되는지 보죠.”
사건과 제도를 분리.
◆K-7 자체는 이미 공원관리창고로 바뀌어 있었다.
전쟁 때 콘크리트 벙커였던 곳에 잔디관리 장비와 제설차가 들어가 있었다.
관리직원은 옛 군 표식을 보고도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우리는 2093년에 넘겨받았습니다.”
“이 바닥 아래 공간은?”
“잠겨 있던 문 하나 있었는데 시설팀이 막았습니다.”
라파엘이 확인했다.
안쪽에는 낡은 케이블과 빈 랙뿐.
전략자산은 없었다.
전쟁시설이 평화시설로 바뀔 때 새 사용자에게 모든 과거정보를 넘기는 것도 위험했고, 아무것도 안 넘기는 것도 위험했다.
어떤 과거를 알려야 하는지조차 새 규칙이 필요했다.
수사팀은 K-7 기록을 따라갔다.
민방위 비축.
당시 책임자.
사망.
부책임자.
생존.
그는 말했다.
“그 캡슐 압니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어디로 갔습니까?”
“우리가 안 받았습니다.”
“기록엔 받았다고.”
“서류만.”
“왜?”
“전쟁 말기에 공간이 없어서 West Annex로 돌렸습니다.”
West Annex.
공식목록에 없음.
◆“그게 어디죠?”
노인은 오래된 지도를 열었다.
산악도로.
폐광.
임시비축.
“그때는 지도에 이름도 안 붙였습니다.”
임시.
또.
◆West Annex 입구에는 주민이 만든 작은 표지판이 있었다.
폐광. 출입금지.
근처 농가 사람들은 그곳이 군 시설이었던 것도 몰랐다.
한 노인이 말했다.
“전쟁 때 밤에 트럭 들어가는 건 봤어요.”
“몇 대?”
“몰라요. 그땐 다들 불 끄고 살았으니까.”
“언제?”
“눈 많이 왔던 겨울.”
정확한 날짜 없음.
그래도 기록팀은 기상자료와 맞췄다.
2089년 겨울 대설 두 차례.
가능한 이동일이 조금 줄었다.
사람 기억은 정확한 데이터는 아니었지만, 어떤 데이터를 다시 볼지 알려주는 단서가 될 수 있었다.
현장팀.
라파엘.
전략감사관.
지역경찰.
군은 외곽.
영장.
문 열림.
시설은 몇 년 동안 아무도 안 쓴 것처럼 보였다.
먼지.
습기.
전력 끊김.
◆안쪽 벽.
낡은 표식.
전시 비축.
그리고 빈 랙.
세 칸.
두 칸에 오래된 일반 방호장비.
마지막 칸.
비어 있음.
바닥에 보관캡슐 고정흔적.
◆아이리스 원격분석.
사진.
크기.
일치 가능성.
화면.
UNDECLARED STRATEGIC INVENTORY — POSSIBLE MATCH
가능성.
확정 아님.
◆창고 문서함.
종이.
전자기록이 아니라 종이였다.
수령표.
K-7 캡슐.
실제로 받음.
그다음.
2090년 2월.
Temporary relocation authorized.
승인자.
지역 민방위 책임자.
목적지.
공란.
◆라파엘이 말했다.
“공란?”
문서 아래 손글씨.
MOVE BEFORE INSPECTION. ROUTE RED.
누가 썼는지 모름.
◆오르테가는 헌정회의 자문석에서 보고를 들었다.
“전략비상 발령?”
감사관.
“아직 아닙니다.”
“왜?”
“캡슐 내용물이 운용가능 상태였는지도 미확인.”
“그럼?”
“재고 불일치 수사.”
전쟁 때 같으면 큰 경보부터 올렸을지 모른다.
이제는 알고 있는 만큼만 상태를 올렸다.
◆회의 밖에서는 벌써 음모론이 돌았다.
“숨은 핵무기.”
“정부가 수십 개 감췄다.”
“SC-09보다 큰 것.”
공식자료에는 그런 내용이 없었다.
노아미는 첫 기사 제목을 평범하게 썼다.
One Strategic Inventory Record Cannot Be Reconciled
재미없었다.
그래서 더 정확했다.
조회수는 과장된 채널보다 낮았다.
그녀는 그대로 뒀다.
회의장에서는 첫 의제가 바뀌지 않았다.
Strategic Custody
원래 예정.
다만 질문이 갑자기 추상적이지 않게 됐다.
작은 지역대표가 말했다.
“우리가 새 헌법 만든다고 숨은 장비가 없어집니까?”
에블린.
“아닙니다.”
“그럼?”
“누가 찾고, 누가 신고하고, 누가 통제하고, 누가 숨길 수 없게 할지 정하는 겁니다.”
◆한 대표는 중앙전략기관을 만들자고 했다.
다른 대표.
“그 기관이 숨기면?”
세 번째.
“지역에 두면 지역이 숨깁니다.”
네 번째.
“국제감시?”
“그 감시기관 권한은?”
문제가 다시 권한으로 돌아왔다.
◆Adrian은 빈 카드에 네 칸을 적었다.
POWER
전략보관 감사.
LIMIT
직접운용권 없음.
REVIEW
민간헌정기관.
END
임기·권한재승인.
아직 초안.
◆수사팀은 West Annex에서 차량자국도 못 찾았다.
7년 전.
비.
눈.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대신 문서 한 장.
목적지 없는 이동.
그걸로 충분했다.
무기가 발견된 게 아니라
국가가 자기 전략자산 하나의 최종위치를 설명하지 못한다는 사실이 발견됐다.
◆Adrian은 회의가 끝난 뒤 At-large 대표 책상에 남았다.
예전 같으면 수사현장까지 가고 싶었을 것이다.
이번엔 안 갔다.
자기 역할은 창고 안 상자를 찾는 게 아니었다.
왜 이런 상자가 한 사람·한 기관의 기억이 끊기면 국가 전체에서 사라질 수 있는지 묻는 것.
그 구분을 스스로 계속 확인해야 했다.
헌정회의 첫날 마지막 발언자는 오르테가였다.
“전쟁에서 배운 건 무기를 누가 갖느냐만이 아닙니다.”
잠깐.
“누가 갖고 있는지 모를 때가 더 위험할 수 있습니다.”
회의장은 조용했다.
◆다음 날 의제표에는 새 항목이 붙었다.
UNDECLARED / ORPHANED STRATEGIC ASSETS
신고되지 않은 전략자산.
주인 없는 전략자산.
지구헌장을 논의하는 첫 주에
사람들은 새 정부를 만들기 전에
자기들이 아직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른다는 사실부터 확인했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