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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49화 — 두 달

디 오거나이저 · 149 / 310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에이드리언은 결국 두 달을 다 쉬지는 못했다.

그래도 47일은 쉬었다.

마라는 그걸 성공으로 인정했다.

2097년 3월 말.

헌정연구회의 개막까지 3주.

대표자 선정 완료.

자료는 산더미.

에이드리언은 읽지 않았다.

정확히는 첫 30일 동안.

에이드리언은 아침에 눈을 뜨면 한동안 할 일이 없다는 사실이 어색했다.

전쟁 때는 단말부터.

재건 때도.

지금은 커피부터.

첫 사흘은 그게 좋았다.

넷째 날 주방 선반을 재정리했다.

마라가 퇴근해 보고 말했다.

“왜 향신료를 사용빈도순으로 놨어?”

“편해서.”

“원래도 편했어.”

“더 편합니다.”

마라는 다시 원래대로 섞어놨다.

“왜?”

“당신 재활.”

집은 최적화 실험실이 아니었다.

처음 일주일.

잠.

산책.

영화.

요리 실패.

마라가 준 요리책.

“적당히”라는 단어 때문에 세 번 싸웠다.

“적당히가 얼마입니까?”

“보면 알아.”

“처음 만드는데 어떻게?”

“그러니까 해봐.”

결과.

먹을 수는 있었다.

항구도시에서는 우연히 Cressida를 봤다.

이제는 정기화물선.

새 선장.

일부 선원 교체.

선체도 개조.

에이드리언은 멀리서 배를 알아봤다.

마라가 물었다.

“저 배?”

“네.”

“가볼래?”

그는 잠깐 생각했다.

“아니요.”

1화의 배가 이제 자기 이야기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정상적으로 입항하고 정상적으로 떠나는 것.

그게 가장 좋은 후속이었다.

둘째 주.

바다.

결혼 뒤 못 간 긴 여행 일부.

작은 항구도시.

에이드리언은 항만운영을 보지 않으려고 했다.

실패.

“저 크레인 배치가—”

마라.

“말하면 벌금.”

“무슨 벌금?”

“내 커피.”

그는 입을 다물었다.

셋째 주.

어머니와 며칠.

공공보건 자문도 조금 줄인 상태.

어머니가 말했다.

“너 요즘 사람 같아졌네.”

“전에도 사람입니다.”

“직책 없는 사람.”

“47일뿐입니다.”

“벌써 세고 있어.”

아버지 묘.

에이드리언은 오랜만에 혼자 갔다.

거창한 말을 하지 않았다.

그냥 앉아 있었다.

재건위원회가 끝났다는 말.

결혼했다는 말.

다음에 헌정회의 갈 수도 있다는 말.

당연히 답 없음.

그래도 말하고 싶었다.

자료를 안 읽는 동안 사람을 더 만났다.

모리스.

리아.

어머니.

대부분 일 얘기를 조금은 했다.

완전히 피하는 것도 부자연스러웠다.

다만 에이드리언이 결론을 내주려 하면 사람들이 막았다.

리아.

“퇴직자 의견은 참고만.”

“저 아직 대표 될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지금은 퇴직자.”

그는 웃었다.

역할 없는 시기에 친구가 더 쉽게 말할 수 있는 것도 있었다.

넷째 주.

마라가 병원에 복귀.

에이드리언은 집에 혼자.

처음 이틀은 좋았다.

셋째 날 청소.

넷째 날 책 정리.

다섯째 날 헌정자료 폴더를 열었다.

마라가 저녁에 보고 말했다.

“30일 버텼네.”

“31일.”

“세지 마.”

자료 첫 항목.

Oak River Common Floor.

두 번째.

전략무기 통제.

세 번째.

지역간 전쟁금지.

네 번째.

CRU.

다섯 번째.

탈퇴권.

익숙한 문제.

스케일만 커졌다.

자료를 읽으며 자기 과거 문서도 다시 봤다.

2083년.

“오늘 밤을 넘긴다.”

2084년.

“누가 결정했는지 기록.”

2091년.

“돌아갈 권리와 남을 권리.”

2095년.

“내가 없어도.”

질문이 바뀌어왔다.

헌정회의에서 그가 가져갈 가장 큰 자산은 정답보다 어떤 질문이 위험했는지에 대한 기억일 수 있었다.

그는 메모를 시작했다.

그러다 중간에 멈췄다.

예전 습관.

문제 옆에 바로 해결안 쓰기.

지웠다.

대신 질문.

Who has authority now?

Who bears cost?

Who can say no?

How does it end?

네 줄.

그걸로 첫날 공부 끝.

마라가 봤다.

“해결안 없네.”

“질문만.”

“좋아.”

“왜?”

“내가 당신이랑 결혼한 보람.”

둘은 아이 문제도 다시 이야기했다.

135화에서 정한 3년은 아직 남았다.

그래도 막연하지 않았다.

마라.

“헌정회의 끝나고?”

“언제 끝날지 모릅니다.”

“좋은 답 아니다.”

“그럼 일정과 분리.”

“그게 낫지.”

일과 가족을 또 하나의 프로젝트 종속관계로 만들지 않는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내가 아이한테 너무 많이 관여할까 걱정됩니다.”

마라.

“그건 확실히 할 거야.”

“확실합니까?”

“응.”

“그럼?”

“내가 막지.”

그는 안심했다.

“왜 안심해?”

“견제가 있으니까.”

마라가 웃었다.

“진짜.”

마지막 휴가 저녁 둘은 아이 이야기를 더 하지 않았다.

직장도.

헌법도.

그냥 영화를 봤다.

마라가 중간에 잠들었다.

에이드리언은 끝까지 봤다.

공포영화였다.

등장인물이 통신단말을 두고 지하실로 내려갔다.

그는 말하려다 참았다.

마라가 눈도 안 뜨고 말했다.

“지금 뭐라 하려 했지?”

“아무것도.”

“성장했네.”

그가 웃었다.

47일째.

마지막 휴가.

둘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오전 늦게 일어나고.

점심 배달.

산책.

저녁 영화.

에이드리언이 자기 일정표를 열지 않은 날.

다음 날.

대표자 오리엔테이션.

그는 정장을 입었다.

마라가 넥타이를 고쳐줬다.

“직책 뭐라고 했지?”

“At-large delegate.”

“위원장 아니고?”

“아닙니다.”

“조정자?”

“아닙니다.”

“Organizer?”

에이드리언이 한숨.

“사람들이 부르면.”

“그럼 됐네.”

집을 나가기 전 그는 사무가방을 들었다.

전쟁 때 쓰던 가방 아님.

재건위원회 가방도.

새 것.

안에는 자료 조금.

노트.

펜.

마라가 준 간식.

47일 동안 세상은 무너지지 않았다.

Continuity Council은 의장도 바뀌었고,

재건위원회는 없어졌고,

정산망은 굴러갔고,

사람들은 그를 거의 필요로 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다시 공공일에 들어갈 수 있었다.

이번에는 세상을 붙잡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기 몫의 한 표를 쓰기 위해서.

대표자 오리엔테이션이 끝난 뒤 그는 예전 습관처럼 회의록 전체를 내려받으려 했다.

파일.

312명 소개.

분과배정.

운영규칙.

수백 페이지.

손이 멈췄다.

요약본이 있었다.

그걸 먼저 열었다.

마라가 저녁에 물었다.

“전부 읽었어?”

“아니요.”

“왜?”

“필요한 부분부터.”

“그 말 녹음해둘걸.”

휴가 중 그가 가장 많이 한 일은 의외로 걷는 것이었다.

목적지 없이.

전쟁 때는 이동 자체가 항상 목적을 가졌다.

현장.

회의.

병원.

역.

지금은 길을 걸어도 도착해야 할 장소가 없었다.

처음엔 불편했다.

나중엔 조금 좋아졌다.

모리스는 그에게 작은 낚싯대를 하나 줬다.

“왜요?”

“네 아버지 사진 봤잖아.”

“낚시 해본 적 없습니다.”

“그러니까.”

에이드리언은 결국 한 번 갔다.

두 시간.

한 마리도 못 잡음.

모리스.

“성공.”

“왜요?”

“아무것도 안 했잖아.”

에이드리언은 그 정의를 받아들이는 데 조금 시간이 걸렸다. 쉬는 시간도 그의 경력 일부가 됐다.

다음 회의에 들어가기 전, 그에게는 처음으로 비어 있던 시간이 실제로 남아 있었다. 그 공백도 필요했다.

END OF 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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