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45화 — 해산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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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6년 11월.
재건위원회 해산안이 North River 지역의회에 제출됐다.
제목.
POSTWAR RECONSTRUCTION COMMISSION DISSOLUTION & TRANSFER ACT
해산 및 이관법.
에이드리언 이름은 제목에 없었다.
◆종료일.
2097년 1월 31일.
정전 6년.
위원회 출범 약 6년.
처음 헌장상 5년 검토보다 조금 길어졌다.
왜?
업무이관에 시간이 필요해서.
그 연장도 별도 의회승인을 받았다.
자동연장 아님.
◆의회 의원들 중 480쪽을 다 읽은 사람은 적었다.
그래서 법안요약에 ‘사라지는 권한’ 목록을 따로 넣었다.
- 위원장 조정지시
- 임시 공동계약 승인
- 부처간 우선순위 중재
- 재건예비기금 배정
그리고 어디로 가는지.
사람들은 기관이 사라진다고 권한까지 공중으로 증발하는 건 아니라는 걸 처음 한 장에서 볼 수 있었다.
법안 480쪽.
어떤 부서가 어디로.
직원.
데이터.
예산.
소송.
계약.
민원.
기록.
기관을 만드는 법보다 없애는 법이 더 길었다.
토머스가 말했다.
“창업보다 청산이 어렵죠.”
“회사도?”
“항상.”
◆가장 큰 쟁점.
위원회가 체결한 장기 재건계약.
기관이 사라지면 누가 당사자?
North River 정부가 포괄승계?
에블린 반대.
“계약 목적별 기관이 승계해야 합니다.”
철도.
철도청.
주택.
주택국.
산업.
산업부.
한 기관에 몰지 않는다.
권한도 같이 분산.
◆두 번째.
소송.
Ravelin 사건 후속.
재산분쟁.
직원고용.
진행 중.
법적 피고가 사라질 수 없음.
정부 법무청이 위원회 법적책임을 승계.
기관해산이 책임회피가 되지 않게.
◆세 번째.
기록.
어디로?
국가기록원.
개인정보는 접근제한.
전쟁기록위원회 관련 자료는 별도 복제.
업무용 서버는 종료.
기록은 보존.
권한과 기억 분리.
◆직원대표가 의회에서 말했다.
“해산 자체를 반대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이 놀랐다.
“대신 이관기관이 우리를 ‘임시직 출신’이라고 차별하지 못하게 해주세요.”
몇몇 부처는 위원회 경력을 비정상 경력처럼 봤다.
법안에 고용·연금 경력연속성 조항.
◆한 직원은 아예 정부를 떠났다.
민간 철도회사.
“왜?”
동료가 물었다.
“이제 평생 공무원 하기 싫어서.”
“안정적인데.”
“위원회 없어지는 거 보니까 한 번쯤 바꿔도 될 것 같아서.”
기관 sunset이 사람 인생의 다른 선택도 열었다.
◆상설부 전환 찬성파는 성과수치를 들었다.
주택.
귀환.
실업.
인프라.
반대파는 sunset 약속을 들었다.
논쟁은 성과 대 원칙처럼 보였다.
한 의원이 말했다.
“좋은 기관이면 남겨야 하는 것 아닙니까?”
헬레나.
“좋은 임시기관이었기 때문에 약속대로 끝낼 수도 있습니다.”
성공의 정의가 존속 하나뿐이면 임시권력은 절대 끝나기 어렵다.
상설 재건부 전환안도 수정안으로 올라왔다.
찬성 37%.
반대 58%.
기권 5%.
부결.
위원회를 그대로 살리는 길은 닫혔다.
◆헬레나가 말했다.
“이제 진짜 끝입니다.”
에이드리언.
“아직 두 달.”
“꼭 그렇게 말해야 해요?”
“업무 남았습니다.”
“그래서 당신답다고요.”
◆법안 통과.
찬성 68%.
반대 24%.
기권 8%.
박수 없음.
기관해산법에 축하가 어울리는지 몰랐다.
◆기관 밖 시민반응은 생각보다 작았다.
대부분 자기 담당기관이 어디로 바뀌는지만 궁금해했다.
노아가 말했다.
“위원회 없어진대요.”
아샤.
“우리한테 뭐 달라져?”
“주택민원 사이트 주소.”
“그럼 저장해놔.”
국가기관의 해산이 시민에게는 북마크 하나 바뀌는 일일 때도 있었다.
그게 평화로운 종료의 모습일 수 있었다.
법 통과 다음 날.
로비 화면.
DISSOLUTION DATE: 2097-01-31
아래.
업무이전 진행률.
74%.
직원전환.
81%.
기록이관.
69%.
사람들이 매일 숫자를 봤다.
해산도 프로젝트가 됐다.
◆한 시민이 민원센터에 왔다.
“내 집 사건 위원회 없어지면 사라지는 거 아니죠?”
직원.
“아닙니다.”
새 사건번호.
인수기관.
담당자.
“사람도 바뀝니까?”
“가능합니다.”
시민이 불안해했다.
“그 사람이 내 얘기 모르잖아요.”
그래서 사건인수 메모에 단순 데이터뿐 아니라 경과요약을 붙였다.
기록은 사람을 완전히 대신 못 하지만 처음부터 다시 말하게 하는 고통은 줄일 수 있었다.
◆에이드리언은 각 부서 farewell 행사에 다 가지 않았다.
가면 모든 종료가 위원장과의 작별행사가 된다.
분과장들이 자기 팀을 정리.
그는 필요한 곳만.
◆주택분과 마지막 회의.
초기 Transit Residence 사진.
현재.
대부분 일반주택으로 전환되거나 다른 용도.
직원이 말했다.
“우리가 한 일이 보이네요.”
에이드리언.
“네.”
“없어지는 게 아깝지 않습니까?”
그는 사진을 봤다.
“일이 남았잖아요.”
기관은 사라져도 집은 남는다.
◆해산일 이후 옛 위원회 이름으로 새 문서가 발송되면?
무효.
단, 기존 계약·판결·채무는 승계기관 책임.
‘기관은 끝났으니 우리 일 아님’이라는 말을 어느 쪽도 할 수 없게 했다.
권한은 죽어도 책임은 필요한 곳으로 이동했다.
해산법 마지막 조항.
No authority of the Commission shall survive solely by administrative practice after dissolution.
행정관행만으로 권한이 살아남지 않는다.
Dead Authority.
또.
◆법안 서명 뒤 에이드리언은 자기 사무실 문에 붙은 직책표지를 떼지 않았다.
아직 두 달.
끝나기 전까지는 현재 일을 한다.
종료일이 있다고 오늘 책임이 줄어드는 건 아니었다.
그게
조직을 끝내면서도 일을 버리지 않는 방식이었다.
위원회가 사라지는 날에도 시민의 사건과 국가의 책임은 사라지지 않았다. 해산은 삭제가 아니라 인계였다.
해산법 시행준비 마지막 감사에서 ‘주인 없는 업무’가 14건 발견됐다.
어느 기관도 맡는다고 표시되지 않은 일.
작은 보조금, 옛 소송, 기록요청.
하나씩 담당기관을 정했다.
조직을 없앨 때 가장 위험한 건 큰 권한보다 아무도 자기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작은 책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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