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37화 — 종료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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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건위원회 로비에는 출범 첫날부터 날짜 하나가 붙어 있었다.
MANDATORY INSTITUTIONAL REVIEW: 2096
사람들은 처음엔 농담했다.
“우리 직장 유통기한.”
2095년 11월.
아무도 웃지 않았다.
1년 남았다.
◆위원회 직원.
현재 1,420명.
출범 때 1,850.
이미 줄었다.
기능 7개는 연속성위원회와 지역기관으로 이전.
문제.
무엇이 더 남아야 하나.
◆부서장들은 각자 자기 일이 아직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택.
“재산사건 끝나지 않았습니다.”
귀환.
“인구이동 계속.”
산업전환.
“실업 아직.”
실종자.
“수십만 건.”
금융.
“재건채권 장기관리.”
다 맞았다.
조직을 없애기 어려운 가장 좋은 이유.
일이 실제로 남아 있었다.
◆에블린이 말했다.
“질문을 바꿉시다.”
‘일이 남았는가’가 아니라
‘이 일을 꼭 이 위원회가 해야 하는가.’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각 기능을 넘길 때 데이터도 따라가야 했다.
주택사건.
실종자.
재건채권.
직원만 이동하고 데이터베이스는 위원회 서버에 남으면 조직은 사실상 계속 존재한다.
아이리스가 말했다.
“sunset은 계정 종료까지입니다.”
- 접근권한
- API 키
- 자동봇
- 백업
- 로그
- 법적보존자료
Dead Authority 원칙이 기관해산에도 적용됐다.
없어진 부서의 계정이 5년 뒤에도 살아 있지 않게.
주택분과.
지역주택국으로 이전 가능.
단, 지역간 상속·귀환 분쟁은 Continuity Council 법률포럼 필요.
산업전환.
노동부·산업부.
위원회 조정 필요 감소.
실종자.
독립 Missing Persons Service로 분리하는 편이 낫다.
왜?
재건위원회가 끝나도 실종자 사건은 남기 때문.
◆토머스가 말했다.
“재건채권은?”
재정부.
“가져갈 수 있습니다.”
“공동지역채권은?”
Continuity Council.
“그쪽으로.”
하나씩 갈 곳이 있었다.
◆직원들은 불안했다.
한 실무자가 에이드리언에게 말했다.
“위원장님은 조직 없애는 게 성공이라고 말하기 쉽죠.”
“왜?”
“당신은 다음 일이 있잖아요.”
직원은 말한 뒤 당황했다.
그는 사무실 책상 서랍에서 출범 첫날 명찰을 찾았다.
CHAIR — POSTWAR RECONSTRUCTION COMMISSION
처음엔 얼마나 오래 쓸지 몰랐다.
이제는 끝날 날짜가 있었다.
명찰을 버리진 않았다.
아버지 메모 옆에 둘 것도 아니었다.
그냥 기록상자에 넣었다.
직책은 가족유품과 다른 종류의 기억이었다.
에이드리언은 화내지 않았다.
맞았다.
자기는 어디서든 역할을 제안받을 가능성이 높았다.
평범한 직원은 아니었다.
◆그날부터 sunset review에 직원전환 항목을 따로 뒀다.
기관기능.
직원고용.
분리.
어떤 부서가 사라져도
- 다른 기관 이동
- 재훈련
- 퇴직
- 민간전환
- 일정기간 소득보호
기관을 살리기 위해 사람을 볼모로 잡지 않는다.
사람을 보호한다고 기관을 영구화하지도 않는다.
◆직원전환 상담에는 예상보다 다른 문제가 많았다.
어떤 직원은 새 기관으로 가기 싫었다.
“여기 일이 좋아서 온 겁니다.”
다른 사람.
“지역정부보다 위원회 문화가 낫습니다.”
조직문화도 사람을 붙잡는 자산이었다.
에이드리언은 말했다.
“그 문화를 다른 기관으로 가져갈 수는 있습니다.”
“건물 없이?”
“건물이 문화는 아니니까요.”
직원은 완전히 납득하지 못했다.
그래도 기관을 사랑하는 감정이 기관 영구존속의 법적 근거가 될 수는 없었다.
노동조합은 5년 조직존속 연장을 요구.
“전환이 너무 빠릅니다.”
에이드리언.
“일괄 5년은 어렵습니다.”
“직원 불안은?”
“전환계약으로.”
“계약이 조직보다 약합니다.”
“그래서 법으로 보장해야죠.”
조직을 고용보장의 대체물로 쓰지 않는다.
◆청문회.
헬레나 보스가 다시 나왔다.
116화에서
“누가 뽑았나”를 물었던 의원.
이번 질문.
“이제 없어질 준비 됐습니까?”
에이드리언.
“일부는.”
“일부?”
“내년 검토까지 남은 기능을 더 넘겨야 합니다.”
“위원장 본인 자리는?”
“같이 검토.”
“연임하고 싶습니까?”
“아직 답하지 않겠습니다.”
헬레나가 웃었다.
“정치인 다 됐네요.”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
“그 말도 정치인 같고.”
◆마라가 집에서 물었다.
“연임할 거야?”
에이드리언은 대답이 늦었다.
“모르겠습니다.”
“하고 싶어?”
“예전보다 덜.”
“왜?”
“없애는 게 맞는 것 같아서.”
“당신 자리도?”
“네.”
마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답 거의 나온 거 아냐?”
◆위원회 내부에는 반대논리도 있었다.
연속성위원회가 아직 약하다.
지역간 격차 큼.
Truth Commission 진행 중.
새 위기 가능.
“Adrian Kane이 있는 동안 위원회 유지하는 게 안정적.”
에이드리언이 제일 싫어하는 문장.
사람이 기관 존속 이유가 되기 시작했다.
◆그는 운영팀에 지시했다.
모든 sunset 문서에서
위원장 개인의 연속성
을 이유로 쓰지 말 것.
오히려 succession risk로 따로 평가.
한 사람 의존도가 높으면 종료·이전 필요성이 커진다.
◆위원회는 ‘없어질 준비도’를 지표로 만들었다.
인수기관 지정.
데이터 이전률.
직원 전환률.
미결사건 수.
위원장 의존도.
법률이전 필요.
처음 점수는 생각보다 나빴다.
특히 실종자·재산분쟁.
다른 기관이 받을 준비가 덜 됐다.
sunset 날짜를 지키려고 사건을 무리하게 넘기면 오히려 피해자가 또 기다린다.
그래서 기능별 이전일을 다르게 두되
위원회 법인격 종료일은 유지.
끝나는 날짜와 업무이관 날짜를 분리했다.
실제 측정.
위원장 직접결재.
9%.
위원장 없이 처리 가능한 일반운영.
94%.
위기조정.
70%.
나머지 30%가 문제.
그 기능을 누가 가져갈지 정하면 됐다.
◆부위원장이 말했다.
“위원장님 없어도 대부분 됩니다.”
에이드리언.
“좋은 소식.”
“기분 안 나쁩니까?”
조금 생각했다.
“예전이면 났을 것 같습니다.”
“지금은?”
“조금만.”
둘 다 웃었다.
◆sunset 준비팀은 마지막으로 하나를 확인했다.
위원회가 없어지는 날에도 시민이 어디에 민원을 넣어야 하는지.
새 기관 연락처.
이관사건 번호.
담당자.
종료안내가 ‘우리 일 끝’이 아니라 ‘다음 책임자는 여기’로 이어지게 했다.
로비 날짜 아래 새 표지가 붙었다.
SUNSET REVIEW PREPARATION — ACTIVE
직원들은 매일 지나가며 봤다.
종료가 갑작스러운 해고통지가 아니라 1년짜리 작업이 됐다.
◆에이드리언은 저녁에 로비를 나가다 혼자 그 날짜를 봤다.
2096.
전쟁 중에는 다음 주도 불확실했다.
이제는 조직이 언제 끝날지 1년 전부터 계획할 수 있었다.
그게 평화가 준 가장 이상한 사치 중 하나였다.
끝을 준비할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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