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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33화 — 전쟁을 모르는 아이들

디 오거나이저 · 133 / 31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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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5년 여름.

열두 살 아이들 중 전쟁을 제대로 기억하는 아이가 줄고 있었다.

2091년에 네 살.

2089년에 두 살.

어떤 아이는 정전 뒤 태어났다.

전쟁은 기억이 아니라 수업이 되기 시작했다.

아스터 베이 한 중학교.

전쟁기록 수업.

교사가 물었다.

“Open Corridor가 왜 필요했을까요?”

학생.

“정부가 망해서요.”

다른 학생.

“지역들이 서로 못 믿어서.”

세 번째.

“그냥 국경 없애면 더 쉬웠을 것 같은데요.”

교사가 멈췄다.

어른이라면 그 말에 십 년치 정치가 떠올랐다.

아이에게는 단순한 질문.

초청강사.

마커스 벨.

전직 수송부대 부사관.

현재 도로복구 물류감독.

그는 처음엔 전쟁 이야기를 영웅담처럼 준비했다.

사진.

수송대.

위험.

전우.

막상 교실에 들어오자 학생 하나가 물었다.

“왜 그렇게 오래 싸웠어요?”

마커스는 준비한 슬라이드를 넘기지 못했다.

“복잡했습니다.”

학생.

“그건 어른들이 항상 하는 말인데.”

교실에 웃음.

마커스도 웃었다.

“맞네.”

“누가 잘못했어요?”

그 질문은 더 어려웠다.

“많은 사람이.”

“아저씨도?”

마커스는 잠깐 멈췄다.

“나도 실수한 건 있지.”

교사는 그 대답을 예상하지 못했다.

같은 주에 전쟁박물관 개관을 둘러싸고도 세대갈등이 생겼다.

초기 전시안.

무기.

군복.

전투지도.

청년자문단이 물었다.

“편의점 배급표는요?”

기획자가 말했다.

“전쟁박물관입니다.”

“그것도 전쟁 아닌가요?”

병원발전기.

농업연료카드.

피난가방.

학교폐쇄 공지.

전사자 편지.

결국 전시 절반이 군사물품이 아닌 일상물품으로 바뀌었다.

마커스는 처음엔 섭섭했다.

자기 부대가 작게 다뤄지는 것 같아서.

나중에 낡은 보급상자 옆에 한 가족의 배급표가 놓인 걸 보고 말했다.

“이게 더 맞네.”

전쟁은 총 든 사람들만 겪은 사건이 아니었다.

전역자단체 일부는 학교 전쟁교육에 불만.

“희생을 너무 비판적으로 가르친다.”

반대로 청년단체.

“군 중심 서사가 너무 많다.”

교육청은 123화 전쟁기록위원회 자료를 활용.

단일 교과서보다 서로 다른 자료.

군인 일기.

피난민.

병원.

농민.

정부회의.

아이들이 같은 사건을 여러 시점에서 본다.

문제.

학생들이 전쟁세대를 ‘실패한 어른들’로 보기 시작했다.

온라인 밈.

You had AI, fusion and orbital networks and still started a world war?

전역자들은 상처받았다.

마커스가 말했다.

“우릴 바보 취급합니다.”

아샤.

“젊은 사람 입장에선 그렇게 보일 수도 있죠.”

“너도 젊잖아.”

“그래서 말하는 거.”

청년대표 아미르 살레는 전쟁세대 비판토론을 열었다.

“우리는 전쟁부채, 재건부채, 망가진 기후·도시를 물려받았습니다.”

토머스가 물었다.

“기후는 전쟁 전부터—”

아미르.

“그게 지금 핵심 아니잖아요.”

토머스는 입을 다물었다.

반대석.

마커스.

“우리가 일부러 물려준 건 아닙니다.”

아미르.

“알아요.”

“그럼?”

“책임을 말하는 거죠.”

“우리도 죽었습니다.”

“그것도 알아요.”

서로 모르는 게 아니었다.

그런데 어떤 피해를 더 먼저 말하느냐가 달랐다.

에이드리언은 토론 초청을 받았지만 가지 않았다.

이유.

“전쟁세대 대표로 제가 들어가면 또 제 이야기가 됩니다.”

노아미가 말했다.

“당신도 전쟁세대잖아요.”

“그러니까 더.”

아미르의 청년토론에는 전쟁 이후 태어난 대학생들도 왔다.

한 학생이 말했다.

“왜 우리는 부채까지 갚아야 합니까?”

토머스가 설명하려다 이번엔 멈췄다.

학생이 말을 이었다.

“재건된 철도 우리가 쓰는 것도 알아요.”

“그럼?”

“내가 궁금한 건 왜 어떤 부채는 공공이고 어떤 손실은 개인인지예요.”

좋은 질문이었다.

전쟁 때 회사가 확장한 설비.

정부보증.

피난민 주택.

개인 대출.

어디까지 사회가 같이 책임지는가.

세대갈등은 감정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부담배분의 문제였다.

대신 Mina Rhee가 참여했다.

전쟁 중 심장수술을 기다렸던 아이.

이제 성인 초입.

그녀는 말했다.

“저는 전쟁을 기억합니다.”

회의장이 조용했다.

“근데 어른들이 다 나빴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잠깐.

“좋은 결정을 했는데도 내 수술이 밀렸던 날이 있었으니까.”

그녀는 마라를 봤다.

“그게 제일 이상했어요.”

좋은 사람.

나쁜 결과.

전쟁의 현실.

아미르가 물었다.

“그럼 책임은?”

미나.

“있죠.”

“누구?”

“그때마다 달라요.”

청중 일부는 그 답을 답답해했다.

하지만 작품 전체가 계속 배운 답이기도 했다.

마커스는 토론 뒤 청년들과 식사했다.

처음에는 어색했다.

학생 하나가 물었다.

“전쟁 때 제일 무서웠던 거 뭐였어요?”

마커스는 전투라고 말하려다 생각을 바꿨다.

“연료 떨어지는 거.”

학생들이 웃었다.

“진짜요?”

“트럭이 안 움직이면 뒤에 있는 사람 다 못 먹어요.”

그 순간 전쟁이 조금 다른 형태로 전달됐다.

영웅적 전투보다 연료계기판.

학생들은 처음으로 그의 일을 자기들이 배우는 물류문제와 연결해 봤다.

교육청은 새 수업목표를 만들었다.

‘누가 옳았나’보다

- 어떤 정보가 있었나

- 누가 결정했나

- 다른 선택지는 무엇이었나

- 결과는?

- 당시 절차는?

- 이후 무엇이 바뀌었나

학생은 역사를 판결하는 사람이라기보다 판단과정 보는 사람.

교실에서 학생이 다시 물었다.

“그래서 전쟁 다시 나요?”

마커스는 답했다.

“안 나게 하려고 너희가 배우는 거지.”

“어른들이 못 해서?”

“응.”

이번에는 그렇게 말했다.

교육청은 전역자단체와 청년단체를 같은 자문기구에 넣지 않았다.

처음에는 같이 넣으려 했다.

“대화해야 하잖아요.”

하지만 각자 자기끼리 먼저 말할 공간도 필요했다.

전역자는 존중받지 못한다는 불안을 털어놨고,

청년은 감사하라는 요구에 지쳤다고 말했다.

그 뒤 공동회의.

서로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로 화해를 요구하지 않았다.

첫 공동안건은 전쟁기념일 명칭.

‘승리의 날’은 아니었다.

승전국이 없었다.

‘정전기념일’.

너무 행정적.

학생 하나가 제안했다.

The Day the Guns Stopped.

번역논쟁.

결국 공식명칭은 기존 Armistice Day를 유지하고, 학교에서는 여러 표현을 함께 쓰기로 했다.

이름 하나도 세대마다 기억하는 방식이 달랐다.

수업 뒤 마커스는 학교 운동장에 앉았다.

기분이 나빴다.

조금 창피했고.

조금 안도됐다.

자기 세대가 영원히 영웅일 필요도, 영원히 가해자일 필요도 없었다.

다음 세대가 자기들을 존경하지 않아도 전쟁 없는 삶을 살 수 있다면

그게 더 나을 수도 있었다.

마커스는 다음 달 다시 같은 학교에 갔다.

이번엔 자기 전투사진을 가져가지 않았다.

트럭 운행표.

고장난 펌프 사진.

연료배급표.

학생들은 오히려 질문을 더 많이 했다.

“이거 계산 누가 했어요?”

“우리가.”

“틀리면?”

“사람들이 굶죠.”

전쟁은 영웅담에서 문제풀이로 조금 내려왔다.

그게 다음 세대가 더 잘 배울 수 있는 형태일지도 몰랐다.

전쟁을 모르는 아이들은

전쟁을 모르는 아이들은 감사할 줄 모르는 세대가 아니었다.

그저

**전쟁이 없는 상태를 감사해야만 하는 특별한 상태가 아니라

당연한 출발점으로 생각하기 시작한 세대**였다.

END OF 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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