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31화 — 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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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5년 3월.
연속성위원회에는 처음으로 ‘위원회 자체가 잘 돌아가는가’를 묻는 선거가 왔다.
사미라 오코예의 초대 의장 임기.
2년.
갱신 가능.
자동연장 아님.
그래서 다시 투표해야 했다.
◆사미라는 연임 의사를 바로 밝히지 않았다.
기자들이 물었다.
“출마합니까?”
“아직 결정 안 했습니다.”
“왜요?”
“위원회가 내가 없어도 후보를 만들 수 있는지 보고 싶어서요.”
사람들이 웃었다.
농담처럼 들렸지만 반은 진심이었다.
◆후보가 먼저 나왔다.
마야 코렌.
첫 선거에서 사미라에게 졌던 사람.
이번에는 공약이 달랐다.
2년 전 마야는 위원회의 재정·안보권한을 더 키우자고 했다.
이번에는 말했다.
“공통기능은 늘어났지만 권한 확대보다 책임배분을 먼저 하겠습니다.”
노아미가 물었다.
“생각이 바뀌었습니까?”
“일부는.”
“왜?”
“레든 탈퇴위기 때 나도 내가 옳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녀는 웃지 않았다.
“도시가 다르게 결정했고 그때부터 조금 배웠습니다.”
◆두 번째 후보.
세이블 의료·행정연합 출신 리나 솔.
그녀는 위원회가 너무 정치화됐다고 비판했다.
“우리는 물, 병원, 철도, 정산을 맞추려고 만들었습니다.”
“지금은?”
“사람들이 여기서 다음 정부를 찾습니다.”
그녀는 의장 권한을 더 줄이고 Functional Forum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사미라는 마지막 날 출마 선언.
조건 하나.
“두 번째 임기를 마지막으로 하겠습니다.”
헌장상 두 번까지 가능했지만 세 번째는 애초에 없었다.
그래도 초대 의장이 처음부터 출구를 말하는 건 의미가 있었다.
◆선거토론.
첫 질문.
“위원회는 더 강해져야 합니까, 더 약해져야 합니까?”
마야.
“분야에 따라.”
리나.
“대체로 약해져야 합니다.”
사미라.
“정확해져야 합니다.”
세 답이 모두 달랐다.
◆둘째 질문.
Interregional Clearing Pilot.
확대?
마야.
“네. 정산은 지역경제의 실제 병목입니다.”
리나.
“확대하되 위원회가 신용기관이 되면 안 됩니다.”
사미라.
“현재 제한을 유지하면서 사기·유동성 테스트부터.”
셋 다 비슷.
차이는 속도.
◆셋째 질문.
Common Floor.
어느 지역이 최소권리 기준을 반복해서 어기면?
마야.
“공동기금 제한도 가능해야 합니다.”
리나.
“사람에게 필요한 서비스까지 제재도구로 쓰면 안 됩니다.”
사미라.
“제재와 권리보호를 분리해야 합니다.”
회의장 반응이 갈렸다.
◆노아미는 에이드리언에게 논평을 요구했다.
“누구 지지합니까?”
“말하지 않겠습니다.”
“이번에도?”
“저는 North River 재건위원장입니다.”
“개인표는?”
“없습니다.”
“선거권 있어도 말 안 할 거죠?”
“네.”
“왜?”
에이드리언은 잠깐 생각했다.
“내가 지지한 후보가 이기면 사람들이 그 사람을 내 후계자로 볼 수 있으니까.”
“그게 나쁜 겁니까?”
“그 사람한테.”
◆마라는 집에서 말했다.
“정치적 침묵 잘하네.”
“점점.”
“하고 싶은 말 많지?”
“많습니다.”
“그럼 나한테만 해.”
“리나가 Functional Forum을 너무—”
“아니, 그건 듣기 싫어.”
에이드리언이 웃었다.
침묵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게 아니라 어디서 말할지 고르는 일이었다.
◆선거가 시작되자 가장 큰 변화는 위원회 직원들이 후보 캠프가 되지 못하게 한 것이었다.
초대 의장인 사미라는 현직의 장점을 갖고 있었다.
브리핑실.
위원회 차량.
공식 통신망.
모두 이미 그녀 이름과 연결돼 있었다.
마야가 문제를 제기했다.
“현직이 공공자원을 선거에 쓰지 않는다는 걸 누가 확인합니까?”
독립심사관이 기준을 만들었다.
공식일정과 선거일정 분리.
위원회 직원의 선거업무 금지.
공용계정에 후보메시지 금지.
현직 브리핑은 정책업무만.
사미라가 말했다.
“내가 먼저 적용받겠습니다.”
실제로 선거기간 동안 그녀는 공식 인터뷰 횟수가 줄었다.
현직이 되는 순간 공적인 얼굴과 후보의 얼굴이 겹친다는 문제를 처음부터 없앨 수는 없었다.
대신 어디서 어느 얼굴을 쓰는지 구분했다.
투표구조.
Regional Chamber.
Functional Forum.
Civic Panel.
이번에는 첫 선거보다 참여율이 높았다.
사람들이 위원회가 실제로 무슨 일을 하는지 알게 됐기 때문이다.
◆Civic Panel에서는 조금 다른 논쟁이 있었다.
무작위 시민좌석 중 한 명이 투표를 거부했다.
“후보를 충분히 모릅니다.”
운영진이 말했다.
“기권하실 수 있습니다.”
“기권하면 내가 책임을 안 지는 것 같아서요.”
사미라가 직접 답하지 않았다.
Panel 진행자가 말했다.
“모른다고 표시하는 것도 책임입니다.”
그 시민은 결국 기권.
선거결과에 기권 한 표가 남았다.
작은 일이었지만 사람들이 정치에서 ‘모르겠다’를 숨기지 않아도 되는 문화가 조금씩 생기고 있었다.
결과.
1차.
사미라 46.
마야 39.
리나 15.
과반 없음.
2차.
리나 탈락.
그녀 지지표가 갈렸다.
최종.
사미라 53.
마야 47.
재선.
아슬아슬.
◆사미라는 승리연설에서 말했다.
“절반 가까운 참여자가 다른 방향을 원했습니다.”
박수.
“그러므로 이번 임기는 첫 임기보다 더 약한 승리입니다.”
기자가 물었다.
“약한 승리?”
“네.”
“좋은 표현입니까?”
“정확한 표현입니다.”
◆마야는 패배를 인정했다.
“다음엔 이길 겁니다.”
사미라가 웃었다.
“다음엔 내가 안 나옵니다.”
“더 좋네요.”
둘은 악수했다.
정치적 갈등이 개인적 적대가 되지 않았다.
◆리나는 Functional Forum 의장 선거로 이동했다.
“정치판 싫다면서요?”
노아미.
“그래서 기능판으로 갑니다.”
“그것도 정치인데.”
“알아요.”
◆패배한 마야에게 레든 언론은
“두 번 졌으니 지역정치로 돌아오라”고 했다.
마야는 말했다.
“왜?”
“의장 선거에서 졌으니까요.”
“지역대표 역할은 계속합니다.”
“패배 아닙니까?”
“선거는 졌죠.”
잠깐.
“정치경력 전체가 끝난 건 아니고.”
전쟁기의 권력경쟁은 패배가 생존문제가 될 때가 많았다.
평화정치는 지고도 다음 회의에 들어갈 수 있어야 했다.
마야는 다음 주 사미라가 주재한 회의에서 가장 강하게 반대했다.
누구도 이상하게 보지 않았다.
선거 사흘 뒤.
첫 회의.
사미라는 새 규칙을 하나도 제안하지 않았다.
대신 마야와 리나에게 각각 주요 분과를 맡겼다.
비판자를 정부 안으로 흡수한다는 말도 나왔다.
마야가 말했다.
“내가 싫으면 안 하면 됩니다.”
했다.
왜?
실제 일이 있었으니까.
◆위원회 벽에는 새 문구가 붙었다.
CHAIR TERM REVIEW — COMPLETED
날짜.
결과.
다음 선거일.
누가 이겼는지보다 다시 물어볼 날짜가 먼저 보였다.
다음 선거일이 있다는 사실이 사람들을 조금 덜 긴장하게 했다.
오늘 졌다고 영원히 끝나는 건 아니었다.
전쟁 중에는 리더가 계속 있는 것이 안정이었다.
평화에서는
리더가 바뀔 수 있다는 사실이 안정의 일부가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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