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30화 — 그가 없는 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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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드리언이 없는 날 연속성위원회에서 가장 큰 정치분쟁이 터졌다.
정확히는 그가 없어서 터진 게 아니었다.
그런데 많은 사람이 그가 없어서 해결 못 할 거라고 생각했다.
◆2095년 1월.
에이드리언과 마라는 결혼 뒤 늦게 잡은 짧은 휴가를 보내고 있었다.
5일 결혼휴가는 이미 썼지만, 실제 여행은 못 갔다.
이번에는 사흘.
바다 가까운 작은 도시.
단말 알림 최소화.
재건위원회 대행체계 정상.
◆분쟁이 시작된 첫 두 시간 동안 사미라에게 가장 많이 온 메시지는
케인에게 연락했습니까?
였다.
지역대표.
언론.
위원회 직원.
심지어 외교관.
사미라는 답장을 한 문장으로 통일했다.
No. This Council has jurisdiction.
연속성위원회가 만들어진 지 1년 반이 지났는데도
사람들은 문제가 커지면 익숙한 사람 하나를 찾았다.
제도를 믿는 데는 제도를 만드는 것보다 더 오래 걸렸다.
오리슨.
분쟁.
캐스케이드 북부와 켈런 사이 전력정산 계약.
캐스케이드가 겨울 피크 전력을 켈런에 공급.
대가.
켈런은 산업용 배터리와 금융보증 제공.
문제.
한파.
캐스케이드 자체수요 급증.
계약대로 보내면 지역 난방예비율 8%.
안 보내면 켈런 공장 일부 정지.
계약위반.
◆마야 코렌.
“자기 주민 난방이 먼저입니다.”
엘레나 케이드.
“우리는 그 전력을 전제로 다른 공급계약을 줄였습니다.”
“사람 얼게 둘 겁니까?”
“우리 직원도 사람입니다.”
또 가치충돌.
◆과거라면 누군가는 에이드리언을 찾았을 것이다.
실제로 운영팀 한 명이 메시지를 쓰려 했다.
사미라가 막았다.
“왜 케인에게?”
“이런 조정은…”
“여기서 합니다.”
짧았다.
◆계약서.
Force Majeure.
한파 조항 있음.
하지만 ‘예비율 10% 아래’ 기준.
현재 8%.
캐스케이드가 공급량을 줄일 법적권리.
켈런은 손실보상 청구 가능.
법적으로는 비교적 명확.
정치적으로는 손실을 누가 감당하나.
◆Functional Forum 전력분과.
사무엘 오카포.
노년이지만 여전히 자문.
“전력 자체만 보면 캐스케이드가 줄이는 게 맞습니다.”
켈런 기술자.
“그럼 우리 마이크로그리드 부하차단.”
“가능.”
“생산 중단.”
“네.”
토머스.
“경제손실 큰데.”
사무엘.
“난방예비율 8%에서 경제손실부터 볼 겁니까?”
◆사라 미로가 켈런 주민위원 대표로 말했다.
“생산 줄이죠.”
엘레나가 그녀를 봤다.
“회사 손실 큽니다.”
“주민 난방은 유지됩니까?”
“유지.”
“그럼.”
켈런 내부에서도 회사와 주민의 이해가 다를 수 있었다.
◆그때 노동자대표가 반발.
“생산줄이면 우리 임금은?”
회사.
“일부 휴무.”
“유급?”
침묵.
사라가 말했다.
“전력위험 비용을 노동자한테 다 넘길 순 없습니다.”
새 문제.
◆사미라는 쟁점을 세 개로 쪼갰다.
1. 캐스케이드 전력공급량.
2. 켈런 산업생산.
3. 노동자 소득.
한 문제처럼 보였지만 각각 다른 해결수단.
◆Civic Panel에는 켈런 휴업노동자 대표와 캐스케이드 고령자 대표가 같이 앉았다.
노동자는 말했다.
“우리 임금 깎입니다.”
고령자대표.
“우리 난방 깎이면 죽을 수 있습니다.”
서로 비교하고 싶지 않은 두 위험.
사미라가 말했다.
“그래서 한 표로 합치지 않습니다.”
난방은 안전기준.
임금은 보상기준.
문제를 분리하자 둘이 서로의 적이 아니게 됐다.
정치적 갈등 중 일부는 같은 질문으로 묶었기 때문에 생기기도 했다.
결론 초안.
캐스케이드 공급 35% 축소.
켈런 비필수 생산라인 순환정지.
주민난방·병원 전력 유지.
휴업노동자 회사 50% + 공동위험기금 30% + 개인휴가 선택 20%.
엘레나.
“왜 공동기금이 켈런 회사 손실을?”
토머스.
“공동전력계약 위험이니까.”
마야.
“그럼 우리도?”
“캐스케이드가 계약공급 못 한 손실 일부는 Force Majeure로 면책. 대신 다음 분기 배터리 제공조건 조정.”
복잡.
◆Regional Chamber는 캐스케이드의 긴급감축권 인정.
Functional Forum은 기술배분안 승인.
Civic Panel은 노동자 보상조건 수정 요구.
세 곳이 각자 다른 부분에 손댔다.
누구 하나가 전체결정을 하지 않았다.
◆합의 직전 마야와 엘레나는 따로 15분 대화했다.
사미라도, Adrian도 없이.
마야.
“다음 분기 전력가격 조정해줄게요.”
엘레나.
“배터리 우선납품.”
“노동자 보상은?”
“회사 부담 더 올리죠.”
두 사람이 자기 기관이 감당할 수 있는 걸 직접 바꿨다.
사미라는 돌아와 합의문만 확인.
중재자가 모든 문장을 만들어야 하는 건 아니었다.
회의 9시간.
마침내 합의.
다음날 기온.
더 내려감.
결정은 시험받았다.
캐스케이드 난방예비율.
11%.
켈런 공장 생산.
평소의 63%.
병원·주거 전력.
정상.
휴업노동자.
소득 대부분 보호.
◆완벽하지 않았다.
켈런 납기지연.
하청 손실.
캐스케이드 일부 산업도 절전.
그래도 대규모 정전 없음.
◆그 시간 에이드리언은 바닷가 작은 식당에서 마라와 점심을 먹고 있었다.
TV 자막에 ‘전력분쟁 협상 계속’이 떴다.
그는 무의식적으로 단말에 손을 뻗었다.
마라가 아무 말 없이 물컵을 그 손 앞에 놓았다.
에이드리언은 컵을 잡았다.
“잔인하네요.”
“도와준 거야.”
“알고 있습니다.”
5분 뒤 뉴스는 다른 주제로 넘어갔다.
세상도 그의 개입을 기다리지 않았다.
에이드리언은 휴가 마지막 날 뉴스로 사건을 봤다.
마라가 물었다.
“전화 안 했어?”
“안 했습니다.”
“하고 싶었지?”
“…조금.”
“얼마나?”
“많이.”
마라가 웃었다.
“그래서?”
“사미라가 잘했습니다.”
“그 사람은 당신 후배 아니야.”
“알아요.”
“그럼 평가하지 마.”
에이드리언이 멈췄다.
“맞네요.”
◆위원회 직원들은 Adrian이 돌아오자 사건 브리핑을 준비했다.
120장.
그가 말했다.
“요약본만 주세요.”
직원들이 놀랐다.
“전체 과정 안 보십니까?”
“필요하면 보죠.”
요약.
결정근거.
반대의견.
비용.
후속검토일.
8장.
그는 그것만 읽었다.
모든 세부를 아는 것과 책임 있게 이해하는 것은 같은 일이 아니었다.
복귀 다음 날 사미라가 먼저 물었다.
“휴가 어땠습니까?”
“좋았습니다.”
“회의 소식 봤죠?”
“네.”
“조언?”
에이드리언은 잠깐 생각했다.
“없습니다.”
사미라가 웃었다.
“그게 최고의 조언이네요.”
◆노아미는 기사 제목을 썼다.
THE ORGANIZER WASN'T THERE
에이드리언이 전화했다.
“제목 바꿔주세요.”
“왜요?”
“제가 없는 게 사건 핵심처럼 보입니다.”
“독자들은 좋아합니다.”
“그래서 더.”
노아미는 결국 바꿨다.
A COUNCIL WITHOUT A SINGLE DECIDER
한 명의 결정자 없이 합의한 위원회.
◆기사 마지막.
오리슨의 이번 합의에는
케인의 서명도,
중재도,
전화도 없었다.
이것은 케인의 실패가 아니다.
성공이라고 부를 필요도 없다.
다만 한 사람이 없어도
제도가 움직였다는 사실은 남는다.
에이드리언은 그 문장도 저장했다.
◆그날 저녁 재건위원회에서 또 다른 안건이 올라왔다.
그는 담당분과로 전달했다.
직접 열지 않았다.
마라가 물었다.
“이제 진짜 익숙해졌네.”
“완전히는.”
“괜찮아.”
◆사미라는 그 뒤 회의운영규칙에 아무 새 조항도 추가하지 않았다.
“왜요?”
노아미가 물었다.
“이번엔 기존 구조로 됐으니까.”
문제가 생길 때마다 새 제도를 만드는 것도 하나의 중독이 될 수 있었다.
Adrian이 들었다면 조금 찔렸을 말.
2083년의 에이드리언은
2083년의 에이드리언은 자기가 놓치면 선이 끊어질 것 같아 모든 화면을 봤다.
2095년의 에이드리언은
자기가 보지 않은 화면에서도 사람들이 같은 원칙으로 서로 연결되는 걸 봤다.
Organizer가 해야 할 가장 어려운 일은
모든 것을 조직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 자신이 없어도 조직될 수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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