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18화 — 마지막 경계태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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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3년 3월.
정전협정 발효 2년.
전략군은 마지막 전시경계단계 하나를 평시수준으로 내릴 준비를 했다.
문제.
‘평시’가 무엇인지 아무도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6년 전 기준?
전쟁 뒤 새 기준?
상대측도 아직 일부 전시절차 유지.
그래서 완전복귀가 아니라 새로운 평시기준을 만들기로 했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전쟁 전으로 돌아가면 안 됩니다.”
에이드리언.
“왜?”
“전쟁 전 체계가 이번 전쟁에서 깨진 부분도 있으니까.”
죽은 권한.
승계혼선.
오프라인 갱신.
전략보관.
다시 설계.
◆전쟁 중 전략부대에서 근무한 인원들도 평시배치가 달라졌다.
일부는 같은 기지에 남고 싶어 했다.
익숙한 팀.
익숙한 절차.
다른 곳은 불안.
군은 순환배치를 늘렸다.
왜?
한 조직이 한 시설과 너무 오래 결합하면 개인관계가 공식절차를 대신할 수 있어서.
반발.
“신뢰 쌓아놨는데 왜 깨요?”
오르테가가 말했다.
“사람을 못 믿어서가 아니라 사람만 믿는 체계를 만들지 않으려고.”
전쟁의 교훈이 인사제도에도 들어갔다.
새 평시 전략보관 원칙.
1. 단일인증경로 금지.
2. Dead Authority 상시배포.
3. 오프라인체계 정기갱신.
4. 보관책임 변경 다중확인.
5. 전략장비 분실 즉시 공동감사.
6. 독립 Red Flag Channel.
7. 민간헌정감시.
8. 비상권한 자동실효.
전쟁에서 생긴 임시규칙 중 일부는 평시제도로 남았다.
전부는 아니다.
◆기지폐쇄 대상 도시에서는 주민투표 요구가 나왔다.
“우리 동네를 없애는 결정인데 왜 군이 정합니까?”
군은 말했다.
“기지는 국가안보시설입니다.”
지역은 말했다.
“도시는 지역주민 삶입니다.”
둘 다 맞았다.
최종적으로 기지 폐쇄 여부는 군이 결정.
토지전환계획은 지역과 공동.
폐쇄시점도 지역전환 준비와 맞춰 단계화.
군 권한을 주민투표로 넘기진 않았다.
대신 군 결정의 비용을 지역이 혼자 떠안게 두지도 않았다.
군 규모.
대폭 감축.
전략부대 일부 통합.
예비전환.
기지 폐쇄.
지역경제 타격.
한 도시.
인구 7만.
군기지 의존.
기지 닫으면 일자리 8천 감소.
시장은 반대.
“안보가 아니라 경제 때문에 기지 유지할 순 없다는 거 압니다.”
“그런데 도시가 무너집니다.”
토머스가 말했다.
“기지전환기금 필요.”
군 시설.
창고.
철도.
전력.
주택.
민간 산업단지로 전환 가능.
◆오르테가는 전략군 축소안을 발표하면서 뜻밖의 비판을 받았다.
강경파.
“평화 낙관론.”
반전단체.
“왜 아직 이렇게 많이 남기나.”
그는 둘 다 만족시키지 못했다.
“그래서 균형인가요?”
노아미가 물었다.
“아니.”
“그럼?”
“필요한 만큼이라고 생각하는 겁니다.”
“틀리면?”
“다음 지휘부가 바꿔야죠.”
오르테가도 영구정답을 덜 말하게 됐다.
◆SC-09 세 구성품의 최종 처리회의에는 타린·테사 사건의 변호인들도 기록관찰 자격으로 참여했다.
왜?
장비가 증거이기도 하기 때문.
군은 운용검증만 하고 싶었다.
법원은 증거훼손을 걱정.
결국 원본 봉인은 유지.
시험에는 복제된 비민감 인터페이스와 통제용 모형을 최대한 사용.
원본 결합은 정말 필요할 때만.
‘찾았으니 다시 써보자’가 아니라
‘찾았으니 다시 잃지 않게 하자’가 우선이었다.
SC-09.
A.
B.
인증매체.
모두 회수.
어떻게 처리?
원래 세트로 복원?
전략감사관.
“기술검증에는 필요.”
아이리스.
“한 곳에 상시결합은 반대.”
오르테가.
“동의.”
결론.
분리보관.
정기검증 때만 통제환경에서 제한적 결합.
증거보존 복제.
원본 접근기록.
민간·군 공동감사.
SC-09 사건이 새 보관표준의 대표사례가 됐다.
이름은 붙이지 않았다.
◆테사 로크 재판은 아직 진행 중.
그녀의 Red Flag 경고들이 실제로 묵살된 사실은 제도개선에 반영.
동시에 무단복제 혐의는 별도.
다시.
제도 실패와 개인책임.
둘 다.
◆기밀해제 첫 공개청문에는 전쟁기록 연구자와 피해자 가족, 군 관계자가 같이 나왔다.
연구자는
“가능하면 많이 공개.”
군은
“정보원·시설 보호.”
피해자 가족은
“우리 사건 자료부터.”
우선순위도 충돌.
결론.
피해자·당사자 접근은 공개보다 먼저 가능할 수 있게.
공개기록과 당사자 열람권을 분리.
세상 전체에 공개할 수 없어도 자기 가족 사건을 정부보다 늦게 알아야 할 이유는 줄였다.
전시 비밀문서도 문제.
수백만 건.
평화라고 전부 공개?
안보위험.
계속 비밀?
민주적 책임.
새 분류.
즉시공개.
기간비공개.
장기보호.
그리고 모든 비공개는 다음 재검토일 필수.
‘영구기밀’은 극히 제한.
노아미가 말했다.
“이제 진짜 기록이 열리겠네요.”
에블린.
“천천히.”
◆기밀해제 자료에서는 또 다른 문제가 나왔다.
전쟁 초 잘못된 정보보고.
오판.
과장된 위협추정.
현장 오류.
사람들은
“누가 책임지나”를 물었다.
군은 오류를 인정하면서도 일부 판단은 당시 정보로 합리적이었다고 설명.
하버 리치 청문과 같은 질문이 전국 규모로 돌아왔다.
사후에 틀린 판단과 당시에도 잘못된 절차를 구분.
기록위원회가 따로 만들어졌다.
역사와 징계가 같은 절차가 되지 않게.
첫 공개자료 중 하버 리치 군사정보 일부가 나왔다.
공격확률 계산.
센서.
전선상황.
피해자 가족은 몇 년 뒤에야 처음 보는 자료도 있었다.
제이미 코르가 말했다.
“왜 이제야?”
오르테가.
“당시 공개하면 상대에게 방공상태를 보여줬습니다.”
“지금은?”
“위험이 줄었습니다.”
제이미는 납득하지 않았다.
그러나 정보가 영원히 닫히지는 않았다.
그 차이가 있었다.
◆경계단계 하향 전날 일부 병사는 오히려 불안해했다.
6년 동안 높은 경계가 정상.
낮추는 게 비정상처럼 느껴졌다.
군 심리팀은 경계하향 교육을 따로 했다.
“준비를 낮추는 것이 방심을 뜻하지 않습니다.”
근무표.
경보절차.
새 기준.
평화를 유지하는 것도 훈련이 필요했다.
경계단계 하향 전날 일부 병사는 오히려 불안해했다.
6년 동안 높은 경계가 정상.
낮추는 게 비정상처럼 느껴졌다.
군 심리팀은 경계하향 교육을 따로 했다.
“준비를 낮추는 것이 방심을 뜻하지 않습니다.”
근무표.
경보절차.
새 기준.
평화를 유지하는 것도 훈련이 필요했다.
2093년 5월.
마지막 전시경계단계 하향.
시간.
오전 10시.
행사 없음.
군망에서 코드 하나 변경.
근무표.
차량대기.
일부 무기체계 정비모드.
병사들은 점심시간이 늘어난 걸 먼저 느꼈다.
◆한 젊은 장교가 오르테가에게 물었다.
“이제 전쟁 끝난 겁니까?”
오르테가가 말했다.
“2년 전에 끝났지.”
“근데 오늘까지 경계했잖습니까.”
“평화도 단계가 있다.”
“다음은?”
오르테가는 잠깐 생각했다.
“전쟁 안 나는 게 일상이 되는 것.”
◆에이드리언은 전략전환 보고서를 읽었다.
전시경보.
대피.
Stand-down.
Vault-6.
SC-09.
수많은 긴급규칙이 조금씩 해제되거나 평시제도로 변했다.
중요한 건 전쟁 때 만든 모든 것을 평화의 이름으로 보존하지 않는 것.
그리고 전쟁에서 배운 모든 것을 평화가 왔다고 잊지도 않는 것.
오르테가는 마지막 전시경계단계 하향 뒤 오랜만에 주말 전체를 쉬었다.
월요일 에이드리언이 물었다.
“뭐 하셨습니까?”
“잤습니다.”
“전부?”
“거의.”
“좋았습니까?”
오르테가는 잠깐 생각했다.
“처음엔 불안했습니다.”
“지금은?”
“다음 주도 하고 싶군요.”
둘 다 웃었다.
평화는 전략문서만 아니라 사람이 잠드는 방식까지 바꾸고 있었다.
군 기록에는 그날을 ‘전시경계 종료일’이라고 적었다.
시민뉴스는 거의 다루지 않았다.
큰 행사도 없었다.
오히려 그게 맞았다.
평화의 마지막 단계 중 하나가 사람들 관심 밖에서 조용히 끝났다.
전쟁 때는 경계가 올라가는 순간이 뉴스였다.
평화에서는 경계가 내려간 뒤 아무 일도 생기지 않는 날들이 진짜 결과였다.
재건은 둘 사이에서
무엇을 끝내고 무엇을 남길지 결정하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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