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15화 — 싼 콘크리트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첫 재건비리는 거대한 정치음모가 아니었다.
콘크리트였다.
◆2092년 12월.
하버 리치 재건구역.
신축 방호대피시설 12곳.
검사.
11곳 정상.
1곳.
압축강도 미달.
철거가 결정된 대피소에서는 현장노동자들이 직접 벽을 부쉈다.
자기가 만든 건물을 다시 부수는 사람도 있었다.
한 작업자가 말했다.
“아깝네요.”
감독이 답했다.
“약한 벽 남기는 게 더 아깝지.”
콘크리트 조각은 증거보존분을 제외하고 재활용 골재로 분류.
그마저도 고위험 구조물에는 재사용 금지.
비리의 결과를 숨기거나 폐기하는 대신 어디까지 다시 쓸 수 있는지도 정했다.
재검사.
또 미달.
설계대비.
18% 부족.
문제.
업체.
Ravelin Reconstruction Group
재건채권 수주업체.
다른 사업도 17건.
◆리아가 말했다.
“전부 멈춥시다.”
토머스.
“17건 전부?”
“같은 자재라인이면.”
회사.
“과잉대응입니다.”
하버 리치 피해자대표 제이미 코르.
“예전에 ‘허용등급’ 믿고 사람 죽었습니다.”
회의가 조용해졌다.
그 한마디가 무거웠다.
◆긴급점검 첫날 현장기술자 한 명이 말했다.
“우리가 전에도 문제 제기했습니다.”
리아가 물었다.
“언제?”
이메일.
두 달 전.
내용.
콘크리트 양생시간 짧음.
샘플관리 이상.
답변.
공정 지연 우려. 추가 데이터 요청.
그 뒤 묻힘.
부패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일정압박.
문제제기 우선순위.
또 Red Flag Channel이 필요한 종류.
에이드리언은 화가 났다.
하지만 자기가 직접 이메일을 뒤지는 것으로 해결하지 않았다.
재건안전 독립신고채널을 모든 대형계약에 의무화했다.
재건위원회.
에이드리언은 즉시 전면중단하지 않았다.
“공급망 먼저.”
자재공장.
하청.
시험기관.
같은 배치가 들어간 사업.
7곳.
나머지 10곳은 다른 자재.
7곳만 긴급정지.
점검.
◆문제는 시험기관이었다.
원래 첫 검사에서 강도미달을 봤다.
그런데 두 번째 보고서에는 정상.
왜?
추가시험.
샘플교체.
누가 요청?
Ravelin 현장책임자.
누가 승인?
시험기관 중간관리자.
돈?
직접뇌물 흔적 없음.
대신 향후 계약 약속.
“이번 프로젝트 잘 마무리되면 다음 20곳도 맡기겠다.”
명시적 뇌물보다 흔한 종류의 압력.
◆노아미가 보도.
재건 방호시설 자재검사 조작 의혹
시민분노.
특히 하버 리치.
“또?”
“또 안전비용 줄였나?”
회사는 반박.
“구조적 안전에는 문제 없었다.”
제이미가 말했다.
“18% 부족인데?”
회사.
“설계 안전여유가 큽니다.”
기술적으로 일부 맞는 말.
설계값보다 낮아도 즉시 붕괴한다는 뜻은 아니다.
하지만 허가조건은 설계값.
◆사무엘이 말했다.
“안전여유는 업체가 가져다 쓰는 할인쿠폰이 아닙니다.”
그 문장이 많이 공유됐다.
◆수사.
직접뇌물 없음.
문서위조.
품질시험 방해.
계약상 허위보고.
혐의.
회사 전체를 범죄조직으로 보나?
아님.
현장책임자.
시험기관 관리자.
일부 조달직원.
개인별 수사.
동시에 회사 관리책임.
벌금.
재검사비.
공사중단 손실.
◆문제.
Ravelin을 모든 재건사업에서 퇴출할 것인가.
감정적으로는 쉬웠다.
현실.
직원 12,000.
전문장비.
중단하면 주택·교량 공사 몇 달 지연.
제이미가 말했다.
“그래서 또 봐주겠다고?”
에이드리언.
“아닙니다.”
“그럼?”
“경영·품질관리권 일부를 외부감독 아래 두고 문제라인부터 분리할 수 있는지 봅니다.”
“회사 살리기?”
“직원과 공사를 같이 버리지 않으려고.”
◆Ravelin 직원들도 회사 전체 퇴출에 반대했다.
현장노동자 대표.
“우리가 보고서 조작했습니까?”
아니었다.
“회사 망하면 우리 12,000명이 같이 벌받습니다.”
피해자 대표 제이미는 그 말을 들었다.
처음엔 회사 전체 퇴출을 원했다.
회의 끝에는 말했다.
“책임자 나가고 시설 제대로 다시 만들면 직원까지 다 자를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입장이 바뀌었다.
용서가 아니라 책임범위를 더 정확히 나눈 결과였다.
법원.
Ravelin에 Conditional Reconstruction License.
6개월.
독립품질감독.
시험기관 교체.
고위험시설 신규수주 금지.
기존사업은 재검사 통과 시만 계속.
책임경영진 일부 직무정지.
벌금.
피해 없음이라도 검사조작 자체 처벌.
◆일부 시민은 약하다고 했다.
일부 산업계는 과하다고.
회사는 주가 급락.
채권도 흔들림.
토머스가 말했다.
“재건채권 신뢰 문제로 번집니다.”
그래서 재건위원회가 자기 수주심사 자료도 공개.
Ravelin 선정과정.
가격.
평가점수.
위원.
이해관계.
◆새 문제가 나왔다.
Ravelin은 최저가가 아니었다.
오히려 기술평가 높음.
추천위원 중 한 명.
재건위원회 외부전문가.
과거 Ravelin 자문경력.
공개는 돼 있었다.
회피하지 않음.
규정상 직접 최근계약만 회피대상.
과거 자문 5년 전.
법적 위반은 아닐 수 있었다.
정치적으로는 문제.
◆에이드리언은 위원회 전체 이해충돌 규정을 다시 열었다.
“너무 좁습니다.”
에블린.
“어디까지 넓힐 겁니까?”
“과거 자문 전부?”
“그럼 전문가 대부분 못 씁니다.”
또 선.
전문성.
관계.
회피.
◆새 이해충돌 규정이 생기자 전문가 14명이 자진신고를 추가로 냈다.
과거 자문.
학회 공동연구.
가족취업.
소액지분.
대부분은 회피까지 필요 없었다.
그런데 공개가 되자 회의 참가자들은 누가 어떤 관계를 갖는지 알고 질문할 수 있었다.
이해관계가 있다는 사실과 부패는 같은 말이 아니었다.
숨기면 그 차이를 판단할 수 없어진다.
새 규칙.
최근 5년 유급관계.
고액 지분.
가족 이해관계.
직접 경쟁관계.
자동회피 또는 공개심사.
그 이전은 공개 + 위원회 판단.
완전차단 아님.
◆에이드리언 본인도 질문받았다.
Ravelin 경영진과 만난 적?
재건회의 3회.
개인관계?
없음.
후원?
없음.
하버 리치 피해 때문에 강하게 처벌하고 싶은 편향 가능?
그는 말했다.
“있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최종 제재결정에서 자기 표를 기권.
제이미가 놀랐다.
“왜?”
“제가 너무 세게 가고 싶을 수도 있어서.”
“난 세게 가길 원하는데.”
“그래서 당신은 투표하세요.”
제이미는 피해자대표로 찬성표.
각자 위치를 숨기지 않았다.
◆재검사.
문제시설 1곳.
철거 후 재시공.
다른 6곳.
보강.
사람 사망 없음.
그래도 사건은 컸다.
평화 첫 재건비리.
◆사건 이후 재건위원회 내부에서 ‘빨리 짓자’라는 문구가 사라졌다.
대신
빨리, 다시 짓지 않게.
조금 이상한 문장.
리아가 말했다.
“광고 카피는 아니네요.”
에이드리언.
“광고할 필요 없습니다.”
하버 리치 피해자들이 새 대피소 개장식도 원하지 않았다.
그냥 검사통과 결과만 공개.
시설은 조용히 문을 열었다.
안전은 축하행사보다 나중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쪽이 더 중요했다.
노아미가 물었다.
“부패는 전쟁보다 덜 위험합니까?”
에이드리언은 말했다.
“다른 방식으로 위험합니다.”
“총은 안 쏘잖아요.”
그는 하버 리치 새 대피소를 봤다.
“사람이 믿고 들어가는 벽이 약해질 수 있습니다.”
제이미 코르는 새 대피소 완공 뒤 한 번 혼자 안으로 들어가봤다.
벽.
환기.
비상전력.
출구.
모두 정상.
직원이 물었다.
“괜찮으십니까?”
제이미는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시설이 더 좋아졌다고 기억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는 잠깐 벽을 만졌다.
“그래도 이번엔 검사결과를 내가 직접 볼 수 있죠?”
“네.”
모든 시험성적서가 공개포털에 있었다.
그는 그걸로 만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게 없는 것보단 나았다.
전쟁 때는 적이 인프라를 부쉈다.
평화 때는
돈을 아끼고 검사를 속이는 사람이
안에서부터 벽을 약하게 만들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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