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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11화 — 세 명의 상속자

디 오거나이저 · 111 / 31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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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91년 11월.

전쟁 뒤 가장 오래 걸리는 재판은 살인도, 반역도 아니었다.

상속이었다.

아스터 베이 전후재산법원.

사건번호.

RH-2091-44312.

대상.

주택 한 채.

원소유자.

사망추정.

상속자.

세 명.

첫째.

전쟁 중 노스리버에 남음.

둘째.

해외대피.

셋째.

실종.

현재 거주자.

하버 리치 피난가족.

은행 담보권.

남음.

정부 임시임대계약.

남음.

법원은 집 한 채를 놓고 여섯 종류의 권리를 봐야 했다.

판사가 말했다.

“상속재산을 분할하려면 세 번째 상속자의 지위를 먼저 정해야 합니다.”

첫째가 화를 냈다.

“7년째 실종입니다.”

“그래서 MISSING — RIGHTS PRESERVED 상태입니다.”

“언제까지?”

“사망추정 절차를 별도로 신청할 수 있습니다.”

“또?”

법원은 느렸다.

가족에게는 잔인할 만큼.

하지만 실종자를 죽은 것으로 처리하는 순간 그 사람 권리는 사라진다.

찾아오면 다시 돌릴 수 있다고 해도 그 사이 집이 팔리고, 돈이 나뉘고, 사람이 떠날 수 있다.

재건조정위원회는 상속·주택사건 폭증 때문에 Mass Property Tribunal을 제안했다.

대규모 재산중재재판부.

목적.

일반법원 병목 완화.

에블린이 첫 문장에 말했다.

“속도를 내되 간이재판으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토머스.

“지금 평균 대기 14개월입니다.”

“그래서 만드는 겁니다.”

“절차를 줄이지 않고 빨라질 수 있습니까?”

“분류를 잘하면.”

사건은 세 종류로 나눴다.

A — 단순확인 소유·상속·거주 사실 다툼 없음.

B — 중재가능 금액·기간·이전주택 문제.

C — 본격재판 실종·다중상속·위조·강제점유·담보 충돌.

A는 행정심사.

B는 전문중재.

C만 판사.

법원 숫자를 늘리기보다 판사에게 갈 사건을 줄였다.

재산재판부 첫날 대기실은 법원보다 시장 같았다.

서류봉투.

낡은 열쇠.

토지사진.

전쟁 전 계약서.

사망증명.

실종등록.

어떤 사람은 집문서보다 가족사진을 더 꼭 쥐고 있었다.

한 노인이 창구에 와서 말했다.

“등기부는 없어졌는데 이 열쇠는 있습니다.”

직원이 물었다.

“주소?”

노인은 말했다.

“주소도 바뀌었대.”

전쟁은 건물만 부순 게 아니라 주소체계도 바꿨다.

직원은 열쇠를 증거로 받지 않았다.

대신 옛 전력요금, 세금, 이웃증언, 위성사진, 보험기록을 찾았다.

소유권은 종이 한 장이 아니라 여러 흔적을 다시 맞춰야 할 때가 많았다.

첫 주.

A 사건 11,000건.

B 3,200.

C 1,400.

처리속도는 빨라졌다.

문제도 생겼다.

어떤 사건을 B로 분류했다가 실제로는 가정폭력·강제점유가 숨어 있던 경우.

중재관이

“가족끼리 합의하세요”라고 했다가 피해자가 다시 가해자와 마주 앉았다.

즉시 규칙 수정.

가족관계·폭력·강요 신호가 있으면 자동으로 C.

속도보다 안전.

아샤의 어머니는 중재과정에서 처음으로 이웃농가와 화상회의를 했다.

전쟁 전에는 서로 잘 아는 사이였다.

전쟁 뒤에는 땅 문제로 말이 달라졌다.

이웃이 말했다.

“내가 5년 동안 잡초 뽑고 관개수로 살렸어요.”

어머니.

“우리도 도망가고 싶어서 간 거 아니야.”

“알아요.”

“근데 땅은 우리 거고.”

“그것도 알아요.”

둘 다 상대 말이 틀리지 않아서 더 힘들었다.

중재관은 누가 옳은지 묻지 않았다.

실제 투입비용.

수확량.

토지상태.

향후 계획.

하나씩 확인했다.

갈등이 감정에서 숫자로만 바뀐 건 아니었다.

다만 감정 외에 같이 볼 자료가 생겼다.

아샤도 어머니 고향집 상속문제를 도왔다.

할아버지 명의 농지.

전쟁 중 사망.

상속자 넷.

둘은 귀환.

한 명은 다른 지역 정착.

한 명은 연락두절.

밭은 지금 이웃농가가 임시경작 중.

어머니가 말했다.

“그냥 우리가 다시 쓰면 안 돼?”

아샤.

“이웃이 몇 년 동안 관리했잖아.”

“우리 땅인데.”

“관리비는?”

말이 막혔다.

재산은 서류상 소유자만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전쟁 동안 누가 지켰는지도 비용이었다.

농지 중재.

원소유권은 상속자에게.

임시경작자는 토지개량·관리비 일부 보상.

수확기까지 즉시퇴거 없음.

다음 작기부터 상속자 선택.

임대.

직접경작.

매각.

임시경작자는 우선임차협상권.

완벽한 해결은 아니었다.

그래도 전쟁 중 땅을 버리지 않은 사람을 불법점유자 한 단어로 끝내지 않았다.

문제는 도시 상업건물에서 더 컸다.

원소유주.

실종.

전쟁 중 상인이 건물을 수리해 장사.

주변 주민에게 필수품 공급.

정전 뒤 소유주 가족 등장.

건물가치 상승.

즉시 반환요구.

상인은 말했다.

“내가 지붕 갈고 전기 깔았습니다.”

가족.

“허락받았습니까?”

“누구한테요?”

전쟁 중 허락받을 사람이 없었다.

토머스가 말했다.

“개량비를 인정해야 합니다.”

부동산협회 반발.

“그럼 무단점유 장려.”

에블린.

“모든 점유를 인정하자는 게 아닙니다.”

조건.

- 점유가 생존·공공기능과 연결됐는지

- 강제·폭력으로 빼앗았는지

- 실제 유지·개량비가 있는지

- 소유자 연락을 시도했는지

- 전쟁종료 뒤 반환협조했는지

행동을 본다.

법원은 상인에게 소유권을 주지 않았다.

대신 검증된 개량비와 일부 영업이전비.

소유자 가족은 건물을 되찾았다.

상인은 다른 점포로 이동.

둘 다 불만.

법원은 그걸 실패라고 보지 않았다.

재판부는 처음부터 판결문을 전부 공개하지 않았다.

가족관계.

실종.

가정폭력.

주소.

너무 많은 개인정보.

대신 법리와 결정이유를 익명화해 공개.

비슷한 사건의 당사자는 자기 사건이 어떻게 처리될 가능성이 있는지 볼 수 있었다.

변호사 시장도 바뀌었다.

전쟁 직후 재산전문 변호사 비용이 급등했지만

표준사건유형과 무료중재가 생기면서 단순사건 비용은 내려갔다.

법을 아는 사람만 집을 더 빨리 되찾는 구조를 줄이기 위한 조치였다.

대규모 재산재판부 첫 달.

평균처리기간.

14개월 → 5개월 추정.

그러나 ‘빨리 끝낸 사건 수’만 KPI로 두지 않았다.

재심률.

재이주 발생.

폭력재발.

실종자 권리침해.

네 가지도 같이 봤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속도가 빨라지면 잘못도 빨라질 수 있습니다.”

에블린.

“이제 당신이 법률가처럼 말하는 게 안 이상하네요.”

판결 뒤 현재 거주 가족과 첫째 상속자가 법원 복도에서 마주쳤다.

서로 인사하지 않았다.

몇 분 뒤 현재 거주 가족의 아이가 집 열쇠를 떨어뜨렸다.

첫째 상속자가 주워줬다.

“이건…”

잠깐 멈췄다.

자기 집 열쇠의 복제본.

아이에게 돌려줬다.

“이사 갈 때까지 쓰세요.”

그게 화해는 아니었다.

소유권을 포기한 것도.

그저 판결문보다 조금 인간적인 30일을 만드는 행동이었다.

재판부는 같은 날 아예 정반대 결론도 냈다.

전쟁 중 무장조직이 주민을 쫓아내고 점유한 상가.

그 뒤 5년 동안 시설을 수리하고 장사했다고 주장.

점유자는 개량비 보상을 요구했다.

법원은 거부했다.

왜?

최초 점유가 폭력으로 시작됐기 때문.

전쟁 중 관리했다고 해서 강제로 빼앗은 시작점이 사라지지 않는다.

재산중재가 모든 전시점유를 선의로 보는 제도는 아니었다.

사정을 본다는 것과 경계를 없애는 것은 달랐다.

111화의 첫 사건.

세 명 상속자 집.

법원은 실종 상속자의 지분을 신탁상태로 유지.

나머지 둘이 집 전체를 바로 팔 수 없음.

현재 피난가족은 대체주택 확보 뒤 이동.

은행은 대출조정.

원소유 가족은 일부 사용권 회복.

누구도 전부 갖지 못했다.

판결 뒤 첫째 상속자가 말했다.

“이게 해결입니까?”

판사가 답했다.

“현재 가능한 해결입니다.”

“완전하지 않은데.”

“완전하려면 실종자부터 돌아와야 합니다.”

그건 법원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Mass Property Tribunal 출구에는 새 안내문이 붙었다.

당신 사건과 비슷해 보여도 같은 사건은 아닐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앞선 판결을 들고 와

“저 사람은 받았는데 왜 나는 안 됩니까”라고 물었다.

법원은 일관성과 개별사정을 둘 다 설명해야 했다.

평등은 모두에게 같은 결과를 주는 것보다

같은 기준으로 다른 사실을 보는 일에 가까웠다.

재건은 모든 조각을 원래 자리에 맞추는 퍼즐이 아니었다.

재건은 모든 조각을 원래 자리에 맞추는 퍼즐이 아니었다.

없는 조각을 없는 채로 두고도

다른 사람이 계속 살 수 있게 만드는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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