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06화 — 타린의 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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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린 베일의 재판은 사람들이 생각한 것보다 조용하게 시작됐다.
2091년 7월.
노스리버 연방법원 임시대법정.
방청석은 가득 찼다.
기자.
전략군.
의료계.
피해자 가족.
물류노동자.
그리고 타린의 딸.
◆혐의는 길었다.
전략연속성 장비 무단이전.
공공신분정보 도용.
허위 의료자격 사용.
불법 물류문서 작성.
전략시설 무단접근.
증거은폐.
공무·군수 절차 방해.
그러나
레드스팬 공격.
Continuance Front.
Northline 폭력.
그런 사건은 기소문에서 빠졌다.
증거가 없었다.
노아미는 방송에서 그 점부터 설명했다.
“타린 베일은 많은 사건과 연결된 도구시장에 관여했지만, 모든 사건의 배후로 기소된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가장 듣기 싫어하는 종류의 문장이었다.
복잡했다.
◆검찰은 말했다.
“피고인은 국가 지휘체계가 불안정하다는 이유로 자신에게 없는 권한을 스스로 만들었습니다.”
핵심.
그는 위험을 봤다.
위험은 실제였다.
그러나
위험이 실제라는 사실이 불법적인 해결을 자동으로 정당화하지 않는다.
◆변호인은 다르게 말했다.
“2084년의 전략지휘체계는 실제로 붕괴상태였습니다.”
충돌하는 명령.
폐쇄된 기관.
죽은 승계선.
연락불가.
SC-09이 누구에게 넘어갈지 현장에서 알 수 없던 상황.
“피고인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면 더 위험한 결과가 났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검찰이 물었다.
“그래서 개인이 전략장비를 가져갈 권한이 생깁니까?”
“권한이 생겼다고 주장하지 않습니다.”
“그럼?”
“형량을 판단할 때 동기와 상황을 보라는 겁니다.”
◆재판 첫날 법원 밖에는 반대 시위도 있었다.
한쪽.
HE STOLE STRATEGIC CONTROL
다른 쪽.
HE EXPOSED A BROKEN SYSTEM
타린은 두 문장 어디에도 완전히 맞지 않았다.
딸은 둘 다 보지 않고 법원 안으로 들어갔다.
노아미가 카메라를 돌리려다 그녀 얼굴은 찍지 않았다.
피고인의 가족이 자동으로 공적 인물이 되는 건 아니었다.
첫 증인.
이마니 베일 대령.
노스게이트 기지 책임자.
“당시 명령체계가 혼란했습니까?”
“네.”
“타린이 문제를 제기했습니까?”
“기록상 네 번.”
“답변?”
“두 번은 대기. 한 번은 상위확인 요청. 마지막은 ‘계획대로 시행’.”
“그 마지막 명령은 나중에?”
“승계권한이 불명확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법정이 조용해졌다.
타린이 틀린 위험을 본 것은 아니었다.
◆두 번째 증인.
마라 엘리스.
검찰이 물었다.
“피고인이 사망한 의료인의 자격을 사용함으로써 의료회랑에 어떤 영향이 생겼습니까?”
마라가 말했다.
“검문이 강화됐고, 실제 의료화물이 지연됐습니다.”
신생아 산소화장치.
36분 검문.
응급수술재료.
우회.
병원인력.
“사망자가 있었습니까?”
“확인된 직접사망은 없습니다.”
“그럼 피해가 없었다?”
마라가 검사를 봤다.
“죽지 않아야 피해입니까?”
법정이 조용해졌다.
◆변호인이 물었다.
“피고인이 의료회랑을 사용한 당시 그 회랑의 검증체계가 취약했습니까?”
“네.”
“그 취약점은 피고인이 만들었습니까?”
“아니요.”
“전쟁 뒤 그 취약점을 수정했습니까?”
“네.”
“피고인 사건이 계기가 됐습니까?”
마라는 잠깐 생각했다.
“부분적으로.”
변호인이 말했다.
“그럼 결과적으로—”
마라가 잘랐다.
“사람을 위험하게 만든 행동이 나중에 제도개선에 쓰였다고 좋은 행동이 되진 않습니다.”
변호인은 더 묻지 않았다.
◆세 번째 증인.
아이리스 페트로프.
Switchyard-9.
K-41.
North Arc.
Tarin의 위조신분.
그녀는 연결된 것과 연결되지 않은 것을 계속 구분했다.
검사가 물었다.
“피고인은 K-41의 중심인물입니까?”
“그 표현은 부정확합니다.”
“왜?”
“K-41은 단일조직명이라기보다 분산거래 패턴에 가깝습니다.”
“피고인이 사용했죠?”
“네.”
“만들었습니까?”
“확인 못 했습니다.”
“Switchyard-9 운영자?”
“증거 없습니다.”
방청석 일부에서 불만스러운 소리가 났다.
사람들은 명확한 악당을 원했다.
아이리스는 주지 않았다.
◆네 번째.
에이드리언 케인.
법정 출석 여부를 그는 오래 고민했다.
타린의 사고방식이 자기와 비교될 것을 알고 있었다.
변호인이 실제로 그 질문을 했다.
“케인 위원장도 전쟁 중 기존 절차를 우회한 적 있습니까?”
“있습니다.”
법정이 조용해졌다.
“하버 리치?”
“그 사건뿐 아니라 초기 물류·전력 조정에서도 기존 절차로는 시간이 부족한 결정을 했습니다.”
“그럼 피고인과 차이는?”
에이드리언은 잠깐 생각했다.
“제가 틀렸을 때 다른 사람이 멈출 수 있는 구조를 만들려고 했습니다.”
변호인.
“처음부터?”
“아니요.”
“그럼?”
“실패하면서.”
“피고인도 실패하면서 배웠다고 주장합니다.”
에이드리언이 타린을 봤다.
“그럴 수 있습니다.”
“그럼 같은 종류 아닙니까?”
“비슷한 위험은 있습니다.”
검사가 고개를 들었다.
에이드리언은 계속 말했다.
“그래서 개인의 선의를 권한의 근거로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타린의 표정은 거의 변하지 않았다.
◆법정 밖에서는 에이드리언 발언만 잘려 퍼졌다.
‘나도 절차를 우회했다.’
비판.
‘Organizer도 기소하라.’
반대.
‘타린 면죄부.’
노아미는 전체 증언을 다시 붙였다.
맥락은 짧은 문장보다 느렸다.
◆타린은 테사 로크 얘기도 다시 했다.
“그 사람이 나보다 먼저 승계체인의 죽은 노드를 문제 삼았습니다.”
검사가 물었다.
“그래서 인증매체를 넘겼습니까?”
“네.”
“왜 법적보관기관이 아니라?”
“법적보관기관 둘이 서로 정당성을 의심하던 때였습니다.”
“그럼 개인 둘이 더 낫다고?”
타린은 고개를 저었다.
“지금은 아니라고 압니다.”
“당시엔?”
“네.”
그 짧은 대답이 사건 전체와 비슷했다.
시스템이 망가졌다는 사실과
개인이 제도를 대신할 수 있다는 결론 사이에는 큰 간격이 있었다.
타린은 그 간격을 건넜다.
타린 본인 증언.
변호인은 침묵권을 권했지만 타린은 말했다.
“나는 그때 내가 제일 잘 안다고 생각했습니다.”
법정이 조용했다.
“지휘부는 느렸고, 법은 연결이 안 됐고, 현장에 있던 건 나였으니까.”
그는 손을 모았다.
“처음 장비를 빼낼 때는 누군가 훔치는 걸 막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다음은?”
검사.
“그다음부터는 내가 만든 문제를 내가 아니면 고칠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Kestrel.
A/B 분리.
인증매체.
죽은 자격.
가짜신분.
“그때부터 나는 위험을 막는 사람이 아니라 위험의 일부였던 것 같습니다.”
◆검사가 물었다.
“후회합니까?”
타린이 말했다.
“네.”
“그럼 왜 5년 가까이 도망쳤습니까?”
“겁나서.”
처음으로 답이 짧았다.
“감옥이?”
“그것도.”
“또?”
“내가 틀렸다는 걸 확인하는 게.”
타린의 딸이 방청석에서 고개를 숙였다.
◆판결은 당일 나오지 않았다.
법원은 행위별로 나눠 판단했다.
전략장비 무단이전.
유죄.
신분도용.
유죄.
의료자격 악용.
유죄.
전략체계 파괴·적대세력 공모.
증거불충분 또는 기소 없음.
법원은 그를 영웅도, 전쟁의 배후도 만들지 않았다.
◆선고 전 타린의 딸도 피해진술을 제출했다.
아버지를 옹호하는 글도, 비난하는 글도 아니었다.
내 아버지가 한 일 때문에
우리는 몇 년 동안 그가 죽었는지 살았는지도 몰랐다.
국가가 무너졌다고
가족까지 자기 계획에서 제외할 권리가 생기지는 않는다.
법정에서는 읽지 않았다.
판사가 기록에만 포함했다.
타린은 나중에 변호인에게 그 문서를 보여달라고 요청했다.
읽고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형량선고에서 판사는 말했다.
“국가가 기능하지 못한 순간에도 개인이 국가를 대신 소유할 수는 없습니다.”
잠깐.
“동시에 국가의 실제 실패를 무시한 채 피고인의 행위만 떼어낼 수도 없습니다.”
실형.
장기지만 최고형은 아님.
수사협조.
SC-09A 회수.
자진항복.
참작.
◆타린은 선고 뒤 딸을 한 번 봤다.
딸은 울지 않았다.
그가 입모양으로 말했다.
미안.
딸은 고개를 끄덕이지도, 젓지도 않았다.
그 관계의 다음 단계는 법원이 정할 수 없었다.
◆에이드리언은 법정을 나오며 노아미에게 붙잡혔다.
“타린과 본인이 비슷하다고 생각합니까?”
“일부 위험은.”
“어떤?”
“내가 더 잘 아니까 내가 하면 된다는 생각.”
“지금도 합니까?”
에이드리언은 웃지 않았다.
“가끔.”
“그럼 뭐가 막습니까?”
그는 법원 건물을 돌아봤다.
“저런 곳들.”
법원.
의회.
감사.
동료.
전문가.
피해자.
그리고 자기 말을 믿지 않을 권리가 있는 사람들.
재건은 좋은 사람을 더 많이 만드는 일만이 아니었다.
좋은 사람도 선을 넘기 어렵게 만드는 일을 계속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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