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ory Box
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00화 — 다음 열차

디 오거나이저 · 100 / 310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전쟁이 끝난 다음 날, 에이드리언은 늦잠을 자지 못했다.

오전 5시 46분.

눈이 떠졌다.

몸이 먼저 경보를 기다렸다.

단말.

전략경보 없음.

전력 정상.

라이프라인 정상.

휴전위반 중대사건 없음.

그는 화면을 다시 내려놨다.

마라가 옆에서 말했다.

“몇 시야?”

“5시 46분.”

“다시 자.”

“잠이—”

“자.”

그는 눈을 감았다.

7분 뒤 다시 떴다.

마라가 베개를 던졌다.

2091년 1월 4일.

Open Corridor 운영센터.

입구 문구가 바뀌어 있었다.

어제까지.

WARTIME CONTINUITY OPERATIONS

오늘.

RECONSTRUCTION TRANSITION OPERATIONS

리아가 말했다.

“누가 이렇게 빨리 바꿨어요?”

운영직원.

“어제 밤에.”

“쓸데없이 부지런하네.”

에이드리언은 새 문구를 한동안 봤다.

전쟁 중 계속 쓰던 단어.

비상.

연속성.

위협.

대피.

오늘부터 재건.

첫 회의.

안건 143개.

토머스가 말했다.

“평화가 일이 적다는 뜻은 아니더군요.”

첫 번째.

귀환철도.

두 번째.

파괴주택.

세 번째.

전력복구.

네 번째.

실종자.

다섯 번째.

전쟁채무.

여섯 번째.

무장조직 해산.

일곱 번째.

전략보관 전환.

여덟 번째.

학교.

끝이 없었다.

리아가 말했다.

“전쟁 때가 단순했네요.”

모두 그녀를 봤다.

“아니, 취소.”

에블린이 새 질문을 올렸다.

“연속성조정청은 언제 끝냅니까?”

회의가 조용해졌다.

전쟁은 멈췄다.

비상기구가 계속 있을 이유도 바뀌었다.

에이드리언은 자기 직책을 봤다.

North River Coordinator.

Organizer.

전쟁이 끝났다고 별명이 사라지지는 않았다.

그게 문제일 수도 있었다.

현재 법.

연속성조정청은 전쟁 또는 광역비상 종료 뒤 90일 내 재검토.

지역의회가 결정.

선택.

1. 종료.

2. 축소.

3. 재건기관 전환.

4. 일부 기능 분산.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4번.”

토머스.

“바로?”

“검토는 해야죠.”

에블린이 웃었다.

“예전보다 낫네요. 예전 같으면 조직개편안부터 만들었을 텐데.”

“배웠습니다.”

Open Corridor Network도 존재이유를 재검토.

전쟁이 끝나면 회랑이 필요 없어지나?

리아가 지도 하나를 띄웠다.

귀환.

재건자재.

의료.

전력.

철도.

필요는 오히려 늘었다.

다만 보안규칙은 줄일 수 있었다.

검문.

군 호위.

비상통행.

하나씩 내려간다.

Peacetime Transition Schedule.

평시라는 단어를 쓰는 데 사람들이 잠깐 어색해했다.

SC-09A/B.

둘 다 회수.

인증매체 실종.

타린 구금.

테사 로크 실종.

수사 계속.

전쟁이 끝났다고 수사까지 끝내지 않는다.

반대로 전쟁법 아래의 비밀권한도 자동으로 유지하지 않는다.

에블린.

“구금·기밀등급 전부 평시기준 재심.”

오르테가.

“전략수사는 계속.”

“계속하되 근거를 바꿔야 합니다.”

전쟁 중 허용된 예외는 전쟁 끝난 뒤 다시 승인받아야 했다.

Dead Authority와 같은 원리.

죽은 전쟁권한을 살려두지 않는다.

점심.

에이드리언은 아스터 베이 중앙역을 걸었다.

사람이 많았다.

귀환열차.

통근.

재건노동자.

학생.

군인도 있었지만 무장을 덜 하고 있었다.

한 아이가 어머니에게 물었다.

“전쟁 진짜 끝났어?”

어머니가 말했다.

“응.”

에이드리언은 정정하고 싶은 충동을 참았다.

오늘은 그냥 두었다.

플랫폼 6.

WESTMERE — 13:20

곡물열차가 아니라 여객편.

웨스트미어로 돌아가는 사람들.

헬렌 워드 같은 사람은 애초에 남아 있었고, 다른 가족은 이제 돌아간다.

플랫폼 8.

CASCADE — 13:40

일부 귀환.

일부 방문.

일부 출장.

전쟁 중에는 같은 열차가 ‘대피’였다.

이제는 목적이 다양했다.

그게 평화에 가까웠다.

노아미가 뒤에서 불렀다.

“Organizer.”

에이드리언이 돌아봤다.

“오늘도?”

“이제 공식별명 됐잖아요.”

“공식 아닙니다.”

“사람들이 부르면 공식이지.”

“그건 법적 정의가…”

노아미가 웃었다.

“전쟁 끝났는데도 그대로네.”

그녀가 물었다.

“이제 뭐 할 겁니까?”

“재건.”

“그건 다 압니다.”

“그럼?”

“당신은요.”

에이드리언은 마라에게 어제 들었던 질문을 떠올렸다.

전쟁 끝나면 뭐 할 거냐.

그는 이번엔 조금 더 빨리 답했다.

“일은 줄이려고 합니다.”

노아미가 웃었다.

“거짓말.”

“노력한다고요.”

“정치는?”

“정치인 아닙니다.”

“그 말 7년째.”

“6년 반 정도.”

“세고 있었어요?”

“아니요.”

둘 다 웃었다.

노아미가 진지해졌다.

“재건회의에서 당신 역할 커질 겁니다.”

“아마도.”

“지역들이 Organizer를 원해요.”

에이드리언은 플랫폼 지도를 봤다.

“그게 걱정입니다.”

“왜?”

“전쟁 때 필요했던 사람이 평화에도 필요한 사람이라는 보장은 없으니까.”

노아미가 잠깐 말이 없었다.

“그 질문 기사 제목으로 써도 됩니까?”

“안 됩니다.”

“쓸게요.”

오후.

노스리버 지역의회에서 새 제안이 왔다.

전후 재건조정위원회.

연속성조정청보다 권한 적음.

군사권 없음.

배급권 축소.

인프라·귀환·재건금융 조정.

임기 2년.

의회감사.

법원심사.

에이드리언을 초대 위원장 후보로 추천.

모리스가 말했다.

“또 일 생겼네.”

에이드리언.

“거절할 수도 있습니다.”

“할 거야?”

그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저녁.

마라와 집.

식탁.

에이드리언은 위원장 제안서를 보여줬다.

마라가 읽었다.

“하고 싶어?”

“필요하긴 합니다.”

“그건 질문 답 아니야.”

그는 생각했다.

몇 년 전 같으면 ‘누군가는 해야 한다’고 바로 답했을 것이다.

지금은 조금 달랐다.

“하고 싶기도 합니다.”

“좋네.”

“뭐가?”

“처음으로 필요 말고 원한다고 했잖아.”

에이드리언은 문서를 다시 봤다.

“대신 임기 2년.”

“연임?”

“1회 제한 제안할 겁니다.”

마라가 웃었다.

“당신답네.”

다음 날.

그는 후보수락서를 보냈다.

조건.

- 군사권한 없음.

- 비상명령권 없음.

- 2년 임기.

- 1회 연임 제한.

- 예산 공개.

- 지역·피난민·노동·의료 대표 포함.

- 조직 자체 5년 뒤 재검토.

전쟁 때보다 권한이 훨씬 적었다.

그래도 할 일은 많았다.

그날 오후 크레시다 하역기록도 재건대시보드에 들어왔다.

정수막.

필터.

철도부품.

전쟁 첫날과 비슷한 종류의 물건.

차이는 하나.

이번에는 도착예정시간과 실제위치가 일치했다.

오차.

2분.

리아가 말했다.

“17분에서 많이 줄었네요.”

에이드리언이 웃었다.

“기억하고 있었습니까?”

“당신이 너무 많이 얘기해서.”

“제가요?”

“모리스가.”

모리스가 멀리서 말했다.

“역사자료라고 했잖아.”

모두 잠깐 웃었다.

첫날의 불안이 이제는 농담이 될 만큼 시간이 흘렀다.

오후 6시.

운영센터 마지막 전시브리핑.

화면에서 WARTIME DASHBOARD

가 사라졌다.

아카이브.

새 화면.

RECONSTRUCTION

첫 항목.

주택.

둘째.

전력.

셋째.

귀환.

넷째.

학교.

다섯째.

실종자.

에이드리언은 첫 화면을 보고 말했다.

“다음 열차는?”

리아가 대답했다.

“어느 쪽?”

전쟁 중에는 그 질문에 하나의 답이 있었다.

가장 급한 열차.

오늘은 달랐다.

귀환열차.

곡물.

강재.

의료.

통근.

학생.

수십 개.

에이드리언은 잠깐 웃었다.

“전부.”

2083년, 그는 한 척의 배가 17분 동안 어디 있는지 몰라 하루를 시작했다.

2091년, 그 앞에는 수천 개의 선이 다시 열리고 있었다.

전쟁은 끝났다.

정말 어려운 일은

이제부터였다.

그는 화면을 넘겼다.

NEXT: RECONSTRUCTION.

END OF CHAPTER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

다음 화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읽던 위치를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