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97화 — 마지막 불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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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전 43일째.
전쟁을 다시 열려는 사람들은 이제 많지 않았다.
그래서 더 위험했다.
소수는 자기들이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했다.
◆2090년 9월.
캐스케이드 북부 산악권.
버려진 포병기지 하나에서 무장세력이 발견됐다.
인원.
약 140.
구성.
양측 탈영병.
휴전반대 민병대.
전직 계약보안.
그리고 신분위조 장비.
지도.
전략보관시설.
휴전관찰소.
Open Corridor 주요노드.
목표가 분명했다.
동시에 여러 곳을 공격해 상대가 배후라고 오인하게 만든다.
전쟁 재개.
◆조직명.
Continuance Front / 연속전선.
거창한 이름.
실제로는 여러 작은 강경파의 임시연합.
중앙지도자 한 명도 불명확.
그들이 가진 가장 위험한 자산.
중거리 미사일 2기.
전쟁 초 손상된 창고에서 탈취.
전략무기 아님.
그래도 도시 하나에는 충분히 위험.
◆오르테가가 말했다.
“이번엔 군사작전입니다.”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민간협상으로 해결할 단계가 아니었다.
문제.
미사일 위치는 알지만 발사준비도 불명.
공격하면 바로 발사할 수 있음.
기다리면 그들도 준비.
◆아이리스가 통신망을 분석했다.
조직 내부채널.
완전암호화 아님.
분열.
일부는 미사일 사용 반대.
목표.
휴전관찰소 파괴 정도로 생각한 사람도.
지도부 일부는 도시 타격까지 주장.
하나의 적도 하나의 생각이 아니었다.
◆작전 전 OCN에는 별도 경보가 갔다.
일부 산악회랑 폐쇄.
민간열차 우회.
의료화물은 남부노선.
이유.
Armed security operation.
세부목표는 비공개.
하지만 왜 길이 닫혔는지는 공개.
주민들은 군이 무엇을 하는지 몰랐지만 적어도 자기 열차가 왜 안 오는지는 알았다.
몇 년 전 같으면 ‘군사상 이유’ 한 줄이면 끝났을 공지가 이제는 종료예정시간과 우회경로까지 붙었다.
오르테가는 작전안을 만들었다.
A.
동시정밀타격.
B.
전자전 + 지상진입.
C.
내부분열 이용 투항유도 후 발사부대만 타격.
시간.
최대 6시간.
◆에이드리언은 군사결정에 끼지 않았다.
대신 물었다.
“주변 주민?”
약 1,800.
“대피?”
오르테가.
“하면 공격 눈치챕니다.”
“안 하면?”
“전투위험.”
또 선택.
라파엘이 말했다.
“민간재난훈련 명목으로 분산이동.”
군 작전 숨기기 위해 민간인에게 거짓말?
에블린이 반대.
“위험사유를 완전히 숨기면 안 됩니다.”
최종.
보안위협으로 인한 긴급지역대피. 세부는 작전 후 공개.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전부 말하지도 않는다.
◆대피 시작.
연속전선은 눈치챘다.
내부채널 급증.
미사일팀 이동.
오르테가가 말했다.
“이제.”
전자전.
통신차단.
동시에 조직 내부에 투항메시지.
발사명령은 조직 전체 합의가 아니다. 무기 내려놓고 이탈하는 인원은 생명보호.
◆첫 20분.
27명 이탈.
두 번째.
총격.
한 미사일팀이 발사준비를 계속.
군 특수팀 접근.
발사대 전원차단 시도.
실패.
오르테가가 공중타격 승인화면을 열었다.
민간대피 82%.
완료까지 12분.
미사일 예상발사.
8~15분.
기다릴 수 없다.
승인.
◆타격 1.
미사일 1기 파괴.
2차폭발.
주변시설 화재.
민간지역 직접피해 없음.
두 번째 발사대.
움직이지 않았다.
내부에서 발사반대 인원들이 지휘자를 제압했다.
영상.
손들고 나오는 병사들.
오르테가가 두 번째 타격을 취소했다.
◆두 번째 미사일팀이 지도부를 제압한 이유도 조사됐다.
영웅적 충성심 때문만은 아니었다.
발사목표가 휴전관찰소가 아니라 민간도시 외곽으로 바뀌었다는 걸 알게 된 순간 팀 내부가 갈라졌다.
한 병사가 증언했다.
“우린 협정 깨려고 들어왔지 도시 죽이려고 들어온 게 아닙니다.”
라파엘이 말했다.
“둘이 그렇게 멀리 떨어진 일은 아닙니다.”
병사는 고개를 숙였다.
극단조직 안에서도 사람마다 자기가 넘지 않을 선은 달랐다.
그 차이가 두 번째 미사일을 멈췄다.
작전 47분.
미사일 1 파괴.
1 회수.
연속전선 사망 19.
정부군 사망 4.
민간인 사망 0.
부상 있음.
지도부 일부 체포.
일부 도주.
전쟁은 다시 열리지 않았다.
◆문제는 첫 타격 직후 상대측 레이더가 연방 미사일 발사를 탐지한 것.
그들은 휴전위반 공격으로 오인할 수 있었다.
Stand-down 핫라인.
오르테가가 타격 22초 전에 사전통지했다.
Domestic disarmament strike. No cross-line target.
상대는 즉시 답하지 않았다.
43초.
70초.
마침내.
Acknowledged. Tracking.
그 70초 동안 전략경보는 올라가지 않았다.
몇 년 동안 만든 채널이 마지막 순간 작동했다.
◆체포자 심문에서도 모든 책임을 지도부 몇 명에게 몰지 않았다.
무기조달.
신분위조.
선전.
훈련.
각자 맡은 사람이 달랐다.
일부는 도시공격 계획 자체를 몰랐다.
일부는 알고도 남았다.
같은 조직 안에 있었다고 같은 죄가 되는 건 아니었다.
에블린이 말했다.
“해산은 조직단위로 할 수 있어도 형사책임은 개인단위입니다.”
전쟁 마지막까지 집단책임을 개인책임으로 다시 쪼개는 일이 필요했다.
체포된 지도부 중 한 명.
주장.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우리 희생이 전부 헛됩니다.”
라파엘이 말했다.
“그래서 사람 더 죽이려고?”
“전쟁을 끝내면 상대가 이긴 겁니다.”
“당신도 못 이겼잖아요.”
남자는 침묵했다.
전쟁은 패배를 받아들이기 싫은 사람뿐 아니라
승리가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 싫은 사람에게도 길어질 수 있었다.
◆수색.
신분위조 장비.
일부 Switchyard 계열.
구매기록.
K-41 패턴 아님.
즉, 도구시장은 또 다른 세력에게도 퍼져 있었다.
타린이 배후가 아니었다.
그가 말한 것처럼
시장이 남았다.
◆마지막으로 발견된 문서.
공격계획.
Redspan 2차공격.
Vault-6 가짜경보.
OCN 병원노드 교란.
여러 사건을 같은 날 터뜨릴 계획.
실행 전 적발.
아이리스가 말했다.
“이 사람들이 과거 사건도 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르테가.
“알아.”
이번에는 그가 먼저 선을 그었다.
수사팀도 변했다.
◆작전이 끝난 뒤 군은 회수한 미사일을 공개전시하지 않았다.
승리선전으로 쓰자는 의견이 있었다.
오르테가가 거부했다.
“이걸 전리품으로 만들면 저 사람들 이야기를 더 크게 만들어줍니다.”
대신 해체절차만 기록.
무장세력 이름도 공식브리핑에서 필요한 만큼만.
그들에게 마지막 전쟁의 주인공 자리를 주지 않았다.
희생된 정부군 네 명의 이름은 공개했지만 ‘평화의 순교자’ 같은 표현은 쓰지 않았다.
가족들이 원하지 않았다.
전쟁을 끝내는 마지막 싸움조차 새로운 신화를 만들 필요는 없었다.
작전 뒤 마을 주민들이 돌아왔다.
집 몇 채 유리창 파손.
전력 9시간 끊김.
사망 0.
한 노인이 군인에게 물었다.
“전쟁 끝난다며?”
군인은 답하지 못했다.
에이드리언이 옆에 있었다면 아마 이렇게 말했을 것이다.
아직.
그런데 이번엔 그 노인이 먼저 말했다.
“이번엔 진짜 좀 끝내라.”
명령도, 질문도 아니었다.
6년 넘게 살아남은 사람의 피곤한 부탁이었다.
연속전선은 해체됐지만 그들이 믿었던 분노까지 하루 만에 사라지진 않았다.
그래서 군사작전 뒤에는 재판과 지역복구가 남았다.
군은 산악기지를 떠나기 전 민간전력과 도로를 원상복구했다.
작전 성공이 지역에 영구적인 군사권한을 남기지 않게 하기 위해서였다.
작전기록의 마지막 줄에는 ‘전면휴전 유지’가 적혔다.
군사적 성공보다 그 문장이 더 중요했다. 전쟁을 다시 열지 않은 것이 마지막 작전의 가장 큰 결과였다. 작전은 끝났고, 남은 일은 재판과 복구였다. 그게 전쟁과 치안의 경계를 다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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