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90화 — 일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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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휴전은 8일째 깨졌다.
정확히는
완전히 깨지지는 않았다.
◆2089년 3월 29일.
캐스케이드 동부전선 북쪽.
새벽 4시 12분.
포격 6발.
한쪽 진지 피격.
사망 3.
부상 11.
휴전위반.
양측 즉시 비난.
이번에는 잔류탄도, 오인도 아니었다.
신규발사.
확실.
◆사망자 세 명의 부대에서는 보복요구가 강했다.
한 중대장이 말했다.
“우리는 휴전 지켰습니다.”
오르테가.
“알고 있습니다.”
“저쪽은 안 지켰습니다.”
“누가 쐈는지 확인 중입니다.”
“우리 애들은 이미 죽었습니다.”
오르테가는 몇 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래서 더 다른 사람을 잘못 죽이면 안 됩니다.”
중대장은 그 답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도 발사명령 없이는 포를 쏘지 않았다.
규칙은 분노가 사라진 뒤에 필요한 게 아니었다.
분노가 가장 클 때 필요했다.
문제.
누가 쐈는가.
상대 정규군은 명령 부인.
현장포대 하나가 독자적으로 발사했을 가능성.
우리 측 일부 부대도 즉시 보복을 요구.
오르테가에게 연락.
“대응포격 승인?”
그는 물었다.
“추가발사 있습니까?”
“없습니다.”
“표적 확인?”
“추정.”
“그럼 보류.”
“병사 셋 죽었습니다.”
“알아.”
“가만있습니까?”
오르테가가 말했다.
“가만있는 게 아니라 누굴 쏴야 하는지 확인하는 겁니다.”
◆휴전채널.
상대측도 문제의 포대를 조사하겠다고 했다.
우리 측은 못 믿었다.
당연했다.
OCN 공동관찰단 파견.
현장 접근.
포대는 비어 있었다.
탄피.
6발.
병력 일부 도주.
부대마크.
정규군 소속.
하지만 상위명령 기록 없음.
현장지휘관 연락두절.
◆우리 측 강경파.
“상대군이 책임져야 한다.”
외교협상가.
“지휘통제가 실제로 끊겼다면 정규군 전체 공격으로 바로 귀속할 수 없습니다.”
“그럼 누가 책임집니까?”
“해당 부대.”
“그 부대가 도망갔잖아.”
전쟁 끝내기가 어려운 이유.
총을 가진 사람이 정부보다 많았다.
◆Regional Reconstruction Compact의 Attribution Threshold가 처음 전쟁휴전에 적용됐다.
지역정부 행위로 보려면
지휘.
지원.
통제.
구체증거.
현재.
지원.
정규군 장비.
소속.
정규군.
지휘.
불명.
상위통제.
부인.
완전한 귀속은 보류.
오르테가가 말했다.
“이 규칙, 오늘은 싫군요.”
에블린.
“좋아할 때만 쓰는 규칙이면 규칙 아닙니다.”
오르테가는 웃지 않았다.
“압니다.”
◆OCN 운영센터는 처음으로 ‘휴전 격리구간’을 만들었다.
RED.
북부 40킬로미터.
WHITE.
나머지.
한 화면에 전쟁과 휴전이 같이 표시됐다.
리아가 말했다.
“예전 같으면 한 줄로 칠했을 텐데.”
아이리스.
“한 사건을 전체상태로 일반화하지 않는 게 요즘 우리 일 같네요.”
철도도.
전력도.
회랑도.
이제 휴전도 문제난 부분만 분리했다.
휴전은 북부 40킬로미터 구간만 일시중단.
나머지 구간 유지.
예전 같으면 한 발에 전선 전체가 다시 열렸을 수도 있었다.
이번에는 깨진 부분만 닫았다.
리아가 말했다.
“전력망 같네요.”
에이드리언.
“섬으로 나누고.”
“또 연결.”
둘 다 사무엘을 떠올렸다.
◆민간대피는 계속됐다.
전사자 수습도.
남쪽 교량복구도.
북쪽에서는 총성이 간헐적으로 재개.
하나의 휴전 안에 전쟁과 평화가 같이 있었다.
◆문제의 현장지휘관은 이틀 뒤 발견됐다.
도주 중 체포.
주장.
“상대가 먼저 움직이는 걸 봤다.”
“무슨 움직임?”
“차량.”
“군 차량?”
“멀리서 구분 못 했습니다.”
“명령 없이 쐈습니까?”
“공격이라고 판단했습니다.”
그의 병사 중 일부는 발사를 반대했다고 증언.
지휘관은 휴전명령을 알고 있었다.
현장판단.
공포.
분노.
독단.
전부 섞였다.
◆현장지휘관 체포 뒤 그 부대 병사 일부가 자기 지휘관을 옹호했다.
“우린 공격받는 줄 알았습니다.”
다른 병사는 반대로 증언했다.
“확인하자고 했습니다.”
같은 장면 안에서도 기억과 판단이 달랐다.
공개관찰단은 누가 더 용감했는지 평가하지 않았다.
명령기록.
무전.
시계.
차량영상.
객관자료부터.
휴전책임도 영웅과 악당 이야기로 줄이지 않으려 했다.
상대정부는 지휘관을 군법절차에 넘겼다.
우리 측은 공개재판과 관찰을 요구.
협상.
상대측은 주권침해라고 반발.
결국
재판은 상대 군법원.
OCN 법률관찰관 참석.
판결요약 공개.
완전한 공동재판도, 비공개처리도 아님.
또 중간.
◆우리 측 사망자 가족은 그걸 충분하지 않다고 했다.
한 가족대표가 말했다.
“우리 사람 죽였는데 저쪽 법원이 판단한다고요?”
외교협상가.
“다른 방법은 전쟁을 다시 여는 겁니다.”
“그게 협박입니까?”
“아닙니다.”
잠깐 멈췄다.
“선택지가 나쁘다는 뜻입니다.”
가족은 만족하지 않았다.
누구도 그들에게 만족하라고 하지 않았다.
◆일주일 뒤.
휴전 재협상.
이번에는 14일.
규칙 추가.
- 현장지휘관 단독포격 금지.
- 의심행동 발견 시 공동관찰 호출.
- 중화기 발사에는 상급 이중승인.
- 통신두절 시 방어적 은폐 우선, 선제발사 금지.
- 위반 발생 시 전선 전체가 아니라 사건구간 우선 격리.
전략보관 위기에서 배운 ‘이상한 명령 앞에 멈추기’.
회랑에서 배운 ‘문제난 구간만 닫기’.
전력망에서 배운 ‘섬으로 나누기’.
모두 전쟁 끝내는 규칙으로 옮겨왔다.
◆2089년 4월.
두 번째 휴전부터 현장병사 교육도 달라졌다.
‘휴전은 상대를 믿는 것’이라고 가르치지 않았다.
대신:
- 이상행동을 발견하면 보고.
- 먼저 엄폐.
- 확인전 선제발사 금지.
- 통신두절 시 현 위치 방어.
- 공동관찰 요청.
신뢰가 없어도 작동하는 절차.
그게 더 현실적이었다.
오르테가는 말했다.
“평화교육이라기보다 오발방지교육이군요.”
외교협상가가 답했다.
“처음엔 그 정도면 됩니다.”
두 번째 휴전.
14일.
총성.
4건.
그중 합의된 교전위반 1.
전면전 재개 없음.
세 번째.
30일.
일부 구간 추가.
아직 평화협정 아님.
전쟁도 끝나지 않음.
그래도 사람들은 처음으로 달력에 ‘휴전 12일째’ 같은 말을 적기 시작했다.
◆아스터 베이.
노아의 편의점.
아샤가 뉴스화면을 보며 말했다.
“이번엔 얼마나 갈까요?”
노아가 상품을 진열했다.
“모르죠.”
“요즘 다 그 답.”
“그래도.”
그는 창밖을 봤다.
배송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일주일은 갔잖아요.”
처음 전쟁이 시작됐을 때 그 말은 아무 의미도 없었을 것이다.
6년 뒤에는 달랐다.
일주일 동안 누군가는 죽지 않았다.
열차가 움직였다.
병원이 수술했다.
아이들이 학교에 갔다.
교량이 복구됐다.
◆에이드리언은 휴전통계표를 보고 있었다.
전쟁 종료.
아님.
승리.
아님.
패배.
아님.
그런 칸은 아직 없었다.
대신:
Days without general offensive: 31
아샤의 어머니는 그 31일 동안 아스터 베이 임시주민 신청을 했다.
돌아갈지 남을지 아직 몰랐다.
그래도 당장 전선으로 돌아가야 할 이유는 없었다.
미나는 학교에 복귀했다.
조너스는 피난열차 대신 다시 화물열차를 몰았다.
칼라는 군수호송이 아니라 재건자재를 실었다.
전쟁이 끝난 건 아니었다.
그런데 사람들의 직업과 일정에서 전쟁 아닌 일이 조금씩 늘어났다.
31.
숫자는 작아 보였다.
31.
숫자는 작아 보였다.
2083년 첫날, 그는 17분의 오차에서 시작했다.
지금은
31일 동안 사람들이 서로를 덜 죽였다는 숫자를 보고 있었다.
그는 그 숫자를 성공이라고 부르지 않았다.
하지만
다음 날도 계속되길 바랐다.
이번에는 하루가 아니라, 다음 달까지.
평화도 결국 하루씩 쌓였다.
그리고 그 숫자는 다음 협상의 기준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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