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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76화 — 네 개의 미래

디 오거나이저 · 76 / 31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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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86년 6월.

전쟁은 세 번째 여름을 향해 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이제 ‘전쟁 전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덜 했다.

돌아갈 수 없는 것들이 너무 많아졌기 때문이다.

오리슨 지역 재건회의 2차 총회.

이번 회의에서는 각 지역이 자기 성공을 자랑하지 않았다.

대신 10년 뒤 어떤 사회를 만들 것인가를 가져왔다.

그 결과 네 개의 미래가 같은 화면에 떴다.

노스리버

기존 지방정부 복원.

지역의회.

독립법원.

한시적 연속성조정청.

분산전력.

공공·민간 혼합 라이프라인.

평의회식 권한일몰.

장점.

법적 연속성.

단점.

느리다.

감사와 승인절차가 많다.

켈런 야드

기업기반 서비스.

민간전력.

민간보안.

물류수익으로 공공서비스 유지.

주민위원회 확대.

장점.

빠르다.

인프라 운영능력이 높다.

단점.

주민권리와 회사소유권의 경계가 불명확.

캐스케이드 컴팩트

여러 도시·농업권역·기능기관 연합.

중앙이 약하다.

공동회랑과 외교만 공유.

장점.

지역자율.

다양한 제도를 유지 가능.

단점.

위기 때 공동결정이 느리다.

브라운필드 전환모델

붕괴 뒤 만들어진 지역조직을 전부 없애지 않고 경찰·의회·협동조합으로 단계적 전환.

장점.

실제 현장조직을 버리지 않음.

단점.

무장권력과 시민권력의 경계가 오래 남는다.

토머스가 말했다.

“누가 이길지 투표합니까?”

에블린이 답했다.

“왜 하나가 이겨야 하죠?”

“재건모델 비교회의잖아요.”

“비교와 선발은 다릅니다.”

다리우스가 웃었다.

“법률가들이 좋아할 말이네.”

첫 세션.

노스리버 모델 비판.

켈런의 엘레나가 말했다.

“당신들 모델은 행정인력이 충분한 지역에서만 가능합니다.”

맞았다.

노스리버는 전쟁 전 기관이 많이 살아남았다.

법원.

의회.

공무원.

대학.

병원.

다른 지역은 건물만 아니라 사람도 사라졌다.

“없는 정부를 복원하라고 할 순 없습니다.”

에이드리언이 인정했다.

두 번째.

켈런 모델 비판.

존 마릭이 물었다.

“회사가 파산하면 주민권리는 어떻게 됩니까?”

엘레나가 잠깐 답하지 못했다.

“파산절차에 공공서비스 보호조항을 넣고 있습니다.”

“아직 없죠?”

“네.”

사라 미로가 주민위원으로 덧붙였다.

“그래서 우리는 주민서비스 자산을 회사 일반채권자와 분리하자는 안을 냈습니다.”

토머스가 눈을 들었다.

“은행들이 싫어하겠네요.”

“주민도 파산해서 길거리 나가는 건 싫어합니다.”

세 번째.

캐스케이드.

리아가 물었다.

“지역마다 선로 우선순위가 다르면 전쟁 끝나도 지금처럼 협상합니까?”

마야 코렌.

“네.”

“매번?”

“중요한 건.”

“피곤하겠네요.”

“통합해놓고 나중에 독립하겠다고 싸우는 것보다 나을 수도 있죠.”

리아가 반박하지 못했다.

브라운필드.

라파엘이 말했다.

“당신들 전환속도가 너무 느립니다.”

놀런 피어스.

“빨리 해산하면 경찰도 없고 급식도 없습니다.”

“무장조직 출신이 아직 지역안전대에 많습니다.”

“그래서 교육·심사 중입니다.”

“몇 년 걸릴 겁니까?”

“모르죠.”

놀런이 말했다.

“전쟁도 몇 년째인데.”

점심 직전 재건모델의 차이가 아주 사소한 문제에서 실제로 드러났다.

켈런에서 일하던 간호사 한 명이 노스리버 병원으로 옮기려 했다.

면허는 상호인정.

경력도 충분.

그런데 연금·보험·주거계약이 전부 켈런 회사시스템에 묶여 있었다.

노스리버로 옮기는 순간 의료인력은 얻지만 그 사람은 8년 쌓은 복지혜택 일부를 잃는다.

엘레나가 말했다.

“회사복지는 고용계약입니다.”

마라가 물었다.

“그럼 지역 사이를 이동할 자유가 실제로는 회사 떠날 비용에 묶인 것 아닙니까?”

켈런 법무가 반박했다.

“노스리버 연금도 다른 지역에서 완전이전 안 됩니다.”

맞았다.

문제는 켈런만의 것이 아니었다.

토머스가 말했다.

“그럼 제도비교보다 이동가능성부터 봐야겠네요.”

오후 안건에 새 항목이 붙었다.

PORTABILITY

연금.

의료보험.

면허.

학력.

배급·거주기록.

어떤 제도가 더 좋은지 못 정해도 사람이 제도 사이를 옮길 때 모든 걸 잃게 만들지는 말자는 것.

‘떠날 수 있는 곳’을 원한다는 에이드리언의 대답이 조금 더 구체적인 정책이 되기 시작했다.

오후.

회의 방식이 바뀌었다.

각 모델을 평가하지 않고 다른 지역이 하나씩 가져갈 수 있는 것을 찾았다.

노스리버에서:

- 자동실효

- 공개감사

- 다기관 승인

켈런에서:

- 서비스 단위 회계

- 독립 인프라

- 주민위원

캐스케이드에서:

- 약한 중앙

- 기능별 대표

- 탈퇴 가능 협정

브라운필드에서:

- 붕괴조직의 단계적 법제화

- 즉시해산 대신 전환

에블린이 말했다.

“제도도 부품처럼 쓸 수 있네요.”

리아.

“서로 호환되면요.”

토머스.

“호환 안 되는 것도 많습니다.”

“그럼 억지로 연결하지 말죠.”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그때 젊은 대표 하나가 물었다.

“그러면 결국 아무 기준도 없는 것 아닙니까?”

이름.

Amir Saleh / 아미르 살레.

오크 리버 청년위원.

“지역마다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좋은 것만 골라 쓰면 공통사회가 어떻게 생깁니까?”

에이드리언이 대답하기 전에 에블린이 물었다.

“공통사회가 꼭 같은 제도를 뜻합니까?”

아미르.

“최소한 사람들이 어디 살든 기본권은 비슷해야 하지 않습니까?”

회의장이 조금 조용해졌다.

그건 다른 문제였다.

교육제도는 달라도 된다.

배급방식도.

회사도시냐 공공도시냐도.

그런데 사람의 기본권까지 지역마다 완전히 달라도 되는가.

그날 처음 Common Floor라는 말이 나왔다.

공통천장 아님.

공통바닥.

어느 지역에서든 그 아래로 내려가면 안 되는 것.

생명.

신체.

재판.

이동.

기본의료.

자의적 구금 금지.

최소한의 표현·민원.

세부는 합의되지 않았다.

그래도 방향이 생겼다.

저녁.

마라와 에이드리언은 회의장 밖 벤치에 앉았다.

둘 다 하루 종일 말해서 지쳐 있었다.

마라가 말했다.

“당신 예전 같으면 네 모델 중 하나 골랐을 것 같아요.”

“그럴까요?”

“네.”

“지금은?”

“좋은 질문 만들고 끝내잖아.”

에이드리언이 웃었다.

“그건 칭찬이 아닌 것 같은데.”

“반쯤.”

잠시 둘 다 말이 없었다.

마라가 물었다.

“당신은 어느 모델이 좋아요?”

에이드리언은 도시를 봤다.

“상황에 따라 다릅니다.”

“재미없어.”

“진짜로.”

“그래도 당신이 살고 싶은 곳.”

그 질문에는 조금 다르게 답했다.

“떠날 수 있는 곳.”

마라가 그를 봤다.

“왜?”

“좋은 제도라도 사람을 강제로 붙잡기 시작하면 다른 게 되는 것 같아서.”

마라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마음에 드네.”

총회 결론.

하나의 모델 채택 없음.

대신:

COMMON FLOOR WORKING GROUP

권리의 공통최저선을 논의.

RECONSTRUCTION EXCHANGE

각 지역 제도·실패사례 공유.

INTEROPERABILITY PROJECT

전력·철도·의료·결제의 상호연결 기준 연구.

정부를 하나로 만들지 않았다.

대신 서로 다르게 살아도 같이 작동할 수 있는 방법을 더 만들었다.

첫날 회의자료 마지막에는 각 모델의 Exit Cost가 따로 붙었다.

노스리버.

행정은 복잡하지만 주민이 지역을 옮겨도 법적신분은 비교적 유지.

켈런.

서비스는 좋지만 회사고용과 주거·복지가 강하게 연결.

캐스케이드.

이동은 자유롭지만 지역별 서비스 격차 큼.

브라운필드.

공동체 결속은 강하지만 전환이 느리고 지역관계에 의존.

어느 모델도 ‘최고’라고 표시되지 않았다.

대신 사람이 들어오고, 나가고, 다른 곳으로 옮길 때 무엇을 잃는지 적었다.

마라가 말했다.

“이 표가 제일 솔직하네요.”

에이드리언도 동의했다.

제도를 평가하는 방법이 얼마나 잘 통치하는가뿐 아니라

사람이 그 제도를 떠날 수 있는가

까지 넓어지고 있었다.

그날 밤 에이드리언에게 가족 메시지가 왔다.

발신.

아버지.

서부 변전복구 3구역 들어간다. 이번 건 끝나면 며칠 쉬려고.

에이드리언은 답했다.

이번엔 꼭 쉬세요.

답.

너부터.

익숙한 농담.

에이드리언은 웃었다.

그 메시지가 아버지와 나눈 마지막 대화가 될 줄은

그때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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