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ory Box
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69화 — 임시주민

디 오거나이저 · 69 / 310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2085년 1월.

아스터 베이 Transit Residence 3단지에는 ‘임시’라는 이름이 너무 오래 붙어 있었다.

입주 6개월째.

어떤 아이는 원래 살던 도시보다 여기 학교를 더 오래 다녔다.

어떤 사람은 노스리버 직장을 얻었다.

어떤 가족은 돌아갈 집이 사라졌다.

그래도 신분표에는 여전히

TEMPORARY DISPLACED RESIDENT

라고 적혀 있었다.

존 마릭이 오리슨 기능회의에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방청객이 아니었다.

Transit Residents Assembly 초대대표.

“이름부터 바꾸고 싶습니다.”

에블린이 물었다.

“어떻게요?”

“피난민 대표회 말고 임시주민회의.”

“왜?”

“계속 도망가는 사람처럼 들립니다.”

그 말이 이해됐다.

노스리버 행정안.

6개월 체류 후 Provisional Resident / 잠정주민 신청 가능.

권리.

- 정규배급.

- 지역의료.

- 학교.

- 취업.

- 임대계약.

- 민원.

- 일부 지역공공위원회 참여.

제외.

- 지역의회 투표권.

- 고위공직.

- 일부 안보직.

문제.

왜 6개월인가.

또 숫자였다.

존이 말했다.

“우리 단지 사람 중 5개월 29일 산 사람과 6개월 1일 산 사람 차이가 뭐죠?”

행정관.

“기준은 필요합니다.”

“그건 알아요.”

“그럼?”

“기간 말고 다른 경로도 달라는 겁니다.”

에블린이 59화 초안기준을 다시 꺼냈다.

장기고용.

자녀학교.

가족결합.

주택상실.

귀환불가 판정.

여러 경로.

반대도 컸다.

노스리버 시민단체 일부.

“잠정주민이 사실상 영구정착 수단이 됩니다.”

주택연합.

“임대수요 올라갑니다.”

노동조합.

“저임금 노동경쟁.”

반대로 기업.

“인력 부족을 메울 수 있습니다.”

학교.

“이미 학생입니다.”

병원.

“신분과 상관없이 치료 중입니다.”

현실은 법보다 앞서 가고 있었다.

노아 프라이스의 편의점에는 캐스케이드 출신 직원이 새로 들어왔다.

이름.

Asha Bell / 아샤 벨.

원래 대학생.

전쟁으로 학교 중단.

배급등록을 하다 노아와 알게 됐고, 몇 달 뒤 채용.

첫 근무날 손님 하나가 물었다.

“어디서 왔어요?”

“캐스케이드.”

“언제 돌아가요?”

아샤가 말했다.

“모르겠습니다.”

손님은 악의 없이 물었을 수도 있었다.

그래도 그 질문은 하루에 네 번쯤 반복됐다.

노아가 나중에 말했다.

“그냥 아스터 베이 산다고 해요.”

아샤.

“거짓말은 아니죠?”

“여기 자잖아요.”

아샤가 웃었다.

“그 기준이면 맞네요.”

잠정주민 지위보다 더 뜨거운 문제는 세금이었다.

아샤는 노스리버에서 일하고 급여세를 내고 있었다.

그런데 지역의회 선거에는 참여할 수 없었다.

공청회에서 누군가 물었다.

“세금 내면 표 줍니까?”

에블린이 답했다.

“그렇게 단순한 기준은 아닙니다.”

아샤가 발언권을 요청했다.

“저도 바로 투표권 달라는 건 아닙니다.”

“그럼요?”

“언제 논의할지는 정해달라는 겁니다.”

끝없는 임시상태가 다시 문제였다.

결국 잠정주민법 부칙에

정치적 참여권은 12개월 내 별도입법 검토

가 들어갔다.

투표권을 준 것도, 막은 것도 아니었다.

다음 질문을 미룬 날짜만 정했다.

주택문제.

Transit Residence는 원래 사무단지.

장기거주용 아님.

주방.

세탁.

사생활.

부족.

행정은 새 모듈주택을 짓자고 했다.

토머스가 비용표를 봤다.

비쌌다.

사라 미로가 켈런 주민위원회에서 다른 제안을 보냈다.

빈 사택.

미사용 호텔.

반쯤 비어 있는 상업주거.

지역별 분산.

대규모 단지를 계속 키우지 않는다.

라파엘이 말했다.

“분산하면 치안·행정 어렵습니다.”

에블린.

“집단수용이 오래되면 그 자체로 별도사회가 됩니다.”

둘 다 비용.

실험.

500가구.

아스터 베이 여러 지역에 분산이주.

임대료 일부지원.

지역학교 편입.

기존 배급망 사용.

첫 두 달.

문제.

이웃민원.

임대료 상승.

행정오류.

장점.

취업률 증가.

아이 학교결석 감소.

Transit Residence 의존 감소.

한 숫자로 성공이라고 하기 어려웠다.

그래도 선택지가 하나 늘었다.

지역의회 공개청문.

시민 한 명이 물었다.

“잠정주민이 나중에 시민권 달라고 하면요?”

에블린이 말했다.

“그때 법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미리 막으면 안 됩니까?”

“왜요?”

“우리 지역이 바뀌잖아요.”

존 마릭이 답했다.

“이미 바뀌었습니다.”

회의장이 조용해졌다.

그가 말을 이었다.

“우리가 와서만 바뀐 게 아니라 전쟁 때문에요.”

노스리버도 반년 전과 같은 지역이 아니었다.

사람은 이동했고, 산업도, 권력도, 도로도 바뀌었다.

어떤 변화만 ‘원래대로 돌아가면 없을 일’이라고 할 수 없었다.

분산이주 실험에서는 예상하지 못한 좋은 결과도 있었다.

기존 주민 중 혼자 사는 고령자와 피난가구를 연결한 주택 두 곳에서 돌봄수요가 오히려 줄었다.

반대로 한 지역에서는 문화·언어 차이로 갈등이 커졌다.

행정은 성공모델을 모든 지역에 복사하지 않았다.

선택형.

지역동의.

중간평가.

에이드리언은 보고서를 읽으며 ‘좋은 정책은 확대한다’는 문장을 지웠다.

대신 썼다.

좋은 조건을 확인하고 확대한다.

같은 정책도 다른 동네에서는 다른 결과가 났다.

잠정주민 제도를 만들면서 귀환권도 따로 적었다.

노스리버에 정착했다고 해서 원래 지역으로 돌아갈 권리를 포기한 것으로 보지 않는다.

반대로 고향이 복구됐다고 강제로 돌아가게 하지 않는다.

존 마릭이 말했다.

“둘 다 중요합니다.”

“왜요?”

“어떤 사람은 돌아가고 싶고, 어떤 사람은 다시는 안 가고 싶으니까.”

행정은 사람을 ‘귀환 대상’ 한 칸으로 묶기 쉬웠다.

실제 사람은 같은 출신지에서도 다른 선택을 했다.

RETURN IS A RIGHT, NOT AN ORDER

문장은 법률초안에 그대로 들어갔다.

결론.

잠정주민 지위 도입.

단일 6개월 기준 폐기.

여러 자격경로.

지역의회 투표권은 아직 별도.

그러나 주민서비스와 공공위원회 참여는 확대.

그리고 한 줄.

잠정지위는 영구적 무권리 상태로 사용될 수 없음.

24개월 내 귀환, 정규거주, 다른 지위 중 하나의 경로를 제공해야 한다.

에블린이 넣었다.

“왜 24개월입니까?”

존이 물었다.

에블린이 말했다.

“또 숫자죠.”

사람들이 웃었다.

“그래서 12개월마다 재검토도 넣었습니다.”

완벽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 ‘임시’가 끝없이 연장될 수는 없었다.

아샤의 새 신분카드가 발급됐다.

PROVISIONAL RESIDENT

그녀가 노아에게 보여줬다.

“이제 진짜 여기 사나 봐요.”

노아가 말했다.

“전에도 살았잖아요.”

“종이에 적혔으니까.”

노아는 카드를 봤다.

아샤는 새 카드로 처음 정식 임대계약을 맺었다.

작은 방.

창문 하나.

주방은 좁았다.

그래도 Transit Residence의 공동주방보다 자기 냄비를 둘 자리가 있었다.

노아가 이사를 도와줬다.

상자 세 개.

책.

옷.

전쟁 전에 쓰던 대학노트.

“짐 적네요.”

노아가 말했다.

아샤는 웃었다.

“원래 집에 더 많았죠.”

잠시 뒤 새 주소를 카드에 등록했다.

주소 한 줄.

그걸 보는 데 아샤는 생각보다 오래 걸렸다.

임시라는 말이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오늘 잘 곳이 시설번호가 아니라 주소가 됐다.

노아는 마지막 상자를 내려놓고 말했다.

“그래도 따라오긴 하네요.”

아샤가 새 주소를 다시 봤다.

“가끔은요.”

며칠 뒤 아샤는 처음으로 자기 이름으로 전기요금을 냈다.

금액은 작았다.

그런데 Transit Residence에서는 한 번도 자기 이름으로 받아본 적 없는 청구서였다.

노아가 말했다.

“돈 내는데 왜 좋아해요?”

아샤가 웃었다.

“내 주소로 온 첫 청구서니까.”

권리는 때로 혜택보다 책임의 형태로 먼저 실감났다.

행정은 현실보다 늦었다.

행정은 현실보다 늦었다.

그래도 가끔

현실을 따라잡는 종이 한 장이 사람의 삶을 조금 덜 임시로 만들었다.

END OF CHAPTER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

다음 화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읽던 위치를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