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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68화 — 중립병원

디 오거나이저 · 68 / 310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2084년 12월 17일.

캐스케이드 북부 전선에서 전투가 크게 벌어진 날,

개방회랑망에 같은 요청 두 개가 들어왔다.

첫 번째.

레든 방위대 부상자 43명.

두 번째.

상대 무장세력 부상자 19명.

둘 다 켈런 야드 병원으로 보내달라고 했다.

켈런 병원장 Dr. Hana Vel / 하나 벨은 두 요청을 동시에 승인했다.

회사보안이 반대했다.

“상대측 무장세력입니다.”

“환자입니다.”

“병원 안에서 충돌하면?”

“무기는 밖에 두게 하세요.”

“포로 아닙니까?”

“누가 포로로 잡았습니까?”

아무도.

전투가 끝난 뒤 지역구호팀이 양쪽 부상자를 따로 발견했고 병원이 있는 쪽으로 보낸 것뿐이었다.

법적 신분도 불명확.

하나는 분명했다.

피가 나고 있었다.

병원은 양쪽 환자가 오기 전 표식부터 지웠다.

군복.

완장.

부대표식.

의료기록에는 원소속이 남았지만 침상표에는 이름과 환자번호만.

하나 병원장이 말했다.

“직원이 실수로라도 소속 보고 치료순서 바꾸지 않게.”

간호사가 물었다.

“완전히 모르게 합니까?”

“보안상 필요한 사람만.”

그 결정에도 반대가 있었다.

레든 연락관은 자기 부상자를 식별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결국 가족연락용 별도창구.

병동 안에서는 최소표식.

전쟁은 환자복 하나에도 정치가 따라붙었다.

오후 2시.

첫 구급차 도착.

레든 쪽.

15분 뒤 상대측.

병원 입구에서 레든 방위대 연락관이 막아섰다.

“저 사람들 먼저 치료하면 안 됩니다.”

하나가 물었다.

“왜요?”

“우리 사람을 쐈습니다.”

“당신 사람 중 누가 먼저 치료받을지는 의료중증도로 정합니다.”

“전투원인데.”

“당신 쪽도.”

말이 막혔다.

마라가 원격으로 지원했다.

켈런 병원은 Open Corridor 의료분과 참여기관.

중립치료 규칙을 이전부터 초안으로 갖고 있었다.

오늘 처음 실제로 시험됐다.

MEDICAL NEUTRALITY RULE

- 무기 병원 반입 금지.

- 치료순서는 의학적 긴급도.

- 치료 중 체포·심문 제한.

- 안정화 후 법적 신분절차.

- 병원직원에게 군사정보 요구 금지.

오르테가가 말했다.

“‘치료 중 체포 제한’은 중대범죄자가 있어도?”

에블린.

“도주위험 있으면 비무장경비 가능. 수술 중 심문하지 말라는 뜻입니다.”

“안정 뒤에는?”

“법대로.”

문제는 오후 4시.

상대 무장세력 부상자 한 명.

얼굴인식 일치.

전쟁 초 민간버스 공격사건 용의자.

사망 12명 사건.

레든 경찰이 즉시 체포를 요구했다.

환자 상태.

복부출혈.

수술 직전.

하나가 말했다.

“안 됩니다.”

경찰.

“도망갈 수 있습니다.”

“마취 들어갑니다.”

“수술 뒤.”

“회복실까지.”

“법적근거?”

에블린이 원격으로 말했다.

“긴급의료 중 체포집행 연기. 경찰은 외부대기. 도주방지 경비 허용.”

피해자 가족들은 방송을 보고 분노했다.

‘살인자를 보호한다.’

‘우리 사람보다 먼저 수술한다.’

노아미는 병원 앞에서 질문받았다.

“중립이 누구 편입니까?”

그녀가 말했다.

“아무 편도 아니라고 합니다.”

“그럼 피해자는?”

“피해자 권리와 치료순서는 다른 절차입니다.”

그 답이 분노를 없애지는 못했다.

병원 안.

레든 방위대원 한 명과 상대측 부상자가 같은 회복구역에 배정될 뻔했다.

간호사가 막았다.

의학적 중립이 같은 방에 넣으라는 뜻은 아니었다.

보안상 분리.

치료수준 동일.

작은 차이.

중립도 운영이 필요했다.

병원 밖에는 피해자 가족 70여 명이 모였다.

구호.

VICTIMS FIRST.

경찰은 시위를 막지 않았다.

다만 응급차량 입구는 비웠다.

한 시위자가 상대측 부상자를 태운 구급차에 달려가려 했다.

사라 미로가 주민위원 자격으로 앞을 막았다.

“우리 병원입니다.”

“그래서 저 사람을 왜 살려!”

사라는 잠깐 말이 없었다.

자기 가족도 전쟁 초 공격으로 다쳤다.

“저 사람 살리는 게 당신 가족 죽은 걸 없애진 않아요.”

“그럼 왜?”

“여기서 누구를 치료할지 총 든 쪽이 정하게 하기 싫어서요.”

그 말에 시위자가 멈췄다.

동의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구급차는 들어갔다.

저녁 6시.

켈런 주민위원회 긴급회의.

일부 주민이 말했다.

“적군 받으면 병원이 표적 됩니다.”

회사보안도 동의.

하나 병원장.

“그럼 우리 사람만 받는 병원이 되라는 겁니까?”

“주민 안전도 책임 아닙니까?”

“맞습니다.”

결국 병원 주변 무장경비 강화.

환자명단 비공개.

수송시간 비공개.

그러나 치료거부는 하지 않음.

엘레나는 말했다.

“중립을 지키려면 병원도 보호해야 합니다.”

밤 9시.

수술 완료.

용의자 생존.

레든 경찰은 병원 바깥에서 구속영장을 기다렸다.

피해자 가족대표가 하나를 찾아왔다.

“왜 살렸습니까?”

하나는 말했다.

“의사라서요.”

“그 사람이 우리 가족 죽였는데도?”

“그 혐의가 사실이어도.”

“용서한 겁니까?”

“아닙니다.”

하나는 피곤한 얼굴로 말했다.

“판결할 사람이 살아 있어야 법도 할 일이 있잖아요.”

가족대표는 그 말을 좋아하지 않았다.

그래도 폭력을 쓰지 않았다.

그게 오늘 가능했던 최대치였다.

같은 밤 레든 방위대원 한 명이 상대측 환자에게 헌혈했다.

의도한 건 아니었다.

희귀혈액형.

병원 혈액재고 부족.

간호사가 기증자를 찾았고, 조건이 맞는 사람이 그 병동에 있었다.

기증자는 상대가 누구인지 나중에 알았다.

“취소할 수 있습니까?”

이미 채혈 뒤였다.

하나가 말했다.

“혈액은 아직 안 들어갔습니다. 원하면 폐기할 수 있습니다.”

방위대원은 한동안 말이 없었다.

“폐기하지 마세요.”

“확실합니까?”

“네.”

그걸 화해라고 부르지는 않았다.

다음날 둘이 친구가 된 것도 아니었다.

그저 피가 필요한 사람에게 쓸 수 있는 피가 갔다.

그 정도였다.

다음 날 새벽.

환자는 안정.

법원 영장 발부.

경찰신병으로 전환.

치료는 계속.

교도경비가 병실 밖에 섰다.

마라는 보고서를 읽고 한 줄을 추가했다.

중립은 면책이 아니다. 치료는 판결도 아니다.

Open Corridor 의료규칙에 그 문장이 정식으로 들어갔다.

같은 날 레든 방위대 부상자 43명 중 41명이 살아남았다.

상대측 19명 중 16명 생존.

병원은 양쪽 숫자를 따로 홍보하지 않았다.

전체.

57명 생존.

5명 사망.

하나는 말했다.

“의료통계에 편을 넣지 마세요.”

노아미는 그 문장을 기사 제목으로 쓰지 않았다.

너무 멋있어서 오히려 병원의 현실을 가릴 것 같았다.

대신 기사 마지막에 넣었다.

사건 사흘 뒤 켈런 병원 의료진 설문이 돌아왔다.

직원 18%는 적대전투원 치료 때문에 불안이 커졌다고 답했다.

7%는 배치를 바꾸고 싶다고 했다.

병원은 그걸 ‘전문직 의무’라는 말로 덮지 않았다.

상담.

근무교대.

특정 사건 회피신청.

단, 응급상황 전체를 거부할 권리는 아님.

하나는 말했다.

“중립을 지키는 사람도 사람입니다.”

마라는 그 조항을 의료분과 표준에 넣자고 했다.

환자를 차별하지 않는 원칙과 의료진을 소모품으로 쓰지 않는 원칙은 같이 가야 했다.

중립은 환자에게만 요구되는 제도가 아니었다.

그 제도를 버티는 사람에게도 보호가 필요했다.

회랑망의 길은 식량과 사람만 운반하지 않았다.

적이라고 불리는 사람까지 같은 병원으로 데려올 수 있었다.

길을 열어두는 일은 어디까지 연결할지보다

며칠 뒤 수술받은 용의자는 경찰신병 상태로 다른 의료시설에 이송됐다.

피해자 가족대표는 법정에서 다시 그를 보게 될 것이다.

병원은 더 이상 그 사람의 죄를 판단하지 않았다.

자기 역할이 끝난 곳에서 멈췄다.

그게 중립을 지키는 또 다른 방식이었다.

그 질문에는 깔끔한 답이 없었다.

누구를 연결에서 제외하지 않을지를 묻기 시작했다.

누구를 연결에서 제외하지 않을지를 묻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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