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65화 — 스위치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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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itchyard-9는 사람 이름이 아니었다.
회사도.
장소도.
적어도 처음에는 그렇게 보였다.
◆아이리스 페트로프가 처음 확실한 흔적을 찾은 것은 2084년 9월이었다.
가짜명령 도구.
터널 정찰장치.
노스라인 단말.
SC-09 신분도용 가능성.
네 사건의 메타데이터에서 공통으로 보이던 문자열.
SY9
그동안은 같은 오픈 라이브러리 계열이라고만 생각했다.
새 분석결과는 달랐다.
각 도구에 같은 오류가 있었다.
인증시간을 현지시간에서 표준시간으로 바꿀 때 특정 윤초보정값을 두 번 적용.
아주 작은 버그.
기능에는 거의 영향 없음.
그런데 네 사건에서 똑같았다.
◆아이리스가 말했다.
“같은 소스트리에서 갈라졌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오르테가.
“같은 조직?”
“아직 아닙니다.”
“왜 또 아닙니까?”
“코드가 팔렸을 수도 있고, 복제됐을 수도 있고, 하청업체 하나가 여러 곳에 납품했을 수도 있습니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그럼 지금 확실한 건?”
“같은 도구계통.”
“좋습니다.”
그 이상 쓰지 않았다.
◆추적.
SY9 도구는 전쟁 전 합법적인 재난복구·산업제어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했다.
개발사.
Switchyard Systems Cooperative.
이미 폐업.
7년 전.
사업.
철도제어 복구.
오프라인 인증.
재난통신.
놀랍도록 필요한 기술들.
회사는 범죄조직이 아니었다.
문제는 폐업 후였다.
소스코드 일부가 채권정리 과정에서 여러 업체에 매각.
일부는 오픈라이선스.
일부는 비공개자산.
그리고 전쟁 직전 누군가 수정판을 익명 중개망에서 팔기 시작했다.
판매자명.
Switchyard-9
회사 이름을 가져온 가명.
◆토머스가 말했다.
“도구시장.”
아이리스.
“가능성 높습니다.”
“그럼 우리가 찾는 건 배후조직이 아니라 무기상 같은 소프트웨어 판매자일 수 있겠네요.”
오르테가.
“누가 샀는지는 또 따로.”
“네.”
이건 이야기를 단순하게 만들지 않았다.
오히려 더 복잡해졌다.
한 조직이 모든 일을 꾸민 게 아니라 여러 세력이 같은 도구를 쓸 수 있다.
◆구매흔적.
익명 결제.
중계계정.
그래도 전부 사라지진 않았다.
Switchyard-9는 돈을 받았다.
돈은 움직였다.
첫 추적가능 지점.
켈런 야드 외부에 등록된 소형 중개회사.
Morrow Logistics Exchange / 모로 로지스틱스 익스체인지.
업종.
잉여부품·소프트웨어 라이선스 중개.
직원 9명.
대표.
Victor Morrow / 빅터 모로.
◆켈런의 엘레나가 말했다.
“우리 회사 아닙니다.”
“알고 있습니다.”
“켈런 주소를 씁니다.”
“네.”
“언론에 ‘켈런 회사’라고 나가면?”
노아미가 말했다.
“확인되기 전엔 안 씁니다.”
엘레나가 그녀를 봤다.
“당신이 그렇게 말하니까 더 불안하네요.”
◆수색 전 아이리스는 수사팀에 한 가지를 반복했다.
“우리가 이미 답을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 마세요.”
라파엘이 말했다.
“누가 그런 생각 합니까?”
아이리스는 화면에 네 사건을 나란히 띄웠다.
터널.
가짜명령.
노스라인.
SC-09.
“이걸 한 줄로 잇고 싶은 사람 전부요.”
라파엘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자기도 그러고 싶었다.
한 배후.
한 조직.
한 번의 체포.
깔끔한 결말.
현실이 그렇게 편하면 좋았다.
수색영장.
법원 승인.
라파엘과 지역경찰.
아이리스 디지털수사팀.
군은 외곽.
에이드리언은 가지 않았다.
예전처럼 모든 현장에 가고 싶은 충동은 있었다.
참았다.
◆모로 사무실.
평범했다.
책상 9개.
창고.
서버랙.
직원 4명 출근.
빅터 모로는 도망가지 않았다.
“Switchyard-9을 아십니까?”
라파엘이 물었다.
“이름은.”
“거래?”
“있습니다.”
너무 쉽게 답했다.
“무엇을 샀습니까?”
“라이선스 묶음.”
“팔았습니까?”
“네.”
“누구에게?”
빅터가 말했다.
“고객기록 있습니다.”
아이리스가 오히려 놀랐다.
범죄자가 장부를 잘 남기면 수사가 쉬웠다.
문제는 그가 범죄자라고 아직 말할 수 없다는 점이었다.
◆거래내역.
42개 고객.
기업.
지역정부.
철도업체.
자경대.
군 하청.
노스라인과 연결된 구매도 있었다.
SC-09 가짜 신분에 사용된 키 생성도구와 비슷한 모듈을 산 고객도 셋.
“불법인 줄 알았습니까?”
빅터에게 물었다.
“어떤 게요?”
“인증우회 모듈.”
“우회가 아니라 복구도구로 팔았습니다.”
“보안토큰 복제기능이 있습니다.”
“손상토큰 복구용.”
아이리스가 말했다.
“그 기능이 공격에도 쓰입니다.”
빅터가 어깨를 으쓱했다.
“망치도 그렇죠.”
오르테가가 원격으로 그 장면을 보며 표정이 굳었다.
◆에블린은 말했다.
“기술 판매 자체와 공격공모를 분리해야 합니다.”
라파엘.
“장부는 압수.”
“영장범위 안에서.”
아이리스는 서버를 복제했다.
삭제하지 않았다.
회사 영업도 바로 중단시키지 않았다.
법원이 판단할 때까지 고위험 모듈 판매만 임시정지.
◆빅터가 에이드리언과의 화상면담을 요청했다.
이유.
“Organizer가 이런 회랑 만든다면서요.”
“그래서요?”
“우리도 회랑 만들었습니다.”
“무슨 뜻입니까?”
빅터가 웃었다.
“소프트웨어 회랑.”
그는 화면에 거래지도를 띄웠다.
분리된 지역끼리 부품과 코드, 인증도구, 복구프로그램을 사고판다.
합법.
회색.
불법.
섞여 있었다.
“정부가 끊기니까 우리 같은 중개상이 연결했습니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사람 죽이는 도구도.”
“도로로 총도 갑니다.”
빅터.
“도로를 체포합니까?”
에이드리언은 대답하지 않았다.
◆모로 회사 고객 42곳 중 7곳은 이미 사라진 조직이었다.
전쟁 중 해산.
철수.
주소소실.
그중 두 곳은 구매한 모듈이 어디로 갔는지 확인조차 안 됐다.
아이리스가 말했다.
“코드가 총보다 추적 어려울 때가 있습니다.”
복사하면 원본이 남기 때문이다.
한 고객이 샀다고 그 고객만 쓴 것도 아니다.
재판매.
복제.
변형.
도구의 계보는 조직의 계보와 달랐다.
Switchyard-9을 잡아도 이미 퍼진 코드가 사라지는 건 아니었다.
수사결론은 아직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Switchyard-9는 적 본부 이름이 아닐 가능성이 컸다.
그건 시장이었다.
도구.
중개.
코드.
신분.
권한.
무너진 시스템 사이의 틈을 누군가 돈 받고 연결하고 있었다.
에이드리언이 만든 회랑과 묘하게 닮아 있었다.
라파엘은 빅터 모로를 바로 구속하지 않았다.
도주금지와 서버보존명령.
고위험 판매 중단.
출석의무.
그 정도.
오르테가는 불만이 있었다.
“도구가 전략시스템 공격에 쓰였을 수도 있습니다.”
에블린이 말했다.
“‘쓸 수도’와 공모증거는 다릅니다.”
빅터 역시 자기 역할을 축소하려 했다.
“난 중개만 했습니다.”
아이리스가 답했다.
“중개도 선택입니다.”
누가 사고 있는지, 무슨 기능인지, 반복해서 이상한 고객이 붙는지 알 기회가 있었을 수 있다.
완전한 무죄도, 완전한 배후도 아직 아니었다.
그 중간을 조사해야 했다.
차이는
무엇을 연결하는가.
그리고
아이리스는 모로의 거래기록에서 한 고객번호를 따로 표시했다.
K-41
실명계정 아님.
구매항목.
오프라인 인증복구.
신분토큰 재발급.
산업제어 접근모듈.
배송지는 매번 달랐다.
한 번은 하퍼.
한 번은 캐스케이드 북부.
한 번은 폐쇄된 군 통신시설 근처.
SC-09과 직접 연결된 증거는 없었다.
하지만 처음으로 도구시장의 반대편에 반복구매자가 하나 보였다.
아이리스는 제목을 붙이지 않았다.
그저 표시만 했다.
모로 사무실 압수목록 마지막에는 의외의 물건도 있었다.
오래된 Switchyard Systems의 종이 매뉴얼.
첫 페이지.
RECOVERY REQUIRES TRUST, BUT TRUST REQUIRES VERIFICATION.
아이리스가 읽고 헛웃음을 쳤다.
“원래 만든 사람들은 우리보다 문제를 잘 알고 있었네요.”
도구는 처음부터 공격용이 아니었다.
무너진 시스템을 다시 연결하기 위해 만들었다.
그게 공격에도 쓰였다.
기술의 목적과 사용자의 목적은 같지 않았다.
에이드리언은 매뉴얼 문장을 저장했다.
연결의 결과를 누가 책임지는가였다.
연결의 결과를 누가 책임지는가였다.
연결의 결과를 누가 책임지는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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