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62화 — 한 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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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슨 회의 둘째 날.
가장 위험한 물건은 총이 아니라 표였다.
◆오전 9시.
첫 정치분과.
의제.
COMMON CORRIDOR COUNCIL 공동회랑위원회
회랑 규칙을 바꾸려면 누가 표결할 것인가.
법적정부만?
인구비례?
기능운영자?
사용량?
모두 장단점이 있었다.
다리우스가 말했다.
“하퍼는 인구 9만도 안 됩니다.”
대도시 대표가 답했다.
“그래서 300만 도시랑 같은 표를 가지면 안 되죠.”
다리우스.
“그 300만 도시 열차가 우리 다리 하나 못 건너면?”
리아가 중얼거렸다.
“오늘도 길겠네요.”
◆토머스가 수학적 안을 가져왔다.
인구 40%.
회랑사용량 30%.
서비스 기여 20%.
법적지위 10%.
화면에 공식이 떴다.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그리고 15초 뒤 모두 싫어하기 시작했다.
리나 솔.
“서비스 기여를 누가 계산합니까?”
켈런 엘레나.
“철도정비와 의료를 같은 단위로 어떻게 비교하죠?”
놀런 피어스.
“법적지위 10%는 정식정부가 더 우월하다는 뜻 아닙니까?”
토머스가 말했다.
“숫자로 만들면 적어도 기준은 보입니다.”
에블린.
“숫자로 만들었다고 중립이 되는 건 아닙니다.”
토머스는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숫자 싫어하는 법률가랑 일하기 어렵습니다.”
“저도 숫자 좋아하는 금융가랑 똑같이 느낍니다.”
둘은 요즘 친해진 건지 더 자주 싸웠다.
◆에이드리언은 공식보다 어제 배급표를 떠올렸다.
한 숫자로 사람을 분류하면 숫자가 판단자가 된다.
대표권도 비슷할 수 있었다.
“한 위원회에서 모든 걸 표결하지 않으면 안 됩니까?”
누군가 물었다.
“무슨 뜻이죠?”
“의제마다 표결권이 다르게.”
철도 통행규칙.
철도운영자 + 관련 지역.
의료 최소지원.
병원네트워크 + 지역행정.
무장호위.
지역공공안전 + 군 + 회랑운영자.
회계.
비용부담자 + 운영자.
대도시 대표가 말했다.
“그럼 위원회가 아니라 분과연합입니다.”
에이드리언.
“그게 문제입니까?”
“느립니다.”
리아가 말했다.
“요즘 느리다는 이유로 망하는 것보다 빨리 잘못하는 걸 더 많이 봤습니다.”
◆오전 11시.
시험표결.
의제.
하퍼 동부 교량수리비 공동기금 사용.
표결권.
하퍼.
이스트뱅크.
노스리버 철도.
캐스케이드 철도.
켈런 정비.
비용분담 지역대표.
총 8표.
대도시 정치대표 중 해당 노선을 안 쓰는 곳은 투표권 없음.
한 대표가 항의했다.
“우린 위원회 정식참여자입니다.”
에블린이 말했다.
“발언권은 있습니다.”
“표는?”
“이 안건에는 없습니다.”
“왜?”
“돈도 안 내고, 다리도 안 쓰고, 운영도 안 하니까요.”
회의장이 조용해졌다.
설명은 거칠었지만 명확했다.
◆결과.
찬성 6.
반대 1.
기권 1.
수리 승인.
토머스가 말했다.
“생각보다 빨랐네요.”
리아.
“관련 없는 사람을 빼니까요.”
다리우스가 웃었다.
“정부회의 혁명이네.”
◆점심.
문제는 바로 반대로 터졌다.
의제.
피난민 임시거주 기준.
이번에는 철도회사와 도로경비대가 물류를 제공한다고 사람의 법적지위를 결정할 수는 없었다.
켈런 엘레나가 말했다.
“우리가 숙소를 제공하는데 표결권이 없습니까?”
에블린.
“숙소기준에는 있습니다. 거주자 법적지위에는 제한적.”
“왜?”
“회사가 시민권을 결정하면 안 되니까요.”
다리우스가 말했다.
“자경대도?”
“당연히.”
회의장에 웃음.
다리우스가 어깨를 으쓱했다.
“확인한 겁니다.”
◆점심시간, 존 마릭은 다른 피난민들과 회의장 복도에서 간단한 식사를 했다.
캐스케이드 출신 교사.
정비사.
간호보조.
아이 둘을 데려온 어머니.
그들은 자기가 ‘캐스케이드 대표’에게 대표된다고 느끼지 않았다.
한 여성이 말했다.
“우릴 버린 시장이 왜 우리 표까지 갖죠?”
존이 답했다.
“그 사람도 남은 주민은 대표하겠지.”
“그럼 우린?”
그 질문이 오후 회의로 그대로 들어갔다.
대표권은 출신지에서 자동으로 따라오는 것도, 현재 거주지가 자동으로 가져가는 것도 아니었다.
사람은 이동했고, 정치적 소속은 그보다 느렸다.
오후 2시.
피난민 대표 문제.
현재 회의에 피난민 당사자 좌석은 없었다.
Transit Residence 주민 몇 명이 방청석에 있었다.
그중 한 명.
캐스케이드 출신 배관공 Jon Marik / 존 마릭.
그가 발언권을 요청했다.
“우리 얘기인데 우리 표는 왜 없습니까?”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지역정부는 자기 출신 주민을 대표한다고 주장할 수 있었다.
하지만 피난민은 그 정부를 떠나온 사람일 수도 있었다.
노스리버는 임시거주를 제공하지만 그들을 정치적으로 대표할 권한은 없었다.
에이드리언은 물었다.
“어떤 형태를 원하십니까?”
존이 말했다.
“처음부터 표 달라는 건 아닙니다.”
“그럼?”
“우리 얘기할 때 최소한 방청석 말고 테이블에 앉게 해주세요.”
단순했다.
◆결론.
Affected Persons Seat
정책의 직접대상이 되는 집단은 관련 분과에 최소 1개 자문좌석.
피난민.
운전기사.
농민.
환자.
지역주민.
고정조직이 아니라 안건별.
의결권은 제한적.
그러나 발언은 기록에 동일하게 남는다.
존 마릭은 회의 역사상 첫 피난민 자문좌석에 앉았다.
그가 첫 질문으로 말했다.
“임시거주자 30일 규칙, 우리한테 왜 30일인지 설명한 사람 있습니까?”
아무도 바로 답하지 못했다.
◆Affected Persons Seat가 만들어진 뒤 첫 번째 신청은 피난민이 아니었다.
화물기사들이었다.
회랑 근무시간 규정을 논의하는데 운송업체와 행정기관만 참여하고 있었다.
칼라 멘데스가 화상으로 들어왔다.
“운전시간 얘기하면서 기사 없으면 이상하지 않습니까?”
리아가 바로 말했다.
“맞습니다.”
토머스는 규정비용을 다시 계산해야 했다.
운전기사 좌석 하나가 들어오자 휴게시간뿐 아니라 검문대기시간을 근무시간에 포함할지까지 논쟁이 생겼다.
결론.
포함.
운전하지 않아도 검문소에서 차 안에 묶여 있으면 근무였다.
작은 대표권 하나가 계약금액까지 바꿨다.
저녁.
노아미가 방송했다.
“오리슨 회의는 오늘 ‘한 사람 한 표’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앵커가 물었다.
“민주적이지 않은 것 아닙니까?”
“국가의회가 아니라 기능협의체이기 때문입니다.”
“그럼 누가 통제하죠?”
노아미.
“그 질문이 아직 남아 있습니다.”
◆회의 종료 직전.
토머스가 에이드리언에게 말했다.
“당신은 이상하게 결정을 내리는 조직보다 결정권을 쪼개는 조직을 더 좋아하네요.”
“그런가요?”
“네.”
“느려지는데.”
“네.”
에이드리언은 오늘 표결들을 봤다.
모두가 모든 것에 투표하지 않았다.
관련 있는 사람이 관련 문제를 결정했다.
단순하지 않았다.
그러나 권력이 어디서 나오는지 조금 더 보였다.
“한 표가 없는 게 아니라.”
그가 말했다.
“표가 여러 종류인 것 같습니다.”
토머스가 웃었다.
“법률가처럼 말하기 시작했네요.”
에블린이 멀리서 말했다.
“그건 칭찬입니다.”
◆저녁 식사 자리에서도 표 이야기는 끝나지 않았다.
정부대표들은 기능별 표결이 책임을 흐릴 수 있다고 걱정했다.
철도운영자는 정치인이 선로문제를 결정하는 것보다 낫다고 했다.
존 마릭은 피난민 자문좌석이 의결권 없는 장식이 될까 걱정했다.
에이드리언은 그 말을 들으며 평의회 초기의 자기 모습을 떠올렸다.
누가 최종결정할지만 정하면 문제가 끝날 줄 알았다.
이제는 반대로 최종결정자가 너무 쉽게 보이지 않는 구조도 위험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래서 모든 분과결정에는 마지막에 한 줄을 붙이기로 했다.
누가 결정했고, 누가 비용을 부담하며, 누가 재검토할 수 있는가.
복잡한 대표권을 복잡한 채로 두되 책임까지 흐리지는 않는 장치였다.
그날 오리슨 회의는 공동회랑위원회를 만들지 않았다.
대신
Functional Assemblies
여러 개를 만들었다.
하나의 거대한 표 대신 서로 다른 작은 표들.
누군가는 비효율이라고 했다.
에이드리언은 그 비효율이 조금 마음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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