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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34화 — 가짜 명령

디 오거나이저 · 34 / 31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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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명령은 진짜와 똑같이 생겼다.

오전 8시 14분.

리아의 상황실에 연방 교통우선명령이 도착했다.

LIFELINE FREIGHT SUSPEND — 180 MINUTES

이유.

전략수송 통과.

인증서명.

정상.

시간코드.

정상.

배포경로.

정상.

직원이 말했다.

“철도 전편성 정지 준비합니다.”

리아는 바로 승인하지 않았다.

“오르테가 쪽 확인.”

“군사명령인데요.”

“그래서.”

오르테가에게 연결.

그는 문서를 보자마자 말했다.

“처음 봅니다.”

“상위사령부?”

“조회.”

2분.

답 없음.

3분.

중앙망 지연.

리아는 시계를 봤다.

첫 화물편성 분기점까지 6분.

“정지하면?”

직원.

“세 시간 계획 전부 깨집니다.”

“안 멈추고 진짜 명령이면?”

“전략수송과 충돌 가능.”

양쪽이 모두 비쌌다.

아이리스가 인증서를 뜯었다.

“서명키는 진짜입니다.”

리아가 말했다.

“그럼 진짜잖아.”

“키가 진짜라고 명령이 진짜인 건 아닙니다.”

“그 말 오늘 처음 듣네요.”

“저도 하고 싶지 않았어요.”

아이리스는 배포시각을 확인했다.

이상.

명령은 8시 11분 발행.

그런데 서명토큰이 8시 12분에 활성화됐다.

“시간이 거꾸로입니다.”

“1분 차이?”

“전략명령은 이거 하나로 무효판정 가능합니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누가 키를 복제했나?”

“아니면 사전생성된 토큰을 탈취.”

“중앙에 보고.”

“이미.”

리아는 명령을 보류했다.

열차는 계속 움직였다.

5분 뒤 연방 중앙에서 짧은 답.

ORDER INVALID. CREDENTIAL COMPROMISE SUSPECTED.

상황실에서 누군가 욕했다.

리아는 안도하지 않았다.

가짜 하나를 잡았다는 건 다른 가짜가 있다는 뜻일 수도 있었다.

오전 9시.

평의회 비상회의.

아이리스가 말했다.

“이제 ‘정상서명’만으로 명령을 믿을 수 없습니다.”

에블린이 물었다.

“그럼 뭘 믿죠?”

“다중확인.”

오르테가가 말했다.

“시간 없습니다.”

“그래서 명령종류별로.”

아이리스가 표를 띄웠다.

전략무기.

기존 이중인증 유지.

민간 중요명령.

발행기관 + 지역수신기관 상호확인.

긴급명령.

짧은 유효시간 + 사후검증.

리아가 말했다.

“확인 전화하다 철도 다 멈춥니다.”

“전화 말고 별도 인증채널.”

“그 채널도 뚫리면?”

아이리스가 잠시 멈췄다.

“그럼 사람끼리 확인.”

모리스가 말했다.

“결국 사람으로 돌아오네.”

정오 전, 두 번째 가짜명령.

이번에는 수도.

남부 저수조 방류.

서명 정상.

하지만 현장기술자가 이상함을 느꼈다.

현재 수위에서 방류할 이유가 없었다.

그는 실행하지 않고 공동충돌 채널에 올렸다.

20분 뒤 가짜 확정.

만약 그대로 실행했으면 고지대 공급여유가 6시간 줄었을 것이다.

에이드리언이 현장기술자와 통화했다.

“왜 멈췄습니까?”

“명령이 이상해서요.”

“어떤 부분이?”

“상황을 아는 사람이면 안 낼 명령이라서.”

그 답이 중요했다.

인증체계보다 현장을 아는 사람이 마지막 방어선이었다.

오후 1시.

노아미는 가짜명령 사건을 보도하려 했다.

오르테가가 반대했다.

“공격자에게 성공 여부 알려줍니다.”

노아미가 말했다.

“시민기관도 알아야 다음 명령을 의심하죠.”

아이리스는 공개에 찬성했다.

“최소한 ‘정상서명도 재확인’은 알려야 합니다.”

에블린.

“공격수법 상세는 제외.”

결론.

가짜명령 두 건 발생 사실 공개.

침해된 인증방식 세부는 비공개.

새 확인절차 공개.

노아미는 방송에서 말했다.

“현재 중요한 변화는 ‘정부명령을 믿지 말라’가 아닙니다.”

화면에 문구.

VERIFY BEFORE EXECUTION

“정부기관도 명령을 실행하기 전에 확인단계를 한 번 더 거친다는 뜻입니다.”

그 문장은 공포를 줄이지 않았다.

대신 공포의 방향을 바꿨다.

오후 3시 30분.

세 번째 명령이 왔다.

이번엔 평의회 자체 명의.

아스터 베이 서부 배급창고 3곳 군 인계.

에이드리언 서명.

정상.

문서번호 정상.

발행시각 정상.

문제는 하나.

에이드리언은 그런 명령을 낸 적이 없었다.

회의실 전체가 조용해졌다.

모리스가 말했다.

“이젠 자네도 복제됐네.”

에이드리언은 웃지 않았다.

“누가 받았습니까?”

라파엘이 말했다.

“서부 창고 셋.”

“실행?”

“한 곳에서 군 경비를 들였습니다.”

오르테가의 얼굴이 굳었다.

“우리 쪽 부대?”

“지역예비대.”

“누가 움직이라고 했지?”

“가짜 명령문.”

이미 일이 시작됐다.

가짜 명령은 시스템 안에서만 떠다니는 문서가 아니었다.

총을 든 사람을 실제 장소로 움직이고 있었다.

에이드리언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현장 갑니다.”

에블린이 말했다.

“당신이 직접 가면 더 복잡해질 수도 있습니다.”

“제 이름으로 군이 움직였습니다.”

오르테가가 일어섰다.

“그럼 저도 갑니다.”

마라가 말했다.

“둘 다 총 있는 데 가지 마세요.”

리아가 중얼거렸다.

“오늘은 아무도 제 말 안 듣겠네요.”

오후 3시 42분.

가짜명령은 또 다른 곳에서도 흔적을 남겼다.

서부 2번 창고는 실행 직전 관리자가 공개원장에 문서번호를 조회했다.

존재하지 않았다.

그는 문을 열지 않았다.

서부 4번 창고는 군부대가 오기 전에 아이리스의 경고를 받았다.

피해 없음.

3번 창고만 실제로 인계절차가 시작됐다.

같은 공격.

세 결과.

차이는 기술이 아니라 확인 습관이었다.

아이리스가 말했다.

“앞으로 중요명령 화면에 ‘유효성 조회’ 버튼을 가장 크게 올립니다.”

리아가 물었다.

“원래는 어디 있었는데요?”

“메뉴 두 번 들어가야 했습니다.”

“왜?”

아이리스가 잠깐 민망한 얼굴을 했다.

“평소엔 쓸 일이 거의 없어서.”

위기 때 중요한 기능이 평시 UI에서는 구석에 있었다.

그날 저녁부터 바뀌었다.

가짜명령 대응은 암호학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사람이 의심했을 때 쉽게 확인할 수 있어야 했다.

아이리스는 그날 오후 전 기관에 12분짜리 긴급훈련을 돌렸다.

화면에 명령 세 개.

하나는 진짜.

둘은 가짜.

직원들은 실행하지 않고 유효성을 확인해야 했다.

첫 회차 정답률 71%.

둘째 86%.

가장 많이 틀린 사람들은 신입이 아니라 오래 근무한 직원이었다.

“왜죠?”

에이드리언이 물었다.

아이리스가 말했다.

“익숙한 형식을 너무 믿습니다.”

명령문에 틀린 문법을 넣으면 모두 잡았다.

평소 보던 형태와 거의 같게 만들면 놓쳤다.

경험이 방어선이면서 약점이었다.

그래서 교육문구도 바뀌었다.

낯선 명령만 의심하지 말 것. 너무 익숙한 명령도 확인할 것.

에이드리언은 자기 이름이 찍힌 가짜문서를 다시 봤다.

자기 서명 모양도, 문장습관도 비슷했다.

누군가는 그를 관찰하고 있었다.

문장까지.

서명 순서까지.

에이드리언이 자주 쓰는 ‘현재 정보 기준’이라는 표현까지 가짜문서에 들어가 있었다.

모리스가 말했다.

“팬이 생겼네.”

에이드리언은 웃지 않았다.

“내부 기록을 봤다는 뜻일까요?”

아이리스가 말했다.

“공개된 명령만 읽어도 어느 정도 흉내낼 수 있습니다.”

에블린이 말했다.

“그럼 공개를 줄이자는 얘기 나오겠군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투명성이 모방자료가 될 수 있었다.

그렇다고 닫아버리면 가짜를 시민이 더 구분하기 어려워진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공개는 유지합니다.”

오르테가가 물었다.

“확신합니까?”

“아뇨.”

그는 가짜문서를 닫았다.

“그래도 숨기는 쪽이 더 위험해 보입니다.”

그리고 그 관찰이 이제 실제 군인을 움직였다.

서부 창고로 이동하는 동안 에이드리언의 차량에도 새 인증절차가 적용됐다.

첫 검문소.

문서 확인.

두 번째.

공개원장 해시 확인.

운전자가 말했다.

“아까보다 느려졌네요.”

아이리스가 원격으로 답했다.

“처음 며칠은 그럴 겁니다.”

“언제 빨라집니까?”

“사람들이 확인하는 법을 익히면.”

에이드리언은 창밖을 봤다.

보안이 강화됐는데 모든 것이 더 빨라질 거라고 기대할 수는 없었다.

문제는 느려진 만큼 정말 더 안전해졌는지 계속 확인하는 일이었다.

가짜 명령 한 장이 배급창고를 군과 시민이 마주 보는 장소로 바꾸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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