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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26화 — 기다릴 수 없다

디 오거나이저 · 26 / 31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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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3시 10분.

미결사안 43건.

그중 열한 건은 한 시간 안에 답이 필요했다.

에이드리언은 공동채널을 보고 있었다.

전력.

수도.

철도.

병원.

연료.

대피소.

치안.

중앙 승인대기.

중앙 승인대기.

중앙 승인대기.

모리스가 말했다.

“이제 뭐가 병목인지 보이네.”

에이드리언도 알고 있었다.

자기들이었다.

정확히는, 결정을 승인해 줄 누군가를 기다리는 구조였다.

“기관장들 다시 부르죠.”

“또 회의?”

“이번엔 회의를 줄이려고 합니다.”

모리스가 웃었다.

“모든 회의가 그렇게 시작하지.”

오후 3시 40분.

리아가 가장 먼저 들어왔다.

“진짜 또 회의네요.”

“끝내려고 부른 겁니다.”

“그 말 믿어도 돼요?”

마라.

오르테가.

라파엘.

아이리스.

토머스.

전력.

수도.

식량.

이번에는 법무직원도 처음부터 앉아 있었다.

화면에는 미결 43건이 계속 올라가고 있었다.

회의가 시작됐는데 회의 중에도 새로운 문제가 생겼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중앙이 복구될 때까지 우리가 상호충돌을 막는 수준을 넘어서야 할 것 같습니다.”

법무직원이 바로 물었다.

“어디까지요?”

“공통자원 우선순위를 결정할 수 있는 수준.”

리아가 팔짱을 꼈다.

“그럼 사실상 지휘기구잖아요.”

“그래서 그냥 만들면 안 됩니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하지만 지금 없으면 제가 군 권한으로 계속 우회합니다.”

마라가 그를 봤다.

“그것도 싫은데.”

“저도 싫습니다.”

오르테가는 담담했다.

“민간이 결정할 수 있으면 민간이 해야죠.”

그 말 때문에 잠깐 방 안이 조용해졌다.

군인이 더 많은 권한을 달라고 할 거라고 예상한 사람도 있었다.

오르테가는 반대로 자기가 쓰고 있는 임시권한을 민간이 가져가라고 하고 있었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그래서 법을 먼저 보자는 겁니다.”

법무팀이 기존 비상법을 펼쳤다.

재난대응법.

지역상호원조조항.

공공서비스연속성법.

전시민간행정조항.

문제는 각각 따로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전력은 전력.

수도는 수도.

군은 군.

누구도 다기관 전체를 묶지 않았다.

“새 권한을 만드는 게 아니라 기존 권한을 한 테이블에 모을 수는 없습니까?”

에이드리언이 물었다.

법무직원이 말했다.

“협약형이면 가능합니다.”

“강제력은?”

“참여기관 내부에서는 각 기관장이 자기 권한으로 집행.”

“그럼 한 사람이 명령하는 구조는 아니군요.”

“네.”

리아가 말했다.

“그건 마음에 드네요.”

마라도 고개를 끄덕였다.

오르테가는 질문했다.

“긴급상황에서 10명이 합의할 때까지 기다립니까?”

그게 문제였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한 명이 임시결정. 대신 자동종료.”

법무직원이 눈을 들었다.

“몇 시간?”

“두 시간.”

오르테가가 말했다.

“짧습니다.”

마라가 말했다.

“길면 위험해요.”

리아.

“철도 사고는 20분이면 납니다.”

수도 담당자.

“정수는 몇 시간이죠.”

토머스.

“금융은 며칠 뒤 터지는 것도 있습니다.”

하나의 시간으로 모든 시스템을 묶는 것도 이상했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최대 3시간. 더 짧게 끝낼 수 있으면 명령마다 따로.”

법무직원이 메모했다.

“그리고 3시간 뒤?”

“참여기관 과반 재승인 없으면 자동실효.”

마라가 말했다.

“과반으로 충분해요?”

오르테가.

“전시에 3분의 2 모으다 시간 다 갑니다.”

토머스.

“권한을 연장하는 건 새로 내리는 것보다 더 높은 기준이 맞지 않습니까?”

논쟁이 이어졌다.

결국:

초기 3시간.

연장 3분의 2.

생명직결 즉시상황은 관련기관 2곳 동의로 1시간 임시연장.

에이드리언은 자기가 생각한 안보다 훨씬 복잡해진 문서를 봤다.

좋은 징조라고 생각했다.

혼자 만든 권한이 아니었다.

저녁 5시 02분.

회의가 잠시 중단됐다.

전력과 수도 사이 실제 충돌안건이 올라왔다.

누구도 훈련용 사례를 만들 필요가 없었다.

수도펌프가 추가전력을 요구.

전력은 줄여야 안정.

에이드리언은 물었다.

“우리 새 방식으로 해봅시다.”

수도 담당자.

“펌프 추가운전 안 하면 고지대 저수조 7시간 뒤 부족.”

전력.

“추가운전하면 현재 복구 중인 변전소 동기화 위험.”

“대안?”

리아가 물었다.

수도 담당자.

“저수조 급수압을 일부 낮추면 11시간.”

마라가 말했다.

“고층 병원은?”

“병원은 별도압력 유지.”

토머스.

“산업용수는?”

“감압.”

10분.

결론.

주거고층 일부 압력감소.

병원 유지.

산업용수 감축.

변전소 복구 유지.

이전 같으면 에이드리언에게 결정이 몰렸을 문제였다.

이번에는 관련기관이 서로 한계를 보여준 뒤 답이 나왔다.

리아가 말했다.

“회의 줄이려고 만든 회의가 실제로 회의를 줄일 수도 있겠네요.”

“아직 모릅니다.”

“왜 항상 그런 대답이에요?”

“요즘 확신하면 바로 틀려서요.”

저녁 6시.

임시안.

노스리버 공동비상조정협약

- 각 기관은 기존 법정권한 유지.

- 공통자원 충돌만 공동조정.

- 조정자는 최대 3시간 한시명령 가능.

- 연장에는 참여기관 3분의 2 동의.

- 군사작전은 제외.

- 생명·신체 관련 의료결정은 의료기관 권한.

- 모든 명령은 이유·비용·종료시각을 기록.

- 중앙지휘 복구 시 즉시 재검토.

- 협약 자체는 72시간 뒤 자동종료.

모리스가 읽었다.

“72시간짜리 정부?”

법무직원이 즉시 말했다.

“정부 아닙니다.”

리아가 웃었다.

“벌써 그 말 해야 하는 거 보면 좀 정부 같긴 하네요.”

에이드리언은 웃지 않았다.

그게 자신도 불편했다.

“조정자는 누가 합니까?”

누군가 물었다.

회의실의 시선이 한쪽으로 모였다.

에이드리언은 그게 싫었다.

“돌아가면서 하죠.”

오르테가가 말했다.

“위기 때마다 사람 바꾸면 더 느립니다.”

토머스.

“직책 기준으로 정하면?”

리아.

“누구 직책이 위인지부터 싸울 겁니다.”

마라가 에이드리언을 봤다.

“당신이 하세요.”

“왜요?”

“지금까지 계속 했으니까.”

“좋은 이유는 아닙니다.”

“그럼 나쁜 이유 하나 더.”

마라가 말했다.

“당신은 적어도 모르면 묻기 시작했어요.”

모리스가 작게 웃었다.

에이드리언은 웃지 못했다.

“언제까지?”

법무직원이 말했다.

“협약과 같이 72시간.”

“중간에 내릴 수 있습니까?”

“참여기관 과반으로.”

“제가 반대해도?”

“당연하죠.”

법무직원이 말했다.

“그리고 조정자 본인의 표는 해임투표에서 제외.”

리아가 웃었다.

“아예 본인 없는 데서 자르는 구조네요.”

“그게 정상입니다.”

에이드리언은 그 조항을 직접 굵게 표시했다.

“그 조항 넣죠.”

법무직원이 그를 봤다.

“본인이 잘리는 조항을 먼저 넣으십니까?”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그게 없으면 맡지 않겠습니다.”

회의가 끝난 뒤 에이드리언은 혼자 남지 못했다.

노아미가 복도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새 기구 만듭니까?”

“아직 협약입니다.”

“누가 책임집니까?”

“각 기관이 자기 권한을 책임집니다.”

“그럼 당신은?”

에이드리언이 대답을 고르다가 말했다.

“충돌을 조정합니다.”

“결국 마지막에 당신이 고르잖아요.”

“최대 세 시간입니다.”

“세 시간 동안 잘못 고르면요?”

“기록하고 책임져야죠.”

노아미는 잠시 그를 봤다.

“사람들은 세 시간이라는 숫자보다 당신 얼굴을 기억할 겁니다.”

그 말이 불편했다.

제도를 만들고 있는데 사람들은 사람을 찾았다.

법무직원은 마지막으로 말했다.

“그리고 이 협약 원문은 시민에게 공개해야 합니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기밀은?”

“기밀 별첨만 제외.”

권한을 만들기 전에 사람들이 그 권한의 문장을 읽을 수 있어야 했다.

누구도 그 문구에 반대하지 않았다. 협약 원문 공개시각도 함께 적었다.

그날 저녁, 그는 처음으로 단순한 물류조정 이상의 권한 앞에 섰다.

그리고 가장 먼저 그 권한을 끝낼 방법부터 문서에 넣었다.

시작보다 종료가 먼저 적힌 권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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