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22화 — 3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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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보는 오전 9시 17분에 울렸다.
POSSIBLE STRATEGIC INBOUND
이번에는 도시 전체가 들었다.
아이리스는 경보가 뜬 지 4초 만에 화면을 열었다.
“출처?”
“궤도감시망.”
“독립확인?”
“아직.”
“예상도달?”
“31분.”
상황실 공기가 얼어붙었다.
31분.
핵무기 사용이 확인된 지 하루도 지나지 않았다.
누군가 말했다.
“대피명령?”
오르테가가 통신에 들어왔다.
“전략경보 절차대로.”
라파엘은 이미 공공안전망을 열었다.
“지하대피소 수용률 18%. 이동로 개방.”
에이드리언은 화면을 봤다.
아스터 베이 인구.
도로용량.
대피소.
31분.
전부 들어갈 수 없었다.
그가 물었다.
“학교와 병원은?”
“현 위치 차폐.”
“지하철?”
“운행 중단 후 역 개방 가능.”
리아가 끼어들었다.
“열차 터널 안에 사람 있습니다.”
“역으로 이동 가능합니까?”
“가능. 12분.”
“그럼.”
명령이 내려갔다.
◆9시 20분.
대피명령.
도시의 정상적인 움직임이 한순간에 방향을 바꿨다.
사람들이 아래로 내려갔다.
지하철역.
주차장.
공공대피소.
건물 차폐층.
자동차는 도로를 비우라는 명령을 받았다.
대부분 따랐다.
일부는 집으로 향했다.
그게 문제였다.
아스터 베이 남부 순환로.
차량 세 대가 동시에 차선을 바꾸다 충돌.
뒤따르던 차량 14대가 엉켰다.
사람들이 차에서 내려 뛰기 시작했다.
라파엘이 무전을 들었다.
“도로대피 금지 방송 더 세게.”
“이미 나갑니다.”
“사람들이 안 듣습니다.”
“그럼 경찰차로 입구 막아.”
“귀가차량도요?”
“지금 집이 안전하다는 보장 없어.”
경찰차가 진입로를 막았다.
차량 운전자 하나가 내려 소리쳤다.
“애가 집에 있어!”
경찰관은 잠깐 움직이지 못했다.
무전에서는 도로를 비우라고 했다.
눈앞의 사람은 아이를 데리러 가겠다고 했다.
“아이 어디 있습니까?”
“학교에서 이미 대피 중이라고 연락 왔습니다.”
경찰관은 학교 대피상태를 확인했다.
“학교 지하층에 있습니다. 지금 가시면 도로에 갇힙니다.”
운전자는 욕을 했다.
그래도 차로 돌아갔다.
명령만 외쳤으면 안 들었을 말이었다.
◆9시 22분.
중앙의료원.
마라는 환자 이동을 시작하지 않았다.
“왜 안 내려갑니까?”
행정담당자가 물었다.
“누구를?”
“가능한 환자 전부.”
“31분 안에 수천 명?”
“경보지침은—”
“우린 어제 계획 바꿨잖아요.”
마라는 병동 차폐도를 열었다.
내부구역으로 이동.
창문 차폐.
환기모드 전환.
이동 자체가 위험한 중환자는 제자리.
걸을 수 있는 사람만 지하.
병원이 통째로 움직이지 않았다.
대신 병원 안에서 깊어졌다.
◆9시 24분.
아이리스가 말했다.
“이상합니다.”
“뭐가?”
“표적 추적값이 세 관측소에서 다릅니다.”
궤도감시망 하나는 탄도비행체.
하나는 잔해.
하나는 미분류.
“센서 오류?”
“아직.”
오르테가가 물었다.
“방공에서 확인은?”
“자체추적 중.”
9시 26분.
예상도달 22분.
9시 28분.
표적속도 감소.
아이리스가 눈을 좁혔다.
“탄도체가 저렇게 감속합니까?”
아무도 답하지 못했다.
9시 30분.
네 번째 관측소가 붙었다.
ORBITAL DEBRIS CLUSTER
“신뢰도?”
“78%.”
오르테가가 말했다.
“부족합니다.”
도시에는 아직 대피명령이 살아 있었다.
사람들은 계단을 내려갔다.
아이들은 책상 아래가 아니라 학교 차폐층에 앉아 있었다.
노아미는 방송실 지하에서 카메라를 켰다.
“현재 전략경보는 유지 중입니다. 일부 센서가 궤도잔해 가능성을 제시했지만 공식해제는 아직 없습니다.”
편집장이 물었다.
“잔해 가능성 먼저 말하면 사람들 대피 멈추는 거 아냐?”
노아미가 말했다.
“그래서 ‘공식해제 아님’을 같이 말합니다.”
아무 정보도 안 주는 것과 불완전한 정보를 정확히 표시하는 것은 달랐다.
◆9시 33분.
92%.
9시 35분.
연방 방위망 갱신.
FALSE STRATEGIC TRACK — PROBABLE
오르테가가 물었다.
“확정까지?”
“2분.”
“대피 유지.”
9시 37분.
FALSE TRACK CONFIRMED — ORBITAL DEBRIS
9시 41분.
경보 해제.
총 24분.
하지만 처음 31분이라는 숫자를 본 사람들에게는 훨씬 길었다.
◆대피과정에서 발생한 사고.
교통사고 6건.
계단 낙상 37명.
압박성 부상 22명.
심정지 4명.
학교 한 곳에서는 아이가 과호흡으로 쓰러졌다.
지하철역에서는 고령자 세 명이 들것으로 이동했다.
미사일은 없었다.
환자는 있었다.
마라는 응급실에서 첫 환자를 받았다.
“미사일 맞은 사람은 없죠?”
간호사가 말했다.
“없습니다.”
“그런데 환자는 왜 이렇게 많아.”
대답은 필요 없었다.
한 남자가 들것에서 말했다.
“집에 가려다 넘어졌어요.”
“왜 집에 갔습니까?”
“아내가 혼자 있어서.”
“연락은?”
“됐어요.”
“그럼 왜—”
남자는 마라를 봤다.
“머리로는 알아도 몸이 먼저 움직이더라고요.”
마라는 더 묻지 않았다.
그게 오늘 도시 전체에 일어난 일이었다.
◆정오.
비상평가회의.
아이리스가 말했다.
“센서융합 알고리즘이 전날 궤도교전 잔해를 새로운 탄도체로 오분류했습니다.”
오르테가가 물었다.
“사람이 확인하기 전에 왜 도시경보가 나갔지?”
“전략경보는 시간 때문에 자동발령 조건이 있습니다.”
라파엘이 말했다.
“그 자동 4초가 사람 60명을 병원 보냈습니다.”
아이리스의 얼굴이 굳었다.
“자동발령을 없애면 진짜 공격에서 몇 분 잃을 수 있습니다.”
“그대로 두면 다음 오경보 때 사람들이 안 움직입니다.”
라파엘의 말도 맞았다.
에이드리언이 물었다.
“다른 체계는?”
아이리스가 제안했다.
“예비경보와 대피명령을 나눌 수 있습니다.”
1차.
전략이상 탐지.
시설들은 준비.
시민은 이동하지 않음.
2차.
독립센서 확인.
대피.
단, 예상도달 10분 이하에서는 자동대피 유지.
오르테가가 말했다.
“적이 센서 하나를 속이면?”
“그래서 출처가 다른 센서로.”
“그마저 없으면?”
아이리스가 잠깐 멈췄다.
“그때는 지휘관 판단.”
완벽한 시스템은 없었다.
마지막에는 사람이 남았다.
◆회의 끝에 마라가 말했다.
“오늘 죽을 뻔한 사람들한테는 오경보였다고 하지 마세요.”
에이드리언이 봤다.
“왜요?”
“그 사람들한텐 실제였으니까.”
아이리스가 고개를 들었다.
그 말이 자기 시스템을 비난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반대였다.
경보가 틀렸어도 그 경보를 믿은 사람의 공포는 틀리지 않았다.
경보가 해제된 뒤 라파엘은 지하철역 하나를 직접 찾았다.
사람들은 아직 계단을 올라가는 중이었다.
한 여성은 화가 나 있었다.
“아무것도 아니었다면서요?”
라파엘이 말했다.
“센서가 잔해를 위협으로 잘못 봤습니다.”
“그럼 왜 우리를 내려보냈어요?”
“그 시점에는 진짜인지 몰랐습니다.”
“다음에도 또 내려가라고 할 겁니까?”
라파엘은 즉답하지 못했다.
그 여성이 원하는 답은 다시는 틀리지 않겠다는 약속일 것이다.
할 수 없는 약속이었다.
“다음엔 예비경보와 대피경보를 나눌 겁니다.”
“그래도 틀릴 수 있죠?”
“네.”
여성은 한참 그를 보더니 말했다.
“그럼 그 말부터 하세요.”
역을 나오던 라파엘은 벽에 붙은 대피안내를 봤다.
문구는 확신에 차 있었다.
경보 시 즉시 지하로 이동하십시오.
그는 홍보팀에 수정 요청을 보냈다.
예비경보와 대피경보를 구분해 표기할 것.
사람이 지침을 믿게 하려면 지침도 자기 확실성의 정도를 말해야 했다.
라파엘은 그 문장을 회의에 가져갔다.
그래서 새 경보문 첫 줄에는 신뢰도와 확인단계가 들어갔다.
에이드리언은 회의록 마지막에 적었다.
센서 오분류. 시민 반응은 정상적.
오경보를 고칠 때 사람까지 고치려 들지 않기 위해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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