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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9화 — 터널

디 오거나이저 · 19 / 31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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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안은 너무 조용했다.

오르테가는 그게 싫었다.

“드론 먼저.”

정찰드론 두 기가 어둠 속으로 들어갔다.

리아는 현장차량 안에서 영상을 보고 있었다.

선로를 가로막은 금속 구조물.

길이 3미터.

산업용 자력고정장치.

옆에서 작은 신호기가 깜빡였다.

폭발물팀장이 말했다.

“전파차단부터.”

리아가 물었다.

“철도신호도 같이 죽습니다.”

“관련 블록은 이미 세웠잖습니까.”

맞았다.

첫 라이프라인 본열차은 38분 거리에서 정차 중이었다.

오리슨의 에이드리언이 원격으로 물었다.

“우회하면?”

“9시간.”

“화물 손실?”

“한 편은 없습니다.”

“한 편은?”

“문제는 그다음 열차들이에요.”

리아가 노선도를 띄웠다.

이 터널은 라이프라인 철도용량의 31%.

한 편을 우회시키면 끝나는 일이 아니었다.

“터널 반대편은?”

“깨끗합니다.”

“환기?”

“정상.”

“작업자 투입?”

오르테가가 말했다.

“폭발물 확인 전까지 금지.”

리아는 고개를 끄덕였다.

빨리 움직이고 싶었다.

그러나 열차를 살리려다 사람을 먼저 넣는 건 순서가 아니었다.

드론이 장애물 5미터 앞에서 멈췄다.

표면.

철도 유지보수용 부품.

리아가 말했다.

“우리 계열 장비예요.”

“도난?”

“조회 중.”

폭발물팀장이 화면을 확대했다.

“기폭기처럼 보이진 않습니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그럼 사람 보내.”

“잠깐.”

구조물 바닥에 얇은 접촉판이 있었다.

“압력센서.”

리아의 표정이 굳었다.

“들면?”

“신호가 나갑니다.”

“어디로?”

그걸 찾는 데 11분이 걸렸다.

무선이 아니었다.

신호는 철도 유지보수 회선을 타고 외부 노드로 이어졌다.

아이리스가 원격으로 붙었다.

“해당 회선만 격리할 수 있습니다.”

리아가 말했다.

“해.”

“격리하면 터널 환경센서도 일부 죽습니다.”

“복구시간?”

“20분.”

“해.”

회선 차단.

신호기 꺼짐.

폭발 없음.

폭발물팀이 접근했다.

장애물을 들어냈다.

안에는 폭약이 없었다.

대신 데이터모듈 하나.

오르테가가 물었다.

“뭘 기록했지?”

기술팀이 읽기 시작했다.

“열차번호.”

“그게 다?”

“아닙니다.”

화물중량 추정값.

장애물 최초탐지 시각.

열차 정지까지 걸린 시간.

현장팀 도착시간.

드론 투입시간.

철도회선 차단시각.

우회명령 발생 여부.

리아가 천천히 말했다.

“우리 대응시간을 재고 있었네.”

아무도 답하지 않았다.

이 장치는 열차 하나를 멈추려 만든 게 아니었다.

무언가를 놓으면 라이프라인이 몇 분 만에 알아차리는지.

누가 먼저 오는지.

어떤 통신을 끊는지.

얼마나 오래 길이 막히는지.

그걸 기록하고 있었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연습.”

에이드리언이 물었다.

“누구의?”

“그건 아직 모릅니다.”

리아가 말했다.

“다음엔 진짜 막을 수도 있고.”

이번에는 그 말에 누구도 반박하지 않았다.

라파엘이 원격으로 물었다.

“장치를 설치하려면 터널에 들어왔어야 합니다.”

리아가 말했다.

“유지보수 출입기록 확인 중.”

기록은 깨끗했다.

승인된 인원만 들어왔다.

그중 누구도 장치를 실었다는 기록은 없었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기록이 틀렸거나, 승인된 사람이 했거나.”

“제3의 출입로는?”

리아가 터널 구조도를 열었다.

비상환기갱.

정비통로.

모두 센서가 있었다.

아이리스가 말했다.

“센서가 살아 있었다는 것과 로그가 진짜라는 건 다릅니다.”

리아가 욕을 삼켰다.

문제가 또 넓어졌다.

단순 사보타주가 아니었다.

출입권한.

기록.

센서.

내부자.

침투.

어느 쪽인지 아직 몰랐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지금 정체 추정하지 맙시다.”

오르테가가 그를 봤다.

“왜?”

“틀린 적을 정하면 진짜 적이 편해집니다.”

몇 초 뒤 오르테가가 고개를 끄덕였다.

“맞습니다.”

“지금 확실한 건?”

리아가 말했다.

“누군가 라이프라인 대응절차에 관심이 있다.”

아이리스.

“철도망 내부정보를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오르테가.

“그리고 다음에는 더 위험할 수 있다.”

세 문장만 기록됐다.

장애물은 제거됐다.

그렇다고 바로 열차를 넣지는 않았다.

리아가 터널 전 구간 재검사를 명령했다.

직원이 말했다.

“두 시간 더 밀립니다.”

“알아.”

“장치는 제거했습니다.”

“하나를.”

검사.

43분.

78분.

추가 장치 없음.

환기센서 복구.

선로전류 정상.

비상통로 확인.

1시간 23분 뒤.

운행 재개.

첫 본열차가 터널에 들어갔다.

리아는 화면보다 무전을 들었다.

“진입.”

30초.

“중앙 통과.”

40초.

“출구 확인.”

그리고.

“통과 완료.”

누군가 박수를 치려다 손을 내렸다.

리아가 먼저 말했다.

“다음 열차.”

에이드리언은 통과시간을 따로 기록했다.

원래라면 열차가 늦어진 기록이었다.

오늘은 다른 의미가 있었다.

장애물 발견 → 운행재개: 1시간 47분.

누군가 그들의 반응을 재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들도 자기 약점을 먼저 알아야 했다.

현장팀이 철수하기 전, 리아는 터널 벽에 새 카메라 하나를 추가하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카메라 더 달면 되잖습니까?”

보안담당자가 물었다.

“카메라가 해킹됐는데 카메라를 더 달아서 해결해요?”

“그럼?”

“영상 원본을 두 군데 독립저장. 그리고 현장 순찰.”

아이리스가 말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확인하자는 거죠.”

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 종류의 센서를 열 개 두는 것보다 다른 종류의 눈 두 개가 나을 때가 있었다.

그날부터 라이프라인의 기록에는 ‘얼마나 실어 날랐는가’와 함께

터널이 다시 열린 뒤에도 오르테가는 철수하지 않았다.

그는 설치지점을 직접 봤다.

벽에 긁힌 자국.

바닥의 미세한 진흙.

장치 고정자석에 붙은 금속가루.

폭발물팀장이 말했다.

“최소 두 사람이면 빠르게 설치 가능합니다.”

“얼마나?”

“숙련자라면 6분.”

“카메라는?”

리아가 답했다.

“그 시간대 영상 11분이 반복재생으로 바뀌어 있습니다.”

아이리스가 즉시 로그를 열었다.

“내부망 접근이네요.”

“내부자?”

오르테가가 물었다.

“아직 모릅니다.”

리아는 같은 대답을 또 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목소리에 화가 섞였다.

자기 철도 안에 누군가 들어와 자기 시스템을 시험했다.

오르테가는 말했다.

“직원 전부 재심사하자는 말 안 하겠습니다.”

리아가 그를 봤다.

“왜요?”

“그렇게 하면 내일부터 철도 못 돌리니까.”

“대신?”

“접근권한을 사람 기준 말고 작업 기준으로 나눕시다.”

누가 누구인지 완벽히 믿는 대신, 한 사람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줄인다.

리아는 즉시 반발했다.

“이중승인 늘리면 정비 늦습니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모든 작업 말고 고위험구역만.”

아이리스가 제안했다.

“평시엔 두 명, 비상시엔 한 명 작업 후 10분 내 사후승인.”

“그 10분에 사고 나면?”

“로그가 남습니다.”

리아는 만족하지 않았다.

하지만 완벽한 보안과 빠른 정비를 동시에 가질 수 없다는 건 알았다.

“터널·교량·신호중앙실만 우선.”

“좋습니다.”

고위험구역 이중승인.

영상 원본 별도 저장.

유지보수 장비 이동 추적.

리아는 한참 듣다가 말했다.

“군도 가끔 괜찮은 생각 하네요.”

“기록해두십시오.”

현장팀이 철수하기 전, 리아는 터널 벽에 새 카메라 하나를 추가하라는 요청을 거부했다.

“카메라 더 달면 되잖습니까?”

보안담당자가 물었다.

“카메라가 해킹됐는데 카메라를 더 달아서 해결해요?”

“그럼?”

“영상 원본을 두 군데 독립저장. 그리고 현장 순찰.”

아이리스가 말했다.

“서로 다른 방식으로 확인하자는 거죠.”

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한 종류의 센서를 열 개 두는 것보다 다른 종류의 눈 두 개가 나을 때가 있었다.

그날부터 라이프라인의 기록에는 ‘얼마나 실어 날랐는가’와 함께

‘문제 뒤 얼마나 빨리 다시 움직였는가’

가 새 지표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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