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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7화 — 거래

디 오거나이저 · 17 / 31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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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에서 가장 빨리 사라지는 것은 신뢰였다.

두 번째는 외상이었다.

토머스 베일은 둘 다 숫자로 볼 수 있다고 믿었다.

“정부 보증을 못 믿겠답니다.”

라파엘 소토가 말했다.

“누가요?”

“운송회사.”

“이해합니다.”

“정부 금융책임자가 그런 말 하면 안 되는 거 아닙니까?”

“못 믿을 만하니까 못 믿는 거죠.”

토머스는 계약서를 띄웠다.

운송차량 210대.

위험수당.

연료 우선권.

손실보증.

문제는 지급시점이었다.

운송사는 선지급을 원했다.

정부는 운송완료 후 지급을 원했다.

“반씩.”

토머스가 말했다.

라파엘이 물었다.

“저쪽이 받겠습니까?”

“안 받으면 60 대 40.”

“정부가 60 선지급?”

“아뇨. 저쪽이 60 완료 후.”

라파엘이 웃었다.

“당신 협상 잘하네요.”

“금융은 돈 얘기하는 척하면서 불신 얘기하는 직업입니다.”

협상장은 호텔 회의실이 아니었다.

웨스트미어 물류센터의 교육실.

의자 몇 개.

벽에 붙은 안전수칙.

커피는 떨어진 지 두 시간째.

운송업체 대표 여덟 명이 앉아 있었다.

한 회사는 보험료를 요구했다.

다른 회사는 운전기사 숙소.

세 번째는 차량 부품 우선배정.

네 번째는 가족 대피권.

에이드리언은 처음엔 요구가 너무 많다고 생각했다.

그러다 목록을 다시 봤다.

운전기사가 가족 걱정을 하며 출근하지 않으면 계약은 종이였다.

“가족 대피권을 운송기사만 주면 안 됩니다.”

토머스가 말했다.

“왜요?”

“철도기사, 발전소 직원, 병원 직원 다 옵니다.”

“그럼 전체 위기근로자로 넓히죠.”

“돈 더 듭니다.”

“대신 사람은 더 옵니다.”

“그 말을 계산식에 넣기는 어렵네요.”

“계산해주세요.”

토머스는 불평하면서도 계산했다.

임시숙소.

교통.

미성년자 돌봄.

고령 가족 지원.

위기근로자 전부를 대상으로 하면 비용은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운송업체 대표가 말했다.

“그 정도까지 요구한 건 아닙니다.”

에이드리언이 답했다.

“당신들만 받으면 다른 필수인력이 빠질 수 있습니다.”

대표는 잠시 생각하다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그렇네.”

특혜 하나를 제도로 바꾸는 순간 범위가 커졌다.

그게 비용이었다.

협상 중간, 기사 한 명이 직접 들어왔다.

대표가 아니었다.

“죄송한데 말 좀 해도 됩니까?”

라파엘이 말했다.

“하세요.”

“위험수당 2.5배 좋습니다.”

그가 말했다.

“근데 도로에서 군 검문 세 번 받으면 시간 다 날아갑니다.”

오르테가가 원격으로 연결됐다.

“현재 핵심시설 주변 검문 강화 중입니다.”

기사가 말했다.

“화물봉인 확인할 때마다 십오 분씩 서요.”

“위조화물 위험이 있습니다.”

“그럼 처음 검사한 걸 다음 검문소가 믿게 해주세요.”

회의실이 조용해졌다.

리아가 화면에서 말했다.

“전자봉인 토큰.”

아이리스가 덧붙였다.

“로컬 검증키로 가능합니다. 중앙망 없어도.”

오르테가가 말했다.

“보안서명은 군에서.”

라파엘.

“민간검문소도 읽을 수 있게.”

토머스가 웃었다.

“기사 한 명이 회의 한 시간 줄였네요.”

그날부터 검문 완료차량은 일정 시간 동안 재검사 없이 통과할 수 있는 임시봉인을 받았다.

완전한 신뢰는 아니었다.

신뢰를 기술과 기록으로 조금 빌린 것이었다.

저녁 6시 30분.

첫 대규모 계약 체결.

운송차량 184대 확보.

완전한 210은 아니었다.

대신 실제 운행 가능한 차량이었다.

라파엘이 말했다.

“이제 경찰이 강제로 키 뺏을 필요는 없겠네요.”

에이드리언이 물었다.

“그럴 계획도 있었습니까?”

라파엘이 잠깐 침묵했다.

“있었습니다.”

“누가?”

“저요.”

에이드리언이 그를 봤다.

라파엘이 말했다.

“이틀 전 같았으면 했을 겁니다. 오늘 보니까 강제로 가져온 차는 기사도 같이 안 옵니다.”

모리스가 말했다.

“다들 배우네.”

“당신은요?”

에이드리언이 물었다.

“난 늙어서 천천히 배워.”

“147세면 충분히 배울 시간 있었잖아요.”

“그래서 천천히 배우는 법을 배웠지.”

밤 8시.

라이프라인 첫 대규모 수송대 편성이 확정됐다.

철도 4편.

대형 트럭 184대.

바지선 6척.

의료화물 2편.

정수약품.

곡물.

대두.

연료.

목표.

아스터 베이에 24시간 내 4,000톤 이상.

리아가 계획표를 보고 말했다.

“이건 너무 많아요.”

에이드리언이 물었다.

“불가능?”

“가능은 한데, 한 군데 막히면 줄줄이 멈춥니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경비 붙입니다.”

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경비로 터널이 넓어지진 않아요.”

아이작이 말했다.

“그럼 시간을 나누죠.”

리아가 화면을 봤다.

“어떻게요?”

“농업화물 두 시간 먼저.”

마라가 말했다.

“의료는 뒤로 밀려도 됩니까?”

“어떤 의료냐에 따라.”

마라가 계산했다.

“첫 의료화물은 6시간 여유. 두 번째는 14.”

리아가 계획을 바꿨다.

곡물.

연료.

의료.

정수.

한꺼번에 움직이지 않고 서로 다른 시간대로 쪼갰다.

아이리스가 말했다.

“통신 두절시 기본행동도 정해야 합니다.”

“철도는 정지.”

리아.

“도로는?”

라파엘이 말했다.

“안전지점까지 이동 후 대기.”

오르테가.

“군 호위는 위협확인 전 교전 금지.”

마라.

“의료화물은 온도한계시간 같이 붙여주세요.”

계획표가 길어졌다.

그만큼 실패할 경우의 행동도 명확해졌다.

에이드리언은 계획표를 보다가 말했다.

“이게 낫습니다.”

리아가 말했다.

“훨씬.”

토머스가 말했다.

“그리고 훨씬 비쌉니다.”

아이작이 대답했다.

“살아 있으면 갚죠.”

토머스가 한숨을 쉬었다.

“모두 그 말 하시는데, 제가 나중에 꼭 받을 겁니다.”

밤 11시 12분.

첫 수송대 출발명령.

차량들이 웨스트미어를 떠났다.

한꺼번에 184대가 아니었다.

여러 개의 작은 종대로 나뉘었다.

열차가 움직였다.

바지선이 갑문을 통과했다.

아스터 베이까지 이어지는 여러 선이 동시에 살아났다.

첫 트럭 운전기사가 가족에게 마지막 메시지를 보냈다.

아침 전에 연락할게.

첫 열차 기관사는 종이 운행표를 접어 주머니에 넣었다.

첫 바지선 선장은 수동무전을 확인했다.

에이드리언은 지도를 봤다.

이번에는 선이 예뻐서 보지 않았다.

출발 직전, 에이드리언은 첫 종대 기사들이 모인 휴게실에 들어갔다.

말을 하려고 간 건 아니었다.

계약서에 서명한 사람들의 얼굴을 보고 싶었다.

기사 한 명이 그를 알아봤다.

“정부 사람?”

“네.”

“우리 돈 진짜 줍니까?”

토머스가 뒤에서 말했다.

“제가 옆에 있는데 저한테 물으시죠.”

기사가 웃었다.

“돈 주는 사람 얼굴도 봐야죠.”

다른 기사가 물었다.

“길 막히면 돌아오라고 합니까, 계속 가라고 합니까?”

라파엘이 답했다.

“위협이면 멈추고, 단순장애면 현장 판단.”

“애매하네요.”

오르테가가 말했다.

“전쟁에서 애매하지 않은 규칙은 대부분 거짓말입니다.”

잠깐 조용해졌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돌아와도 계약위반 아닙니다. 현장에서 위험하다고 판단하면 기록만 남기세요.”

“화물 버리고도요?”

“사람부터 돌아오세요.”

토머스가 에이드리언을 봤다.

계약서에 그 문장은 없었다.

몇 분 뒤 새 조항이 추가됐다.

즉각적 생명위협 시 운전자의 철수판단은 계약불이행으로 보지 않는다.

작은 문장 하나가 수송대의 성격을 바꿨다.

토머스가 말했다.

“이 조항 때문에 보험료 올라갑니다.”

“얼마나?”

“모릅니다. 하지만 올라갈 겁니다.”

“그래도 넣습니까?”

토머스는 계약서를 다시 봤다.

“네. 사람이 죽으면 보험료 계산할 고객도 없어지니까.”

라파엘이 말했다.

“그 문장 계약서에 넣지는 마세요.”

“왜요? 아주 명확한데.”

“법무가 죽습니다.”

회의실에 웃음이 났다.

피곤한 사람들에게는 그 정도 농담도 필요했다.

그는 투덜거리면서도 서명했다.

에이드리언은 지도를 다시 봤다.

이번에는 선이 예뻐서 보지 않았다.

각 선 위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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