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4화 — 생명선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노스리버 라이프라인의 첫 안정목표는 하루 1,600톤이었다.
도시가 먹는 양에는 턱없이 부족했다.
그래도 1,600톤이 매일 들어오면 비축량이 줄어드는 속도를 늦출 수 있었다.
첫날 오전.
1,112톤.
리아 모건은 보고서를 보고 욕했다.
“488톤 어디 갔어?”
직원이 말했다.
“사라진 건 아닙니다.”
“그럼?”
“웨스트미어 3번 집결지 열차 미편성 210. 아든 크로스 차량부족 96. 오리슨 하역지연 74. 나머지는—”
리아가 손을 들었다.
“됐어. 물건은 있는데 사람이랑 차가 없다는 거네.”
“네.”
“그럼 곡물 문제가 아니잖아.”
그녀는 에이드리언에게 전화했다.
“트럭 필요해요.”
“몇 대?”
“대형 120.”
“남는 차량 없습니다.”
“그럼 80.”
“어디서 빼죠?”
도시 소비재.
비필수 건설자재.
민간택배.
리아가 말했다.
“택배.”
에이드리언은 곧바로 승인하지 않았다.
“택배 안에도 의료부품과 기업 긴급화물 있습니다.”
리아가 잠깐 멈췄다.
“그건 빼고.”
“분류 가능합니까?”
“네 시간쯤.”
“그럼 네 시간 뒤 전환하죠.”
리아가 한숨을 쉬었다.
“당신 가끔 너무 느려요.”
“오늘 택배 속에서 심장펌프 부품 하나 나오면요?”
이번엔 리아가 답하지 않았다.
“네 시간.”
“네.”
통화 종료.
◆실제로 분류를 시작하자 택배는 생각보다 더 복잡했다.
노트북.
장난감.
고급식품.
그리고 그 사이에 병원용 센서모듈, 변전소용 절연부품, 농기계 베어링, 개인용 의약품이 섞여 있었다.
AI가 위험도와 목적지를 분류했다.
사람이 표본검사했다.
오류도 나왔다.
‘비필수 전자제품’으로 분류된 상자 하나는 가정용 인공호흡기 배터리였다.
리아가 화면을 보고 말했다.
“이래서 네 시간이었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저도 가끔 맞습니다.”
“이번엔.”
리아가 웃었다.
비필수화물 63대분이 뒤로 밀렸다.
긴급·의료·산업부품은 그대로 보냈다.
그 결과 화물차량 74대를 확보했다.
리아가 원한 80보다는 적었다.
하지만 0은 아니었다.
◆오후.
공공안전국의 라파엘 소토가 웨스트미어 집결지에 도착했다.
화물차량 우선배정 소문이 퍼지면서 민간 운송업체 몇 곳이 차를 빼놓고 있었다.
강제로 가져갈 거라는 소문 때문이었다.
라파엘은 압수명령 대신 대표들을 불렀다.
“차량 제공하면 연료 우선권 드립니다.”
한 대표가 말했다.
“사고 나면 누가 책임집니까?”
“정부가 보증합니다.”
“보험사가 지급을 거부하면요?”
“정부 직접보증.”
“기사는?”
“위험수당.”
“얼마?”
라파엘은 그 숫자를 몰랐다.
에이드리언도 즉답하지 않았다.
노스리버 금융안정국의 토머스 베일이 계산했다.
평시 임금의 2.2배.
인력부족이 심하면 2.8배까지 필요.
라파엘이 말했다.
“첫 72시간 2.5배. 이후 재협상.”
“현금?”
“노스리버 재난지급채권.”
대표가 코웃음쳤다.
“채권 먹고 삽니까?”
토머스가 화면에 직접 나타났다.
“48시간 안에 연방결제망의 현금성 신용으로 전환합니다. 못 하면 이자 12% 붙입니다.”
“정부가 돈 없으면?”
토머스가 말했다.
“그때는 저부터 실직하겠죠.”
대표들 중 한 명이 웃었다.
긴장이 조금 풀렸다.
하지만 가장 나이 많은 대표는 웃지 않았다.
“기사 가족은요?”
“무슨 뜻입니까?”
“도로 막히면 며칠 못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가족이 대피해야 하면 기사부터 빠져요.”
라파엘이 에이드리언을 봤다.
새로운 문제였다.
운송은 차량과 연료만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기사도 사람이었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위기근로자 가족지원 창구를 따로 만들겠습니다.”
토머스가 바로 끼어들었다.
“운송기사만 특혜 주면 철도·전력 쪽 다 옵니다.”
“그럼 전체 위기근로자로.”
“비용 큽니다.”
“사람이 출근 안 하면 더 큽니다.”
토머스는 계산을 시작했다.
두 시간 뒤 차량 67대가 들어왔다.
밤까지 91대.
◆밤 10시 20분.
아스터 베이 남부 공공급식소.
직원이 오늘 저녁 메뉴표에서 빵을 지우려다 손을 멈췄다.
물류망에서 알림이 왔다.
제빵용 곡물 18.4톤 입고 확정.
“내일 빵 됩니다.”
주방장이 물었다.
“확실해?”
직원이 화면을 다시 봤다.
“아침분은요.”
주방장은 지워둔 메뉴를 다시 적었다.
빵.
그 한 단어가 돌아왔다.
식당 한쪽에서 자원봉사자가 물었다.
“그럼 죽 대신 빵입니까?”
“둘 다.”
“좋네요.”
“왜?”
“사람들이 죽만 계속 나오면 세상 망한 줄 알아요.”
주방장은 잠깐 생각하다가 메뉴 아래 작은 문장을 추가했다.
내일도 운영합니다.
◆밤 11시 40분.
라이프라인 핵심회랑 처리량.
1,603톤.
리아는 숫자를 확인했다.
목표보다 3톤 많았다.
그녀는 박수를 치지 않았다.
대신 급식소 입고확인을 열었다.
제빵용 곡물.
도착.
정수약품.
도착.
병원 영양식 원료.
도착.
숫자가 사람의 하루로 바뀌고 있었다.
누군가 물었다.
“내일 목표 올릴까요?”
리아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
“왜요?”
“한 번 된 걸 시스템이라고 부르면 안 돼.”
“그럼 언제 시스템입니까?”
리아가 생각했다.
“문제 생겨도 다음 날 다시 돌아가면.”
다음 날 목표도 1,600톤.
그 순간 아이리스에게서 메시지가 들어왔다.
통신위성 추가 4기 상실. 지상망 부하 82%.
오르테가.
철도교량 2개 주변 미확인 드론 활동.
마라.
항응고제 재고 전망 11.7일.
리아는 새 운행표를 열었다.
자정이 가까워졌을 때 리아는 처음으로 의자에 등을 기댔다.
직원이 물었다.
“집 안 가세요?”
“너는?”
“저도 안 가는데요.”
“그럼 왜 물어.”
둘 다 잠깐 웃었다.
상황실 한쪽에는 위기근로자 가족지원 창구에서 보내온 사진이 떠 있었다.
임시돌봄시설.
철도기사의 아이들.
발전소 직원의 고령 부모.
운송기사가 일하러 나올 수 있게 누군가는 그 가족도 돌보고 있었다.
리아는 화면을 보다가 새 항목을 운행계획 아래 붙였다.
CREW SUSTAINMENT
식사.
수면.
가족지원.
교대.
열차를 유지하는 계획에 사람을 유지하는 계획이 들어갔다.
자정 직전, 라파엘에게 운송기사 사고보고 하나가 들어왔다.
졸음운전 직전 차량 안전시스템이 강제정차.
화물손실 없음.
기사는 19시간째 깨어 있었다.
리아는 보고를 보자마자 말했다.
“근무시간 상한 넣어요.”
운송업체 대표가 반발했다.
“기사 부족합니다.”
“사고 나면 차량도 기사도 없어져요.”
토머스가 물었다.
“위험수당 더 주면 자원자 늘지 않습니까?”
마라가 고개를 저었다.
“돈 준다고 사람이 덜 피곤해지는 건 아니죠.”
결국 운전기사 최대연속근무와 강제휴식시간이 계약조건에 들어갔다.
대신 교대기사 셔틀을 정부가 제공했다.
라이프라인은 화물을 빨리 움직이는 체계에서 사람을 망가뜨리지 않고 계속 움직이는 체계로 조금 바뀌었다.
자정이 가까워졌을 때 리아는 처음으로 의자에 등을 기댔다.
직원이 물었다.
“집 안 가세요?”
“너는?”
“저도 안 가는데요.”
“그럼 왜 물어.”
둘 다 잠깐 웃었다.
상황실 한쪽에는 위기근로자 가족지원 창구에서 보내온 사진이 떠 있었다.
임시돌봄시설.
철도기사의 아이들.
발전소 직원의 고령 부모.
운송기사가 일하러 나올 수 있게 누군가는 그 가족도 돌보고 있었다.
리아는 화면을 보다가 새 항목을 운행계획 아래 붙였다.
CREW SUSTAINMENT
식사.
수면.
가족지원.
교대.
열차를 유지하는 계획에 사람을 유지하는 계획이 들어갔다.
같은 밤, 남부 급식소에서 빵 첫 판이 오븐에서 나왔다.
주방장은 하나를 반으로 갈라 냄새를 맡았다.
자원봉사자가 물었다.
“왜 확인하세요?”
“사람들이 내일 이걸 먹을 거니까.”
“센서 검사 끝났잖아요.”
주방장은 빵 조각을 다시 내려놨다.
“센서는 밀가루가 괜찮다고 말해주고, 나는 빵이 괜찮은지 보는 거야.”
기술과 사람은 같은 걸 보지 않았다.
둘 다 필요했다.
오늘은 빵이 돌아왔다.
내일도 돌아온다는 보장은 없었다.
그래서 내일 표를 지금 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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