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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3화 — 바다를 버리다

디 오거나이저 · 13 / 310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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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오전 8시 05분.

“바다를 버린다는 말부터 바꿉시다.”

리아 모건이 말했다.

에이드리언이 물었다.

“왜요?”

“바다가 들으면 서운하잖아요.”

회의실에서 몇 사람이 웃었다.

리아는 지도에 선을 그었다.

“정확히는 해상 의존도를 줄이는 겁니다.”

아스터 베이.

오리슨.

아든 크로스.

웨스트미어.

그레이헤이븐.

내륙 물류망.

철도.

강운.

호수권.

“현재 아스터 베이 식량의 62%가 해상으로 들어옵니다.”

식량안정국 담당자가 말했다.

“그걸 철도로 다 바꾸는 건 불가능합니다.”

“다 바꾸자는 사람 없어요.”

리아가 말했다.

“살아남는 만큼만 옮기자는 거죠.”

“얼마나?”

“평시 수요의 35%.”

누군가 말했다.

“그걸로 도시가 못 삽니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나머지는 지역생산, 비축, 소비감축.”

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세 개를 합치면 가능성은 있어요.”

“가능성.”

“철도에서는 그 이상 약속 안 합니다.”

토머스가 물었다.

“비용은?”

리아가 그를 봤다.

“살아남고 계산합시다.”

“그런 식으로 계산하면 나중에 아무도 못 갚습니다.”

토머스가 말했다.

“그래서 지금부터 계산해야 합니다.”

둘이 서로를 봤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비용도 같이 기록하죠. 다만 오늘 의사결정 기준은 물량과 시간.”

토머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 정도면 됩니다.”

지도에는 네 개의 축이 생겼다.

서부 농업지대에서 아든 크로스.

아든 크로스에서 오리슨.

오리슨에서 강을 따라 아스터 베이.

그레이헤이븐에서 호수권 화물을 받아 남동쪽으로.

모리스가 말했다.

“이거 옛날 지도 보는 것 같네.”

“맞아요.”

리아가 답했다.

“최첨단 항만이 멈추니까 결국 철도랑 강이 남네요.”

“고속화물드론은?”

누군가 물었다.

리아가 바로 답했다.

“비싸고 적게 싣고 날씨 타고 전력 먹습니다. 약이나 부품엔 좋지만 밀은 안 됩니다.”

“자율트럭?”

“도로망과 위치망 안정되면 보조.”

“항공수송?”

“응급.”

하나씩 제외하자 남는 건 오래된 방식이었다.

철도.

강.

도로.

새로운 기술이 사라진 게 아니었다.

대량물류 앞에서는 여전히 바퀴와 물이 강했다.

에이드리언은 그 선을 봤다.

“병목은?”

리아가 바로 표시했다.

터널 둘.

교량 셋.

오리슨 남부 야드.

강운 하역장 네 곳.

“하나만 막혀도?”

“전체 용량 20~40% 날아갑니다.”

“대체로?”

“있지만 느립니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그 다섯 곳부터 경비 붙입니다.”

리아가 그를 봤다.

“군이 철도 안쪽까지 들어오면 작업 느려집니다.”

“경비 없이 터지면 작업 자체가 없습니다.”

둘이 서로를 봤다.

에이드리언은 끼어들었다.

“시설 내부는 철도경비. 외곽은 군. 출입 승인권은 리아 쪽.”

오르테가가 말했다.

“적대행위 확인 시 군 진입.”

리아도 말했다.

“그때는 제가 먼저 부릅니다.”

“당신이 못 부르는 상황이면?”

리아가 잠깐 멈췄다.

“그럼 들어오세요.”

합의.

이번에는 30초보다 조금 더 걸렸다.

그래도 전날보다 빨랐다.

오전 10시.

아이작 벨이 농업권역에서 물량표를 보냈다.

밀.

옥수수.

대두.

감자.

사료전환 가능량.

리아가 화면을 확대했다.

“이걸 전부 도시로 보내면 농업권역이 굶습니다.”

아이작이 말했다.

“그래서 전부 안 보냅니다.”

“도시는 더 달라고 할 텐데요.”

“도시는 언제나 더 달라고 하죠.”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도시가 아니라 제가 물어보겠습니다. 지속가능하게 매일 얼마입니까?”

아이작은 잠시 조용했다.

“지금 연료공급 유지 기준, 하루 1,700톤.”

“더 늘릴 수 있는 조건?”

“비료. 그리고 트럭타이어.”

누군가가 웃었다.

아이작은 웃지 않았다.

“왜요? 타이어 없으면 곡물 밭에서 역까지 날아갑니까?”

웃음이 멈췄다.

에이드리언이 메모했다.

비료.

타이어.

“재고?”

“타이어는 12일. 부품창고 하나 더 받으면 19.”

토머스가 물었다.

“가격은?”

아이작이 말했다.

“지금 타이어 가격부터 묻습니까?”

“누가 공급할지 보려면 가격도 알아야 합니다.”

아이작은 잠깐 짜증난 얼굴을 했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맞네.”

서로 싫어하는 질문도 필요했다.

점심 무렵, 첫 강운 시험이 시작됐다.

오리슨에서 바지선 두 척.

곡물과 정수약품.

아스터 베이까지 예상 19시간.

해상보다 느리고, 철도보다 싸고, 항공보다 훨씬 많이 실었다.

리아와 에이드리언은 원격화면 대신 첫 갑문 현장을 직접 보러 갔다.

강은 평온했다.

바지선은 느렸다.

전쟁과 전혀 어울리지 않는 풍경이었다.

문제는 갑문 하나였다.

센서 고장.

자동개폐 불가.

현장 기술자가 수동개방을 요청했다.

본부는 안전상 반대.

리아가 현장기술자에게 물었다.

“사람 들어가서 열 수 있습니까?”

“가능합니다.”

“위험?”

“정비절차 지키면 허용범위.”

본부 안전담당자가 통신으로 말했다.

“자동센서 확인 없이 개방은 권고하지 않습니다.”

현장기술자가 말했다.

“센서가 죽었는데 센서 확인을 어떻게 합니까?”

“수위 수동검증.”

“하고 있습니다.”

기술자 둘이 눈금판을 직접 확인했다.

상류.

하류.

압력.

문 상태.

리아가 에이드리언을 봤다.

“결정하시겠습니까?”

에이드리언은 고개를 저었다.

“현장책임자가 하죠.”

본부 직원이 물었다.

“본부 승인 없이요?”

“우리가 현장보다 문을 더 잘 봅니까?”

현장책임자가 수동개방에 서명했다.

철문이 천천히 움직였다.

바지선이 통과했다.

아무 폭발도, 극적인 사고도 없었다.

그저 문이 열리고 배가 지나갔다.

에이드리언은 그 장면이 이상하게 오래 기억될 것 같았다.

돌아오는 차량 안에서 노아미에게 메시지가 왔다.

새 계획 이름이 뭐죠?

에이드리언은 리아에게 화면을 보여줬다.

“이름 생각하셨습니까?”

“그냥 노스리버 라이프라인이라고 하죠.”

“너무 거창한데요.”

“사람들은 지도에 이름 붙인 걸 좋아해요.”

아이작이 회의채널에서 말했다.

“곡물만 제대로 오면 이름은 뭐든 상관없습니다.”

토머스가 덧붙였다.

“상표등록은 나중에 하죠.”

리아가 말했다.

“그걸 진짜 말하는 사람이 있네.”

결국 보도자료에는 이렇게 적혔다.

노스리버 라이프라인 NORTH RIVER LIFELINE

철도와 강운, 농업과 도시, 호수와 항만을 잇는 비상수송망.

노아미는 방송 마지막에 말했다.

“이것은 새로운 도로나 철도를 건설하는 계획이 아닙니다. 이미 있던 선들을 다시 연결하는 계획입니다.”

에이드리언은 그 문장을 듣고 화면을 껐다.

그날 오후, 지도 위에 첫 공식 선이 그어졌다.

보도자료가 나간 뒤 노아미는 지도 앞에서 한 가지를 더 물었다.

“이 선 가운데 가장 약한 곳이 어딥니까?”

리아가 바로 말했다.

“그건 방송에서 말하지 마세요.”

“왜요?”

“누가 보고 있을지 모르니까.”

노아미는 카메라를 내렸다.

“그럼 시민한테 뭘 말하죠?”

에이드리언이 답했다.

“한 경로가 끊겨도 다른 경로를 쓴다고.”

“실제로 그렇습니까?”

리아가 지도를 보고 말했다.

“아직은 절반 정도만.”

노아미가 기다렸다.

리아는 한숨을 쉬었다.

“그럼 그렇게 말하세요. 아직 완전한 우회망은 아니라고.”

방송에서는 굵은 선 네 개 대신 전체 개념만 보여줬다.

투명성이 항상 모든 좌표를 공개하는 건 아니었다.

무엇을 숨겼는지, 왜 숨겼는지를 설명하는 것도 필요했다.

저녁이 되자 첫 시험 바지선에서 보고가 왔다.

예정 19시간.

실제 예상 21시간 40분.

갑문 수동운영과 야간속도 제한 때문이었다.

리아가 말했다.

“느리네요.”

에이드리언이 물었다.

“실패입니까?”

“아뇨.”

리아는 도착예정시각을 수정했다.

“이제 진짜 시간이 생긴 거죠.”

계획의 숫자가 틀린 게 아니라 현실을 만나 구체적으로 변한 것이었다.

선 하나를 그리는 건 쉬웠다.

문제는 내일도 그 선이 열려 있게 만드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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