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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10화 — 전쟁

디 오거나이저 · 10 / 310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방공경보는 47초 동안 울렸다.

에이드리언은 회의실 창문에서 멀어졌다.

오르테가는 이미 통신을 켰다.

“표적?”

“해상 접근.”

“아스터 베이 방향?”

“아직 불명.”

마라는 병원망으로 돌아갔다.

“이동 가능한 중환자 지하로. 나머지는 병동 내 차폐.”

리아는 철도망을 열었다.

“전 열차 정지할까요?”

오르테가가 말했다.

“도심 접근이면 터널이 낫습니다.”

리아가 바로 반박했다.

“다 밀어 넣으면 출구 막혀요. 위험구간만 내립니다.”

“판단 가능합니까?”

“지금 해야죠.”

에이드리언은 끼어들지 않았다.

그들의 일이었다.

그 순간 자기 손목단말에서 가족 연락창이 떴다.

아버지.

연결 안 됨.

어머니.

연결 가능.

그는 누르지 않았다.

지금 전화하면 무슨 말을 할지 몰랐다.

창밖 하늘이 번쩍였다.

바다 쪽.

흰 선 하나가 올라갔다.

몇 초 뒤 두 번째.

방공요격체.

세 번째.

하늘 한쪽에서 작은 빛이 터졌다.

소리는 늦게 왔다.

둔탁한 충격.

유리창이 떨렸다.

누군가 몸을 숙였다가 자기 행동을 깨닫고 다시 일어섰다.

오르테가가 말했다.

“요격 성공.”

“표적?”

“확인 중.”

경보가 끝났다.

아무도 박수치지 않았다.

오르테가는 화면에서 눈을 떼지 않았다.

“두 번째 파동 대비.”

아스터 베이 중앙의료원.

마라는 중환자 두 명을 지하구역으로 옮기던 중 해제방송을 들었다.

간호사가 물었다.

“다시 올려요?”

마라가 시계를 봤다.

“30분 기다려.”

“경보 끝났는데요.”

“환자는 엘리베이터 장난감 아니야.”

지하 차폐병동에는 평소보다 사람이 많았다.

환자.

가족.

의료진.

한 노인이 물었다.

“진짜 미사일이었습니까?”

간호사가 마라를 봤다.

마라는 모른다고 말했다.

“모릅니다.”

노인이 불안한 표정을 지었다.

“뉴스에서는 요격했다고—”

“요격했다는 것과 뭘 요격했는지는 다른 말입니다.”

그 대답이 안심을 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거짓말도 아니었다.

30분 동안 두 번째 경보는 없었다.

환자를 다시 올리는 사이 새로운 환자가 들어왔다.

계단 낙상.

교통사고.

공황발작.

전쟁은 미사일만으로 사람을 다치게 하지 않았다.

오후 9시 03분.

노스리버 외부통신 대역이 급격히 줄었다.

해저케이블 두 구간 손실.

아이리스가 지상망을 우회했다.

“국내 핵심망 유지. 해외대역 38%.”

노아미 브룩스가 바로 연락했다.

“언론망 왜 줄였습니까?”

아이리스가 직접 받았다.

“제가 줄인 게 아니라 남은 대역이 줄었습니다.”

“정부망은 살아 있잖아요.”

“병원도 살아 있고 소방도 살아 있어요.”

“언론은 몇 번째죠?”

아이리스가 우선순위를 봤다.

“지금 8번째.”

노아미가 잠깐 침묵했다.

“솔직하네요.”

“바빠서 포장할 시간이 없습니다.”

“우리를 완전히 끊을 생각은요?”

“없습니다.”

“왜요?”

아이리스가 손을 멈췄다.

“정부만 말할 수 있는 통신망은 통신망이 아니라 방송이니까.”

노아미도 잠깐 말이 없었다.

“그 말 써도 됩니까?”

“안 됩니다.”

“왜 다들 그 말부터 해요?”

“당신이 기자니까요.”

통화 종료.

아이리스는 언론대역을 완전히 끊지 않았다.

정부만 남는 통신망도 위험했다.

9시 18분.

아스터 베이의 한 아파트.

방공경보 때 지하주차장으로 내려왔던 사람들이 아직 올라가지 못하고 있었다.

관리AI는 해제됐다고 알렸지만, 누군가는 다시 울릴 거라고 했다.

한 가족은 차 안에 앉아 있었다.

어린아이가 물었다.

“오늘 학교 가?”

어머니가 대답하지 못했다.

전쟁은 아직 공식적으로 선언되지 않았다.

그래서 사람들은 내일 일정조차 어떻게 말해야 할지 몰랐다.

그때 건물 공지에 새로운 문장이 떴다.

내일 학교 운영 여부는 오전 05:30 공지 예정.

어머니가 말했다.

“그때 보자.”

확실하지 않은 답이었지만, 적어도 시간이 생겼다.

9시 41분.

리아에게 메시지가 왔다.

NRX-1842 — ASTER BAY OUTER YARD ARRIVAL

첫 곡물열차.

리아가 현장영상을 열었다.

기관사가 피곤한 얼굴로 말했다.

“다시는 안 시킬 거죠?”

“내일 또 있습니다.”

“퇴사하겠습니다.”

“퇴사서 종이로 내세요. 시스템 안 됩니다.”

기관사가 욕을 했다.

리아가 웃었다.

아스터 베이 창고에 곡물이 내려오기 시작했다.

하역 직원 하나가 화차 옆을 손으로 두드렸다.

“진짜 왔네.”

다른 사람이 말했다.

“화면에 오고 있었잖아.”

“화면 말고.”

그는 손바닥에 묻은 곡물가루를 보여줬다.

“이거.”

리아는 그 말을 듣고 잠깐 조용해졌다.

도시는 아직 굶지 않았다.

10시 02분.

에이드리언은 거의 하루 반 만에 어머니에게 전화를 걸었다.

세 번 울렸다.

“에이드리언?”

그 목소리를 듣자 보고할 말은 많은데 할 말이 없어졌다.

“괜찮으세요?”

“병원에서 사람들 받고 있어.”

당연했다.

그녀는 공공의료 행정가였다.

“집에 계시라고 하려고 했는데.”

“네가 집에 안 있는데 왜 나는 집에 있어?”

에이드리언은 웃지 못했다.

“아버지는요?”

“서부 철도변전소.”

3화에서 온 메시지가 떠올랐다.

“연락 왔어요?”

“한 시간 전. 살아 있대.”

그 말이 이상하게 마음에 박혔다.

살아 있대.

원래 가족에게 쓰는 표현이 아니었다.

“무리하지 말라고 해주세요.”

“너부터.”

“저는—”

“너 밥 먹었어?”

에이드리언은 대답하지 않았다.

어머니가 말했다.

“안 먹었네.”

“시간이 없어서.”

“세상이 끝나도 너 위장은 같이 끝나는 거 아니야.”

그는 웃었다.

처음으로 제대로 웃었다.

“알겠습니다.”

잡음.

“어머니?”

“듣고 있어.”

“제가 끝나면 다시—”

연결이 끊겼다.

ROUTE UNAVAILABLE

에이드리언은 단말을 내려놓지 않았다.

모리스가 물 한 병과 포장된 샌드위치를 옆에 두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에이드리언은 샌드위치를 집었다.

10시 27분.

연방 비상방송이 공공망을 점유했다.

메리디언 연방 집행평의회 대표가 나타났다.

배경은 단색이었다.

“시민 여러분.”

사무실이 조용해졌다.

“지난 36시간 동안 여러 해역과 궤도영역에서 군사적 교전이 발생했습니다.”

처음으로 ‘군사적 교전’이 공식문장에 들어갔다.

“현재 특정 행위주체에 대한 최종책임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보복정보와 조작영상의 유포를 삼가 주십시오.”

에이드리언은 그 문장을 들었다.

적어도 아직 누군가를 지목해 분노를 동원하지는 않았다.

“연방정부는 방위준비단계를 상향하며 각 지역정부에 Continuity Protocol을 발동합니다.”

화면 아래.

CONTINUITY LEVEL 3

모리스가 낮게 말했다.

“훈련 아닌 3은 처음 보네.”

“마지막 훈련은 언제였습니까?”

“일곱 해 전.”

“그때 잘 됐습니까?”

“훈련은 늘 잘 되지.”

모리스가 말했다.

“끝나면 다들 집에 가니까.”

방송은 사재기를 자제하라고 했다.

병원은 운영 중이라고 했다.

교통망은 제한적으로 유지된다고 했다.

모두 사실이었다.

모두 충분하지 않았다.

방송이 끝난 뒤 누군가 조용히 물었다.

“전쟁인 겁니까?”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창밖에서 다시 요격광이 번쩍였다.

이번에는 아무도 창가로 가지 않았다.

각자 자기 화면으로 돌아갔다.

에이드리언도 그랬다.

항만 처리량 46%.

철도 27%.

외부통신 38%.

전력 예비율 6.9%.

병원 산소정제막 10.8일.

그리고 아스터 베이 창고에는 첫 곡물열차가 들어와 있었다.

리아가 다음 편성 예상도착을 올렸다.

06:40

에이드리언은 그 숫자를 한동안 봤다.

모리스가 포장지를 구겨 쓰레기통에 던졌다.

“오늘 날짜 기억해둬.”

에이드리언이 물었다.

“왜요?”

“나중에 사람들이 전쟁이 언제 시작됐는지 물을 테니까.”

“공식 날짜가 정해지겠죠.”

“공식 날짜랑 사람들이 기억하는 날짜는 다르다.”

모리스는 꺼진 광고판 너머 도시를 봤다.

“누군가는 오늘 요격광을 기억하고, 누군가는 결제망 멈춘 걸 기억하고, 누군가는 첫 열차 들어온 걸 기억할 거야.”

에이드리언은 `06:40`을 다시 봤다.

자기는 아마 그 시간을 기억할 것 같았다.

바깥에서는 전쟁이 시작되고 있었다.

그래도 06시 40분에는 다음 열차가 와야 했다.

아침도 와야 했으니까.

END OF 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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