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8화 — 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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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4시 26분.
마커스 오르테가는 군인이 총을 들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때로는 총을 든 사람이 문제였다.
“총구 내려.”
젊은 병사가 그를 봤다.
“준장님?”
“총구.”
병사가 뒤늦게 소총을 내렸다.
그 앞에는 연료트럭 운전사 세 명이 손을 들고 서 있었다.
노스리버 서부 연료저장소.
침입경보가 울린 지 4분.
정체불명의 드론이 상공에 들어왔고, 경비부대는 즉시 출입을 막았다.
문제는 연료트럭 세 대가 하필 그때 들어온 것이었다.
“신분 확인했나?”
소대장이 말했다.
“아직입니다.”
“근데 총부터 겨눴어?”
“침입경보가—”
“경보는 하늘에서 떴지 트럭에서 뜬 게 아니다.”
운전사 중 한 명이 욕을 삼켰다.
오르테가는 그쪽을 봤다.
“불편한 건 압니다.”
“불편한 게 아니라 총 맞을 뻔했죠.”
“맞습니다.”
소대장이 오르테가를 봤다.
운전사도 잠깐 놀란 표정이었다.
“신분증.”
세 명 모두 정상.
화물코드.
정상.
납품계약.
정상.
“들여보내.”
소대장이 망설였다.
“보안상—”
“저 연료 안 들어오면 내일 우리 차량부터 멈춘다.”
트럭이 통과했다.
오르테가는 소대장에게 말했다.
“다음부터 경보와 사람을 구분해.”
“실제 침투면 늦습니다.”
“그래서 신분확인 훈련시키는 거다. 총부터 드는 훈련 말고.”
소대장은 굳은 얼굴로 고개를 끄덕였다.
◆오르테가는 하늘을 올려다봤다.
작은 점 하나.
“종류?”
“민간 측량형.”
“식별자?”
“제거.”
“폭발물?”
“확인 전.”
“격추하지 마.”
“정찰이면요?”
“연료탱크 위에서 터뜨릴 셈이냐?”
오르테가는 전자전차량을 가리켰다.
“제어링크 끊고 포획.”
방해전파.
드론이 흔들렸다.
추락하지 않았다.
“자율입니다.”
“포획.”
그물드론 두 대가 올라갔다.
첫 번째 실패.
두 번째가 날개를 감쌌다.
둘이 빈 주차장에 떨어졌다.
5분 뒤 기술팀이 보고했다.
“폭발물 없음.”
“저장장치?”
“있습니다.”
“현장에서 열지 마.”
“왜요?”
“그게 폭발물일 수도 있으니까.”
기술팀은 드론을 차폐상자에 넣었다.
오르테가는 병사들을 돌아봤다.
“경계 계속. 대신 민간트럭 막지 마.”
소대장이 물었다.
“드론 추가 침입하면요?”
“하늘을 막고 땅은 열어.”
짧은 명령이었다.
둘 다 막는 게 가장 쉬웠다.
그리고 가장 빨리 저장소를 쓸모없게 만드는 방법이었다.
◆오후 5시 02분.
비상조정회의.
철도에서 디젤 60~80만 리터.
군도 필요.
병원 발전기도 필요.
리아가 말했다.
“최소 60.”
오르테가가 말했다.
“60까지 줍니다.”
“70.”
“65.”
“좋아요.”
합의는 20초 걸렸다.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제가 필요 없었네요.”
오르테가가 화면 너머에서 그를 봤다.
“조정자는 사람들이 스스로 합의하면 좋아해야 하는 직업 아닙니까?”
모리스가 어딘가에서 웃었다.
에이드리언도 입꼬리를 올렸다.
“맞습니다.”
마라가 화면 한쪽에서 말했다.
“병원 발전기용은 별도죠?”
오르테가가 말했다.
“당신들 몫 안 건드립니다.”
“기록 남겨주세요.”
“남기죠.”
마라는 고개를 끄덕였다.
군인이 말했기 때문에 믿은 게 아니었다.
기록을 남기기 때문에 믿을 수 있는 범위가 생겼다.
오르테가는 그 차이를 알고 있었다.
◆회의가 끝난 뒤 드론 분석결과가 들어왔다.
촬영대상.
연료저장소.
철도교차점.
변전소.
정수시설.
하나의 드론이 지난 36시간 동안 핵심 인프라만 찍고 있었다.
“소유자?”
“모릅니다.”
“발사위치?”
“도시 외곽 민간물류구역 추정.”
“군사정찰?”
“가능.”
“테러?”
“가능.”
“민간범죄?”
“가능.”
“영상 전송은?”
“일부 실시간. 일부 로컬저장.”
“받은 쪽?”
“추적 중.”
오르테가는 화면을 확대했다.
드론은 시설만 찍지 않았다.
경비교대 시각.
트럭이 줄 서는 시간.
게이트가 열리는 방식.
보안인력이 어느 경보에 몰리는지.
그게 더 싫었다.
“핵심시설 드론 접근거리 두 배.”
“민간 포함?”
“민간 포함.”
통신장교가 말했다.
“병원 배송드론도 막힙니다.”
오르테가는 잠시 멈췄다.
“병원배송은 인증화이트리스트.”
“언론 취재드론은?”
“별도 승인.”
“반발 옵니다.”
“오라고 해.”
그는 말을 끝냈다가 다시 덧붙였다.
“대신 승인창구 24시간 열어. 막아놓고 전화 안 받는 짓은 하지 말고.”
◆저녁 5시 44분.
노아미가 실제로 전화했다.
“드론 비행금지 왜 확대했습니까?”
“핵심인프라 정찰사례가 있었습니다.”
“증거 공개 가능합니까?”
“현재 수사 중.”
“또 그 말이네요.”
“이번엔 사실입니다.”
“전부 막으면 취재도 못 합니다.”
“승인창구 만들었습니다.”
“승인 거부하면요?”
“사유 기록.”
노아미가 잠깐 조용해졌다.
“그건 누가 보죠?”
“나중에 당신이 보겠죠.”
이번에는 노아미가 웃었다.
“장군님, 언론 다루는 법 배우셨네요.”
“당신들 피하는 법은 아직입니다.”
통화가 끝났다.
오르테가는 자기가 농담을 했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피곤하면 사람은 이상해졌다.
◆그때 해상경보가 울렸다.
항만 외곽 18킬로미터.
대형 유조선.
선체 측면에서 불꽃.
두 번째.
그리고 폭발.
화면이 흔들렸다.
“구조선?”
“출항 준비.”
소대장이 말했다.
“두 번째 타격 가능성 있습니다.”
“군정찰 붙여.”
“구조선은 계속?”
오르테가는 폭발 화면을 봤다.
바다 위에 작은 불빛들이 있었다.
구명정인지, 잔해인지 아직 알 수 없었다.
“계속.”
“위험합니다.”
“알아.”
“공격이면 구조선도 표적됩니다.”
오르테가가 소대장을 봤다.
“그 배 불탔다고 여기 사람까지 버릴 이유는 없어.”
몇 분 뒤 첫 구조선이 나갔다.
군 무인기가 더 높은 곳에서 항로를 감시했다.
동시에 연방 예비동원 통지가 내려왔다.
총동원은 아니었다.
하지만 오르테가는 차이를 알고 있었다.
군대는 전쟁이 시작된 뒤 움직이는 조직이 아니었다.
전쟁이 시작될 가능성이 충분히 커졌을 때 움직였다.
예비동원 통지를 받은 병사들 중에는 아침까지 민간직장에서 일하던 사람도 있었다.
한 정비병은 아스터 베이 시내버스 회사 소속이었다.
소대장이 그에게 군용차량부터 보라고 했다.
그는 첫 장갑차 보닛을 열더니 말했다.
“부품은 있습니다. 문제는 냉각액입니다.”
“군 보급에 없나?”
“있는데 저 저장소에 묶였습니다.”
오르테가는 그 말을 듣고 웃을 수 없었다.
군과 민간이 서로 다른 세계처럼 보여도 결국 같은 도로와 연료, 같은 정비사를 썼다.
그는 새 동원명령 아래에 한 줄을 추가했다.
민간 필수직 종사 예비군은 대체인력 확인 후 소집.
모든 병사를 빨리 모으는 것이 항상 전력을 높이는 것은 아니었다.
버스 정비사를 데려와 도시 버스를 멈추게 하면 다른 필수인력이 출근하지 못한다.
동원도 물류였다.
저녁이 되자 동원장 입구에 작은 안내판이 하나 더 붙었다.
민간 필수직 종사자는 소집 전 대체인력 여부 확인.
오르테가는 그 문장을 직접 확인했다.
병력은 숫자로 채우기 쉬웠다.
도시는 그렇지 않았다.
군대가 강해지려고 도시의 병원과 전력망을 약하게 만들면 결국 지킬 대상부터 무너졌다.
그날 이후 예비군 명단에는 군 계급만큼 민간직업도 중요해졌다.
저녁이 되자 동원장에 가족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다.
누군가는 배웅하러 왔고, 누군가는 소집유예를 요청하러 왔다.
간호사 한 명의 배우자가 소리쳤다.
“이 사람 중환자실 기사입니다. 데려가면 병원 장비 누가 고쳐요?”
행정병은 규정만 보고 소집대상이라고 했다.
오르테가가 현장을 지나가다 그 말을 들었다.
그는 명단을 확인했다.
정비병 특기.
민간직업도 의료장비 정비.
“24시간 유예.”
행정병이 물었다.
“대체인력 확인 전까지요?”
“그래.”
배우자가 고맙다고 하려 했다.
오르테가는 손을 들었다.
“고마워할 일 아닙니다. 병원도 방위시설입니다.”
그날부터 동원표에는 군 특기 옆에 민간 필수직이 함께 표시됐다.
그날 오후,
메리디언 연방의 예비부대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아스터 베이의 민간트럭들은 그들 사이를 지나 계속 연료를 실어 날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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