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2화 — 항구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두 시간 뒤, 아스터 베이 항만은 멀리서 보면 아직 평소와 같았다.
컨테이너 크레인이 움직였고, 예인선이 흰 물살을 끌었다. 외곽도로에는 화물차량이 줄지어 들어갔다.
달라진 것은 소리였다.
평소에는 끊이지 않던 자동호출음이 줄어 있었다. 대신 무전기에서 짧고 거친 사람 목소리가 계속 튀어나왔다.
“3번 선석 수동 전환.”
“4번 게이트 민간차량 대기.”
“동부 방파제 드론 접근 금지.”
에이드리언은 출입증을 찍었다.
게이트가 바로 열리지 않았다.
평소에는 얼굴인증 한 번이면 끝났다.
오늘은 경비 직원이 직접 신분을 확인했다.
“재난물류국?”
“네.”
“관제동까지만입니다. 부두 진입은 별도 승인.”
“알겠습니다.”
직원이 출입증을 돌려주면서 말했다.
“지금 자동권한표가 자꾸 바뀝니다. 문이 안 열리면 억지로 통과하지 마세요.”
“그런 사람이 있습니까?”
경비 직원은 대답 대신 뒤쪽 차단봉을 가리켰다.
부러져 있었다.
에이드리언은 더 묻지 않았다.
모리스는 오지 않았다.
‘젊은 사람들이 직접 걸어다니는 법도 배워야지.’
그렇게 말하고 퇴근했다.
대신 노스리버 교통국에서 파견된 철도 운영책임자가 동행했다.
리아 모건.
그녀는 첫인사보다 먼저 항만 전력표를 요구했다.
“자동야드 전력분리 돼 있죠?”
관제 직원이 그녀를 봤다.
“C구역부터 가능합니다.”
“좋네요.”
에이드리언이 손을 내밀었다.
“에이드리언 케인.”
리아가 잡았다.
“압니다. 아침에 18번 편성 다시 짜게 만든 사람.”
첫인사는 그걸로 끝이었다.
항만관제실에서는 아무도 뛰지 않았다.
소리치지도 않았다.
그런데 아무도 앉아 있지 않았다.
한쪽 벽에는 북대서양 항적이 떠 있었다.
민간선박 수백 척.
그리고 평소에는 보이지 않는 회색 구역이 생겨 있었다.
에이드리언은 그것부터 봤다.
“저건 뭡니까?”
관제 책임자가 시선을 돌렸다.
“임시 방위항행구역입니다.”
“오늘 생겼습니까?”
“한 시간 전.”
“이유는?”
“설명 권한이 없습니다.”
몇 시간 전의 에이드리언이라면 더 캐물었을 것이다.
오늘은 질문을 바꿨다.
“민간 입항에 미치는 영향은요?”
“현재 처리량 42% 감소.”
“공식 발표는 운영 유지라고 했는데요.”
“운영은 하고 있습니다.”
관제 책임자가 피곤한 얼굴로 말했다.
“평소의 절반 조금 넘게.”
“예상 복구?”
“없습니다.”
그 한마디가 숫자보다 무거웠다.
그때 관제실 전체에 경보가 울렸다.
LOCAL NAVIGATION DEVIATION
누군가 외쳤다.
“서부 컨테이너 야드!”
화면 하나가 확대됐다.
무인 견인차 두 대가 같은 차선으로 들어가고 있었다.
시속 19킬로미터.
충돌까지 14초.
자동제어는 서로에게 양보명령을 보내고 있었다.
문제는 두 차량 모두 자신이 우선차량이라고 판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원격정지.”
“응답 없습니다.”
“비상차단?”
“야드 로컬망 지연.”
11초.
리아가 먼저 움직였다.
“야드 전원구역?”
“C-17.”
“통째로 내려요.”
관제 직원이 말했다.
“크레인도 멈춥니다.”
“차량 둘 박히면 크레인 네 대가 멈춰요.”
8초.
관제 책임자가 손을 내렸다.
“C-17 차단.”
부두 아래에서 견인차 두 대가 동시에 힘을 잃었다.
서로 4미터를 남기고 멈췄다.
관제실 어딘가에서 숨을 내쉬는 소리가 났다.
리아는 창밖을 보며 말했다.
“위치망 더 흔들리면 자동야드 닫으세요.”
“처리량이 또 떨어집니다.”
“차량이 사람 위로 올라가면 0이 됩니다.”
관제 책임자는 반박하지 않았다.
에이드리언도 끼어들지 않았다.
그는 대신 실제 야드 지도를 봤다.
C-17 전원을 내리자 주변 네 개 작업구역의 처리속도도 같이 떨어졌다.
한 번의 안전결정이 다른 곳에 비용을 만들었다.
그제야 아침의 180세트가 다시 떠올랐다.
결정은 화면에서 끝나지 않았다.
항상 누군가의 다음 일을 바꿨다.
“철도로 빼는 물량은 유지할 수 있습니까?”
리아가 그를 봤다.
“자동배차를 믿으면요?”
“못 믿는다는 뜻이군요.”
“아직은 쓸 수 있어요. 다만 제가 오늘 저녁까지 믿을지는 모르겠네요.”
에이드리언이 말했다.
“아침에 의료화물 하나 자동배차 걸었습니다.”
“압니다. 18번 편성 다시 짰어요.”
“문제였습니까?”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리아가 말했다.
“다음에는 열차가 있는지부터 물어보세요.”
“시스템이 가능하다고 해서 가능한 줄 알았습니다.”
리아가 창밖에 멈춰 선 견인차를 턱짓했다.
“시스템도 가끔 자기 직업을 과대평가하죠.”
“저도 조심하겠습니다.”
리아가 이번에는 그를 한 번 봤다.
“그럼 빨리 배우시네요.”
관제실 반대편에서 직원이 손짓했다.
“케인 씨. 크레시다 기록 찾았습니다.”
마지막 정상수신.
05시 41분.
그리고 그 직후 연방 명령.
CEASE ACTIVE TRANSMISSION
“인증은?”
“정상입니다.”
에이드리언은 화면을 한 번 더 봤다.
“그럼 침몰했다고 볼 이유는 없군요.”
“현재로서는.”
완전한 안도는 아니었다.
그래도 첫 화 이후 처음 생긴 좋은 가능성이었다.
“다른 다섯 척도 같은 명령입니까?”
“세 척은 그렇습니다. 두 척은 마지막 패킷이 손상돼 확인 불가.”
“공통 항로?”
“부분적으로.”
관제 책임자가 지도를 확대했다.
회색 방위항행구역 가장자리와 겹쳤다.
크레시다는 그 안쪽.
“군이 민간선을 숨긴 겁니까?”
에이드리언이 물었다.
“그런 표현은 쓰지 마십시오.”
책임자의 목소리가 딱딱해졌다.
“그럼?”
“민간선의 능동송신을 제한한 겁니다.”
“차이가 있습니까?”
“법적으로는 큽니다.”
관제실 공기가 잠깐 무거워졌다.
에이드리언은 한 발 물러섰다.
“알겠습니다.”
그때 책임자가 다른 화면을 띄웠다.
“이것도 보셔야겠습니다.”
오늘 예정 입항선 61척.
정상 접근 35.
우회 9.
대기 11.
상태 미확인 6.
“우회항은?”
“그레이헤이븐 쪽이 가장 낫습니다. 문제는 내륙철도.”
리아가 말했다.
“선로는 있습니다. 슬롯이 없어요.”
“만들 수 있습니까?”
“배가 실제로 온다는 전제면.”
그 말이 끝나기도 전에 부두 쪽에서 낮은 진동이 올라왔다.
대형 회색 수송선 한 척이 항만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민간회사 표식이 없었다.
선체 측면에는 식별번호와 연방 우선화물 표지만 있었다.
관제 책임자가 얼굴을 찌푸렸다.
“7번 선석?”
무전기가 울렸다.
“관제, 연방 방위수송대. 7번 선석 접근 승인 요청.”
“7번은 비어 있습니다.”
“그 상태를 유지하십시오.”
크레인이 회색 컨테이너 하나를 들어 올렸다.
외부에는 위험물 코드밖에 없었다.
에이드리언의 단말에 제한된 항만 manifest가 한 줄 떴다.
PRIORITY DEFENSE CARGO — AIR DEFENSE SUPPORT
리아가 옆에서 봤다.
“저게 들어오면 우리 화물은 몇 시간 밀립니다.”
“얼마나?”
“지금은 세 시간. 더 오면 모르죠.”
에이드리언이 관제 책임자에게 물었다.
“민간의료화물은 방위화물 뒤로 자동밀립니까?”
“연방 우선순위가 더 높습니다.”
“예외요청은?”
“생명직결 화물만.”
에이드리언은 아침에 보낸 산소정제막을 떠올렸다.
그건 이미 철도로 움직이고 있었다.
운이 좋았다.
항만 밖에서 누군가 자신을 불렀다.
“케인 씨.”
여성이 경비선 앞에 서 있었다.
“노아미 브룩스. 아스터 네트워크.”
“지금 촬영은 금지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켜지도 않았어요.”
실제로 장치는 꺼져 있었다.
“질문 하나만 하죠.”
에이드리언은 기다렸다.
“전쟁이 시작된 겁니까?”
리아가 옆에서 말했다.
“그걸 우리가 알면 좋겠네요.”
노아미가 그녀를 봤다.
“그럼 아는 건?”
에이드리언이 답했다.
“오늘 들어올 물건이 덜 들어옵니다.”
“얼마나요?”
“지금 추정으론 절반 가까이 위험합니다.”
“공개해도 됩니까?”
“그 문장 그대로라면요.”
“공황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전쟁이라고 말하지 않았습니다.”
노아미는 몇 초 그를 보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대신 하나 부탁해도 됩니까?”
“뭔데요?”
“‘항만 폐쇄’라고 쓰지 마세요. 닫힌 게 아니라 느려진 겁니다.”
노아미가 말했다.
“사람들이 그 차이를 이해할까요?”
“이해하게 써주시는 게 기자 아닙니까?”
이번에는 노아미가 웃었다.
“케인 씨, 생각보다 말이 세네요.”
“오늘 잠을 못 자서 그렇습니다.”
에이드리언이 돌아서려는데 항만 시스템이 새 알림을 띄웠다.
방위항행구역 확대.
또 확대.
북대서양 지도에서 회색 구역이 번졌다.
리아가 말했다.
“바다가 없어지고 있네요.”
에이드리언은 지도 위에 남은 가느다란 민간항로를 봤다.
전쟁은 아직 화면 밖에 있었다.
하지만 물류망은 이미 그 모양으로 변하고 있었다.
그리고 7번 선석에서는 두 번째 회색 컨테이너가 내려오고 있었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