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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91화 — 표결

자유의 세기 · 91 / 516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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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표결일 아침, 방청석은 가득 찼다.

비상조정법.

신문은 이미 사라노프법이라고 불렀다.

사라노프는 그 이름을 싫어했지만,

그날만큼은 굳이 정정하지 않았다.

법안 통과 가능성은 높았다.

문제는 수정안.

강경 중앙파는 14일 자동종료를 30일로 늘리려 했다.

지역대표들은 반대로 7일을 요구했다.

일부 자유주의 의원은 법 자체를 폐기하자고 했다.

“기존 법으로 충분합니다.”

사라노프가 연단에 섰다.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난 세 달 자료를 보여줬다.

화차 거부.

무기열차.

두 경찰.

식량 강제매입 충돌.

철도명령 중복.

“이 법은 가상의 위기를 위한 게 아닙니다.”

야당 의원이 소리쳤다.

“당신 부처가 이미 권한 많습니다!”

“그래서 법에 묶자는 겁니다.”

회의장이 조금 조용해졌다.

“지금은 각 사건마다 임시해석으로 움직입니다.”

사라노프는 602호 열차 사례를 들었다.

“그날 총성이 안 난 건 운이 좋았습니다.”

베레노프가 방청석에서 작게 말했다.

“기관사가 좋았지.”

Halcroft가 들었다.

사라노프는 계속했다.

“명령권한을 명확히 하고, 동시에 끝나는 시점을 명확히 하자는 법입니다.”

안토노바는 그 문장에서 시선을 들었다.

몇 년 전이라면 사라노프 입에서 나오기 어려운 문장 같았다.

그가 바뀐 걸까.

아니면 자기 법을 통과시키려는 언어를 배운 걸까.

둘 다일 수 있었다.

첫 수정안.

14일 → 30일.

부결.

두 번째.

14일 → 7일.

부결.

세 번째.

연장 시 의회 단순과반이 아니라 3분의 2.

부결.

네 번째.

지역 고유권한 제한 시 해당 지역대표단 의견 청취 의무.

통과.

사라노프는 불만이었지만 반대하지 않았다.

다섯 번째.

비상명령으로 언론사 인쇄시설·정당사무실·노조사무실을 ‘필수시설’로 강제사용할 수 없음.

통과.

세레빈이 만족했다.

여섯 번째.

비상명령 위반만을 이유로 형사처벌 불가. 처벌은 별도 법률근거 필요.

안토노바가 강하게 밀었다.

내무장관은 반대.

사라노프는 고민하다 찬성.

“행정명령과 형벌은 분리해야 합니다.”

그 한마디가 법안 분위기를 바꿨다.

신문기자들은 바로 적었다.

Price가 Halcroft에게 말했다.

“이 사람 점점 당신들 편 아닙니까?”

“누구 편?”

“제한된 권한 좋아하는 편.”

Halcroft가 말했다.

“사라노프는 제한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찬성했잖아요.”

“제한이 있어야 권한이 합법적으로 더 강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Price가 잠깐 멈췄다.

“그게 더 흥미롭네요.”

최종표결.

표결 직전 아르세닌은 방청석을 한 번 돌아봤다.

지역대표들은 서로 다른 색의 서류철을 들고 있었다.

내무부 직원.

철도노동자.

신문기자.

황실 비서실.

모두 같은 법을 다른 이유로 기다리고 있었다.

한 의원이 마지막으로 물었다.

“이 법이 실패하면 누가 책임집니까?”

사라노프가 말했다.

“발령한 내각.”

“실무자는?”

“자기 명령.”

“의회는?”

아르세닌이 말했다.

“연장해줬다면 우리도.”

답이 한 사람에게 모이지 않았다.

그 점이 불편했지만,

책임을 한 사람에게 몰아 영웅이나 악당으로 만드는 것보다 정직했다.

찬성 184.

반대 71.

기권 23.

국가기능연속성 비상조정법 통과.

사라노프는 박수치지 않았다.

아르세닌도.

안토노바는 법률문 마지막 줄을 다시 읽었다.

발령일로부터 14일 경과 시 별도 의결 없이 자동실효.

그 문장이 남았다.

그날 저녁 중앙역에서 작은 사건이 터졌다.

전력선 고장으로 북부선 신호체계 일부가 멈췄다.

사라노프에게 새 법을 바로 쓸 수 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그는 물었다.

“지역간 기능연속성 위기입니까?”

실무자가 말했다.

“아직은 아닙니다.”

“그럼 기존 권한으로.”

“새 법 첫날인데.”

“그래서 더.”

사라노프는 비상법을 발령하지 않았다.

그 선택은 기사 한 줄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안토노바는 다음 날 들었다.

“왜 안 썼답니까?”

Halcroft가 말했다.

“필요 없어서.”

안토노바는 잠깐 생각했다.

“좋네요.”

“믿습니까?”

“한 번은.”

비상권한의 첫 성공은,

쓰지 않은 것이었다.

다음 날 신문은 법 통과만 크게 다뤘다.

비상권한을 안 쓴 일은 기사도 안 됐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좋은 제도는 안 썼을 때 성과가 안 보이네요.”

할크로프트가 답했다.

“보험 같은 거죠.”

“보험은 돈이라도 냅니다.”

“권한도 비용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비싸게 만들어야죠.”

그녀는 법률집에 14일 뒤 날짜를 표시했다.

자동종료 예정일.

달력에 실제 날짜가 적히자 sunset clause가 추상적인 원칙이 아니게 됐다.

14일 뒤 누군가는 다시 설명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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