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91화 — 표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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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회 표결일 아침, 방청석은 가득 찼다.
비상조정법.
신문은 이미 사라노프법이라고 불렀다.
사라노프는 그 이름을 싫어했지만,
그날만큼은 굳이 정정하지 않았다.
법안 통과 가능성은 높았다.
문제는 수정안.
강경 중앙파는 14일 자동종료를 30일로 늘리려 했다.
지역대표들은 반대로 7일을 요구했다.
일부 자유주의 의원은 법 자체를 폐기하자고 했다.
“기존 법으로 충분합니다.”
사라노프가 연단에 섰다.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지난 세 달 자료를 보여줬다.
화차 거부.
무기열차.
두 경찰.
식량 강제매입 충돌.
철도명령 중복.
“이 법은 가상의 위기를 위한 게 아닙니다.”
야당 의원이 소리쳤다.
“당신 부처가 이미 권한 많습니다!”
“그래서 법에 묶자는 겁니다.”
회의장이 조금 조용해졌다.
“지금은 각 사건마다 임시해석으로 움직입니다.”
사라노프는 602호 열차 사례를 들었다.
“그날 총성이 안 난 건 운이 좋았습니다.”
베레노프가 방청석에서 작게 말했다.
“기관사가 좋았지.”
Halcroft가 들었다.
사라노프는 계속했다.
“명령권한을 명확히 하고, 동시에 끝나는 시점을 명확히 하자는 법입니다.”
안토노바는 그 문장에서 시선을 들었다.
몇 년 전이라면 사라노프 입에서 나오기 어려운 문장 같았다.
그가 바뀐 걸까.
아니면 자기 법을 통과시키려는 언어를 배운 걸까.
둘 다일 수 있었다.
첫 수정안.
14일 → 30일.
부결.
두 번째.
14일 → 7일.
부결.
세 번째.
연장 시 의회 단순과반이 아니라 3분의 2.
부결.
네 번째.
지역 고유권한 제한 시 해당 지역대표단 의견 청취 의무.
통과.
사라노프는 불만이었지만 반대하지 않았다.
다섯 번째.
비상명령으로 언론사 인쇄시설·정당사무실·노조사무실을 ‘필수시설’로 강제사용할 수 없음.
통과.
세레빈이 만족했다.
여섯 번째.
비상명령 위반만을 이유로 형사처벌 불가. 처벌은 별도 법률근거 필요.
안토노바가 강하게 밀었다.
내무장관은 반대.
사라노프는 고민하다 찬성.
“행정명령과 형벌은 분리해야 합니다.”
그 한마디가 법안 분위기를 바꿨다.
신문기자들은 바로 적었다.
Price가 Halcroft에게 말했다.
“이 사람 점점 당신들 편 아닙니까?”
“누구 편?”
“제한된 권한 좋아하는 편.”
Halcroft가 말했다.
“사라노프는 제한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찬성했잖아요.”
“제한이 있어야 권한이 합법적으로 더 강해진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Price가 잠깐 멈췄다.
“그게 더 흥미롭네요.”
최종표결.
표결 직전 아르세닌은 방청석을 한 번 돌아봤다.
지역대표들은 서로 다른 색의 서류철을 들고 있었다.
내무부 직원.
철도노동자.
신문기자.
황실 비서실.
모두 같은 법을 다른 이유로 기다리고 있었다.
한 의원이 마지막으로 물었다.
“이 법이 실패하면 누가 책임집니까?”
사라노프가 말했다.
“발령한 내각.”
“실무자는?”
“자기 명령.”
“의회는?”
아르세닌이 말했다.
“연장해줬다면 우리도.”
답이 한 사람에게 모이지 않았다.
그 점이 불편했지만,
책임을 한 사람에게 몰아 영웅이나 악당으로 만드는 것보다 정직했다.
찬성 184.
반대 71.
기권 23.
국가기능연속성 비상조정법 통과.
사라노프는 박수치지 않았다.
아르세닌도.
안토노바는 법률문 마지막 줄을 다시 읽었다.
발령일로부터 14일 경과 시 별도 의결 없이 자동실효.
그 문장이 남았다.
그날 저녁 중앙역에서 작은 사건이 터졌다.
전력선 고장으로 북부선 신호체계 일부가 멈췄다.
사라노프에게 새 법을 바로 쓸 수 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그는 물었다.
“지역간 기능연속성 위기입니까?”
실무자가 말했다.
“아직은 아닙니다.”
“그럼 기존 권한으로.”
“새 법 첫날인데.”
“그래서 더.”
사라노프는 비상법을 발령하지 않았다.
그 선택은 기사 한 줄도 되지 않았다.
하지만 안토노바는 다음 날 들었다.
“왜 안 썼답니까?”
Halcroft가 말했다.
“필요 없어서.”
안토노바는 잠깐 생각했다.
“좋네요.”
“믿습니까?”
“한 번은.”
비상권한의 첫 성공은,
쓰지 않은 것이었다.
다음 날 신문은 법 통과만 크게 다뤘다.
비상권한을 안 쓴 일은 기사도 안 됐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좋은 제도는 안 썼을 때 성과가 안 보이네요.”
할크로프트가 답했다.
“보험 같은 거죠.”
“보험은 돈이라도 냅니다.”
“권한도 비용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비싸게 만들어야죠.”
그녀는 법률집에 14일 뒤 날짜를 표시했다.
자동종료 예정일.
달력에 실제 날짜가 적히자 sunset clause가 추상적인 원칙이 아니게 됐다.
14일 뒤 누군가는 다시 설명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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