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86화 — 진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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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토프 특별선거 투표율은 68퍼센트였다.
사람들은 놀랐다.
전쟁 전 마지막 시선거보다 높았다.
북부전역시민위원회 계열은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하지만 과반은 아니었다.
37퍼센트.
중도 시정연합 31.
사회공화주의 지역연합 19.
기타 13.
말체프는 개표소에서 결과를 끝까지 지켜봤다.
개표소에는 그의 지지자도 많았다.
첫 상자가 열릴 때마다 환호가 났다.
세 번째부터 분위기가 달라졌다.
중도 시정연합이 예상보다 강했다.
한 젊은 지지자가 말했다.
“공장구 투표함이 이상합니다.”
말체프가 물었다.
“어떻게?”
“우리 표가 너무 적어요. 다들 우리 찍는다고 했습니다.”
말체프가 씁쓸하게 웃었다.
“사람은 투표 전에 거짓말도 해.”
“우리한테?”
“특히 우리한테.”
그는 감시인을 더 붙였지만 개표를 멈추게 하진 않았다.
자기들이 질 것 같다고 자기들이 만든 선거를 중단하면, 그 순간 모든 명분이 끝난다는 걸 알고 있었다.
측근이 말했다.
“연정하면 시장 자리 가능합니다.”
“누구랑?”
“사회공화주의.”
“조건은?”
“치안권 공동관리.”
말체프는 고개를 저었다.
“선거했으면 경찰은 시정부로 넘겨야지.”
측근이 놀랐다.
“그럼 우리가 뭘 얻습니까?”
말체프가 투표함을 봤다.
“37퍼센트.”
“그게 전부?”
“원래 선거가 그런 거 아닌가.”
그날 밤 그는 공개성명을 냈다.
결과 인정. 시민위원회의 행정기능을 새 시정부에 단계적 이관.
중앙정부는 안도했다.
안토노바도.
문제는 북부 4구역 경비대였다.
지휘자 알렉세이 그로민.
퇴역대위.
그는 선거결과를 인정하지 않았다.
정확히는 선거 자체가 조작됐다고 주장했다.
“피난민 명부.”
“중앙경찰 개입.”
“언론 편향.”
증거 일부는 실제 문제가 있었다.
명부 중복 312건.
주소 오류.
투표소 대기시간 차이.
하지만 전체 결과를 뒤집을 수준인지는 별개였다.
그로민은 말했다.
“재검표 전까지 무장해제 안 합니다.”
말체프가 직접 찾아갔다.
“내려놔.”
“당신이 진 건 인정합니다.”
“우리가 진 거지.”
“당신은 인정해도 시민은 안 합니다.”
“시민이 투표했어.”
“저 숫자를 믿습니까?”
“지금은.”
그로민의 얼굴이 굳었다.
“전쟁 때 당신이 우리한테 뭐라고 했습니까?”
말체프는 대답하지 않았다.
“중앙이 못 지키니 우리가 지켜야 한다고 했습니다.”
“맞아.”
“지금 중앙이 뭐가 달라졌습니까?”
“선거했잖아.”
“종이 한 장으로?”
말체프가 말했다.
“그래.”
그로민이 웃었다.
“그럼 우리가 싸운 건 뭐였습니까?”
말체프는 한참 뒤 말했다.
“끝내려고.”
그 말은 그로민에게 답이 되지 않았다.
북부 4구역 경비대는 무기고를 잠갔다.
약 180명.
소총 130정.
기관총 2정.
도시 전체를 장악할 힘은 없었다.
그런데 경찰이 강제로 들어가면 총격은 날 수 있었다.
새 시정부는 중앙에 지원을 요청했다.
내무장관은 경찰작전을 준비했다.
아르세닌은 48시간 유예.
“말체프에게 기회 줍시다.”
사라노프는 반대하지 않았다.
“48시간 뒤에는?”
“그때 결정.”
Free Civic Guard에는 또 요청이 왔다.
주민대피·병원·급수시설 보호 지원.
무장해제 작전은 제외.
헌장 범위였다.
세레빈이 말했다.
“또 국가 옆에서 서게 됐네요.”
안토노바가 말했다.
“시설 옆에서.”
Halcroft는 크레스토프로 갔다.
Price도.
그녀가 물었다.
“이제 진짜 내전입니까?”
“아직.”
“당신 그 말 좋아하네요.”
“틀리기 싫어서.”
“언제까지 아직입니까?”
Halcroft는 답하지 않았다.
그로민 진영 안에서도 의견은 갈렸다.
젊은 경비원들은 집에 가고 싶어 했다.
일부 퇴역군인은 끝까지 버티자고 했다.
공장노동자 출신 분대장은 말했다.
“선거 다시 하면 되잖습니까.”
그로민이 말했다.
“중앙이 또 조작하면?”
“그럼 또 하죠.”
“그 사이 무기 내려놓고?”
“언제까지 총 들고 삽니까?”
그 질문은 조직 안에서 퍼졌다.
말체프는 마지막 협상을 제안했다.
- 무기고 공동봉인.
- 개인무기 즉시 반납 아님.
- 재검표·명부감사 7일.
- 결과 유지 시 해산.
- 중대한 부정 확인 시 일부 투표소 재선거.
그로민은 고민했다.
“공동봉인 누가?”
법원.
시정부.
그리고 북부 4구역 대표.
세 인장.
그는 받아들였다.
기관총부터 봉인.
소총은 개인휴대 중지, 무기고 반납.
180명 중 23명은 거부하고 떠났다.
일부는 총을 들고.
그들이 어디로 갔는지는 바로 알 수 없었다.
Price가 말했다.
“이게 끝입니까?”
Halcroft가 답했다.
“하나가.”
“나머지는?”
“이제 시작일 수도 있고.”
선거에서 진 사람 대부분은 결과를 받아들였다.
일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차이가 앞으로 더 중요해질 것이다.
정치는 패자를 만드는 제도이기도 했다.
문제는 패자가 다음 선거를 기다릴 수 있느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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