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76화 — 카디로프의 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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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무르 카디로프가 요구한 것은 세 가지였다.
물.
언어.
그리고 경찰.
할크로프트는 순서가 흥미로웠다.
보통 네바그라드 관료들은 언어를 먼저 정치문제로 봤다.
카디로프는 물부터 꺼냈다.
그는 남부·중앙아시아 지역평의회 공동대표단의 협상가였다.
말투는 정중했다.
처음 한 시간 동안 한 번도 목소리를 높이지 않았다.
“상류 수문을 네바그라드 부처가 결정하면 하류 농민은 중앙전보를 기다려야 합니다.”
농정장관이 말했다.
“강은 지역경계를 넘습니다.”
“그래서 공동위원회가 필요합니다.”
“중앙이 조정하면 더 간단합니다.”
카디로프가 웃었다.
“상류지역도 그렇게 말합니다.”
“무슨 뜻입니까?”
“자기들이 중앙과 가깝다고.”
회의장이 조용해졌다.
그는 지도 한 장을 펼쳤다.
지도 한쪽에는 파란 연필로 동그라미가 세 개 쳐져 있었다.
카디로프가 첫 번째를 가리켰다.
“지난여름 이 마을에 물이 11일 늦게 왔습니다.”
두 번째.
“여긴 반대로 범람.”
세 번째.
“여긴 도시급수 때문에 관개중단.”
농정장관이 말했다.
“가뭄이었습니다.”
“맞습니다.”
“그럼 중앙 잘못만은 아니군요.”
“중앙 잘못이라고 한 적 없습니다.”
카디로프가 말했다.
“결정이 너무 멀리 있었다고 했습니다.”
그는 서류를 한 장 꺼냈다.
수문개방 요청.
지역관리소 승인.
주정부 전달.
네바그라드 수자원국.
다시 회신.
총 9일.
“물이 서류보다 빨리 흐릅니다.”
카디로프는 여전히 조용했다.
그래서 아무도 농담하지 않았다.
공동위원회 요구는 자치권 구호가 아니라,
물이 필요한 날에 결정을 내릴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문제였다.
관개수로.
저수지.
목화·곡물지역.
도시급수.
“세 지역이 같은 물을 씁니다.”
“그럼 누가 결정합니까?”
“셋이.”
“합의 안 되면?”
“중앙 중재.”
농정장관이 말했다.
“결국 중앙이군요.”
카디로프의 말투가 조금 더 차가워졌다.
“중재와 결정은 다릅니다.”
첫 경계선이었다.
두 번째는 언어.
대표단 통역관이 그 순간 일부러 말을 멈췄다.
카디로프가 지역언어로 짧게 말했다.
회의장 대부분은 알아듣지 못했다.
통역관이 번역했다.
“방금 대표께서 ‘내 어머니는 법정에서 자기 땅을 잃었지만 판결 이유를 끝까지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카디로프는 공용어로 다시 말했다.
“통역은 있었습니다.”
안토노바가 물었다.
“그런데?”
“통역관은 판결문을 다 읽어주지 않았습니다.”
“왜?”
“그게 업무가 아니라고.”
그는 손을 펼쳤다.
“서비스는 담당자가 바뀌면 사라집니다.”
그래서 권리로 쓰자는 말이었다.
안토노바는 더 이상 통역제도만으로 반박하지 않았다.
대표단 요구:
지역행정·초등교육·지방법원에서 지역언어 사용권.
연방기관과의 문서는 공용어 병기.
안토노바가 말했다.
“법원에서 여러 언어를 쓰면 판례통일이 어렵습니다.”
카디로프가 말했다.
“사람이 자기 재판을 못 알아듣는 것보다는 덜 어렵습니다.”
“통역제도.”
“통역은 권리가 아니라 서비스입니다.”
“차이가?”
“통역관이 없으면 사라집니다.”
그는 계속 정중했다.
“우리 언어가 존재하는지 협상할 생각은 없습니다.”
두 번째 경계선.
세 번째는 경찰.
회의 이튿날 카디로프는 내무부가 운영하는 지역경찰 교육소를 직접 봤다.
훈련생 40명.
그중 남부지역 출신은 18명.
교관은 모두 네바그라드 출신이었다.
수업은 공용어만 사용했다.
카디로프가 한 훈련생에게 물었다.
“고향에서 민원인이 지역언어만 쓰면?”
“통역 부릅니다.”
“밤에도?”
훈련생이 멈췄다.
“가능하면.”
“없으면?”
“가족이나 이웃이…”
내무장관이 옆에서 얼굴을 굳혔다.
그건 정식 절차가 아니었다.
카디로프가 말했다.
“경찰청장 한 사람의 출신보다 이게 더 중요합니다.”
그는 요구안을 수정했다.
지역경찰의 일정 비율을 지역언어 가능자로 채용.
모든 파출소에 최소 한 명 이상.
중앙은 교육기준 유지.
지역은 채용풀 제공.
내무장관은 이 안에는 비교적 쉽게 동의했다.
큰 권한논쟁보다 작은 채용규칙 하나가 시민에게 더 빨리 체감될 수도 있었다.
지역 경찰청장 임명에 지역의회 동의 요구.
내무장관은 바로 반대했다.
“치안은 전국기준이 필요합니다.”
카디로프가 말했다.
“기준은 전국으로.”
“그럼?”
“사람은 지역과 중앙이 같이 고릅니다.”
“이중충성.”
“공동책임.”
두 사람이 같은 구조를 다른 단어로 불렀다.
사라노프는 의외로 중간에 있었다.
그는 물 문제에서는 공동위원회를 지지했다.
“중앙에서 모든 수문시간표를 결정할 이유 없습니다.”
내무에서는 중앙 쪽.
“경찰 지휘계통은 갈라지면 안 됩니다.”
카디로프가 물었다.
“당신은 어떤 기준으로 나눕니까?”
“기능.”
“우리도.”
“기능이 다르게 보이는군요.”
“그래서 협상합니다.”
둘은 싸우지 않았다.
오히려 서로를 꽤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Halcroft는 그게 위험한 동시에 희망적이라고 생각했다.
상대 논리를 이해하는 사람끼리 더 정교하게 충돌할 수 있었다.
점심 뒤 대표단이 잠깐 쉬는 동안 카디로프는 Halcroft에게 차를 권했다.
“당신 얘기 들었습니다.”
“좋은 얘기는 아닌 것 같군요.”
“영국 첩자.”
“역시.”
“그런데 왜 아직 여기 있습니까?”
“길어집니다.”
“짧게.”
Halcroft가 생각했다.
“돌아갈 이유보다 남은 책임이 더 구체적이어서.”
카디로프는 차를 마셨다.
“위험한 대답입니다.”
“왜?”
“책임을 이유로 남는 사람은 나중에 권리를 요구하기 쉽습니다.”
Halcroft가 그를 봤다.
정확한 지적이었다.
“그래서 Guard에서는 지휘권이 없습니다.”
“좋네요.”
카디로프가 말했다.
“우리 지역에도 그런 외국인이 필요하진 않습니다.”
둘 다 웃었다.
협상은 사흘 갔다.
최종 잠정안:
- 수자원은 유역별 공동위원회.
- 중앙은 교착 시 중재, 단독 상시결정권 없음.
- 지역언어 행정·교육권 인정.
- 연방사법의 최종문서는 공용어 병기.
- 경찰청장 임명은 중앙 제청 + 지역의회 공개청문·거부권 1회.
- 두 번째 후보는 중앙이 다시 제청.
완벽한 합의가 아니었다.
카디로프는 경찰조항이 약하다고 했다.
내무장관은 너무 강하다고 했다.
그래서 잠정안이 됐다.
마지막 날 안토노바가 물었다.
“이 정도면 남부지역회의가 중앙재정안에 참여합니까?”
카디로프가 답했다.
“참여합니다.”
“군인 귀환·철도복구 분담금도?”
“네.”
“조건부?”
“모든 세금은 조건부죠.”
“무슨 뜻입니까?”
“무엇을 위해 쓰는지 조건.”
그는 서류에 서명했다.
세금과 물과 언어는 따로 보이지 않았다.
대표단이 떠나는 날 카디로프는 네바그라드 역에서 물병을 샀다.
상인이 값을 말했다.
그는 웃었다.
“물 얘기 사흘 하고 마지막에 물을 돈 주고 사네요.”
할크로프트가 말했다.
“상징적입니까?”
“아뇨. 목마릅니다.”
그는 병을 열었다.
“모든 걸 상징으로 만들지 마세요.”
할크로프트는 그 말을 기억해두기로 했다.
지역자치도 언어권도 결국 사람의 일상으로 돌아가지 않으면,
수도 사람들끼리 만든 좋은 문장으로 끝날 수 있었다.
지역이 돈을 내는 이유와,
국가가 지역에 무엇을 약속하는지가 하나의 협상이 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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