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71화 — 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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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 헌장 투표일.
구성원 327명.
출석 281.
대리투표 없음.
회의장은 오래된 체육관이었다.
사람이 너무 많아 법률사무실이나 시청 회의실에는 들어가지 못했다.
체육관 입구에는 40명 첫 명단 사본이 붙어 있었다.
그 옆에는 현재 구성원 수.
327.
숫자가 너무 달라 보였다.
코렌이 첫 명단을 보며 말했다.
“우리가 이 정도 될 줄 알았습니까?”
세레빈이 말했다.
“난 40명도 많다고 생각했어요.”
“지금은?”
“327명도 많습니다.”
안토노바가 단상에 섰다.
“전체 낭독은 안 합니다.”
세레빈이 뒤에서 말했다.
“감사합니다.”
웃음.
“대신 핵심조항은 전부 읽습니다.”
첫째.
목적.
병원·식량·전력·급수·소방·운송 등 필수시설과 민간인의 긴급보호.
기존 국가기관과 공공서비스의 기능을 지원하고 공백을 연결.
둘째.
금지.
정당활동.
선거개입.
파업·평화적 시위 진압.
사적 체포.
보복.
독자적 세금·징발.
정치적 충성서약.
셋째.
무력.
최소방어.
추격 금지.
시설경계 중심.
총기위협은 원칙적으로 경찰·군.
예외상황은 사후 공개심사.
넷째.
통제.
운영위원 임기 60일.
공개회의록.
징계절차.
재정공개.
구성원 탈퇴 자유.
다섯째.
종료.
30일 안정상태 후 존속 재승인.
재승인 실패 시 해산.
정상기관에 자산·기능 인계.
안토노바가 마지막 문장을 읽었다.
“우리는 존재하기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회의장이 조용했다.
질문이 시작됐다.
첫 번째.
“파업 때 창고를 막으면요?”
“폭력이 없으면 개입 안 합니다.”
“식량공급 중단돼도?”
세레빈이 답했다.
“노동분쟁을 경비대로 해결하면 노조도 시민도 끝입니다.”
두 번째.
“황제 반대집회가 폭력적으로 바뀌면?”
안토노바가 말했다.
“정치내용은 상관없습니다. 폭력·시설위험만 봅니다.”
세 번째.
“정부가 Guard에 명령하면?”
시장 대행이 말했다.
“합법적 요청은—”
안토노바가 수정했다.
“요청은 검토합니다. 이 조직은 정부부서가 아닙니다.”
내무부 연락관의 표정이 굳었다.
“조건부 등록기관인데요.”
“등록은 종속이 아닙니다.”
“국가기관 요청을 거부할 수 있습니까?”
“헌장 목적 밖이면.”
논쟁이 커졌다.
할크로프트는 그 장면을 봤다.
합법성을 얻은 다음날,
벌써 합법성과 자율성이 부딪쳤다.
네 번째 질문은 재정이었다.
“외국인이 돈 주면?”
재정담당이 말했다.
“외국정부·정당 직접자금 금지.”
“해외 개인은?”
“공개하고 한도 적용.”
“영국 사람이 할크로프트한테 보내면?”
웃음.
할크로프트가 손을 들었다.
“나한테 보내지 말라고 하겠습니다.”
누군가 외쳤다.
“이미 월세는 냅니까?”
집주인 페르코바가 방청석 어디선가 말했다.
“제때 냅니다!”
체육관 전체가 웃었다.
할크로프트는 얼굴을 가리고 싶었다.
그런데 이 웃음이 좋았다.
몇 주 전까지만 해도 ‘영국 첩자’라는 말이 의심과 분노를 불렀다.
지금도 그런 사람은 있었다.
하지만 적어도 이 공간에서는 자신을 월세 내는 세입자로 놀릴 수 있었다.
다섯 번째 질문은 할크로프트에게 직접 왔다.
“영국인도 운영위원 될 수 있습니까?”
안토노바가 말했다.
“헌장상 국적제한은 없습니다.”
“그럼 외국인이 조직을 지휘할 수도?”
할크로프트가 일어났다.
“내 질문은 아니지만 답해도 됩니까?”
안토노바가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운영위원 후보가 아닙니다.”
누군가 외쳤다.
“앞으로는?”
“모릅니다.”
웃음.
할크로프트가 계속 말했다.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자동 배제하는 것도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외국정부나 외부기관과 이해충돌이 있는 사람은 공개하고 관련 결정에서 빠지는 규칙이 필요합니다.”
“당신은 이해충돌 있습니까?”
“있었습니다.”
“지금은?”
“전 직장과 법적 기록문제가 남아 있습니다.”
숨기지 않았다.
질문자는 완전히 만족하지 않았지만 앉았다.
운영위는 새 조항을 추가했다.
외국정부·정당·기업 등 외부기관과 중대한 이해관계가 있는 구성원은 공개하고 관련 의사결정에서 회피한다.
할크로프트 때문에 생긴 조항이었다.
하지만 이름은 들어가지 않았다.
그게 맞았다.
마지막 논쟁은 이름.
Free Civic Guard가 헌장 공식명칭으로 들어갈 것인가.
반대자들은 너무 정치적이라고 했다.
찬성자들은 이미 시민들이 그렇게 부른다고 했다.
결국 투표.
찬성 238.
반대 31.
기권 12.
채택.
헌장 전체 표결 전 안토노바는 마지막으로 물었다.
“반대하시는 분들도 결정 후 조직에 남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 말했다.
“헌장 반대인데 남아도 됩니까?”
“네.”
“왜?”
“헌장은 충성서약이 아닙니다.”
그녀가 말했다.
“규칙입니다. 고치고 싶으면 다음 절차로 고치세요.”
그 문장이 중요했다.
조직 안에서 반대하는 사람을 적으로 만들지 않는다.
할크로프트는 그것이 어떤 헌법보다 먼저 배워야 할 습관이라고 생각했다.
헌장 전체 표결.
찬성 251.
반대 19.
기권 11.
자유시민경비대 헌장이 채택됐다.
누군가 박수를 시작했다.
곧 체육관 전체가 박수로 찼다.
할크로프트도 박수쳤다.
단상에는 서지 않았다.
첫 40명 중 몇 명이 앞으로 나왔다.
세레빈.
모로지나.
코렌.
사빈.
이바닌.
베크.
안토노바는 서명순서를 무작위로 했다.
“누가 첫 서명자인지 나중에 싸우지 말라고.”
사람들이 웃었다.
첫 서명자는 추첨으로 코렌이 됐다.
소방대 운전수.
그는 펜을 들고 말했다.
“내가 왜?”
“운이 나빠서.”
세레빈이 말했다.
코렌이 서명했다.
그 다음 사람들이 이어졌다.
할크로프트는 67번째 가입번호였다.
헌장 서명에는 143번째쯤 됐다.
정확한 순서는 아무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게 좋았다.
누가 첫 번째였는지는 그날 아무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
실제로 한 사람이 시작한 것도 아니었다.
헌장 원본은 세 부로 만들었다.
시민평의회.
경비대 기록실.
시립문서보관소.
한 부는 전시 중 소실에 대비해 다른 구역에도 보관.
갈색 수첩을 둘러싼 일을 겪은 할크로프트는 그 조항에 아무 말 없이 찬성했다.
중요한 기록은 한 사람이 소유하지 않는다.
이 조직은 처음부터 그 원칙을 배우고 있었다.
투표가 끝난 뒤 사람들은 바로 돌아가지 않았다.
일부는 체육관 바닥에서 차를 마셨다.
서로 처음 보는 사람도 많았다.
327명은 더 이상 친구모임이 아니었다.
할크로프트는 첫 40명 중 몇 사람을 바라봤다.
그때는 이름을 적는 것만으로도 큰 일이었다.
지금은 서명과 회계와 징계와 지역대표가 있었다.
코렌이 헌장 원본 옆에서 말했다.
“우리가 너무 커진 것 아닙니까?”
세레빈이 말했다.
“나도 매일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럼 줄여요?”
“어떻게?”
코렌이 웃었다.
“모르죠.”
안토노바가 지나가며 말했다.
“그래서 종료조항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또 그 얘기냐는 표정을 지었다.
하지만 이제 아무도 그 조항을 농담으로만 듣지는 않았다.
할크로프트는 헌장 첫 장을 다시 봤다.
조직 목적보다 종료조건을 먼저 찾게 되는 습관이 생겼다.
아마 오래 갈 습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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