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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69화 — 세백 명

자유의 세기 · 69 / 516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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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가 300명을 넘은 날, 세레빈은 명단을 보고 기뻐하지 않았다.

“너무 빨라요.”

시장 대행은 말했다.

“시민 신뢰가 높은 겁니다.”

“시민 호기심일 수도 있고.”

안토노바는 가입신청서 더미를 넘겼다.

“정치단체 조직원도 많아졌습니다.”

“어느 쪽?”

“여러 쪽.”

자유주의자.

사회공화주의자.

노동조합원.

황실 지지자.

전직군인 모임.

학생단체.

심지어 사라노프의 국가조정 확대를 지지하는 시민모임 회원도 있었다.

세레빈이 말했다.

“서로 싸우러 오는 건 아니겠죠?”

“그래서 규칙이 있습니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조직 활동 중 정치선전 금지.

개인 정치활동은 자유.

할크로프트는 그 조항을 읽었다.

“개인 활동과 조직 활동 구분이 쉽습니까?”

“안 쉽죠.”

“그럼?”

“문제 생기면 또 고칩니다.”

가입자 300명이 되자 심사만으로 하루가 갔다.

기존 운영위원 9명으로는 부족했다.

구역별 연락책.

역할별 훈련담당.

기록담당.

재정담당.

조직이 관료화되기 시작했다.

세레빈이 제일 먼저 불평했다.

“우리가 사람 도우려고 만든 건데 회의가 늘었습니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사람 300명 데리고 회의 없으면 더 무섭습니다.”

모로지나는 의료팀을 아예 별도 운영하려 했다.

“병원지원은 경비업무랑 훈련 다릅니다.”

베레노프는 시설보호팀에 최소훈련시간을 요구했다.

“8시간.”

세레빈이 반대했다.

“사람들이 직장도 있습니다.”

“4시간으론 부족.”

“6.”

“7.”

“왜 7?”

“중간.”

안토노바가 웃었다.

“정치 잘 배우네요.”

결국 6시간 기본훈련.

시설보호 추가 6시간.

의료팀은 별도 인증.

운전·전력·소방은 기존 자격 인정.

할크로프트는 외부연락팀을 맡았지만 팀장은 아니었다.

팀장은 통신원 알렉세이 드로빈.

스물여덟.

우체국 출신.

할크로프트보다 훨씬 빨리 도시 전화망을 이해했다.

“여기서 이 번호로 바로 연결하면 안 됩니다.”

드로빈이 말했다.

“왜?”

“교환대가 과부하됩니다.”

“그럼?”

“중간연락소 두 곳.”

할크로프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자기보다 나은 사람을 찾는 게 점점 쉬워졌다.

그게 조직이 커진다는 뜻이기도 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북부구역 가입자 중 14명이 자체 순찰을 시작했다.

운영위원 승인 없이.

완장도 만들었다.

FCG NORTH DISTRICT

세레빈이 그들을 불러왔다.

“누가 허가했습니까?”

대표가 말했다.

“아무 일 없게 예방하려고요.”

“규칙은?”

“알고 있습니다.”

“그럼 왜?”

“본부가 너무 느립니다.”

‘본부.’

그 단어도 처음 들었다.

안토노바의 얼굴이 굳었다.

“본부 없습니다.”

“운영위원회가 있잖습니까.”

“그게 본부입니까?”

“사람들은 그렇게 부릅니다.”

조직은 이름뿐 아니라 구조도 외부가 먼저 만들기 시작했다.

북부팀은 실제로 두 차례 절도를 막았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더 어려웠다.

성과가 있었다.

베레노프가 말했다.

“독자순찰 중지.”

대표가 반발했다.

“왜요? 잘됐는데.”

“승인 없는 순찰.”

“상황에 맞춰 움직이는 게 이 조직 정신 아닙니까?”

정확히 아픈 지점이었다.

Free Civic Guard 자체가 국가기관의 공백에서 태어났다.

이제 자기 내부에서 같은 논리를 쓰는 사람이 나왔다.

세레빈이 말했다.

“우리가 정부한테 한 말 그대로네요.”

안토노바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더 잘 답해야 합니다.”

결론:

북부팀 해산 아님.

독자순찰 중지.

구역별 신속요청 절차 신설.

긴급상황 시 구역연락책 3인이 임시출동 요청 가능.

24시간 내 운영위 사후검토.

북부대표가 말했다.

“결국 우리가 한 걸 규칙으로 만든 거잖아요.”

베레노프가 말했다.

“맞소.”

“그럼 왜 징계?”

“규칙 만들기 전에 마음대로 한 건 별개.”

책임과 개혁.

또 같은 구조.

징계는 경고.

재발 시 정지.

하지만 이 사건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다음 주 남부구역에서도 비슷한 요구가 나왔다.

“북부는 신속요청 권한 있는데 우리는 왜 없습니까?”

안토노바가 말했다.

“북부만 준 게 아닙니다. 구역별 공통규칙입니다.”

“그럼 우리도 연락책 셋 정합니다.”

결국 6개 구역 모두 지역연락책을 선출했다.

조직은 중앙 운영위 하나와 구역단위 연락망으로 나뉘기 시작했다.

세레빈이 말했다.

“이제 진짜 지방자치네요.”

할크로프트가 물었다.

“싫습니까?”

“아뇨.”

“좋습니까?”

“그것도.”

“그럼?”

“회의가 두 배 됩니다.”

행정적 진실이었다.

조직이 커질수록 자유는 회의록과 일정표와 권한구분으로 바뀌었다.

어떤 사람들은 그걸 관료화라고 불렀다.

안토노바는 다른 표현을 썼다.

책임의 위치를 보이게 만드는 것.

할크로프트는 구역연락책 회의에 처음 참석했다.

자기 역할은 외부연락.

한 구역대표가 물었다.

“외국공관에서 지원금 받을 수 있습니까?”

할크로프트가 바로 말했다.

“받지 않는 게 좋습니다.”

“왜?”

“외국 정부 자금은 조직 독립성 문제를 만듭니다.”

“그럼 개인기부는?”

“규칙이 필요합니다.”

재정담당이 받아 적었다.

새 문제.

외국기부.

사업자기부.

익명기부.

조직이 커지면 돈도 따라왔다.

헌장 초안에는 아직 충분한 재정규칙이 없었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300명 되니까 돈 얘기도 시작이군요.”

세레빈이 말했다.

“사람만 있으면 되는 줄 알았는데.”

“사람은 밥 먹고, 전화하고, 차 몰고 다닙니다.”

모로지나가 말했다.

“붕대도 공짜 아닙니다.”

그날부터 재정규칙도 헌장에 들어가기 시작했다.

모든 기부 공개.

외국정부·정당 직접자금 금지.

대규모 민간기부는 운영위 공개승인.

현물도 기록.

할크로프트는 첫 조항을 보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자기가 외국인이라 생긴 규칙이 또 하나 늘었다.

이 조직은 그를 받아들이면서 동시에 그와 같은 위험을 제한하고 있었다.

그게 맞았다.

Free Civic Guard는 수백 명이 됐다.

강해졌다.

그리고 처음으로,

하나의 조직으로 남는 일이 어려워지기 시작했다.

구역대표 회의 첫날 그 문제가 바로 드러났다.

북부구역은 순찰권 확대를 원했다.

남부구역은 의료지원 비중을 늘리자고 했다.

중앙시장구역은 상점 약탈대응을 우선했다.

같은 경비대 안에서도 위험의 정의가 달랐다.

세레빈이 말했다.

“한 규칙으로 다 됩니까?”

안토노바가 말했다.

“핵심규칙만 같으면 됩니다.”

구역별 운영지침은 다르게 두되,

체포권 없음.

정치개입 금지.

최소무력.

재정공개.

이 네 가지는 지역이 바꿀 수 없게 했다.

할크로프트는 그 구조가 로시아 전체 문제와 닮았다고 느꼈다.

중앙이 어디까지 같게 만들고,

지역이 어디까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는가.

작은 경비대 안에서 연방주의의 축소판 같은 문제가 벌어지고 있었다.

회의가 끝날 때까지 누구도 완전히 만족하지 않았다.

그런데 각 구역은 다음날에도 같은 조직 이름을 썼다.

그 정도면 첫 성공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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