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ory Box
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68화 — 두 번째 규칙

자유의 세기 · 68 / 516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Free Civic Guard의 첫 공개순찰은 실패했다.

시설보호팀 네 명이 야간 식량창고를 돌았다.

아무 일도 없었다.

그런데 다음 날 시장상인들이 항의했다.

“군대처럼 돌아다닙니다.”

“총도 없는데요.”

“완장 차고 줄 맞춰 걷잖아요.”

베레노프가 훈련 때 군대식 대형을 가르친 게 문제였다.

효율적이었다.

그리고 위협적으로 보였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바꿉시다.”

베레노프가 반발했다.

“둘씩 움직이면 줄 맞추는 게 자연스럽소.”

“자연스럽게 안 보입니다.”

세레빈도 동의했다.

“노동자들은 처음에 경찰순찰인 줄 알았습니다.”

“그럼 어떻게 걷습니까?”

“평범하게?”

베레노프의 얼굴에 진짜 난감함이 떠올랐다.

군인에게 ‘평범하게 걷기’를 가르치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새 규칙:

- 불필요한 대형행진 금지.

- 경비완장은 시설 인근에서만 착용.

- 순찰보다는 지정시설 대기·연락 우선.

- 무리지어 이동할 때는 이유를 현장기관에 사전통보.

할크로프트가 말했다.

“보이는 방식도 권력입니다.”

베레노프가 그를 봤다.

“그건 어디서 배웠소?”

“최근.”

그들은 같은 날 실제 시장을 걸어봤다.

이번에는 완장을 주머니에 넣고.

둘씩.

사람들 사이를 섞여 걷자 정말 분위기가 달랐다.

상인은 누가 Guard인지 모르는 경우도 있었다.

세레빈이 말했다.

“너무 안 보이면 억제효과 없지 않습니까?”

안토노바가 말했다.

“필요할 때만 보이면 됩니다.”

“그럼 표식은?”

시설 앞에서 근무 시작할 때 착용.

이동 중에는 접어둔다.

작은 규칙이었다.

하지만 시민조직이 도시풍경을 군사화하지 않기 위한 의식적 선택이었다.

두 번째 문제는 명칭이었다.

‘경비대’라는 이름 때문에 가입자 중 일부가 경비·순찰만 원했다.

의료지원과 기술지원 신청은 상대적으로 줄었다.

모로지나가 화냈다.

“이름 때문에 다들 영웅놀이 하러 옵니다.”

세레빈이 말했다.

“간호지원 홍보를 더 하죠.”

“홍보?”

“‘총 대신 붕대 듭니다.’”

모로지나가 생각했다.

“나쁘지 않네요.”

실제로 모집문구가 바뀌었다.

시설을 지키는 일은 문 앞에 서는 것만이 아닙니다. 전기, 물, 운송, 응급처치, 기록, 통신 인력이 필요합니다.

지원구성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전기기술자.

간호학생.

전차정비공.

창고회계원.

할크로프트는 그걸 보며 조직의 이름이 조직의 사람을 선택할 수도 있다는 걸 깨달았다.

세 번째 문제는 내부 정보였다.

가입신청서에는 주소와 직장, 무기보유 여부가 적혀 있었다.

내무행정국이 자료공유를 요청했다.

치안협력을 위해 구성원 명부 제출 바람.

운영위원회는 즉시 반대.

시장 대행은 일부 제출을 원했다.

“불순분자 들어오면?”

세레빈이 말했다.

“그래서 우리가 심사합니다.”

“경찰 자료가 더 많습니다.”

안토노바가 물었다.

“그럼 경찰이 우리 가입자를 승인합니까?”

“공조입니다.”

“통제가 될 수도 있습니다.”

베레노프는 절충했다.

범죄경력 확인은 개인 동의를 받아 경찰에 조회.

전체 명부는 제출하지 않음.

중대 범죄·폭력전력만 결과 회신.

내무행정국은 불만이었다.

하지만 새 책임내각의 개인정보 지침도 막 시행되기 시작했다.

아르세닌 내각은 경비대 명부 전체 제출을 강제하지 않았다.

사라노프도 의외로 같은 편이었다.

“필수서비스 자원자 명단을 치안기관이 전부 들고 있으면 사람들 가입 안 합니다.”

내무장관이 말했다.

“위험인물이 들어가면?”

“조회체계는 두고 명단은 분리.”

사라노프가 말했다.

“정보를 한곳에 모으면 편합니다. 그래서 위험하기도 하고.”

할크로프트는 그 문장을 듣고 묘한 기분이 들었다.

사라노프도 정보집중의 위험을 알고 있었다.

그가 원하는 건 모든 것의 중앙화가 아니었다.

결정을 중앙화하고 싶어 했다.

둘은 다르다.

그리고 충분히 위험하게 가까웠다.

그날 운영위원회는 정보보관 방식 자체를 시험했다.

가입자 전체명단은 안토노바 사무실에 두지 않는다.

시청에도 전부 두지 않는다.

역할별로 분리.

연락팀은 연락처.

재정팀은 지급정보.

훈련팀은 자격·수료기록.

운영위가 전체를 보려면 두 개 이상 기록을 합쳐야 한다.

세레빈이 말했다.

“불편합니다.”

할크로프트가 답했다.

“그게 목적일 수도 있습니다.”

“정보기관 사람답네요.”

“전 정보기관.”

“그 차이 아직 익숙하지 않습니다.”

경비대 운영위원회는 두 번째 큰 원칙을 만들었다.

첫 번째:

우리 편도 규칙이 같다.

두 번째:

필요한 정보만 가진다.

이 원칙은 첫 주부터 불편했다.

운송팀은 환자 이름 대신 주소와 인원만 받았다.

의료팀은 진단을 알았지만 운전사의 개인주소는 몰랐다.

한 운전사가 물었다.

“같은 조직인데 왜 서로 이렇게 모릅니까?”

드로빈이 대답했다.

“같은 조직이라서 다 알아야 하는 건 아니니까요.”

전화 한 통이면 끝날 일이 두 통이 되고, 종이도 늘었다.

대신 필요 없는 사람에게 환자의 병력이나 구성원의 집 주소가 퍼지지 않았다.

안토노바는 교육문구를 하나 더 붙였다.

공개해야 할 것은 조직의 결정과 돈이다. 개인의 삶 전체가 아니다.

할크로프트는 그 문장을 한동안 바라봤다.

갈색 수첩 문제를 자신보다 더 짧게 설명한 문장 같았다.

할크로프트는 그 문장을 보고 갈색 수첩을 떠올렸다.

자기가 몇 달 동안 배우느라 실패한 원칙을,

조직은 시작할 때부터 적고 있었다.

그게 조금 부러웠다.

그리고 조금 안심됐다.

다음날 정보분리 규칙 때문에 첫 불편이 생겼다.

의료팀이 출동하려는데 운송팀은 환자 이름을 몰랐다.

운송팀은 주소와 인원만 받았다.

운전자가 물었다.

“누굴 데리러 갑니까?”

드로빈이 말했다.

“주소와 인원만 알면 됩니다.”

“환자 상태는?”

“의료팀이 압니다.”

처음엔 답답했다.

하지만 환자 진단정보가 모든 운전사에게 퍼질 필요는 없었다.

반대로 의료팀은 운전사 개인주소를 알 필요가 없었다.

필요한 정보만 가진다는 원칙은 실제로 느렸다.

전화 한 통이 두 통이 됐다.

종이도 늘었다.

그런데 사람의 사생활은 조금 덜 퍼졌다.

할크로프트는 그 비용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

회의가 끝난 뒤 그는 안토노바에게 말했다.

“이 조직은 내가 했던 실수를 계속 규칙으로 만들고 있군요.”

“좋은 일 아닙니까?”

“조금 창피합니다.”

“그것도 좋은 일일 수 있죠.”

“왜?”

“창피해야 기억하니까.”

할크로프트는 반박하지 않았다.

며칠 뒤 첫 정보점검회의가 열렸다.

운송팀은 연락처만.

의료팀은 건강정보만.

재정팀은 지급내역만.

안토노바가 무작위로 물었다.

“세레빈 씨 주소?”

재정담당은 몰랐다.

“모로지나 박사 병력?”

운송담당도 몰랐다.

“좋습니다.”

세레빈이 웃었다.

“모르는 게 칭찬받는 회의는 처음입니다.”

할크로프트가 말했다.

“모를 필요가 있는 걸 모르는 게 중요합니다.”

그 말은 예전의 자신에게 가장 해주고 싶은 말 같았다.

정보를 많이 가진 사람이 강한 게 아니라,

필요하지 않은 정보를 갖지 않아도 조직이 돌아가는 상태가 더 강할 수 있었다.

Guard는 아직 작았지만 그 원칙만큼은 꽤 현대적이었다.

END OF CHAPTER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

다음 화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읽던 위치를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