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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64화 — 자유시민경비

자유의 세기 · 64 / 516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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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이름은 사흘 뒤 정해졌다.

자유시민경비대.

영문 작업명:

Free Civic Guard.

‘Free’에 대해 가장 오래 싸웠다.

안토노바는 반대했다.

“무슨 자유를 뜻합니까?”

세레빈이 말했다.

“누구 당 소속도 아니라는 뜻.”

“그걸 자유라고 부릅니까?”

“그럼 독립?”

“더 위험합니다.”

베레노프가 말했다.

“시민경비대만 하면 안 됩니까?”

코렌이 말했다.

“이미 다른 지역에 같은 이름 많답니다.”

시장 대행은 홍보 관점에서 ‘Free’가 좋다고 했다.

모로지나는 말했다.

“이름이 환자 살립니까?”

결국 이름의 의미를 헌장에 정의하기로 했다.

Free는 특정 정당·정부부서·사적 고용주로부터 독립된 시민자원조직이라는 뜻이며, 국가 또는 법으로부터 독립한다는 뜻이 아니다.

안토노바가 직접 썼다.

“이 정도면.”

세레빈이 말했다.

“이름 하나에 각주가 필요합니까?”

“나중에 덜 싸우려면.”

“더 싸울 것 같은데.”

그래도 이름은 채택됐다.

찬성 31.

반대 5.

기권 4.

마흔 명 중 전원이 투표했다.

할크로프트는 투표하지 않았다.

아직 구성원이 아니었다.

할크로프트는 영문명을 적으면서도 불편했다.

영어 이름이 먼저 해외에 퍼지면 자신이 만든 것처럼 보일 수 있었다.

그는 회의록에 명시했다.

로시아어 명칭이 원명이며 영문명은 번역명.

세레빈이 말했다.

“그걸 누가 신경 씁니까?”

“나중에 누군가는.”

“당신은 정말 나중을 너무 많이 걱정합니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이번엔 맞는 걱정입니다.”

이름에는 소유권이 붙기도 했다.

외국인이 번역했다는 이유만으로 조직이 외국산처럼 보이는 걸 피하고 싶었다.

신문은 바로 이름을 썼다.

Free Civic Guard 출범

실제로는 이름만 생겼다.

정식 헌장도 없었다.

법적 지위도 불명확했다.

그래도 이름이 생기자 가입신청이 폭증했다.

이틀 만에 240명.

신청서는 체육관 한쪽에 쌓였다.

자원봉사처럼 가볍게 온 사람도 있었고,

실제로 총을 들고 도시를 지키겠다는 사람도 있었다.

안토노바는 모든 신청자에게 같은 문구를 읽게 했다.

이 조직은 정당·혁명·정부교체를 위한 조직이 아니다.

몇몇은 그 자리에서 나갔다.

한 학생이 물었다.

“그럼 나라가 무너지면?”

“그때는 이 헌장으로 해결 못 합니다.”

“왜 지금 준비 안 합니까?”

“그걸 준비하는 순간 이 조직 목적이 바뀌니까.”

학생은 가입하지 않았다.

세레빈은 아쉬워하지 않았다.

사람이 많아지는 것보다 목적이 같은 사람이 남는 게 더 중요해지고 있었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큰일 났네요.”

세레빈은 명단을 보며 말했다.

“좋은 거 아닙니까?”

“누가 누군지 모릅니다.”

베레노프는 지원서를 몇 장 읽었다.

“전직군인 많습니다.”

“나쁜 겁니까?”

“훈련엔 좋고, 문화에는 위험할 수 있소.”

“무슨 뜻?”

“명령받는 데 익숙한 사람은 명령하는 것도 익숙해집니다.”

모로지나는 병원 자원자 명단을 따로 만들자고 했다.

“의료지원 사람을 경비훈련 시킬 필요 없습니다.”

조직이 역할별로 나뉘기 시작했다.

의료지원.

운송·통신.

시설보호.

기술지원.

구호.

경비.

안토노바는 마지막 단어를 싫어했다.

“경비가 조직 전체 이름인데 또 경비팀?”

“현장에선 알아듣습니다.”

세레빈이 말했다.

행정은 늘 이름부터 복잡해졌다.

할크로프트는 회의 뒤 안토노바에게 물었다.

“이제 정말 들어갈 자리가 있습니까?”

“왜 들어오고 싶습니까?”

또 그 질문.

“정보·연락.”

“구체적으로.”

“외국공관, 철도, 병원, 군, 시청 같은 서로 다른 조직 연락.”

안토노바가 말했다.

“그건 이미 세레빈도 합니다.”

“외국공관은?”

“당신이 더 낫겠죠.”

“그럼 역할은 있습니다.”

“필요도 있고.”

“그럼?”

안토노바는 그를 오래 봤다.

“당신 과거가 공개돼도 조직이 감당할 수 있습니까?”

“숨길 생각 없습니다.”

“지원서에 씁니까?”

할크로프트는 잠깐 멈췄다.

“써야겠죠.”

“그러면 심사합니다.”

그 말이 마음에 들었다.

친구라서 넣지 않았다.

외국인이어서 빼지도 않았다.

그는 정식 지원서를 받았다.

이름.

국적.

이전 직업.

무기경험.

범죄경력.

정치조직 소속.

지원 역할.

할크로프트는 천천히 썼다.

이전 직업: Britannic Overseas Assessment Office analyst.

세레빈이 옆에서 봤다.

“그렇게 대놓고?”

“뭘로 씁니까?”

“공무원?”

“거짓말.”

“조사관?”

“직무명 일부.”

안토노바가 말했다.

“그대로 쓰세요.”

할크로프트는 마지막 칸에 적었다.

지원 역할: liaison / information coordination / translation.

무기 역할은 공란.

지원서는 심사위원회로 갔다.

할크로프트는 회의실 밖에서 기다렸다.

자기가 심사받는 위치가 이상했다.

열다섯 분 뒤 세레빈이 나왔다.

“조건부 승인.”

“조건?”

“지휘권 없음.”

“좋습니다.”

“기밀정보 독점 금지.”

“당연.”

“외국정부 또는 기관과의 비공개 연락은 조직 관련 사항이면 신고.”

할크로프트가 표정을 굳혔다.

“정보기관 출신한테 정확한 조건이군요.”

“안토노바 작품.”

마지막.

“90일 수습.”

할크로프트가 웃었다.

“나도?”

“다라프 때문에.”

“합리적입니다.”

조건부 승인 뒤 할크로프트는 첫 교육을 받았다.

조직 역사.

첫 40명 명단.

다라프 사건.

화재 대응.

정치개입 금지.

강사는 세레빈이 아니었다.

젊은 통신원 드로빈이었다.

“이 조직은 누가 만들었습니까?”

교육 첫 질문.

신입들은 여러 이름을 말했다.

세레빈.

안토노바.

시장.

할크로프트.

드로빈은 고개를 저었다.

“정답 없습니다.”

그는 첫 회의록을 들어 보였다.

“이게 정답에 제일 가깝습니다. 여러 사람이 필요 때문에 만들었습니다.”

할크로프트는 뒤쪽에 앉아 그 말을 들었다.

자기 이름이 하나의 오답으로 불린 게 이상하게 만족스러웠다.

그는 자유시민경비대의 마흔한 번째 구성원이 아니었다.

그 사이 가입자가 더 들어와 번호는 이미 67번이었다.

그 사실이 좋았다.

자기가 들어오기 전에 조직은 이미 커지고 있었다.

증명하고 싶었던 게 있다면 바로 그거였다.

이 조직은 할크로프트의 것이 아니었다.

그는 그 안에서 역할 하나를 맡았을 뿐이었다.

가입 승인 후 첫 주, 할크로프트에게 맡겨진 일은 기대보다 평범했다.

외국공관 전화번호 정리.

통역 가능 구성원 목록.

외국인 환자 발생 시 병원 연락절차.

항만에 들어오는 해외구호물자 통관 담당자 확인.

그는 한때 제국의 붕괴 가능성을 분석했다.

이제는 누가 독일어를 하고 누가 프랑스어를 하는지 표를 만들고 있었다.

세레빈이 말했다.

“실망합니까?”

“조금.”

“솔직하네요.”

“정보조정은 원래 이런 겁니다.”

그는 목록을 벽에 붙였다.

영어 — 11명. 독일어권 언어 — 7명. 프랑스어 — 5명. 기타 — 9명.

할크로프트 혼자만 외국어를 할 필요가 없었다.

통역도 대체자를 두었다.

드로빈이 말했다.

“이제 당신 없어도 외국인 환자 처리됩니다.”

할크로프트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네요.”

“정말 이상한 사람.”

그 평가는 점점 자주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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