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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63화 — 경비

자유의 세기 · 63 / 516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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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은 사건이 먼저 만들었다.

서부병원 약품창고에서 절도 시도가 있었다.

경찰은 도착까지 40분.

시민비상연락망 시설보호 인원 6명이 먼저 갔다.

무장하지 않았다.

창고문 앞에 서 있었다.

도둑들은 안으로 들어가지 못하고 도망갔다.

별일 아니었다.

다음 날 신문은 썼다.

시민경비대, 병원 약품창고 지켜

‘경비대.’

경비대.

처음 나온 단어였다.

절도범들은 전문범죄자가 아니었다.

한 명은 병원 전직 운전사.

한 명은 약품시장 중개상.

카티아 사건 이후 병원이 사용기한 임박 약을 무료진료소로 돌리면서 암시장 공급이 줄었다.

그 빈자리를 누군가 다른 방식으로 채우려 한 셈이었다.

제도를 고치면 불법이 사라지는 게 아니라 모양이 바뀌기도 했다.

모로지나는 말했다.

“좋은 일 했다고 생각했는데 도둑 수준이 올라갔네요.”

세레빈이 말했다.

“시장도 학습합니다.”

할크로프트는 그 말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정확하다고 생각했다.

세레빈은 신문을 들고 말했다.

“또 이름 생겼네요.”

안토노바가 말했다.

“이번 건 좀 오래 갈 것 같습니다.”

“왜?”

“실제로 경비했으니까.”

베레노프는 이름을 싫어했다.

“Guard는 준군사조직처럼 들립니다.”

“실제로 시설 지키잖습니까.”

“그렇다고 군대는 아니오.”

시장 대행은 반대로 좋아했다.

“사람들이 이해하기 쉽습니다.”

모로지나는 말했다.

“병원에서는 그냥 연락망이라고 부를 겁니다.”

논쟁은 다시 시작됐다.

연락망의 일이 달라지고 있었다.

처음:

전화.

운송.

정보.

정전·화재 연결.

이제:

시설 앞에 실제 사람이 서 있다.

문을 막는다.

약탈자를 못 들어오게 한다.

어디까지가 연락이고 어디서부터 경비인가.

안토노바는 기능을 둘로 나눴다.

비상연락 기능.

시설보호 기능.

“시설보호는 별도 규칙 필요.”

베레노프가 동의했다.

“훈련도.”

“무장?”

세레빈이 물었다.

“원칙적으로 비무장.”

“약탈자가 총 있으면?”

“경찰·군 요청.”

“없으면?”

또 빈칸.

할크로프트는 듣다가 말했다.

“계속 같은 질문이 나오네요.”

모두 그를 봤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발언권 없지 않았습니까?”

“이제 민간인입니다.”

“더 위험하네요.”

세레빈이 말했다.

“말해보세요.”

할크로프트는 조심했다.

“연락망이 모든 상황을 처리하려 하니까 빈칸이 커집니다.”

“그럼?”

“처리하지 않을 상황을 더 명확히.”

베레노프가 고개를 끄덕였다.

“총기 위협은 경찰·군이 원칙.”

“둘 다 없으면?”

모로지나가 물었다.

“생명방어만.”

안토노바가 말했다.

“추격 금지.”

세레빈이 덧붙였다.

“잡으러 돌아다니지 말고 시설 안에서 막기.”

규칙이 구체화됐다.

시설보호팀

- 필수시설 요청 있을 때만 배치.

- 시설경계 밖 추격 금지.

- 수색·압수 금지.

- 체포권 없음.

- 즉각적 폭력에 대한 최소 방어만.

- 경찰·군 도착 시 즉시 인계.

베레노프는 또 하나 추가했다.

2인 이상 팀. 단독근무 금지.

“왜?”

“혼자 있으면 자기 판단이 전부가 되니까.”

할크로프트는 그 문장을 마음에 들어 했다.

시설보호팀 지원자는 다른 역할보다 빠르게 늘었다.

이유를 물으면 대답도 달랐다.

“도시를 지키고 싶어서.”

“도둑 싫어서.”

“군대는 못 갔지만 뭔가 하고 싶어서.”

“완장이 멋있어서.”

마지막 답을 한 청년은 베레노프에게 바로 떨어졌다.

“왜요?”

“완장 때문에 들어오면 완장 때문에 사고 친다.”

세레빈이 말했다.

“너무 심한 것 아닙니까?”

베레노프가 답했다.

“운송팀은 받아도 되오.”

청년은 실제로 운전면허가 있었다.

운송팀에서는 꽤 성실했다.

사람의 동기가 나쁘다고 사람이 쓸모없는 건 아니었다.

다만 역할과 동기를 맞춰야 했다.

회의 끝에 이름 문제가 다시 나왔다.

세레빈이 말했다.

“신문이 Guard라고 부릅니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우리가 안 정하면 더 이상한 이름 나옵니다.”

“뭘로?”

누군가 뒤에서 말했다.

“시민자유경비대.”

방 안이 조용해졌다.

말한 사람은 코렌이었다.

“왜 자유?”

그가 어깨를 으쓱했다.

“경찰도 아니고 군대도 아니니까.”

베레노프가 말했다.

“그건 자유 뜻이 아닌 것 같은데.”

사람들이 웃었다.

다른 사람이 말했다.

“자유시민경비대?”

“Free Civic Guard.”

세레빈이 영어식으로 중얼거렸다.

할크로프트가 말했다.

“영어로 먼저 정하지 마십시오.”

“당신이 말하니까 설득력 없네요.”

결국 그날 결정하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경비’라는 단어는 남았다.

다음 날 병원 직원들은 벌써 경비대 사람 불러주세요라고 말했다.

이름은 회의보다 빨리 정착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 시설보호팀은 첫 정식근무를 했다.

병원 약품창고.

두 명.

교대 3시간.

무장 없음.

업무는 문 앞에 서는 것보다 훨씬 지루했다.

출입자 이름 적기.

열쇠 인수 확인.

경찰 연락번호 확인.

비상등 점검.

한 구성원이 말했다.

“이게 경비입니까?”

코렌이 답했다.

“아무 일 없게 하는 게 경비죠.”

새벽까지 정말 아무 일도 없었다.

첫 성공적인 경비근무는 누구도 기사로 쓰지 않았다.

그게 아마 가장 좋은 결과였다.

다음 날 아침 약품담당자는 야간일지를 들고 모로지나에게 왔다.

“이상사건은 없었습니다.”

“그럼 왜 가져왔어요?”

“이게 이상해서요.”

일지에는 출입시간과 열쇠 인수자, 창고온도만 적혀 있었다.

전날까지는 누구도 따로 쓰지 않던 기록이었다.

“도둑이 안 왔는데도 기록합니까?”

모로지나가 물었다.

경비원이 대답했다.

“안 왔다는 것도 다음 교대는 알아야 하니까요.”

그날부터 병원은 사건이 생겼을 때만 경비기록을 남기지 않았다.

아무 일 없었던 밤도 남겼다.

몇 주 뒤 약품 수량 오차가 줄어들자 창고 직원들은 경비대보다 그 일지를 먼저 칭찬했다.

지키는 일의 대부분은 누군가를 붙잡는 일이 아니었다.

문이 언제 열렸고, 누가 들어왔고, 다음 사람에게 무엇을 넘겼는지 남기는 일이었다.

하지만 병원 직원들은 바로 차이를 느꼈다.

야간 약품창고 열쇠를 들고 혼자 복도를 걷던 약사가 이제 두 사람과 함께 이동했다.

“전에는 무서웠습니까?”

할크로프트가 물었다.

“가끔.”

“신고 안 했습니까?”

“신고할 만큼 큰 일은 없었어요.”

“그럼 Guard가 필요했습니까?”

약사는 잠깐 생각했다.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로 위험하진 않았습니다.”

“그런데?”

“있으니까 덜 신경 쓰입니다.”

이건 측정하기 어려운 효과였다.

절도 건수.

부상자.

출동시간.

숫자로 만들 수 있는 것과 달리,

사람이 복도를 덜 무섭게 걷는다는 건 통계에 잘 안 들어갔다.

할크로프트는 예전 직업이라면 이런 걸 보고서 각주 정도로 처리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이제는 그런 각주가 왜 중요한지 조금 더 알았다.

그날 밤 병원 경비팀은 약품 수량도 함께 확인했다.

경비와 재고기록이 연결되자 절도뿐 아니라 단순 분실도 줄었다.

시설을 지킨다는 일은 문 앞에 서는 것보다 훨씬 지루하고 복잡했다.

그래서 오히려 오래 갈 수 있을지도 몰랐다.

END OF 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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