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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62화 — 우리 편

자유의 세기 · 62 / 516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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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라프는 다음 날 회의에 직접 나왔다.

팔짱을 끼지 않았다.

고개도 숙이지 않았다.

“나는 잘못한 게 없다고 생각합니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좋습니다. 그럼 사실부터 확인하죠.”

회의는 공개로 열렸다.

부상자 가족도 왔다.

경찰대표.

창고 직원.

연락망 구성원.

시민 몇 명.

방청석에는 예상보다 사람이 많았다.

노동자.

병원 직원.

기자.

그리고 다라프를 아는 전직군인들.

몇 명은 시작부터 그를 옹호했다.

“사람 하나 잡은 걸로 퇴출?”

“약탈자였잖아.”

다른 쪽에서는 반대했다.

“그래서 팔 부러뜨려도 돼?”

회의는 쉽게 감정싸움으로 갈 수 있었다.

안토노바는 사건을 시간순으로 읽었다.

14:17 옆문 침입 시도.

14:18 경찰과 몸싸움.

14:18 다라프가 남성을 제압.

14:19 경찰 인계 후에도 팔 통제 계속.

14:19 골절 추정.

다라프가 말했다.

“경찰이 완전히 인수한 게 아니었습니다.”

경찰관이 답했다.

“내가 어깨 잡고 있었습니다.”

“다시 달려들 수 있었습니다.”

“바닥에 누워 있었어요.”

안토노바는 증언을 하나씩 분리했다.

경찰관.

창고 직원.

도렌.

다라프.

할크로프트.

세레빈.

각자 본 범위가 달랐다.

누구도 전체를 보지 못했다.

그 사실부터 회의록에 적었다.

단일 목격자의 진술만으로 전체 사실을 확정하지 않음.

이 작은 절차가 군중의 확신을 조금 늦췄다.

베레노프가 물었다.

“군 복무 때 포로제압 교육 받았나?”

“예.”

“제압 종료 기준?”

다라프가 입을 다물었다.

“상대가 저항 못 하면 끝이지.”

베레노프의 목소리는 조용했다.

“그 뒤 팔 꺾은 건 제압 아니야.”

다라프가 그를 봤다.

“대령님도 군인 아닙니까?”

“그래서 하는 말이다.”

세레빈은 불편해 보였다.

다라프는 철도노동자들과 오래 알고 지냈다.

현장에서는 쓸모 있는 사람이었다.

세레빈이 말했다.

“첫 출동이고, 규칙도 부족했습니다.”

안토노바가 그를 봤다.

“그래서?”

“퇴출까지는 과하다고 봅니다.”

부상자 형이 자리에서 일어났다.

“우리 동생 팔 부러졌습니다.”

세레빈이 말했다.

“압니다.”

“당신 사람이니까 봐주는 겁니까?”

방이 조용해졌다.

세레빈의 얼굴이 굳었다.

정확한 공격이었다.

할크로프트는 그 순간 세레빈이 무엇을 선택할지 궁금했다.

조직은 외부 적보다 내부 사람을 처벌할 때 더 많이 드러난다.

세레빈이 천천히 말했다.

“맞습니다.”

사람들이 놀랐다.

“나는 저 사람을 압니다.”

그가 다라프를 가리켰다.

“그래서 봐주고 싶은 마음 있습니다.”

다라프가 세레빈을 봤다.

“그런데 그러면 이 조직 끝입니다.”

세레빈은 의자를 뒤로 밀었다.

“퇴출 찬성합니다.”

다라프의 얼굴이 붉어졌다.

“니콜라이.”

“미안하다.”

“같이 일한 게 몇 년인데.”

“그래서 더.”

다라프가 욕설을 뱉었다.

베레노프가 끼어들지 않았다.

안토노바는 규칙을 읽었다.

출동 목적을 넘어선 물리력 사용 금지. 최소한의 방어만 허용.

“규칙 위반.”

그녀가 말했다.

“현재 규칙에는 제재절차가 없습니다.”

“그럼 처벌 못 합니까?”

누군가 물었다.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오늘 절차도 같이 정합니다.”

회의는 두 부분으로 나뉘었다.

다라프 사건.

향후 징계절차.

결국 결정:

다라프 연락망 참여 해제.

부상자 치료비는 긴급보상기금 우선 지급 후 다라프에게 일부 구상 여부 별도 검토.

다라프에게 민·형사 책임이 있는지는 일반법 절차에 맡김.

연락망은 자체 체포나 형사처벌을 하지 않음.

그리고 새 조항:

구성원 정지·해제는 5인 심사패널, 당사자 소명, 결정 공개.

다라프는 결정문을 듣고 일어났다.

“내가 사람 구하려고 들어왔습니다.”

모로지나가 말했다.

“알아요.”

“한 번 잘못했다고 끝?”

안토노바가 답했다.

“사람 팔 부러뜨린 걸 ‘한 번’이라고만 말하면 안 됩니다.”

다라프는 문 쪽으로 갔다.

할크로프트와 눈이 마주쳤다.

“영국인은 좋아하겠네.”

“왜요?”

“우리끼리 싸우니까.”

할크로프트가 말했다.

“아닙니다.”

다라프가 코웃음을 쳤다.

“당신은 우리 편도 아니잖아.”

그 말은 사실이었다.

혹은 아직은.

다라프가 나갔다.

회의 뒤 세레빈은 혼자 계단에 앉아 있었다.

할크로프트가 옆에 앉았다.

“괜찮습니까?”

“아뇨.”

“후회?”

“조금.”

“결정은?”

“안 후회.”

둘은 잠깐 말이 없었다.

세레빈이 말했다.

“조직 만들기 싫었습니다.”

“알아요.”

“사람 연결만 하려고 했는데.”

“그것도 조직이 됩니다.”

“당신은 좋겠네요. 분석거리 늘어서.”

할크로프트가 말했다.

“이제 분석가 아닙니다.”

세레빈이 그를 봤다.

“그럼 뭐죠?”

할크로프트는 답하지 못했다.

세레빈이 한숨을 쉬었다.

“우리도 이름 못 정했는데 당신 직업부터 정하겠습니까.”

그날 밤 시민비상연락망 내부 공지 첫 줄은 이랬다.

우리 편이라는 이유로 규칙이 달라지지 않는다.

운영위원회는 그 문장을 단순 구호로 남기지 않기로 했다.

징계기록은 익명요약이 아니라 원칙적으로 공개.

다만 피해자 개인정보는 보호.

징계한 사람과 반대한 사람의 의견도 같이 기록.

세레빈이 물었다.

“반대의견까지요?”

“나중에 우리가 무조건 옳았던 것처럼 기억하면 안 되니까.”

안토노바가 말했다.

다라프 퇴출 표결도 기록됐다.

찬성 7.

반대 2.

반대한 두 명 중 한 명은 세레빈이 아니었다.

세레빈은 결국 찬성표를 던졌다.

그 사실도 남았다.

기록은 영웅담을 만들기보다 당시 사람들이 실제로 얼마나 망설였는지를 보여주게 됐다.

할크로프트는 그 방식이 마음에 들었다.

기록에는 결정뿐 아니라 그때 사람들이 망설였다는 사실도 남았다.

안토노바가 쓴 문장이었다.

세레빈은 삭제하지 않았다.

다음 날 코렌은 그 아래 작은 글씨로 한 줄을 더 적었다.

상대편이라는 이유로 더 나쁘게도 하지 않는다.

안토노바가 물었다.

“누가 썼어요?”

코렌이 손을 들었다.

“문제 있습니까?”

“아뇨.”

그녀는 두 문장을 공식 현장원칙에 같이 넣었다.

조직 정당성은 우리 편을 봐주지 않는 데서 시작하지만,

상대편을 더 세게 다루지 않는 데서도 완성됐다.

부상당한 도렌도 별도 조사를 받았다.

경찰 폭행 혐의.

그가 화냈다.

“내 팔 부러졌는데 나도?”

안토노바가 말했다.

“같은 규칙이라고 했잖습니까.”

도렌은 불만이었다.

그래도 변호사를 요청했고,

안토노바는 다른 변호사를 연결했다.

이 조직이 도렌 편도, 다라프 편도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게 중요했다.

며칠 뒤 다라프는 벌금과 보호관찰 성격의 처분을 받았다.

도렌 역시 경찰 폭행에 대해 벌금형.

둘 다 감옥에는 가지 않았다.

결과가 완벽하다고 생각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하지만 누구도 조직 안에서 비공식 보복을 하지 않았다.

세레빈은 그 사실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

“적어도 우리가 법원은 아니란 건 지켰네요.”

안토노바가 말했다.

“그걸 잊는 조직은 빨리 위험해집니다.”

다라프는 이후 차량기지로 돌아갔다.

Guard에는 다시 들어오지 못했다.

한 달 뒤 세레빈은 그를 우연히 만났다.

“술은?”

“안 마셔.”

“잘 지내?”

“아니.”

다라프는 세레빈을 보지 않았다.

“그래도 그때 네가 맞았을 수도 있다.”

그 말이 화해는 아니었다.

세레빈은 그렇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조직이 규칙을 지키면 모든 관계가 회복되는 건 아니었다.

어떤 대가는 그대로 남았다.

그게 규칙을 가볍게 만들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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