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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61화 — 창고

자유의 세기 · 61 / 516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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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약탈 신고는 새벽이 아니라 오후에 왔다.

그래서 더 위험했다.

북서구역 시립식량창고 앞.

배급지연 공지가 붙은 지 세 시간 뒤.

사람 수백 명이 모였다.

처음엔 줄이었다.

그 다음엔 항의였다.

창고문 하나가 흔들렸다.

누군가 유리창을 깼다.

경찰은 다른 지역 시위에 차출돼 8명밖에 없었다.

시민비상연락망에 지원요청이 왔다.

시설보호 및 주민안내.

이번엔 17명 호출.

다라프도 포함됐다.

비무장 운송보조.

세레빈이 말했다.

“무기 가져오지 마.”

“알았습니다.”

“진짜?”

“네.”

다라프는 빈손을 보여줬다.

현장에 도착했을 때 군중은 창고문 앞에 밀집해 있었다.

경찰은 정문을 막았다.

창고 책임자는 안에서 떨고 있었다.

군중 안에는 같은 이유로 온 사람만 있는 게 아니었다.

실제로 굶은 사람.

배급표 오류로 못 받은 사람.

구경꾼.

시장 상인.

정치전단을 나눠주는 학생.

술 취한 남자.

경찰은 모두를 한 덩어리로 보기 쉬웠다.

연락망 구성원도 마찬가지였다.

세레빈은 소리쳤다.

“배급표 있는 사람과 항의하러 온 사람 줄 나누세요!”

처음엔 아무도 안 들었다.

제빵소 노동자 두 명이 직접 사람들 사이를 다니며 설명했다.

“오늘 받을 사람 이쪽!”

“항의만 하는 분은 문 막지 말고 저쪽!”

조금씩 군중 모양이 달라졌다.

집단을 나누자 위험도 달라졌다.

모두를 폭도로 보면 폭도가 되기 쉬웠고,

사람마다 왜 왔는지 묻기 시작하면 군중은 다시 개인이 됐다.

“안에 얼마나 있습니까?”

세레빈이 창고 책임자에게 물었다.

“곡물은 있습니다.”

“얼마나?”

“이틀치.”

“그런데 왜 배급 안 합니까?”

“배급표가 아직 안 내려왔습니다.”

세레빈이 욕했다.

“사람들한테 뭐라고 했어요?”

“내일이라고.”

“왜?”

“시청 지시.”

사람들이 문을 두드렸다.

“열어!”

“안에 있다며!”

모로지나는 없었다.

안토노바도 아직 도착 전.

베레노프는 군부대에서 연락 중.

현장에는 세레빈, 경찰, 연락망 17명.

할크로프트는 우연히 근처 법률사무소에서 나오는 길이었다.

군중을 보고 멈췄다.

세레빈이 그를 알아봤다.

“잘 왔네요.”

“난 구성원 아닙니다.”

“그럼 영어로 구경만 해요.”

그때 창고 옆문이 열렸다.

젊은 남자 세 명이 안으로 들어가려 했다.

경찰 둘이 막았다.

밀침.

한 남자가 주먹을 휘둘렀다.

경찰 곤봉이 올라갔다.

다라프가 달려갔다.

그는 남자를 뒤에서 잡아 바닥에 눕혔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남자가 이미 움직이지 않는데도 다라프가 팔을 꺾었다.

“그만!”

세레빈이 소리쳤다.

다라프는 듣지 않았다.

“이 새끼가 경찰을—”

그가 한 번 더 팔을 비틀었다.

남자가 비명을 질렀다.

할크로프트가 먼저 달려갔다.

“놔!”

다라프가 할크로프트를 밀쳤다.

할크로프트는 벽에 어깨를 부딪쳤다.

순간 화가 났다.

그 역시 다라프 팔을 잡으려 했다.

세레빈이 먼저 들어오지 않았다면 둘이 엉켰을 수도 있었다.

할크로프트는 몇 걸음 뒤로 물러섰다.

자기가 다라프보다 더 절제된 사람이라고 생각했던 게 우스웠다.

상황이 몇 초만 더 달랐으면,

자기도 ‘정당한 제압’이라고 변명할 행동을 했을지 몰랐다.

“외국인은 빠져!”

다라프가 소리쳤다.

그 한마디에 주변 시선이 몰렸다.

세레빈이 다라프 어깨를 잡아 떼어냈다.

“끝났어.”

“저놈부터 잡아야—”

“끝났다고.”

경찰이 바닥의 남자를 넘겨받았다.

팔이 이상한 각도였다.

부러졌을 수도 있었다.

군중이 술렁였다.

“시민대가 사람 팬다!”

누군가 외쳤다.

그 단어가 바로 퍼졌다.

안토노바가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본 건 군중이었다.

“다라프 어디?”

세레빈이 가리켰다.

그는 벽 옆에 서 있었다.

“무기 있었습니까?”

“없었습니다.”

“몇 번 때렸습니까?”

“안 때렸습니다.”

“팔?”

“제압.”

“이미 경찰이 잡은 뒤였죠?”

다라프는 대답하지 않았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오늘부로 출동정지.”

“무슨 권한으로?”

정확한 질문이었다.

연락망 규칙에는 즉시 정지절차가 없었다.

세레빈이 말했다.

“운영회의 결정 나올 때까지 임시정지.”

“당신이 대표입니까?”

“아니.”

“그럼?”

“내가 오늘 현장연락 담당.”

그건 사실이었다.

다라프는 이를 악물었지만 물러났다.

한편 창고 앞 문제는 남아 있었다.

할크로프트가 창고 책임자에게 물었다.

“배급표 없으면 정말 못 줍니까?”

“시청 승인 없이는.”

“시청 연락?”

“안 됩니다.”

세레빈이 말했다.

“평의회 야간당직.”

연결됐다.

배급담당이 사정을 들었다.

결정:

정식 배급표 발행 전,

가구별 기존 배급기록 기준으로 하루치 임시배급 허용.

창고문은 열렸다.

군중은 바로 진정하지 않았다.

안토노바가 경찰에게 말했다.

“줄 다시 만들려면 이유부터 설명해야 합니다.”

세레빈이 창고 앞 상자에 올라갔다.

“오늘 하루치만 줍니다!”

야유.

“왜 하루?”

“내일 정식표 나옵니다!”

“또 거짓말!”

할크로프트가 옆에서 말했다.

“갱신시각.”

세레빈이 그를 봤다.

할크로프트는 입을 다물었다.

구성원도 아니고 자문도 하지 않겠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말했다.

세레빈은 이해했다.

“오늘 오후 여섯 시까지 내일 계획 공개!”

군중에서 누군가 물었다.

“안 나오면?”

“내가 여기 다시 옵니다!”

몇 사람이 웃었다.

상황은 천천히 가라앉았다.

부상당한 남자의 이름은 미하일 도렌이었다.

스물세 살.

목수.

배급창고를 약탈하려던 조직원도 아니었다.

어머니 배급표가 누락돼 항의하러 왔다가,

옆문이 열리는 걸 보고 다른 사람들과 따라 들어가려 했다.

경찰에게 주먹을 휘두른 것도 사실이었다.

다라프가 과잉제압한 것도 사실이었다.

어느 한쪽을 완전히 피해자나 가해자로 만들 수 없는 사건이었다.

그날 저녁 도렌의 팔은 실제 골절로 확인됐다.

경찰폭력은 아니었다.

시민비상연락망 구성원의 과잉제압.

처음으로 조직 내부 행동이 누군가를 다치게 했다.

성공보다 이 사건이 더 중요해졌다.

그날 밤 경비대 연락망에는 소문이 돌았다.

다라프가 약탈자를 때려눕혔다.

다른 채널에서는:

Guard가 민간인 팔을 부러뜨렸다.

둘 다 사실의 일부였다.

세레빈은 모든 구성원에게 짧은 공지를 보냈다.

사건 조사 전 평가·옹호·비난을 조직 명의로 하지 말 것.

젊은 구성원이 항의했다.

“우리 사람인데 방어도 못 합니까?”

세레빈이 물었다.

“사실 다 압니까?”

“아니요.”

“그럼 뭘 방어합니까?”

그 질문에 아무도 바로 답하지 못했다.

다라프는 오래 함께 일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자동으로 믿고 싶었다.

바로 그 습관이 다른 조직들에서 자신들이 비판해 온 것이었다.

경찰이 경찰을 감싸고,

군이 군을 감싸고,

부처가 부처를 감싸는 것.

자기 조직만 예외일 수는 없었다.

현장 해산 뒤 운영위원들은 바로 증언을 따로 받았다.

세레빈과 다라프를 같은 방에 두지 않았다.

경찰관 둘도 각각.

할크로프트는 자기 진술에서 한 가지를 숨기고 싶었다.

다라프에게 밀린 뒤 자기도 달려들 뻔했다는 것.

안토노바가 물었다.

“당신은 손 안 댔습니까?”

“직접 제압에는.”

“그 전에는?”

할크로프트는 잠깐 멈췄다.

“팔 잡으려 했습니다.”

“왜?”

“화가 나서.”

안토노바는 그대로 적었다.

“그건 중요한데요.”

“왜?”

“과잉행동이 특별히 나쁜 사람만 하는 일은 아니라는 뜻이니까.”

다라프 사건이 개인 성격문제로만 정리되면 조직은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다.

상황이 사람을 어디까지 밀 수 있는지도 규칙에 반영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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