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56화 — 마지막 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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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크로프트는 마지막 현지보고서를 세 부분으로 나눴다.
1. 현재 국가기능.
2. 정치적 정당성.
3. 향후 위험.
첫 문장은 쉽게 썼다.
로시아 제국은 현재 전면적 국가붕괴 상태가 아니다.
그는 그 문장을 읽고 몇 달 전의 자신을 떠올렸다.
처음 네바그라드에 왔을 때는 열차 세 대가 같은 번호를 쓰는 걸 보고 국가가 곧 무너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 판단은 너무 빨랐다.
이 나라는 생각보다 오래 버텼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유능했기 때문이다.
역장들이 우회했고,
노동자들이 열차를 움직였고,
의사들이 규정을 비틀었고,
지방정부가 중앙과 협상했고,
사라노프는 실제로 명령체계를 고쳤다.
국가는 실패하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수리했다.
할크로프트는 첫 보고서 사본을 꺼냈다.
문장 몇 개가 부끄러울 만큼 단정적이었다.
그는 마지막 보고서에 한 줄을 추가했다.
초기 평가에서 수도권의 기능장애를 제국 전체에 과도하게 일반화한 오류가 있었음. 본 보고는 이를 수정함.
자기 오류를 공식문서에 적는 데는 이상한 안도감이 있었다.
보고서가 자기 체면보다 오래 남을 수도 있었다.
그는 그 문장을 읽고 몇 달 전의 자신을 떠올렸다.
처음 네바그라드에 왔을 때는 열차 세 대가 같은 번호를 쓰는 걸 보고 국가가 곧 무너질 거라고 생각했다.
그 판단은 너무 빨랐다.
이 나라는 생각보다 오래 버텼다.
사람들이 생각보다 유능했기 때문이다.
역장들이 우회했고,
노동자들이 열차를 움직였고,
의사들이 규정을 비틀었고,
지방정부가 중앙과 협상했고,
사라노프는 실제로 명령체계를 고쳤다.
국가는 실패하면서 동시에 스스로를 수리했다.
할크로프트는 첫 보고서 사본을 꺼냈다.
문장 몇 개가 부끄러울 만큼 단정적이었다.
그는 마지막 보고서에 한 줄을 추가했다.
초기 평가에서 수도권의 기능장애를 제국 전체에 과도하게 일반화한 오류가 있었음. 본 보고는 이를 수정함.
자기 오류를 공식문서에 적는 데는 이상한 안도감이 있었다.
보고서가 자기 체면보다 오래 남을 수도 있었다.
몇 달 전 자신이 보낸 첫 보고와 비교하면 거의 반대였다.
그는 계속 썼다.
철도·식량·재정·지방행정 일부는 오히려 최근 개선되었으며, 국가조정실의 통합명령체계는 실질적 성과를 내고 있다.
사라노프의 성공을 명확하게 적었다.
정치적 호불호와 분리해야 했다.
다음.
의회 책임내각 성립으로 중앙정부의 정치적 책임구조 또한 이전보다 명확해질 가능성이 있다.
여기까지 읽으면 좋은 보고였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그러나 행정부 내부의 기존 권한기관, 황실의 잔존 통수·임면권, 지방정부의 실질적 자율조정, 시민평의회 및 비공식 필수서비스 네트워크가 각자 독립적 정당성을 형성하고 있다.
할크로프트는 ‘독립적’이라는 단어를 지웠다.
부분적으로 분리된 정당성.
그쪽이 더 정확했다.
누구도 아직 국가에서 독립하려 하지 않았다.
대부분 오히려 국가를 살리려 했다.
그래서 서로 충돌했다.
그는 마지막 결론에 오래 걸렸다.
초안:
위험은 국가기능 붕괴.
지웠다.
두 번째:
위험은 다중권력 형성.
너무 혁명적이었다.
세 번째:
향후 핵심 위험은 국가 각 기관 및 대체조정조직이 서로 다른 명령·책임·정당성 기준을 사용하게 되는 것.
그 아래에는 시나리오를 세 개 적었다.
A. 책임내각 안정화. 의회·황실·행정부 권한정리 성공. 지방협상 제도화. 시민평의회 축소.
B. 기능적 이중화. 중앙정부는 존재하지만 지방·조정실·내무기관·시민조직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행동.
C. 공개적 권력분쟁. 군 지휘, 치안, 식량·철도 중 하나의 충돌이 정치정당성 분쟁으로 전환.
확률은 붙이지 않았다.
웰스가 보면 물을 것이다.
가장 가능성 높은 건?
할크로프트의 답은 B였다.
가장 위험한 건 C.
가장 바라는 건 A.
보고서에는 바라는 시나리오를 쓰지 않았다.
분석과 희망은 분리해야 했다.
적어도 문서에서는.
그 아래에는 시나리오를 세 개 적었다.
A. 책임내각 안정화. 의회·황실·행정부 권한정리 성공. 지방협상 제도화. 시민평의회 축소.
B. 기능적 이중화. 중앙정부는 존재하지만 지방·조정실·내무기관·시민조직이 서로 다른 기준으로 행동.
C. 공개적 권력분쟁. 군 지휘, 치안, 식량·철도 중 하나의 충돌이 정치정당성 분쟁으로 전환.
확률은 붙이지 않았다.
웰스가 보면 물을 것이다.
가장 가능성 높은 건?
할크로프트의 답은 B였다.
가장 위험한 건 C.
가장 바라는 건 A.
보고서에는 바라는 시나리오를 쓰지 않았다.
분석과 희망은 분리해야 했다.
적어도 문서에서는.
남겼다.
포스터가 읽었다.
“좋습니다.”
“칭찬입니까?”
“마지막 보고라고 생각하면.”
“그 말 빼면?”
“여전히 좋습니다.”
할크로프트는 두 번째 부록을 꺼냈다.
철도사고.
말로프.
베레노프 명령거부.
빵 배급.
라도바.
예방관찰.
북부창고 화재.
각 사건의 출처는 최대한 검증 가능하게 적었다.
그런데 갈색 수첩의 이름들은 대부분 넣지 않았다.
포스터가 그걸 알아챘다.
“끝까지?”
“필요한 이름은 넣었습니다.”
“필요하지 않다고 당신이 정한 사람은?”
“뺐습니다.”
“런던에서 요구하면?”
할크로프트는 잠깐 멈췄다.
“직접 가서 설명하겠습니다.”
“수첩도 가져갑니까?”
질문이 왔다.
예상했는데도 불편했다.
“검은 건.”
“갈색은?”
“개인 기록입니다.”
포스터는 바로 반박하지 않았다.
“업무 중 작성했잖아요.”
“일부는.”
“업무 관련 정보고.”
“일부는.”
“그럼 정부 자산일 수도 있습니다.”
할크로프트가 말했다.
“사람들이 나한테 개인적으로 맡긴 내용도 있습니다.”
“그래서?”
“그걸 전부 정부 자산이라고 보진 않습니다.”
포스터의 얼굴이 굳었다.
“이건 중요한 문제입니다.”
“알고 있습니다.”
“웰스 경이 요구하면?”
할크로프트는 답하지 못했다.
갈색 수첩은 서랍 안에 있었다.
테렌코.
모로지나.
세레빈.
말렌.
메린.
그들이 알지 못하는 평가도 있고,
직접 부탁한 비밀도 있고,
자기 판단도 있었다.
어디까지가 브리튼 정부 정보인가.
어디부터 사람의 신뢰인가.
경계가 없었다.
포스터가 말했다.
“이 문제 때문에라도 가야겠네요.”
“네.”
“그리고 가져갈 건 정해야 합니다.”
그날 저녁 할크로프트는 수첩 두 권을 책상 위에 놓았다.
검은 수첩은 여행가방에 넣었다.
갈색 수첩은 넣지 않았다.
다시 꺼내 펼쳤다.
첫 장.
테렌코.
마지막 장.
메린.
그 사이에 몇 달이 들어 있었다.
그는 안토노바에게 전화를 걸었다.
“갈색 수첩을 잠깐 맡아줄 수 있습니까?”
침묵.
“왜?”
“런던에 가져가야 할지 결정 못 했습니다.”
“나한테 맡기면 결정한 거 아닌가요?”
“임시로.”
“언제까지?”
“돌아올 때까지.”
“안 돌아오면?”
할크로프트는 대답하지 못했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그럼 가져오세요.”
그녀 사무실에서 수첩을 건넸다.
안토노바는 바로 열지 않았다.
“내 이름도 있습니까?”
“네.”
“좋게 썼습니까?”
“공개 안 합니다.”
“그럼 나쁘게 썼군요.”
할크로프트가 웃었다.
안토노바는 수첩을 금고에 넣었다.
할크로프트는 금고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이제 내가 없어도 되겠군요.”
안토노바가 말했다.
“그 말 왜 자꾸 합니까?”
“확인 중입니다.”
“뭘?”
“내가 여기 남고 싶은 이유.”
“결과는?”
“아직.”
안토노바가 금고 열쇠를 주머니에 넣었다.
“당신이 필요한지 아닌지는 내가 정할 일 아닙니다.”
“그럼 누가?”
“아무도.”
그녀가 말했다.
“사람은 필요해서만 사는 곳을 고르는 건 아니잖아요.”
할크로프트는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사고에는 언제나 기능이 있었다.
필요.
역할.
책임.
안토노바는 처음으로 그 바깥의 이유를 말하고 있었다.
할크로프트는 금고문이 닫히는 소리를 들었다.
“이제 내가 없어도 되겠군요.”
안토노바가 말했다.
“그 말 왜 자꾸 합니까?”
“확인 중입니다.”
“뭘?”
“내가 여기 남고 싶은 이유.”
“결과는?”
“아직.”
안토노바가 금고 열쇠를 주머니에 넣었다.
“당신이 필요한지 아닌지는 내가 정할 일 아닙니다.”
“그럼 누가?”
“아무도.”
그녀가 말했다.
“사람은 필요해서만 사는 곳을 고르는 건 아니잖아요.”
할크로프트는 바로 이해하지 못했다.
그의 사고에는 언제나 기능이 있었다.
필요.
역할.
책임.
안토노바는 처음으로 그 바깥의 이유를 말하고 있었다.
“조건.”
“뭡니까?”
“당신이 돌아오면 돌려줍니다.”
“안 돌아오면?”
“당신이 서면으로 처분 정할 때까지 안 엽니다.”
“정부가 요구하면?”
“어느 정부?”
할크로프트는 그 질문에 웃지 못했다.
안토노바도 농담한 게 아니었다.
“브리튼 정부.”
“법적 명령이면 검토합니다.”
“로시아 정부?”
“똑같이.”
그녀는 금고를 잠갔다.
“정보를 지키는 것도 법 문제입니다.”
할크로프트는 수첩이 사라진 빈 손을 봤다.
이상하게 가벼웠다.
그리고 불안했다.
귀환까지 나흘.
이제 런던에는 검은 수첩만 갈 예정이었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