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ory Box
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51화 — 두 정부

자유의 세기 · 51 / 516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아르세닌 총리는 내무장관에게 물었다.

“제17과 해체안 제출했습니까?”

“개편안 제출했습니다.”

“해체가 아니라?”

“기능은 필요합니다.”

“어떤 기능?”

“폭력조직, 사보타주, 외국공작 감시.”

“정치조직 분류는?”

내무장관이 서류를 봤다.

“폐지합니다.”

“노동조합 영향력 항목?”

“삭제.”

“지방행정 비공식 네트워크?”

“삭제.”

아르세닌은 고개를 끄덕였다.

“예방구금?”

“법원 사전승인 원칙.”

“긴급상황은?”

“12시간 내 사후승인.”

사라노프가 옆에서 말했다.

“필수시설 종사자는 국가조정실 통보.”

내무장관이 그를 봤다.

“그 조항은 여전히 반대합니다.”

“발전기사 열 명을 한꺼번에 구금하면 도시가 멈춥니다.”

“범죄혐의가 있으면요?”

“구금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대체인력 확보하라는 겁니다.”

아르세닌은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

“좋습니다. 통보는 유지.”

새 내각은 제17과를 없애지 않았다.

범위를 줄였다.

메린은 개편안을 받아든 날 할크로프트에게 연락하지 않았다.

대신 안토노바에게 짧은 메모를 보냈다.

정치적 영향력 단독 분류항목 삭제 확인.

안토노바는 할크로프트에게 보여줬다.

“좋은 변화 아닙니까?”

“네.”

“메린은?”

“아직 그 안에 있고.”

“그게 나쁩니까?”

할크로프트는 잠깐 생각했다.

“예전엔 내부고발자가 조직을 떠나야 진짜라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지금은?”

“남아서 바꾸는 사람도 있겠죠.”

안토노바는 메모를 접었다.

“그리고 남아서 자기 자리 지키는 사람도.”

“둘은 구분 가능합니까?”

“시간 지나면.”

메린은 영웅이 되지 않았다.

승진도, 처벌도 아직 없었다.

그는 개편된 부서에서 계속 서류에 도장을 찍고 있었다.

그 평범함이 오히려 중요했다.

이 결정은 양쪽에서 욕을 먹었다.

자유파 신문은 감시기관 존치라고 비판했다.

보수신문은 치안기능 약화라고 비판했다.

아르세닌은 말했다.

“둘 다 화났으면 중간쯤 갔다는 뜻은 아닙니다.”

법무장관이 웃었다.

“다행입니다. 그 말을 정책원칙으로 쓸까 걱정했습니다.”

같은 날 궁정에서는 다른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황제의 군사비서실이 새 내각의 군 인사검토권에 이의를 제기했다.

책임내각 합의상 통수권은 황제에게 남았다.

국방장관은 일상 군 인사와 보급은 내각 책임이라고 봤다.

누가 사단장을 교체할 수 있는가.

누가 군단참모를 임명하는가.

누가 징계를 승인하는가.

문구는 합의됐지만 사례가 생기자 다시 모호해졌다.

베레노프 징계가 바로 그 첫 사례였다.

군단본부는 그의 작전명령 거부를 정식 심사 중이었다.

국방장관은 징계를 완화해야 한다고 봤다.

황제 군사비서실은 지휘질서 문제라며 강경했다.

베레노프 자신은 둘 다 만나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할크로프트가 물었다.

“걱정 안 됩니까?”

“걱정하지.”

“그런데 왜 아무것도 안 합니까?”

“내가 로비하면 더 정치사건 됩니다.”

“이미 정치사건 아닌가요?”

베레노프가 한숨을 쉬었다.

“그래서 더 싫소.”

며칠 뒤 국방장관이 제19사단을 방문했다.

공식 목적은 전투준비태세 확인.

실제로는 베레노프 면담.

장관이 물었다.

“다시 같은 상황이면 공격을 미룹니까?”

베레노프가 대답했다.

“조건이 같으면.”

“그럼 징계로 고칠 수 없는 사람이군.”

“그런 것 같습니다.”

국방장관은 화내지 않았다.

“문제는 그게 군대에서 장점인지 단점인지요.”

“둘 다겠지요.”

“당신도 정치인처럼 말하는군.”

“요즘 주변이 나쁩니다.”

징계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대신 국방부는 새 지침 초안을 만들었다.

작전준비율 중대한 불일치 시 사단장은 공격개시 연기를 요청할 권한이 있으며, 긴급한 경우 최대 6시간 자체연기 후 즉시 상급부대 보고 가능.

베레노프의 위반이 규칙이 되어가고 있었다.

안토노바는 새 군 지침 초안을 읽고 베레노프에게 물었다.

“기분이 어떻습니까?”

“뭐가?”

“징계받는 행동이 규정이 됐잖아요.”

“징계가 없어지는 건 아니오.”

“억울하지 않습니까?”

베레노프는 잠깐 생각했다.

“내가 규정을 바꾸려고 한 건 아니니까.”

“그래도 결과적으로.”

“좋은 규칙이면 됐지.”

그는 문서 마지막을 가리켰다.

최대 6시간 자체연기.

“나는 12시간 미뤘소.”

“그러니까 절반만 합법화됐네요.”

“정치가 원래 그런가 보오.”

안토노바가 말했다.

“정치는 모르겠고 법은 자주 그렇습니다.”

한 사람의 위반을 무죄로 만들지 않으면서, 그 위반이 드러낸 제도문제는 고치는 것.

책임과 개혁을 동시에 유지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12시간 연기는 여전히 규정 밖이었다.

그는 징계를 완전히 피하지 못할 수 있었다.

같은 날 시민평의회에서는 첫 출동 결과를 검토했다.

첫 출동 비용도 계산됐다.

군 트럭 연료.

임시 케이블.

소방호스 손상.

학교 구호소 난방비.

합계는 작지 않았다.

시장 대행이 말했다.

“이걸 누가 냅니까?”

세레빈이 말했다.

“시청?”

“시청 예산 항목이 없습니다.”

베레노프가 말했다.

“군 연료는 군이 부담할 수 있습니다.”

모로지나가 말했다.

“병원은 일부 가능.”

안토노바가 고개를 저었다.

“이런 식이면 다음번마다 각 기관이 자기 사람·물건 가져온 만큼 정치적 지분을 주장합니다.”

회의가 조용해졌다.

성공한 출동은 비용이라는 새로운 문제를 만들었다.

결국 긴급비용은 사후 공개정산하고, 특정 기관이 전체를 후원하지 않도록 했다.

공식조직이 아니면서 돈을 쓰는 방법부터 정해야 했다.

조직은 권한보다 회계에서 먼저 현실이 되기도 했다.

40명 연락망을 시청 산하 공식조직으로 만들자는 제안이 나왔다.

시장 대행이 말했다.

“실제로 효과가 있었습니다.”

안토노바가 반대했다.

“한 번입니다.”

“그래도.”

“공식화하면 권한이 생깁니다.”

세레빈이 말했다.

“권한보다 예산이 필요합니다.”

모로지나가 말했다.

“전화비라도.”

베레노프는 신중했다.

“공식조직이 되면 지휘체계가 필요해집니다.”

“나쁜 겁니까?”

“아니오. 다만 지금은 필요할 때 필요한 사람만 부릅니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그리고 정치집회에 쓰지 않는다는 약속도 있습니다.”

시장 대행이 말했다.

“시청 산하면 더 통제할 수 있죠.”

세레빈이 물었다.

“다음 시장이 이 명단을 시위막는 데 쓰면?”

회의가 조용해졌다.

첫 출동 성공은 공식화 논리를 만들었다.

성공한 조직은 오래 남고 싶어 하는 게 아니라,

주변이 오래 남게 만들고 싶어 했다.

시청 재정담당은 또 다른 문제를 꺼냈다.

“공식조직이 아니면 보험은 어떻게 합니까?”

회의가 멈췄다.

첫 출동 때 화상을 입거나 차량사고가 났다면 자원자가 개인적으로 책임져야 할 수도 있었다.

모로지나가 말했다.

“그건 안 됩니다.”

안토노바도 동의했다.

“최소한 출동 중 상해보상은 있어야 합니다.”

시장 대행은 말했다.

“그러면 사실상 시청 조직입니다.”

세레빈이 답했다.

“시청이 돈 좀 낸다고 사람까지 소유합니까?”

결국 임시안이 나왔다.

등록기관 요청에 따른 출동은 해당 기관의 기존 재난보험 적용.

여러 기관 공동요청은 시청 긴급보상기금 적용.

제도 하나를 공식화하지 않으려다 보험 때문에 반쯤 공식화됐다.

조직은 이념보다 사고보상 규정에서 더 빨리 국가와 연결되기도 했다.

할크로프트는 이 논쟁을 대사관 보고서에 적었다.

민간 비상연락망 첫 실제 운용 성공. 공식화 논의 있으나 권한·정치적 악용 우려로 보류.

웰스의 답은 짧았다.

관찰 유지. 관여 금지.

같은 문구.

하지만 이제 할크로프트는 그 말이 예전보다 더 어렵게 느껴졌다.

정부 안에도 두 정부가 있었다.

궁정과 내각.

내각 안에도 여러 정부가 있었다.

내무와 국가조정.

도시 안에도 정부와 비정부 사이 조직이 생겼다.

누가 국가인지보다,

누가 어떤 상황에서 책임지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고 있었다.

END OF CHAPTER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

다음 화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읽던 위치를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