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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40화 — 정상 근무

자유의 세기 · 40 / 516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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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청사는 오전 아홉 시에 문을 열었다.

직원들도 출근했다.

국기는 걸려 있었다.

문제는 장관이 없었다.

정확히는 세 부처 장관이 사의를 표명했고,

두 명은 황제의 재가를 기다리고 있었으며,

한 명은 사임이 수리됐는지조차 명확하지 않았다.

그런데 부처는 계속 일했다.

전쟁수송부의 한 서기는 장관 사임 소식을 점심때야 알았다.

그는 놀라더니 다시 화물표를 작성했다.

할크로프트가 물었다.

“장관이 사임했는데도요?”

서기가 펜을 들고 말했다.

“오늘 서부선 화물번호는 누가 붙입니까?”

“당신이.”

“그러니까요.”

그 답은 너무 평범해서 오히려 중요했다.

국가기능 대부분은 장관이 직접 하는 일이 아니었다.

수천 명이 자기가 맡은 한 칸을 채우면서 국가를 만들었다.

위기가 오래 갈수록 문제는 그 사람들이 일을 멈추는지가 아니라,

그 한 칸 옆의 결정이 누구에게서 오는지 모르게 되는 것이었다.

전쟁수송부 차관이 회의를 주재했다.

재무부는 지급결재를 했다.

내무행정국은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외무부는 동맹국 전보에 답했다.

재무부 한 복도에서는 결재서류가 책상 세 개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연료보조금 지급.

군인 가족수당.

철도 긴급수리비.

마지막 서명란은 장관 이름으로 되어 있었다.

장관은 사의를 표명했다.

서기관이 물었다.

“이거 누가 서명합니까?”

과장이 말했다.

“차관.”

“대행 통보 없잖습니까.”

“그럼 내가 합니까?”

둘은 서류를 봤다.

금액이 작지 않았다.

결국 재무부 법무실에 문의했다.

답은 세 시간 뒤 왔다.

긴급계속업무에 한하여 차관 임시결재 가능. 사후추인 필요.

서기관이 말했다.

“그럼 다 됐네요.”

과장은 고개를 저었다.

“사후추인을 누가 하지?”

아무도 답하지 못했다.

그래도 가족수당은 지급됐다.

국가는 이런 식으로 하루씩 연장되고 있었다.

국가가 사라진 건 아니었다.

윗부분부터 흐릿해지고 있었다.

할크로프트는 아르세닌을 의회 건물에서 만났다.

“내각이 무너졌습니까?”

아르세닌이 말했다.

“신문은 그렇게 쓰고 싶어 합니다.”

“당신은요?”

“아직은 장관들이 사표를 낸 겁니다.”

“차이가 큽니까?”

“헌법에서는 큽니다.”

그는 서류뭉치를 들고 걸었다.

“문제는 사표 낸 장관도 후임이 없으면 업무를 계속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럼 실제로는?”

“어떤 사람은 계속 결정합니다. 어떤 사람은 ‘사임한 사람이 왜 책임지냐’며 서명을 안 하고.”

“누가 맞습니까?”

아르세닌이 말했다.

“둘 다 근거가 있습니다.”

할크로프트는 이제 그 대답이 익숙했다.

의회 복도에는 의원과 기자, 비서들이 가득했다.

소문은 책임내각 구성.

황제의 의회대표 면담.

군부가 비상내각을 요구했다는 이야기.

사라노프가 총리가 될 거라는 기사도 있었다.

할크로프트가 물었다.

“사라노프가 내각을 맡을 가능성이 있습니까?”

아르세닌은 어깨를 으쓱했다.

“그 본인이 원하는지부터 모르겠습니다.”

그날 오후 국가조정실에서는 전혀 다른 분위기였다.

사라노프는 장관 공백과 상관없이 철도회의를 진행했다.

“북부선 1급 우선명령.”

“승인자는?”

비서가 물었다.

“전쟁수송부 장관 대행 확인 필요.”

“누가 대행입니까?”

잠깐 정적.

차관이 장관 사임 후 대행인지,

내각 전체가 과도상태라 별도 임명이 필요한지 불명확했다.

사라노프가 말했다.

“차관에게 확인.”

연결됐다.

차관은 답했다.

“내가 대행이라고 공식 통보받은 적 없습니다.”

“그럼 누가 승인합니까?”

“국가조정실이 최종권한 갖지 않았습니까?”

사라노프의 얼굴이 굳었다.

그 권한은 기관 간 충돌에 대한 것이지,

장관의 법정 승인 자체를 대신하는 것은 아니었다.

“그건 다른 권한입니다.”

사라노프가 말했다.

차관이 수화기 너머에서 말했다.

“기차는 그 차이를 압니까?”

사라노프는 대답하지 않았다.

할크로프트는 이 장면을 우연히 보고 있었다.

한 달 전에는 사라노프가 다른 사람들에게 같은 질문을 던졌다.

이제 권한의 빈칸이 그의 책상까지 올라왔다.

결국 북부선 명령은 차관이 임시 책임자 자격으로 서명했다.

법적 근거는 다음 날 검토하기로 했다.

열차는 그날 밤 움직였다.

정상적으로.

그게 더 이상했다.

위에서는 정부가 누가 정부인지 논쟁하고 있었고,

아래에서는 역장이 선로를 열고 기관사가 시간을 맞췄다.

할크로프트는 그날 저녁 중앙우체국에도 들렀다.

우편은 평소보다 많았다.

내각 위기 때문에 지방에서 문의전보가 쏟아졌기 때문이다.

한 직원이 말했다.

“나라가 무너지면 우편이 줄 줄 알았는데.”

“반대입니까?”

“다들 나라가 있는지 확인하려고 더 보냅니다.”

전보 양식에는 같은 질문이 반복됐다.

기존 지침 유효 여부 확인 바람.

승인권자 확인 바람.

지급보증 지속 여부 확인 바람.

국가가 존재하는지 묻는 사람은 없었다.

대신 국가의 어느 문장이 아직 유효한지를 물었다.

붕괴는 국기가 내려가는 순간보다,

사람들이 이전 명령의 유효기간을 의심하기 시작할 때 먼저 올 수도 있었다.

긴급시민평의회도 평소처럼 열렸다.

오늘 안건은 물가와 급수관 수리.

급수관 파손은 북부구역 세 블록에 영향을 줬다.

시민 몇 명이 평의회에 직접 찾아왔다.

“정부가 없어서 물도 안 나옵니까?”

한 남자가 화를 냈다.

시청 기술자는 말했다.

“정부 때문이 아니라 관이 얼었습니다.”

“신문엔 내각이 멈췄다는데.”

“관은 신문 안 읽습니다.”

주변에서 웃음이 났다.

수리인력은 이미 현장에 있었다.

문제는 밸브 하나였다.

중앙창고에서 가져와야 했는데 승인서명이 막혀 있었다.

세레빈이 말했다.

“우리가 트럭 보내서 가져옵시다.”

안토노바가 바로 물었다.

“출고권자는?”

“수도국장.”

“그 사람은?”

“병가.”

또 공백.

결국 차장이 임시출고에 서명했다.

평의회는 그 결정을 대신하지 않았다.

대신 관련자를 한 방에 모아 누가 대신 서명할 수 있는지 확인했다.

두 시간 뒤 밸브가 나갔다.

평의회가 정부가 된 것이 아니었다.

정부 안의 빈칸을 서로 볼 수 있게 만드는 역할을 하고 있었다.

아무도 내각 붕괴를 첫 의제로 올리지 않았다.

모로지나가 말했다.

“수도관 터졌는데 총리 이름부터 정합니까?”

회의는 급수부터 처리했다.

안토노바는 회의 끝에 한 가지만 확인했다.

“시청 법정권한은 변한 것 없습니다.”

시장 대행이 말했다.

“중앙내각이 없는데도?”

“없다고 확정된 것도 아니고.”

“그럼 우리가 뭘 따릅니까?”

“현재 유효한 법.”

세레빈이 말했다.

“간단하네요.”

안토노바가 그를 봤다.

“안 간단해요.”

그녀는 회의록에 한 줄을 추가했다.

중앙 행정부의 지위 변동이 확인될 때까지 본 평의회의 권한범위는 확대하지 않음.

권력공백은 권한을 늘리기 가장 쉬운 순간이었다.

그래서 오히려 늘리지 않는 결정을 기록했다.

그날 저녁 신문은 대문짝만하게 썼다.

내각 사실상 기능정지

같은 시간 네바그라드 중앙역 정시율은 전날보다 2퍼센트 올랐다.

할크로프트는 두 숫자를 나란히 봤다.

정부는 무너질 때 불이 꺼지는 건물이 아니었다.

어떤 방에서는 회의가 멈추고,

다른 방에서는 평소보다 일을 더 했다.

그 불균형이야말로 붕괴의 모양일지도 몰랐다.

밤 열한 시,

외무부에서 대사관으로 연락이 왔다.

같은 시간 국가조정실은 다음 날 열차우선표를 평소처럼 배포했다.

발신란에는 사라노프 서명.

수신기관들은 그대로 따랐다.

누가 총리인지 불확실해도 사라노프의 권한은 오히려 더 선명했다.

할크로프트는 그 점을 보고서에 적었다.

행정부 상층의 불확실성 속에서 기능이 명확한 기관으로 권한·신뢰가 이동하는 현상 관찰.

그 문장은 사라노프 비판도 칭찬도 아니었다.

하지만 앞으로 무엇이 강해질지는 꽤 분명하게 보였다.

다음 날 오전,

의회 다수파 대표들이 황제에게 책임내각 구성안을 제출한다는 내용이었다.

아르세닌도 그 대표단에 들어 있었다.

할크로프트는 귀환표 날짜를 봤다.

열하루 남았다.

갑자기 너무 길게 느껴졌다.

END OF CHAPT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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