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34화 — 웰스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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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보가 아니라 편지였다.
그게 더 나빴다.
에이드리언 웰스는 중요한 말을 짧은 전보로 보냈다.
아주 중요한 말은 편지로 보냈다.
할크로프트는 봉투를 열었다.
에드윈,
당신의 최근 보고는 유용하다.
그래서 더 걱정스럽다.
그는 다음 줄을 읽었다.
현지 시민조정기구와의 접촉이 정보수집 범위를 넘어섰다는 보고가 있다.
할크로프트는 포스터를 봤다.
“당신이 보냈습니까?”
포스터는 책에서 눈을 들지 않았다.
“일부.”
“일부?”
“내 보고서 말고도 있겠죠.”
“누가?”
“그걸 나한테 묻습니까?”
할크로프트는 편지를 계속 읽었다.
우리는 당신에게 정치조직을 만들라고 하지 않았다.
우리는 당신에게 어떤 조직이 만들어지고 있는지 보라고 했다.
문장이 아팠다.
정확해서였다.
두 역할을 동시에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당신은 분석관으로서 첫 번째 실수를 하고 있는 것이다.
관찰자는 관찰대상에게 영향을 준다.
그것을 완전히 피할 수는 없다.
하지만 영향을 주는 것이 목적이 되는 순간 임무는 끝난다.
할크로프트는 편지를 내려놓았다.
포스터가 말했다.
“끝까지 읽으세요.”
마지막 부분.
나는 아직 당신을 회수하지 않는다.
이유는 당신이 선을 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니라,
아직 자신이 어디에 서 있는지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의심을 멈추는 순간 돌아오라.
서명.
A. Welles
할크로프트는 편지를 두 번 접었다.
“상당히 개인적이군요.”
포스터가 말했다.
“당신들도 오래 알았잖아요.”
“그래서 더 기분 나쁩니다.”
“좋은 편지네요.”
“당신한테는.”
포스터가 책을 덮었다.
“뭐가 틀렸습니까?”
할크로프트는 대답하지 않았다.
시민평의회에서 그는 표결하지 않았다.
문서를 작성하지도 않았다.
돈을 주지도 않았다.
누군가에게 정치적 구호를 제안한 적도 없다.
하지만 사람들을 소개했다.
정보를 전달했다.
조정할 사람을 찾았다.
보관해 달라는 문서를 받았다.
그리고 보고서에서 일부 이름을 뺐다.
행동 하나씩만 보면 변명할 수 있었다.
붙여 놓으면 달랐다.
“런던으로 돌아갈 생각입니까?”
포스터가 물었다.
“아직.”
“왜?”
“임무가 안 끝났습니다.”
“웰스 경은 그 말 싫어할 텐데.”
포스터는 서랍에서 다른 종이 한 장을 꺼냈다.
런던행 귀환편 초안이었다.
네바그라드에서 항만까지 철도.
거기서 중립국 선박을 타고 서쪽으로.
날짜는 아직 비어 있었다.
“인사국에서 요청했습니다.”
할크로프트가 종이를 받았다.
“왜 나한테 안 줬습니까?”
“당신이 달라고 안 해서.”
“이제는 주고.”
“웰스 편지 읽었으니까.”
할크로프트는 노선을 따라 손가락을 움직였다.
며칠이면 갈 수 있었다.
이 도시가 아무리 복잡해도 떠나는 방법 자체는 단순했다.
열차를 타면 된다.
“보관해 두세요.”
그가 말했다.
포스터가 물었다.
“날짜는?”
“아직.”
“그게 문제라는 겁니다.”
할크로프트는 종이를 다시 봤다.
웰스는 돌아오라고 명령하지 않았다.
그래서 선택의 책임도 자신에게 남았다.
“알아요.”
“그럼 진짜 이유는?”
할크로프트는 창밖을 봤다.
거리 건너 게시판에 긴급시민평의회 다음 회의시간이 붙어 있었다.
“모르겠습니다.”
포스터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적어도 정직하네요.”
그날 오후 안토노바가 찾아왔다.
할크로프트는 편지 내용을 요약해 말했다.
그녀는 놀라지 않았다.
“맞는 말 같은데요.”
“다들 그렇게 말하는군요.”
“기분 나쁩니까?”
“네.”
“좋네요.”
“왜요?”
“당신한테 필요한 것 같아서.”
할크로프트는 그녀를 노려봤다.
안토노바가 물었다.
“돌아갈 겁니까?”
“아직.”
“왜?”
이번에도 같은 질문.
그는 이번엔 조금 다르게 답했다.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아직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안토노바가 물었다.
“그건 언제 끝나는 일입니까?”
“모르겠습니다.”
“그럼 평생 남을 수도 있겠네요.”
할크로프트는 웃지 않았다.
그녀가 맞았다.
‘이해할 때까지’는 종료조건이 아니었다.
사라노프의 비상권한을 비판하면서 자신은 자기 체류에 더 모호한 기준을 쓰고 있었다.
그날 밤 그는 웰스에게 답장을 썼다.
첫 문장은 세 번 고쳤다.
국장님,
경고의 취지를 이해합니다.
그 뒤에 무엇을 써야 할지 어려웠다.
나는 선을 넘지 않았습니다.
거짓말 같았다.
나는 선을 넘었습니다.
과장 같았다.
결국 썼다.
나는 현재 내 행동 중 일부가 단순 관찰로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에 동의합니다.
다만 현 임무를 즉시 종료할 경우 놓치게 될 정보와 관계가 여전히 크다고 판단합니다.
‘관계’라는 단어에서 펜이 멈췄다.
정보기관 보고에 쓰기 위험한 단어였다.
그대로 남겼다.
“이해하면?”
할크로프트는 답하지 못했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그게 진짜 질문이네요.”
문 앞에서 그녀가 돌아봤다.
“그리고 조사관님.”
“네.”
“다음 평의회에는 오지 마세요.”
할크로프트가 놀랐다.
“왜요?”
“관찰자 역할이 필요하다면서요.”
그녀가 말했다.
“한 번 해보세요.”
문이 닫혔다.
다음 평의회 날,
할크로프트는 가지 않았다.
그날 그는 일부러 다른 약속도 잡지 않았다.
대사관 사무실에서 정상업무만 했다.
남부철도 운행표.
군표 할인율.
전선 급양보고.
오후 세 시가 되자 집중력이 떨어졌다.
평의회가 지금 무엇을 논의할지 자꾸 떠올랐다.
네 시에는 창문까지 갔다가 돌아왔다.
다섯 시쯤 포스터가 물었다.
“안 갑니까?”
“안 갑니다.”
“세 번째로 창밖 보는 중인데.”
“날씨 봅니다.”
“눈 안 옵니다.”
할크로프트는 자리로 돌아갔다.
저녁이 되자 신문 속보가 들어왔다.
평의회는 병원·급수 전력우선 조건표를 수정했고,
배급공지 갱신시간을 하루 두 번으로 늘렸으며,
시장 단속기준을 경찰과 합의했다.
모두 할크로프트 없이 했다.
그는 안도해야 했다.
실제로 안도했다.
그리고 조금 서운했다.
그 감정이 가장 위험하게 느껴졌다.
자신이 필요한 조직을 만드는 것과,
자신이 필요 없는 조직을 만드는 것은 다른 일이었다.
후자가 더 건강하다는 걸 머리로는 알았다.
대신 대사관 창문에서 사람들이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걸 봤다.
생각보다 견디기 어려웠다.
그게 웰스의 편지보다 더 큰 경고였다.
며칠 뒤 런던에서 답장이 왔다.
이번에는 전보였다.
판단 수신. 현 임무 지속 승인.
그리고 한 줄이 더 있었다.
관계는 자산이지만 소유물이 아님.
할크로프트는 그 문장을 읽고 웃을 수도, 화낼 수도 없었다.
웰스는 자신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너무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귀환편 초안을 서랍 깊숙이 넣었다.
버리지는 않았다.
그게 중요했다.
돌아갈 길이 실제로 남아 있어야,
남는 선택도 선택일 수 있었다.
그는 그날 처음으로 귀환편 날짜 칸에 연필로 작은 점 하나를 찍었다.
날짜는 쓰지 않았다.
선택지를 지우지 않았다는 표시였다.
밤늦게 그는 귀환편 초안을 다시 꺼냈다.
날짜 칸은 여전히 비어 있었다.
그 아래 메모 하나를 적었다.
돌아갈 이유와 남을 이유를 별도로 적을 것.
돌아갈 이유:
임무 종료 가능성.
직업윤리.
승진.
국가에 대한 의무.
남을 이유:
그는 한동안 펜을 들고 있었다.
아무것도 쓰지 못했다.
‘사람들’이라고 쓰면 지나치게 감상적이었다.
‘분석 필요’라고 쓰면 거짓말 같았다.
결국 칸을 비워뒀다.
웰스가 말한 의심은 아직 남아 있었다.
문제는 그 의심이 점점 직업보다 자기 자신을 향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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