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32화 — 병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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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사들은 총을 들고 있었다.
시민들도 손을 비우고 있지는 않았다.
네바그라드 제6병영 앞.
오전 열한 시.
봉급·가족수당 문제로 항의하던 병사 가족 수백 명이 병영 정문 앞에 모였다.
앞줄에는 중년 여성 한 명이 있었다.
마리야 로덴.
제6병영 소속 병사의 어머니였다.
그녀는 아들 얼굴을 열흘째 못 봤다고 했다.
“죽었는지 살았는지만 알려달라는 겁니다.”
세레빈이 말했다.
“구금됐다는 얘기가 있습니까?”
“옆집 아들이 그랬어요. 봉급 얘기했다고 영창 갔다고.”
“확인됐습니까?”
“뭘 확인해요? 아무도 말 안 해주는데.”
그게 군중의 문제였다.
요구는 돈으로 시작했지만,
정보가 막히면서 사람들은 더 나쁜 것을 상상했다.
누군가는 쇠막대를 들고 있었다.
누군가는 빈 병을 주머니에 넣었다.
아직 아무도 던지지 않았다.
하지만 손에 든 물건이 많아질수록 군인들은 더 긴장했다.
정문 안쪽의 병사들 중 몇 명은 군중 속에 자기 가족이 있는지 찾으려 고개를 내밀었다.
명령은 그들을 서로 반대편에 세웠지만,
실제로는 같은 집에서 나온 사람들도 있었다.
처음에는 평화로웠다.
문제는 군관구가 정문 안쪽에 병력을 세우면서 시작됐다.
“총구 내리세요!”
군중에서 누군가 외쳤다.
병사들은 내리지 않았다.
명령이 없었다.
미하일 베레노프는 도착하자마자 정문 안으로 들어갔다.
“지휘관?”
젊은 소령이 경례했다.
“접니다.”
“실탄 지급?”
“예.”
“장전?”
“일부.”
베레노프의 얼굴이 굳었다.
“누가 명령했나?”
“군관구 지침입니다. 군중이 무기고로 진입할 경우—”
“지금 진입했나?”
“아닙니다.”
“그럼 탄창 빼.”
소령이 망설였다.
“대령님. 지휘계통상—”
“탄창 빼.”
이번에는 목소리가 낮았다.
소령이 명령을 내렸다.
금속소리가 연달아 났다.
젊은 병사 한 명은 탄창을 빼다가 손을 떨었다.
바닥에 탄창이 떨어졌다.
철컥.
군중 앞줄에서 누군가 몸을 움찔했다.
베레노프가 병사 옆에 섰다.
“이름?”
“세르게이 파론, 이병입니다.”
“무서운가?”
병사는 잠깐 대답하지 못했다.
“예.”
베레노프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
이병이 놀란 얼굴을 했다.
“뭐가 좋습니까?”
“안 무섭다고 생각하는 것보다 낫다.”
그는 떨어진 탄창을 주워 병사에게 돌려주지 않고 옆 상자에 놓았다.
“오늘 네 임무는 문 지키는 거다. 전쟁하는 게 아니야.”
그 말은 정문 안 병사들에게도 들렸다.
총구가 조금씩 더 아래로 향했다.
군중이 그 소리를 들었다.
앞줄 사람들이 뒤로 한 걸음 물러났다.
세레빈은 정문 바깥에 있었다.
그가 노동자 몇 명과 함께 사람들을 뒤로 물렸다.
“문에서 다섯 걸음!”
“왜 우리가?”
“안에서 총 내리고 있어!”
“어떻게 믿어?”
세레빈이 소리쳤다.
“내가 보고 있잖아!”
그 말이 먹혔다.
사람들이 조금씩 물러났다.
할크로프트는 길 건너편에서 상황을 보고 있었다.
그는 병영 안으로 들어갈 권한도, 바깥 군중을 지휘할 권한도 없었다.
처음으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 가장 나은 선택처럼 느껴졌다.
안토노바는 경찰대표와 이야기 중이었다.
“체포하지 마세요.”
“공공도로 점거입니다.”
“지금 체포하면 군중이 문으로 밀립니다.”
“그럼 언제?”
“대표단 들어간 뒤.”
“누가 대표입니까?”
그게 다음 문제였다.
모두가 항의했지만 대표는 없었다.
병사 가족.
철도노동자.
시장 상인.
부상병 가족.
각자 이유가 달랐다.
세레빈이 사람들 앞에 섰다.
“다섯 명만.”
야유가 나왔다.
“왜 당신이 정해!”
“내가 정한다고 안 했어!”
그가 소리쳤다.
“각 무리에서 한 명씩 내!”
십 분 뒤 대표단 여섯 명이 만들어졌다.
계산이 맞지 않았지만 아무도 따지지 않았다.
베레노프는 정문을 열게 했다.
대표단이 병영 안으로 들어갔다.
회의는 한 시간 넘게 걸렸다.
요구는 세 가지였다.
미지급 가족수당 지급일 공개.
부대이동 전 가족통지.
병사 징계 여부 공개.
병영지휘관은 첫 두 가지는 받아들였다.
세 번째는 거부했다.
“징계는 군 내부입니다.”
한 병사 어머니가 말했다.
“내 아들이 살아 있는지도 군 내부입니까?”
지휘관이 대답하지 못했다.
베레노프가 말했다.
“징계결과가 아니라 구금 여부와 소재는 가족에게 알립시다.”
지휘관이 그를 봤다.
“규정에 없습니다.”
“금지도 없네.”
협상은 그렇게 끝났다.
바깥에 결과가 알려지자 군중 일부는 만족했고, 일부는 욕했다.
그래도 정문으로 돌진하는 사람은 없었다.
한 시간 뒤 군중은 흩어지기 시작했다.
할크로프트가 베레노프에게 다가갔다.
“오늘 군이 발포하지 않았습니다.”
베레노프가 그를 노려봤다.
“그게 특별한 일처럼 말하지 마시오.”
“특별했습니다.”
“아니오.”
베레노프가 말했다.
“정상이어야 합니다.”
그는 병영 안을 봤다.
“특별한 일이 되는 순간 이미 늦은 거요.”
마리야 로덴이 그때 다가왔다.
“대령님.”
베레노프가 돌아봤다.
“내 아들은 어디 있습니까?”
그녀가 병사 이름을 말했다.
베레노프는 알지 못했다.
예전 같았으면 부관에게 알아보라고 했을 것이다.
이번에는 직접 병영 사무실로 들어가 명부를 확인했다.
십 분 뒤 돌아왔다.
“구금 아닙니다. 제4중대 경비근무 중입니다. 오늘 저녁 교대.”
마리야는 아무 말 없이 고개를 숙였다.
돈도 해결되지 않았고,
가족수당 날짜도 확정되지 않았다.
하지만 아들이 살아 있고 어디 있는지는 알게 됐다.
베레노프는 할크로프트에게 말했다.
“이걸 처음부터 알려줬으면 절반은 안 왔을 거요.”
“나머지 절반은?”
“돈 받으러 왔겠지.”
대령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그건 군대가 해결해야 할 문제고.”
할크로프트는 그 말을 기억했다.
그날 저녁 군관구는 베레노프에게 또 하나의 질의서를 보냈다.
현장지휘권이 없는 상태에서 탄창 제거를 지시한 법적 근거를 소명할 것.
베레노프는 서류를 읽었다.
그리고 웃지 않았다.
“요즘은 사람 안 죽게 하는 데도 근거가 필요하군.”
베레노프는 질의서 답변을 직접 썼다.
법적 근거: 직접 지휘권 없음.
첫 문장부터 불리했다.
참모가 놀랐다.
“이렇게 쓰십니까?”
“사실이잖나.”
그 아래에는 이유를 적었다.
군중이 무기고에 진입하지 않은 상태.
실탄 장전이 긴장을 증가시킬 위험.
현장지휘관 동의를 받아 탄창 제거.
발포 필요성을 낮추는 것이 병영 방호에 부합한다고 판단.
참모가 말했다.
“좀 더 유리하게 쓸 수 있습니다.”
베레노프가 말했다.
“그럼 다음 사람이 사실과 다른 문장을 근거로 총을 빼게 될 수도 있어.”
“징계받을 수도 있습니다.”
“알아.”
그는 서명했다.
발포하지 않은 결정에도 기록이 필요했다.
베레노프는 소명서 맨 아래에 그 필요를 별도 항목으로 남겼다.
안토노바는 베레노프의 소명서 사본을 읽고 한마디 했다.
“법적 근거 없다고 첫 줄에 쓴 군인은 처음 봅니다.”
베레노프가 말했다.
“없는데 있다고 쓰면 다음 사람이 더 곤란해지지.”
둘은 동의한 셈이었지만,
서로 인정하는 표정은 아니었다.
그날 밤 베레노프는 제6병영을 다시 찾았다.
세르게이 파론 이병은 야간경계 중이었다.
대령이 오자 긴장했다.
“아까 무서웠다고 했지.”
“예.”
“지금은?”
“조금 덜합니다.”
“왜?”
이병이 정문 밖을 봤다.
군중은 없었다.
“아까 밖에 어머니가 있었습니다.”
“자네 어머니?”
“아니요. 친구 어머니요.”
파론은 총을 내려다봤다.
“쏘라고 했으면 어떻게 했을지 모르겠습니다.”
베레노프도 바로 답하지 않았다.
“그래서 명령을 내리는 사람이 먼저 생각해야 한다.”
“병사는 생각 안 합니까?”
“해야지.”
대령이 말했다.
“다만 방아쇠 당기기 직전에 처음 생각하게 만들면 안 된다.”
그는 병영을 나와 자기 소명서에 한 줄을 추가했다.
민간군중 대응 시 장전 시점과 발포명령 권한을 별도 규정할 필요.
오늘의 임시판단을 다음 사람의 사전규칙으로 바꾸려는 첫 문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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