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26화 — 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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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은 오전 열 시에 떨어졌다.
정확히는 빵집에서 떨어졌다.
도시 전체에서 떨어진 건 아니었다.
엘레나 모로지나는 그 차이가 중요하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리고 군중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창고에 있다면서요!”
한 여자가 소리쳤다.
“군에서 다 가져갔대!”
“거짓말입니다.”
빵집 주인 야코프 벨린이 문 앞에서 말했다.
“오늘 밀가루 열차가 늦는 겁니다.”
“어제도 늦었잖아!”
“어제는 들어왔습니다!”
“우리가 봤어?”
사람들은 배가 고프면 증거의 기준이 달라졌다.
모로지나는 시립병원에서 약품을 받으러 왔다가 군중을 봤다.
경찰은 여섯 명.
군중은 백오십 명쯤.
아직 폭력은 없었다.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 밀도가 생기고 있었다.
그녀는 병원 마차에서 내렸다.
“벨린!”
빵집 주인이 그녀를 알아봤다.
“박사님.”
“오늘 배달 언제 옵니까?”
“철도에서는 정오.”
“확실해요?”
벨린이 입을 다물었다.
모로지나가 말했다.
“그럼 확실하다고 말하지 마세요.”
군중 일부가 그녀를 알아봤다.
병원 의사.
적어도 정부 관리는 아니었다.
그 사실이 오늘은 도움이 됐다.
모로지나는 경찰 쪽으로 갔다.
“지휘하는 분?”
경위가 손을 들었다.
“접니다.”
“곤봉 내리게 하세요.”
“아직 들지도 않았습니다.”
“좋습니다. 계속 들지 마세요.”
경위가 불쾌한 얼굴을 했다.
“박사님이 지휘합니까?”
“아뇨. 그래서 부탁하는 겁니다.”
경위는 군중을 봤다.
“창문 깨지면?”
“그때 생각합시다.”
“좋은 계획은 아니군요.”
“지금은 제일 나은 계획 같네요.”
모로지나는 빵집 안으로 들어갔다.
뒤쪽 창고에는 빵이 스물일곱 덩이 남아 있었다.
“이걸 누구한테 줍니까?”
창고문 옆에는 열 살쯤 되어 보이는 여자아이가 서 있었다.
손에 배급표가 없었다.
벨린이 아이를 알아봤다.
“레나, 엄마는?”
“아파요.”
“표는?”
“엄마 주머니에 있는데 못 일어나요.”
밖에 줄 선 사람이 창문 너머로 소리쳤다.
“표 없으면 안 돼!”
다른 사람이 바로 반박했다.
“애잖아!”
빵 한 덩이가 순식간에 법과 자비의 문제가 됐다.
모로지나는 주소를 물었다.
수간호사가 기억해냈다.
“그 집 어머니, 지난주 폐렴으로 외래 왔습니다.”
시청 직원이 말했다.
“그래도 표 없이 지급하면 전례가—”
“기록하세요.”
모로지나가 말했다.
“임시 지급. 사후 확인. 확인되면 해당 배급표에서 차감.”
“권한이 있습니까?”
“당신한테 있습니까?”
직원은 규정을 뒤지다가 멈췄다.
“명시는 없습니다.”
“금지는?”
“그것도.”
모로지나는 빵 하나를 아이에게 건넸다.
“이건 내가 책임집니다.”
스물일곱 개 가운데 하나가 가장 복잡한 빵이 됐다.
“배급표 순서대로.”
“줄은?”
“밖에 저렇습니다.”
“우선대상?”
“병자, 임산부.”
“누가 확인합니까?”
벨린은 대답하지 못했다.
모로지나는 창고에서 나와 병원 수간호사를 불러오게 했다.
시청 배급담당도 전화로 불렀다.
십오 분 뒤 작은 책상 하나가 빵집 입구에 놓였다.
수간호사는 임산부와 병자 확인.
시청 직원은 배급표 확인.
경찰은 줄 유지.
모로지나는 군중 앞에 섰다.
“빵은 스물일곱 개 남았습니다.”
야유가 나왔다.
“정오에 밀가루가 들어온다는 연락이 있습니다.”
“또 거짓말!”
“그래서 정오까지 기다리라고 안 하겠습니다.”
사람들이 조금 조용해졌다.
“지금 있는 스물일곱 개는 임산부, 병자, 어린아이 있는 집 먼저 줍니다.”
누군가 외쳤다.
“우리 집도 애 셋이야!”
“배급표 들고 이쪽으로 오세요.”
“없으면?”
“정오 배급에 우선번호 드립니다.”
“정오에 안 오면?”
모로지나는 그 질문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럼 내가 여기 다시 옵니다.”
군중에서 웃음이 났다.
“박사님이 빵 구워요?”
“못 합니다.”
모로지나가 말했다.
“대신 욕은 같이 먹죠.”
이번에는 더 많은 사람이 웃었다.
긴장이 조금 풀렸다.
하지만 완전히는 아니었다.
줄 뒤쪽에서 젊은 남자가 외쳤다.
“군 창고에는 밀가루 있다!”
“어디서 들었습니까?”
모로지나가 물었다.
“사촌이 철도에서 일해!”
“어느 창고?”
“서부군수창!”
시청 배급담당의 표정이 변했다.
모로지나가 그걸 봤다.
“있습니까?”
“군용 제빵소 물량일 겁니다.”
“얼마나?”
“모릅니다.”
군중이 다시 술렁였다.
모로지나는 바로 말했다.
“좋습니다. 확인합시다.”
경위가 말했다.
“지금요?”
“지금.”
“누가?”
모로지나는 병원 마차를 가리켰다.
“내가.”
“박사님.”
“군중한테 기다리라고만 하면 안 기다립니다.”
시청 직원이 말했다.
“저도 가겠습니다.”
젊은 남자가 말했다.
“나도.”
경위가 고개를 저었다.
“민간인까지는 안 됩니다.”
모로지나가 말했다.
“그럼 저 사람 이름 적고, 우리가 돌아와서 결과 공개합니다.”
젊은 남자는 못마땅했지만 고개를 끄덕였다.
서부군수창에는 실제로 밀가루가 있었다.
상당량.
자루마다 목적지가 찍혀 있었다.
제3군 제빵대.
서부야전병원.
철도경비대.
모로지나는 자루 하나를 손으로 눌러봤다.
같은 밀가루였다.
도시 빵집에 가면 시민이 먹고, 군 제빵소에 가면 병사가 먹는다.
창고장이 그녀 시선을 알아챘다.
“박사님, 나도 압니다.”
“뭘요?”
“밖에 사람들이 기다리는 거.”
“그런데 못 줍니까?”
“내가 오늘 내주면 이틀 뒤 전선에서 누가 같은 질문을 합니다.”
그는 지난달 징계기록을 보여줬다.
한 창고관리자가 민간병원 요청으로 식용유를 전용했다가 며칠 뒤 다른 군 병원 공급이 부족해졌다.
“처음엔 좋은 결과였습니다.”
창고장이 말했다.
“문제는 다음 순서였죠.”
모로지나는 문서를 돌려줬다.
의료와 민간을 우선하는 결정도 다른 사람의 부족을 만들 수 있었다.
오늘 가져가지 않는 것 역시 하나의 선택이었다.
그런데 도시 배급용은 아니었다.
이틀 뒤 전선으로 보낼 건빵용.
창고장은 서류를 다 보여줬다.
“가져가고 싶으면 군단 허가 받아오십시오.”
모로지나가 물었다.
“도시 빵이 오늘 떨어져도?”
“전선 병사 빵은 이틀 뒤 떨어집니다.”
그녀는 더 말하지 못했다.
두 쪽 다 빵이었다.
돌아왔을 때 정오가 지났다.
밀가루 열차는 아직 안 왔다.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모로지나는 거짓말하지 않았다.
“군 창고에 있습니다.”
군중이 웅성거렸다.
“하지만 전선용입니다. 오늘 가져오면 이틀 뒤 군인들이 못 먹습니다.”
누군가 욕했다.
다른 누군가는 조용히 있었다.
젊은 남자가 물었다.
“그럼 우리 건?”
시청 직원이 말했다.
“열차가 한 시간 반 늦는다는 연락입니다.”
“또?”
이번에는 군중의 반응이 달랐다.
적어도 누가 무엇을 가지고 있는지는 알았다.
모로지나가 말했다.
“한 시간 반 뒤에도 안 오면 다시 설명하겠습니다.”
“박사님이?”
“네.”
“왜 당신이 합니까?”
모로지나는 대답하려다가 멈췄다.
좋은 질문이었다.
시청 직원도 경찰도 빵집 주인도 옆에 있었다.
그녀는 그들을 봤다.
“이번에는 같이 합니다.”
한 시간 십 분 뒤 밀가루 열차가 들어왔다.
사람들은 박수를 치지 않았다.
그냥 줄을 섰다.
하지만 열차가 도착했다고 빵이 생긴 것은 아니었다.
밀가루를 내리고, 제분소로 보내고, 반죽하고, 오븐을 돌려야 했다.
벨린이 말했다.
“첫 배치는 두 시간 뒤.”
줄에서 신음이 나왔다.
“또 기다려?”
한 노인이 말했다.
벨린이 소리쳤다.
“밀가루를 생으로 드실 겁니까?”
몇 사람이 웃었다.
시청 직원은 게시판에 새로 썼다.
밀가루 도착 13:10. 첫 빵 배급 예상 15:20.
모로지나가 말했다.
“앞으로는 이 시간을 같이 적읍시다.”
“무슨 시간요?”
“사람이 실제로 받는 시간.”
철도에서 말하는 도착과 시민이 말하는 도착은 달랐다.
빵집 앞의 소란이 도시 공지방식 하나를 바꾸고 있었다.
그게 모로지나에게는 더 안심됐다.
그날 저녁 시청에서는 긴급배급회의가 열렸다.
의제 첫 줄:
‘소문 발생 시 확인·공개 절차.’
빵이 들어온 것보다,
사람들이 누구 말을 믿을지 정하는 일이 더 오래 걸렸다.
회의가 끝난 뒤 모로지나는 병원으로 돌아갔다.
레나의 어머니가 실제로 입원해 있었다.
폐렴은 심하지 않았지만 고열 때문에 움직이지 못했다.
수간호사가 배급표를 확인해줬다.
임시 지급은 정식 처리됐다.
모로지나는 병실 문에서 잠깐 아이를 봤다.
레나는 아까 받은 빵의 절반을 남겨 어머니 옆에 두고 있었다.
“왜 안 먹었니?”
“엄마 것도 있어야죠.”
모로지나는 대답하지 못했다.
시청 회의에서는 ‘사후 확인 절차’라고 적힐 일.
아이에게는 그냥 빵 반쪽이었다.
그 차이를 잊지 않는 것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했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