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19화 — 해외평가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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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비는 소리 없이 내렸다.
에이드리언 웰스는 에드윈 할크로프트의 파일을 닫았다.
회의실에는 네 사람이 있었다.
웰스.
로시아 담당과장.
군사분석실 대표.
그리고 해외평가국 법무고문.
테이블 한가운데에는 할크로프트가 보낸 두 번째 장문평가가 놓여 있었다.
법무고문이 말했다.
“보고서에서 출처가 빠지고 있습니다.”
웰스가 물었다.
“얼마나?”
“초기 보고서는 역장, 부서, 담당자를 구체적으로 적었습니다. 최근에는 ‘현지 철도관계자’, ‘지방 행정관’ 같은 표현이 늘었습니다.”
군사분석실 대표가 말했다.
“정보 품질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게 문제죠.”
로시아과장이 말했다.
“그가 출처를 독점하고 있어도 우리가 모를 수 있습니다.”
웰스는 창밖을 봤다.
“독점이라.”
“현지에 지나치게 깊게 들어간 것 아닙니까?”
“그게 임무였습니다.”
“관찰이 임무였죠.”
“현지에서 관찰하려면 사람이 필요합니다.”
군사분석실 대표가 끼어들었다.
“핵심은 판단입니다. 처음에는 붕괴 위험을 너무 높게 봤습니다. 최근 보고는 훨씬 균형 잡혔어요.”
“포스터가 잡아준 겁니다.”
로시아과장이 말했다.
웰스가 물었다.
“벨로프스크 자료는?”
“독립망과 일치합니다.”
“제19사단?”
“대체로 일치.”
“곡물?”
“별도 상업채널에서도 비슷한 보고.”
웰스가 파일을 손가락으로 두드렸다.
“그럼 분석은 쓸 만하고, 출처 관리가 걱정된다는 거군.”
법무고문이 말했다.
“그리고 현지 정치인과의 접촉.”
“누구?”
“소피아 안토노바. 알렉세이 보로닌. 니콜라이 세레빈. 최근에는 빅토르 사라노프.”
웰스가 눈썹을 올렸다.
“사라노프는 정부 관리입니다.”
“문제는 숫자가 아니라 폭입니다.”
“우리가 로시아 정치상황을 보라고 보냈잖소.”
로시아과장이 말했다.
“정치상황을 보는 것과 정치세력의 신뢰를 얻는 건 다릅니다.”
웰스는 그 말에 바로 반박하지 않았다.
정확했다.
그는 할크로프트를 오래 알았다.
에드윈은 정보를 모을 때 사람을 쉽게 버리지 않았다.
장점이었다.
정보원이 다시 전화를 하게 만드는 종류의 장점.
동시에 위험했다.
“회수합니까?”
군사분석실 대표가 물었다.
웰스는 파일을 다시 열었다.
맨 위에는 Halcroft, Edwin.
그 아래 경력.
언어.
평가.
강점: 비공식 조직망 분석.
옛날에 자신이 직접 적은 문장이었다.
그 강점 때문에 보냈다.
그 강점이 이제 회수 사유가 될 수도 있었다.
“아직.”
웰스가 말했다.
로시아과장이 물었다.
“왜요?”
“두 가지.”
그는 손가락 하나를 폈다.
“첫째. 아직 그보다 현지를 넓게 연결해서 보는 사람이 없습니다.”
두 번째 손가락.
“둘째. 우리가 걱정하는 편향을 이미 스스로 수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법무고문이 말했다.
“출처를 숨기는 것도 자기수정입니까?”
“아뇨.”
웰스가 말했다.
“그건 별도 문제입니다.”
그는 다른 서류를 꺼냈다.
벨로프스크, 남부철도, 서부군수창 세 곳의 독립보고.
“교차검증망을 늘리죠.”
로시아과장이 말했다.
“그를 감시하자는 겁니까?”
“정보를 검증하자는 겁니다.”
“차이가 있습니까?”
웰스가 그를 봤다.
“있어야지.”
그는 포스터에게 보낼 지시를 받아 적었다.
할크로프트의 직접 정보원 접촉을 방해하지 말 것.
주요 수치·사건은 별도 채널로 검증할 것.
정치조직에 대한 물질적 지원, 지시, 문서작성 참여 여부 확인.
법무고문이 마지막 항목을 가리켰다.
“이미 참여했으면?”
웰스가 펜을 내려놓았다.
“그때 다시 이야기하지.”
회의가 끝난 뒤 로시아과장이 남았다.
“국장님.”
“뭔가?”
“개인적으로 묻겠습니다.”
웰스는 파일을 정리했다.
“왜 그렇게까지 보호하십니까?”
“보호?”
“다른 분석관이면 벌써 불러들였을 겁니다.”
웰스는 창문에 맺힌 빗물을 봤다.
“내가 그를 보냈으니까.”
“그게 이유입니까?”
“일부.”
그는 파일을 서랍에 넣었다.
“그리고 아직은, 우리가 그를 의심하는 이유가 그가 일을 못해서가 아니라 너무 잘해서이기 때문이네.”
“그게 더 위험하지 않습니까?”
웰스가 서랍을 잠갔다.
“그래서 두 번째 망을 두는 거야.”
같은 날 밤 네바그라드의 할크로프트에게는 짧은 전보가 도착했다.
현 임무 지속.
추가 지시 추후 전달.
그는 그 문장을 보고 안도했다.
런던에서는,
그 안도가 얼마나 오래 가야 하는지를 논의하고 있었다.
◆회의가 끝난 뒤 웰스는 혼자 남아 할크로프트의 옛 보고서 하나를 꺼냈다.
삼 년 전 발칸 항만분쟁 때 작성된 것이었다.
당시 할크로프트는 현지 항만노동자 네트워크를 분석하면서 공식 노조지도보다 술집·숙소·하역반장 관계를 더 중요하게 봤다.
보고서 결론은 맞았다.
파업은 중앙노조가 아니라 현장반장 셋의 합의로 끝났다.
그때 웰스는 평가란에 적었다.
장점: 공식구조보다 실제 관계를 빠르게 파악함.
그 아래 다른 문장도 있었다.
위험: 파악한 관계를 스스로 조정하려는 경향.
웰스는 그 문장을 한참 봤다.
당시에는 사소한 습관이라고 생각했다.
회의가 끝나면 사람 둘을 소개하고, 연락이 끊긴 부서 사이에 메시지를 전달하고, 필요한 사람이 누구인지 알려주는 정도였다.
지금 로시아에서는 그 습관 하나가 정치적 의미를 갖기 시작했다.
문을 두드리고 법무고문이 다시 들어왔다.
“아직 계셨습니까?”
“보고 있었네.”
그가 파일을 봤다.
“그 사람 과거에도 그랬군요.”
“그랬지.”
“그럼 더 빨리 불러야 하는 것 아닙니까?”
웰스는 서류를 닫았다.
“아니.”
“왜요?”
“사람이 위험한 습관을 가졌다고 해서 그 습관이 쓸모없다는 뜻은 아니니까.”
법무고문은 만족하지 않았다.
“국장님은 너무 개인적으로 봅니다.”
“그래서 자네가 여기 있지.”
웰스가 말했다.
“내가 그 사람을 신뢰하니까 자네는 의심하게.”
“그리고 제가 의심하니까 계속 쓰고?”
“둘 다 맞아야 조직이지.”
법무고문이 웃었다.
“그 논리, 할크로프트가 좋아하겠군요.”
“그래서 말해주지 않을 생각이네.”
웰스는 포스터에게 별도 지시를 한 줄 더 넣었다.
할크로프트에게 현지 접촉을 끊으라고 요구하지 말 것. 단, 그가 접촉대상의 결정을 대신하기 시작하는지 확인.
문구를 쓴 뒤 잠깐 고쳤다.
결정을 대신하거나, 결정의 방향을 의도적으로 유도하는지 확인.
그 차이가 중요했다.
정보분석관은 질문만으로도 사람을 움직일 수 있었다.
웰스 자신이 젊은 분석관들을 수십 년 보며 배운 사실이었다.
며칠 뒤 네바그라드에서 독립망 보고가 하나 도착했다.
할크로프트, 시립은행 야간 긴급보증 사건에서 구조적 대안 제시. 공식증인으로 기재.
웰스는 그 문장을 읽고 한숨을 쉬었다.
법무고문에게 보여주자 상대는 아무 말 없이 눈썹을 올렸다.
“아직 회수 안 합니까?”
“아직.”
“왜요?”
웰스는 사건 결과도 같이 봤다.
난방 공급 유지.
감사 시행.
긴급보증 절차 제도화.
“결과가 좋아서가 아니야.”
“그럼?”
“그가 자기 개입을 보고서에 썼어.”
법무고문이 다시 읽었다.
숨기지 않았다는 점은 작았다.
하지만 웰스에게는 중요했다.
선을 넘는 사람보다 더 위험한 것은 자기가 선을 넘었다는 사실을 기록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날 밤 웰스는 할크로프트에게 별도 칭찬을 보내지 않았다.
대신 기존 지시를 유지했다.
현 임무 지속.
그것이 지금 그가 줄 수 있는 가장 큰 신뢰였다.
웰스는 회의록 마지막에 자기 손으로 한 줄을 더 적었다.
현 단계에서 할크로프트의 오류 가능성보다, 그를 너무 일찍 회수해 현지 변화에 대한 관측능력을 잃는 위험이 더 큼.
법무고문이 읽고 말했다.
“그것도 판단입니다.”
“알고 있네.”
“사실은?”
웰스가 할크로프트의 최근 보고서 더미를 가리켰다.
“그래서 저걸 계속 받는 거지.”
그 역시 사실과 판단을 나누고 있었다.
웰스는 파일 표지 안쪽에 날짜를 적었다.
재검토: 14일 후.
무기한 신뢰도, 무기한 의심도 피하려는 습관이었다.
웰스는 파일을 닫고 14일 뒤 날짜에 붉은 연필로 동그라미를 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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