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Story Box
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7화 — 쓸모 있는 외국인

자유의 세기 · 7 / 516약 8분0자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정보원에게 필요한 건 진실만이 아니었다.

왜 지금 이 말을 하는가.

할크로프트는 그 질문부터 배웠다. 사실을 말하는 사람도 자기에게 유리한 순서를 고르고, 정확한 숫자도 목적에 따라 다른 의미를 가졌다.

네바그라드 중앙상업회관의 식당은 전쟁 중인 도시치고는 지나치게 멀쩡했다.

창문은 깨끗했고, 식탁보는 하얬다. 버터는 얇았지만 나왔고, 커피는 진짜 커피였다.

할크로프트 맞은편에는 곡물과 기계부품을 취급하는 상인 예브게니 로딘이 앉아 있었다.

“군인들이 두 달째 봉급을 못 받고 있습니다.”

로딘이 말했다.

할크로프트는 수프를 한 숟갈 먹었다.

“모든 군인들이요?”

“과장이 아니라 현실입니다.”

“그럼 정확히 어느 군관구입니까?”

로딘의 숟가락이 접시 위에서 멈췄다.

“서부 쪽입니다.”

“제1군관구?”

“거기만은 아니고.”

“제2군관구?”

“조사관님.”

로딘이 잔을 들어 보였다.

“제가 군 회계장교는 아닙니다.”

“그런데 두 달이라고는 확신하시고요.”

웃음이 조금 줄었다.

“제가 군인들한테 직접 들었습니다.”

“몇 명에게요?”

“충분히요.”

할크로프트는 고개를 끄덕였다.

“브리튼 은행들이 로시아 상업어음을 얼마나 할인해 줍니까?”

로딘의 눈빛이 아주 조금 달라졌다.

“갑자기 그건 왜 묻습니까?”

“당신 회사가 다음 달 런던에서 단기신용을 구하려 한다고 들었습니다.”

“소문이 빠르군요.”

“당신도 빠른 소문을 가지고 오셨으니까요.”

로딘은 잠깐 할크로프트를 보다가 웃었다.

“좋습니다.”

그가 냅킨을 내려놓았다.

“두 달은 과장입니다.”

“얼마나 밀렸습니까?”

“내가 확실히 아는 부대는 삼 주.”

“왜 처음부터 그렇게 말하지 않았습니까?”

“삼 주 밀린 나라와 두 달 밀린 나라는 런던 은행에서 받는 질문이 다릅니다.”

“그렇겠군요.”

“그래서 이제 나를 정보원으로 안 쓰겠습니까?”

“반대입니다.”

할크로프트가 말했다.

“이제 당신 정보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 알 것 같습니다.”

로딘과 헤어지기 전 할크로프트는 그에게 마지막으로 물었다.

“런던 신용 때문에 상황을 과장하셨다고 했죠.”

“일부는.”

“그럼 이 나라가 무너지길 바라십니까?”

로딘은 처음으로 웃지 않았다.

“내 창고가 여기 있고, 직원이 이백 명입니다.”

“그래도 자금은 런던에서 구하려 하고.”

“기계부품을 사야 하니까.”

그는 손가락으로 식탁을 두드렸다.

“조사관님은 나라가 안정적이면 상인은 돈을 못 번다고 생각합니까?”

“그렇게 말한 적 없습니다.”

“많이들 그렇게 생각하니까.”

로딘은 계산서를 접었다.

“나는 위기를 이용할 겁니다. 그건 맞습니다. 대신 위기가 끝났으면 좋겠어요.”

“모순 아닙니까?”

“아니요.”

그가 말했다.

“집에 불났다고 소방수한테 물 파는 사람이 불이 계속 나길 바라는 건 아닙니다.”

“물을 비싸게 팔 뿐?”

“가능하면.”

할크로프트는 그 솔직함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서도 유용하다고 생각했다.

로딘은 정보원으로 좋은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 좋은 정보원이 될 수도 있었다.

그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었으니까.

로딘이 눈썹을 올렸다.

“상당히 무례한 칭찬이군요.”

“오늘 두 번째로 듣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할크로프트는 군 회계청으로 갔다.

그는 로딘의 말을 바로 보고서에 넣지 않았다.

먼저 확인해야 했다.

군 회계청의 젊은 대위 알렉산드르 체린은 처음에는 아무것도 말하지 않으려 했다.

“봉급 지급 현황은 군사정보입니다.”

“병력배치가 아니라 지급일을 묻는 겁니다.”

“그 지급일로 부대 이동을 추정할 수도 있습니다.”

“그럼 총액으로 알려주시죠.”

“총액도 군사정보입니다.”

할크로프트가 의자에 등을 기대었다.

“그럼 제가 틀린 숫자를 런던에 보내도 괜찮습니까?”

체린이 그를 봤다.

“어떤 숫자요?”

“두 달.”

“누가 그런 헛소리를 합니까?”

할크로프트는 대답하지 않았다.

체린이 욕설을 삼켰다.

“두 달은 아닙니다.”

“그럼?”

“정상 지급 부대도 많습니다.”

“그리고 정상적이지 않은 곳은요?”

체린은 문 쪽을 한 번 확인했다.

“전선교대가 잦은 부대. 신설 부대. 지방보급청이 바뀐 곳.”

“최장 지연?”

“내가 확인한 건 스물여드레.”

“원인은 돈이 없어서입니까?”

“그랬으면 오히려 쉽습니다.”

체린은 책상 서랍에서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군표였다.

정식 화폐가 아니라 군이 발행한 임시 지급증서.

“현금 운송이 늦으면 이런 걸 줍니다.”

“상점에서 받습니까?”

“받는 곳도 있고 안 받는 곳도 있습니다.”

“할인은?”

체린의 얼굴이 굳었다.

“시장에서 10퍼센트, 심하면 20퍼센트.”

할크로프트가 군표를 들어봤다.

액면은 10루블이었다.

실제로는 8루블짜리일 수도 있었다.

“그럼 봉급은 지급한 것으로 기록됩니까?”

“군 회계상으로는 지급입니다.”

할크로프트가 그를 바라봤다.

체린은 방어적으로 말했다.

“안 주는 것보다 낫습니다.”

“동의합니다.”

“그 표정은 동의하는 표정이 아닌데요.”

“생각하는 표정입니다.”

“영국 사람들은 생각할 때마다 그렇게 사람을 의심합니까?”

“직업병입니다.”

체린이 코웃음을 삼켰다.

그리고 목소리를 낮췄다.

“진짜 문제는 군표가 아닙니다.”

“그럼요?”

“상인들이 군표를 싸게 사들이기 시작했습니다.”

할크로프트의 연필이 멈췄다.

“병사에게서?”

“네.”

“왜?”

“세금을 낼 때 액면가로 받아주는 지방이 있으니까요.”

할크로프트는 종이를 내려놓았다.

병사는 10루블짜리 군표를 8루블 현금에 판다.

상인은 그것을 10루블 세금으로 낸다.

병사는 손해를 보고, 상인은 차익을 얻고, 지방정부는 중앙정부가 나중에 군표를 상환해 주길 기다린다.

전쟁의 급여 문제가 금융시장 하나를 만들고 있었다.

할크로프트는 무심코 말했다.

“할인율을 매일 추적하면 지급체계가 흔들리는 속도를 꽤 정확하게 볼 수 있겠군요.”

체린은 대답하지 않았다.

할크로프트가 고개를 들었다.

대위의 표정이 달라져 있었다.

“내 당번병도 지난주에 세 장을 팔았습니다.”

“군표를요?”

“아내가 사는 방의 석탄값을 내야 했습니다.”

체린은 할크로프트 손에 들린 군표를 가리켰다.

“조사관님한테는 지표겠지요. 그 친구한테는 봉급입니다.”

할크로프트는 군표를 천천히 책상 위에 내려놓았다.

“맞습니다.”

이번에는 변명하지 않았다.

“합법입니까?”

“금지 규정이 없습니다.”

“권장합니까?”

체린이 피곤하게 웃었다.

“조사관님. 이 나라에는 지금 ‘권장하지 않지만 금지할 수도 없는 것’이 너무 많습니다.”

그날 오후 할크로프트는 카페 세 곳, 환전상 두 곳, 철도 숙소 하나를 돌았다.

군표의 실제 할인율을 확인했다.

카페를 세 번째로 돌았을 때 할크로프트는 실제 거래를 봤다.

군복 입은 하사가 계산대 옆에서 군표 다섯 장을 꺼냈다.

환전상은 숫자를 적어 보였다.

액면 50루블.

현금 42루블.

하사가 이를 악물었다.

“지난주는 44였잖소.”

“물량이 늘었습니다.”

“내 봉급이 물량이오?”

“나한테는 그렇죠.”

하사는 잠깐 주먹을 쥐었다가 풀었다.

결국 군표를 넘겼다.

할크로프트가 밖으로 따라 나갔다.

“실례합니다.”

하사가 돌아봤다.

“또 깎을 겁니까?”

“아닙니다. 왜 현금이 필요했는지 물어봐도 됩니까?”

“안 됩니다.”

“알겠습니다.”

할크로프트가 돌아서자 하사가 말했다.

“딸이 열이 납니다.”

그는 더 설명하지 않았다.

약값.

석탄값.

집세.

무엇이든 될 수 있었다.

할크로프트는 처음으로 군표 할인율을 숫자로 적는 일이 조금 부끄럽게 느껴졌다.

그러나 숫자를 버리지는 않았다.

숫자가 필요 없어진 게 아니라,

그 숫자가 무엇을 깎아먹고 있는지도 같이 봐야 한다는 걸 알게 됐다.

로딘의 정보는 과장됐지만 핵심은 맞았다.

일부 부대의 지급체계가 흔들리고 있었다.

하지만 더 중요한 사실은 따로 있었다.

병사와 상인과 지방정부가 이미 자기 방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었다.

해결책이 공정한지는 별개의 문제였다.

숙소로 돌아왔을 때 문 밑에 종이 한 장이 들어와 있었다.

이름은 없었다.

한 줄뿐이었다.

병사 봉급이 얼마나 밀렸는지 알고 싶다면, 지급일을 묻지 마시오. 군표가 오늘 몇 퍼센트에 거래되는지 물으시오.

할크로프트는 문을 열고 복도를 확인했다.

아무도 없었다.

그는 다시 방으로 들어왔다.

종이를 책상 위에 놓았다.

종이는 대사관에서 쓰는 것이 아니었다.

싸구려 회색 용지.

연필은 짧게 눌러 썼고, 필체는 일부러 각지게 만든 것처럼 보였다.

할크로프트는 냄새까지 맡아봤다가 스스로 우스워졌다.

훈련소에서는 익명문서를 받으면 먼저 내용보다 전달경로를 보라고 배웠다.

복도에는 경비가 있었다.

그런데 종이는 문 밑으로 들어왔다.

대사관 직원일 수도 있고, 청소부일 수도 있고, 방문객일 수도 있었다.

그는 경비에게 바로 묻지 않았다.

누군가 좋은 정보를 한 번 줬다고 해서 그 사람을 찾아내는 것이 항상 좋은 정보활동은 아니었다.

때로는 다음 쪽지가 오게 두는 편이 더 나았다.

누군가가 자신이 무엇을 조사하는지 알고 있었다.

그 사실보다 더 흥미로운 것은,

그 누군가가 꽤 좋은 조언을 했다는 점이었다.

END OF CHAPTER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

다음 화

읽는 흐름을 끊지 않고 바로 다음 화로 이어집니다.

읽던 위치를 저장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