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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6화 — 조용한 변호사

자유의 세기 · 6 / 516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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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사는 준비가 잘 되어 있었다.

소피아 안토노바는 그 사실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능한 상대는 다루기 쉽다.

유능한 상대는 법의 빈틈이 아니라 법의 목적을 들고 나온다.

재판 전 안토노바는 세 피고인을 각각 따로 만났다.

첫 번째 남자는 집회에서 확성기를 들었다.

두 번째는 참가자 명단을 정리했다.

세 번째, 파벨 루킨은 문제가 된 경비교대표가 사무실에서 나온 사람이었다.

안토노바가 물었다.

“본 적 있습니까?”

루킨은 한참 종이를 보다가 말했다.

“비슷한 건 봤습니다.”

“비슷한 것?”

“신문사 친구가 군수창 경비교대가 너무 자주 바뀐다고 했습니다.”

“왜 관심을 가졌습니까?”

“야간노동자 출입시간 때문에.”

“사본을 만들었습니까?”

“아니요.”

“확실합니까?”

루킨이 그녀를 봤다.

“변호사님은 저를 믿습니까?”

안토노바는 바로 대답했다.

“아직 아닙니다.”

루킨의 얼굴이 굳었다.

“그럼 왜 변호합니까?”

“국가가 당신을 구금하려면 당신보다 더 정확해야 하니까요.”

그는 한동안 말이 없었다.

“그럼 제가 거짓말하면?”

“그건 제 문제고.”

안토노바는 서류를 접었다.

“국가가 거짓말하면 모두의 문제입니다.”

그 대화 덕분에 그녀는 법정에서 ‘무죄’를 주장하지 않았다.

그녀가 요구한 것은 혐의의 정확성이었다.

“피고인들은 허가된 집회를 열었습니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검사 미하일 세브린이 대답했다.

“허가 당시와 집회 당시의 치안상황은 달랐습니다.”

“그래서 허가를 취소했습니까?”

“현장 지휘관이 해산을 명했습니다.”

“어떤 권한으로?”

세브린은 서류를 내밀었다.

“제14호 긴급공공질서령 제7조.”

안토노바가 읽었다.

그는 조문을 틀리지 않았다.

“제7조는 군중 해산 권한입니다.”

“해산을 방해한 사람을 구금할 권한도 포함됩니다.”

“일시 구금입니다.”

“치안위협이 지속될 경우 연장할 수 있습니다.”

“누가 판단합니까?”

“현장지휘관.”

“48시간 이후에도?”

검사의 손이 서류 위에서 멈췄다.

“전시치안위원회의 확인을 받습니다.”

“받았습니까?”

“요청 중입니다.”

“피고인들은 사흘째 구금 중입니다.”

“위원회 회신이 지연됐습니다.”

“그럼 불법구금입니다.”

세브린의 목소리가 조금 낮아졌다.

“변호인께서는 지금 이 세 사람을 석방하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어제 같은 구역에서 무기고 습격 시도가 있었습니다.”

“제 의뢰인들과 관련 있습니까?”

“한 명은 가능성이 있습니다.”

세브린이 별도의 봉투를 꺼냈다.

안토노바는 그 순간 처음으로 표정을 굳혔다.

봉투 안에는 군용 무기고의 경비교대표 사본이 있었다.

문서 뒷면에는 피고인 가운데 한 명의 사무실 주소가 적혀 있었다.

“어디서 압수했습니까?”

“그의 사무실입니다.”

“압수기록은?”

세브린이 다른 종이를 내밀었다.

기록은 존재했다.

안토노바가 빠르게 읽었다.

“입회인이 군인 둘뿐이군요.”

“전시 수색입니다.”

“이 문서가 피고인의 것이라는 증거는?”

“확인 중입니다.”

“다른 두 피고인과 연결은?”

“현재로선 없습니다.”

안토노바가 봉투를 내려놓았다.

“그러면 한 사람에게는 구체적 혐의를 제시하십시오.”

“조사 중입니다.”

“조사는 혐의가 아닙니다.”

세브린의 눈빛이 달라졌다.

“변호인께서는 이 사람이 무고하다고 주장하시는 겁니까?”

“아닙니다.”

안토노바가 말했다.

“유죄일 가능성이 있으니 더 정확하게 하자는 겁니다.”

재판정이 조용해졌다.

“증거가 있습니까?”

“한 사람에게는 의심할 자료가 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다른 두 사람에게는 아직 없습니다. 셋을 같은 문장으로 구금할 수는 없습니다.”

세브린이 대답했다.

“재판장님이 결정해야 할 위험이 무엇인지 설명하는 겁니다.”

안토노바는 바로 반박하지 않았다.

검사는 법을 무시하자고 한 게 아니었다. 법원이 틀렸을 때 생길 결과를 들이밀고 있었다.

판사가 물었다.

“안토노바 변호사.”

“네.”

“석방 후 피고인 중 한 사람이 무기고 사건과 연결된 것으로 확인된다면?”

“다시 적법하게 체포하면 됩니다.”

“그 사이 도주하면?”

“그 가능성이 권한 없는 구금을 합법으로 만들지는 않습니다.”

“그러면 국가가 책임지고 위험을 감수해야 합니까?”

안토노바가 말했다.

“법원이 위험을 없애는 기관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검사가 끼어들었다.

“하지만 위험을 무시하는 기관도 아닙니다.”

재판정이 조용해졌다.

방청석 뒤에는 에드윈 할크로프트가 앉아 있었다.

그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다.

그 점은 오히려 마음에 들었다.

판사가 서류를 넘겼다.

“검찰은 전시치안위원회 확인 없이 48시간을 넘긴 이유를 설명하지 못했습니다.”

세브린이 말했다.

“통신 지연입니다.”

“그건 피고인의 책임이 아니오.”

“하지만 치안위험은 여전히—”

“알고 있소.”

판사는 기록을 다시 읽었다.

“오늘 즉시 석방은 명하지 않겠습니다.”

안토노바의 표정은 변하지 않았다.

“첫 번째 피고인에 대해서는 압수문서의 출처와 혐의를 내일 정오까지 특정하십시오.”

판사는 서류를 넘겼다.

“나머지 두 사람에 대해서도 별도의 혐의를 제출하십시오. 셋을 하나의 위험으로 취급하는 것은 허용하지 않겠습니다.”

검사가 고개를 숙였다.

“제출하지 못하면 해당 피고인은 자동 석방입니다.”

완전한 승리는 아니었다.

첫 번째 피고인은 실제로 더 오래 구금될 수도 있었다.

안토노바는 그 사실을 불편해하지 않았다.

법이 해야 할 일은 자신의 의뢰인을 무조건 풀어주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누구에게 무엇을 주장하는지 정확하게 만들게 하는 것이었다.

검사도 패배하지 않았다.

법정 밖에는 루킨의 누이가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안토노바에게 달려오지 않았다.

오히려 사람들이 다 빠질 때까지 벽 옆에 서 있었다.

“오늘 나옵니까?”

“아직 모릅니다.”

“변호사님이 이겼다면서요.”

“누가 그렇게 말했습니까?”

“안에서 나온 사람이.”

안토노바는 가방을 내려놓았다.

“첫 번째 피고인은 증거를 더 확인합니다. 나머지 두 분은 혐의를 못 내면 내일 석방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 오빠는 첫 번째죠?”

“네.”

여자의 얼굴이 무너졌다가 다시 굳었다.

“그 종이, 오빠 것이 아닙니다.”

“알고 계십니까?”

“오빠는 군대 싫어해요. 군수창표를 왜 가지고 있어요?”

안토노바는 잠깐 말을 고르다가 말했다.

“싫어하는 것과 가지고 있지 않은 건 같은 증거가 아닙니다.”

여자는 서운한 표정을 지었다.

“변호사님도 안 믿어요?”

“내가 믿는 것보다 법원이 무엇을 증명할 수 있는지가 중요합니다.”

“가족한테는 안 중요해요.”

그 말은 맞았다.

안토노바는 잠깐 눈을 내렸다.

“내일 다시 보겠습니다.”

그녀는 약속을 더 크게 하지 않았다.

법률적으로 책임질 수 없는 희망을 주는 것도 다른 종류의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

안토노바는 그 정도면 받아들일 수 있었다.

휴정 후 복도에서 할크로프트가 다가왔다.

“축하해야 합니까?”

“아뇨.”

“그럼 위로해야 합니까?”

“그것도 아뇨.”

“어렵군요.”

“법은 대개 그렇습니다.”

할크로프트가 웃었다.

“검사가 꽤 잘하더군요.”

“당연하죠.”

“당연합니까?”

안토노바가 서류를 가방에 넣었다.

“정부에서 일한다고 다 바보면 나라가 이렇게 오래 버티지도 못했습니다.”

할크로프트는 그 말을 기억했다.

“그럼 왜 이렇게 됐다고 생각합니까?”

“뭐가요?”

“구금 권한조차 누가 갖는지 불명확한 상태.”

안토노바의 걸음이 느려졌다.

“전쟁이 시작될 때마다 예외를 하나씩 만들었습니다.”

“필요했겠지요.”

“대부분 필요했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게 문제예요.”

할크로프트가 그녀를 봤다.

“필요한 예외가 쌓여서, 이제 어느 규칙이 예외인지 아무도 모릅니다.”

“그럼 없애면 됩니까?”

“어떤 걸요?”

그가 대답하지 못했다.

안토노바의 표정이 조금 풀렸다.

“조사관님도 항상 답을 아는 건 아니군요.”

“그 사실을 숨기는 훈련은 받았습니다.”

“잘 안 됐네요.”

그때 법정 안에서 판사가 그녀를 불렀다.

안토노바는 돌아갔다.

사람들이 모두 빠진 뒤, 판사는 안경을 벗었다.

“변호사.”

“네.”

“내일 검찰이 권한 문서를 가져오면 나는 구금을 인정해야 할 가능성이 높소.”

“알고 있습니다.”

“그 문서가 또 다른 임시위원회의 명령이라면?”

안토노바는 대답하지 않았다.

판사가 말했다.

“요즘 법원에 오는 명령은 하나같이 합법적으로 보입니다.”

“그게 법원이 판단할 일입니다.”

“그렇지.”

판사는 피곤하게 웃었다.

“그런데 법원이 누구에게 무엇을 명령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날이 오면?”

이번에는 안토노바도 답을 찾지 못했다.

그게 싫었다.

판사는 창밖을 봤다.

“잊으시오.”

안토노바는 인사하고 나왔다.

계단 아래에서 할크로프트는 이미 사라져 있었다.

그녀는 눈 내리는 거리를 한참 바라봤다.

검사에게는 위험이 있었고, 판사에게는 책임이 있었고, 자신에게는 권한의 한계를 묻는 일이 있었다.

그런데도 한 사람의 자유를 누가 제한할 수 있는지 분명히 말할 수 없었다.

안토노바는 수첩을 꺼냈다.

좋은 사람을 기대하는 법은 나쁜 법이다.

그녀는 그 문장을 지웠다.

너무 거창했다.

다시 적었다.

권한에는 발령자, 범위, 종료 시점이 있어야 한다.

그쪽이 더 마음에 들었다.

법은 대개 거창한 문장보다 작은 단어에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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