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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의 제국
001 / 130LONG-FORM EDITION

ORIGINAL FICTION

제5화 — 세레빈의 철도

자유의 세기 · 5 / 516약 8분0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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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 세레빈은 파업을 막고 있었다.

철도국은 그를 파업 주동자라고 불렀다.

젊은 노동자들은 배신자라고 불렀다.

세레빈은 둘 다 귀찮았다.

차량기지 바깥에는 노동자 가족들도 와 있었다.

공식 집회가 아니었다.

아내들이 남편을 기다렸고, 몇몇 아이들이 눈 위에서 발을 굴렀다.

미샤의 누나는 세레빈에게 작은 종이를 내밀었다.

“집주인이 오늘까지라고 했어요.”

밀린 방세 계산서였다.

세레빈이 읽고 돌려줬다.

“철도국에서 일부 지급 나오게 할 겁니다.”

“언제요?”

“오늘.”

“지난주에도 오늘이라고 했잖아요.”

세레빈은 대답하지 못했다.

할크로프트는 그 장면을 조금 떨어져서 봤다.

파업이라는 단어는 런던 보고서에서 한 줄이었다.

여기서는 방세 날짜와 아이 신발이었다.

한 아이가 눈 속에서 한쪽 발을 들고 있었다. 밑창에 물이 들어간 모양이었다.

세레빈이 자기 목도리를 풀어 아이 목에 둘러주며 말했다.

“두 시간만.”

누나는 고개를 저었다.

“우리는 두 시간 말고 돈이 필요해요.”

세레빈이 말했다.

“알아.”

그는 다시 차량기지 안으로 들어갔다.

그 뒤부터 ‘두 시간’이라는 말이 협상시간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한 약속처럼 들렸다.

“오늘 멈춰야 합니다.”

젊은 차장 미샤가 말했다.

“임금이 삼 주째 밀렸어요.”

“알아.”

“알면 왜 자꾸 이틀만 더, 하루만 더 합니까?”

세레빈은 손가락으로 벽의 운행표를 두드렸다.

“이 열차가 뭔지 알아?”

“탄약.”

“그리고 이건?”

“병원.”

“이건?”

“식량.”

“그럼 뭐부터 멈출래?”

미샤는 더 말하지 않았다.

“군수열차.”

다른 노동자가 말했다.

“좋아.”

세레빈이 바로 대답했다.

“저 탄약열차는 서부선 14연대 거다. 네 동생 거기 있지?”

노동자의 얼굴이 굳었다.

“그런 식으로 말하면—”

“그런 식으로 생각해야 해.”

세레빈은 상자 위에 올라갔다.

“두 시간.”

야유가 나왔다.

“두 시간 동안 철도국이 미지급 임금 서면보증을 안 가져오면, 비필수 화물부터 순서대로 멈춥니다.”

“누가 필수를 정합니까?”

“우리가 정합니다.”

“정부가 아니라?”

“정부가 정한 필수 목록이 열일곱 개야. 다 필수면 아무것도 필수가 아니지.”

웃음이 터졌다.

그때 문이 열렸다.

군 장교와 에드윈 할크로프트가 함께 들어왔다.

장교 뒤에는 소총을 멘 병사 둘이 있었다.

누군가 노동자들 뒤쪽에서 렌치를 바닥에 집어던졌다.

쾅.

젊은 병사 하나가 반사적으로 총을 앞으로 돌렸다. 금속이 부딪히는 소리와 함께 탄창이 걸렸다.

노동자 한 명도 선로 옆 쇠막대를 집어 들었다.

순간 차량기지가 조용해졌다.

세레빈이 상자에서 내려왔다.

“미샤.”

쇠막대를 든 차장이 그를 봤다.

“내려놔.”

“저쪽이 먼저—”

“내려놔.”

세레빈은 병사 쪽을 봤다.

“자네 부대가 어디지?”

병사가 대답하지 않았다.

장교가 말했다.

“제8수송대.”

세레빈이 병사에게 다시 물었다.

“서부선으로 가나?”

병사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세레빈은 미샤를 가리켰다.

“저놈 동생도 서부선에 있다.”

미샤가 얼굴을 찌푸렸다.

“왜 그걸—”

“그러니까 둘 다 바보짓 그만해.”

쇠막대가 먼저 바닥에 내려왔다.

장교가 병사에게 총구를 내리라고 손짓했다.

총성은 없었다.

아무도 쓰러지지 않았다.

그래서 세레빈은 그 순간을 성공이라고 판단했다.

군 장교는 젊었지만 지쳐 보였다.

“세레빈 씨.”

“대위님.”

둘은 아는 사이 같았다.

“서부선 탄약열차가 막혀 있습니다.”

“압니다.”

“세 시간 안에 출발하지 않으면 저쪽 보급창이 비어요.”

세레빈이 대답했다.

“기관사는 탑니다.”

“파업한다면서요.”

“두 시간 유예했습니다.”

“그 두 시간이 문제입니다.”

“우리한테는 삼 주가 문제고요.”

대위는 이를 악물었다.

할크로프트가 운행표를 보며 말했다.

“탄약열차를 다른 선로로 우회시키면?”

세레빈이 그를 봤다.

“어디로요?”

할크로프트가 지도 한 구간을 가리켰다.

“여기.”

세레빈은 지도를 한 번 더 훑었다.

“조사관님.”

“네.”

“장부에서는 철도가 평평합니까?”

“아닙니다.”

“저 구간은 경사가 있어서 지금 기관차로는 편성량을 못 끕니다.”

할크로프트는 지도를 다시 봤다.

그 정보는 표시되어 있지 않았다.

“제가 틀렸군요.”

세레빈이 조금 놀란 얼굴을 했다.

“빨리 인정하시네요.”

“열차는 인정할 때까지 기다려주지 않으니까요.”

대위가 끼어들었다.

“좋습니다. 그럼 다른 방법은?”

세레빈은 한동안 운행표를 봤다.

“승무원 교대를 앞당깁니다.”

“어떻게?”

“지금 교대조 중 절반은 임금 못 받아서 숙소에 있습니다. 철도국이 오늘 절반 지급하면 두 시간 안에 부를 수 있어요.”

“내가 철도국 돈을 어디서 만듭니까?”

“군이 단기지급보증을 서면 됩니다.”

대위가 눈살을 찌푸렸다.

“군이 민간 철도 임금을?”

“탄약이 필요하다면서요.”

대위가 계산하듯 입술을 움직였다.

“문서 초안 써주세요.”

세레빈이 미샤에게 말했다.

“들었지? 종이 가져와.”

할크로프트가 말했다.

“이게 가능합니까?”

대위가 쓴웃음을 지었다.

“가능한지는 모르겠습니다.”

세레빈이 받았다.

“오늘은 그게 유행이네요.”

한 시간 반 뒤 군관구가 철도국 임금의 일부를 ‘긴급수송 선지급금’으로 보증했다.

두 시간 유예가 끝나기 열 분 전, 차량기지 회계창구가 열렸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렸다.

세레빈이 욕을 하며 줄을 세웠다.

“밀지 마! 돈이 도망가냐?”

“지난 삼 주는 도망갔잖아!”

누군가 외쳤고 주변에서 웃음이 터졌다.

첫 지급은 약속한 절반이었다.

미샤가 봉투를 받아 바로 열어 세었다.

“맞아?”

세레빈이 물었다.

“한 루블 모자랍니다.”

회계원이 창구 안에서 말했다.

“세금 공제.”

“지난달에는 안 뗐잖아요!”

“이번 달 규정입니다.”

다시 소란이 일었다.

세레빈은 회계창구 앞에 서서 공제근거를 확인했다.

이번에는 실제 규정이 있었다.

그는 미샤에게 종이를 보여줬다.

“오늘은 이게 맞아.”

미샤가 못마땅한 얼굴로 봉투를 접었다.

차량기지 밖에서 기다리던 누나에게 돈을 건넸다.

미샤는 자기 몫에서 동전 두 개를 따로 빼려다가 다시 넣었다.

세레빈이 봤다.

“담배?”

“원래는.”

“오늘은?”

미샤가 누나 쪽을 봤다.

“애 신발.”

세레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노동자들이 임금을 요구할 때 누군가는 그것을 정치적 요구라고 불렀다.

하지만 봉투를 받아든 사람들은 먼저 방세와 신발과 석탄을 계산했다.

정치는 대개 그 계산이 끝난 다음에 시작됐다.

누나는 세지도 않고 주머니에 넣었다.

“집주인한테 먼저 갈게.”

“아이 신발은?”

“남으면.”

미샤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할크로프트는 그 모습을 보고 협상결과를 ‘임금 일부 지급 성공’이라고 쓰기가 갑자기 어려워졌다.

성공이긴 했다.

다만 성공에도 순서가 있었다.

방세가 먼저였고,

아이 신발은 그 다음이었다.

군 장교가 보증안에 서명하기 전 마지막으로 물었다.

“이 돈을 보증하면 군수예산에서 빠집니다.”

세레빈이 말했다.

“탄약열차 못 보내도 군수예산 손해 아닙니까?”

“회계에서는 다릅니다.”

“사람한테는 안 다릅니다.”

장교는 서명란을 봤다.

그의 부하가 조용히 말했다.

“대위님, 이건 나중에 감사 나옵니다.”

“알아.”

“그럼—”

“그래도 열차는 오늘 가야 하잖아.”

그는 결국 서명했다.

할크로프트는 그 순간 협상이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니라는 걸 봤다.

노동자는 임금 전액을 받지 못했다.

군은 원래 없던 보증책임을 떠안았다.

철도국은 약속을 문서로 남겼다.

각자가 조금씩 손해를 봤기 때문에 합의가 가능했다.

그건 좋은 합의라기보다, 실제 합의에 가까웠다.

정상적인 회계 방식은 아니었다.

그러나 돈은 지급됐고, 승무원이 모였고, 탄약열차는 출발했다.

완전파업도 피했다.

미샤는 여전히 불만이었다.

“결국 또 기다리는 거잖아요.”

세레빈이 말했다.

“맞아.”

“언제까지요?”

“다음번에는 보증서가 아니라 돈이 나오게 해야지.”

“그걸 믿습니까?”

“아니.”

세레빈이 말했다.

“그래서 서류를 받아 놓는 거야.”

할크로프트는 그 말을 기억했다.

노동자들은 국가를 믿지 않았다.

그렇다고 국가가 없어지길 바라는 것도 아니었다.

그들은 믿을 수 없는 국가에게 문서를 요구하고 있었다.

그날 저녁 할크로프트가 세레빈에게 물었다.

“당신은 파업을 원하지 않는군요.”

세레빈이 담배를 꺼냈다가 금연 표지판을 보고 다시 넣었다.

“난 임금을 원합니다.”

“정치적인 요구는?”

“정치가 임금을 주면 정치도 좋죠.”

“당신을 선동가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당신은 스파이라고 부르던데요.”

할크로프트가 그를 봤다.

세레빈이 웃었다.

“사람들이 바쁘면 직함을 짧게 만듭니다.”

할크로프트도 웃었다.

세레빈은 군관구가 보내온 임금보증서를 다시 펼쳐 확인했다. 도장과 서명을 손가락으로 짚은 뒤 반으로 접어 안주머니에 넣었다.

“그걸 믿습니까?”

할크로프트가 물었다.

“보증서를요?”

“네.”

세레빈이 고개를 저었다.

“돈을 믿는 것도 아니고, 종이를 믿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왜 그렇게 챙깁니까?”

세레빈은 안주머니를 두드렸다.

“다음번에 싸울 때 증거가 필요하니까요.”

멀리서 탄약열차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누구도 선로 위에 서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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