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RIGINAL FICTION
제4화 — 네바그라드
지난 화 끝부분 다시 보기
“철도가 왜 이렇게 느립니까?”
재무차관이 물었다.
할크로프트는 포크를 내려놓았다.
“제가 그 질문을 드리려고 왔습니다.”
식탁에서 웃음이 났다.
재무차관도 웃었다.
“브리튼 사람들은 질문을 질문으로 돌려주는 게 외교라고 배웁니까?”
“분석이라고 배웠습니다.”
“더 나쁘군요.”
저녁 자리는 할크로프트가 예상했던 것보다 재미있었다.
그 점이 오히려 불편했다.
식사에 오기 전 포스터는 할크로프트에게 한 가지 충고를 했다.
“오늘은 질문보다 사람을 보세요.”
“항상 그러고 있습니다.”
“아뇨. 당신은 사람이 말할 때 구조를 봅니다.”
“차이가 있습니까?”
“상당히.”
포스터는 넥타이를 고쳐 맸다.
“재무차관은 숫자를 말할 때 손톱을 뜯고, 수송부 차관은 화나면 더 공손해집니다. 외무부 차관보는 모르는 걸 물을 때 오히려 목소리가 커지고.”
“그걸 왜 알아야 합니까?”
“당신 보고서에는 안 들어가는 정보니까요.”
할크로프트는 웃었지만, 저녁이 시작되고 나서 포스터 말이 맞다는 걸 알았다.
재무차관은 국채시장 이야기를 할 때 정말 왼손 엄지손톱을 만졌다.
전쟁수송부 차관은 철도 지연을 비판받자 오히려 지나치게 정중해졌다.
사람들은 통계보다 먼저 자기 불안을 드러내고 있었다.
그 사실은 할크로프트가 익숙한 종류의 자료가 아니었다.
로시아 고위 관리들은 멍청하지 않았다.
일부는 철도 문제를 그보다 더 자세히 알고 있었고, 일부는 국가 재정이 얼마나 위험한지 정확히 계산하고 있었다.
각 부처가 두려워하는 재앙은 달랐다.
수송부는 철도를, 재무부는 국채시장을, 외무부는 동맹의 신뢰를, 내무행정국은 지방의 이탈을 걱정했다.
그래서 같은 위기를 보고도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조사관께서는 우리가 현실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재무차관이 말했다.
“그렇지 않습니다.”
“그럼?”
할크로프트는 물잔을 돌렸다.
“모두 다른 현실을 보고 계신다고 생각합니다.”
옆자리의 외무부 보좌관이 잔을 들었다.
“그 말은 꽤 외교적이군요.”
“분석입니다.”
이번에는 조금 더 큰 웃음이 났다.
전쟁수송부 차관이 말했다.
“철도에 자금을 더 주면 재무부는 화폐가치를 걱정합니다. 재무부가 지출을 줄이면 군은 패배를 걱정합니다. 군에 우선권을 주면 도시가 굶습니다. 도시 배급을 늘리면 농촌은 가격을 올립니다.”
그는 와인을 마셨다.
“그래서 조사관님. 어느 재앙을 먼저 막으시겠습니까?”
식사가 끝나기 전 한 비서가 재무차관에게 쪽지를 가져왔다.
차관은 읽고 수송부 차관에게 건넸다.
할크로프트는 내용이 궁금했지만 묻지 않았다.
수송부 차관이 먼저 말했다.
“서부제분소 밀가루 열차가 세 시간 늦는답니다.”
외무부 사람 하나가 말했다.
“그 정도는 매일 있잖습니까.”
“오늘 비축량이 적습니다.”
재무차관이 물었다.
“배급에 영향 있습니까?”
“내일 오전 일부 구역.”
내무행정국 대표가 즉시 말했다.
“발표하지 맙시다.”
“왜요?”
“확정도 아닌 지연을 발표하면 빵집부터 줄이 생깁니다.”
수송부 차관이 반박했다.
“발표 안 했다가 실제로 늦으면 소문이 먼저 납니다.”
“그럼 ‘정상운행 중’이라고—”
재무차관이 손을 들었다.
“정상이 아닌데 정상이라고 하지 맙시다.”
짧은 말이었지만 식탁 분위기가 달라졌다.
결국 시청에만 예상 지연을 통보하고, 일반 발표는 새벽 운행상황을 확인한 뒤 하기로 했다.
할크로프트는 그 결정을 적지 않았다.
대신 사람들이 어떻게 결정했는지를 봤다.
한쪽은 공황을 두려워했고,
한쪽은 거짓말로 보이는 침묵을 두려워했다.
몇 시간 뒤 마차에서 본 빵집 군중은 그 논쟁의 결과를 전혀 알지 못했다.
그들에게는 그냥 빵이 늦는 하루였다.
할크로프트가 바로 대답하지 않았다.
좋은 질문이었다.
그리고 아마 그가 오기 전에는 너무 쉽게 답할 수 있다고 생각했던 질문이었다.
“지금은 우선, 어떤 선택을 했는지 서로 알고 있는지부터 확인하겠습니다.”
차관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해볼 만하겠군요.”
식사가 끝나갈 무렵 외무부의 고위 관리가 할크로프트에게 다가왔다.
“잠시 괜찮습니까?”
두 사람은 창가로 옮겼다.
관리의 목소리는 낮았다.
“브리튼은 우리 정부가 보다 책임 있는 내각제로 전환하면 어떻게 반응하겠습니까?”
할크로프트는 그를 봤다.
이 질문은 저녁 내내 나온 어떤 통계보다 중요했다.
관리는 안주머니에서 반으로 접은 종이를 꺼냈다.
비공식 메모를 보여준 외무부 관리는 종이를 바로 접지 않았다.
할크로프트가 마지막 줄을 읽는 동안 손가락으로 접힌 모서리를 누르고 있었다.
“이걸 작성한 사람이 누구입니까?”
“말할 수 없습니다.”
“몇 명이 봤습니까?”
“그것도.”
“그럼 왜 저한테 보여줍니까?”
관리는 창밖을 봤다.
“브리튼이 우리 정부를 승인할지 궁금해서.”
“정부는 이미 있지 않습니까.”
“오늘은.”
그 한마디 뒤에 두 사람 모두 입을 다물었다.
관리의 얼굴에는 정권을 바꾸고 싶어 하는 사람의 흥분이 없었다.
오히려 피곤했다.
“왕실이 책임내각을 승인하면 가장 좋습니다.”
그가 말했다.
“승인하지 않으면?”
“그 질문 때문에 이 종이가 생겼습니다.”
“의회가 독자적으로 내각을 만든다면 군은?”
“모릅니다.”
“지방은?”
“모릅니다.”
“그런데 외국 승인부터 묻습니까?”
관리가 할크로프트를 봤다.
“외국이 인정하지 않으면 차관도, 무기계약도, 외교전보도 모두 불확실해집니다.”
정치적 정당성이 철도와 금융으로 다시 돌아왔다.
할크로프트는 그 점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무엇을 조사해도 결국 다른 문제와 연결됐다.
상단에는 제목만 적혀 있었다.
비상시 책임내각 구성 및 대외 승인 검토.
서명도, 발신처도 없었다.
할크로프트는 종이를 받지 않고 그 자리에서 읽었다.
내용은 짧았다.
왕실의 선제 재가가 지연되거나 행정부가 기능을 상실한 경우, 의회 다수의 지지를 받는 내각이 임시로 행정권을 인수할 수 있는가.
그리고 마지막 줄.
우방국은 그러한 내각을 로시아의 합법정부로 인정할 것인가.
관리가 종이를 다시 접었다.
“본 적 없는 것으로 하셔도 됩니다.”
“그럴 생각입니다.”
“하지만 기억은 하시겠지요.”
“그건 제 직업의 문제입니다.”
그가 종이를 안주머니에 넣었다.
“저는 브리튼 정부의 입장을 말할 권한이 없습니다.”
“공식 입장을 묻지 않았습니다.”
“그럼 제 개인 의견을 묻는 겁니까?”
“당신은 개인으로 여기 온 게 아니지요.”
할크로프트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상대도 질문의 무게를 알고 있었다.
“외부에서 보기에는, 어떤 개혁이든 전쟁 수행 능력을 유지해야 할 겁니다.”
관리의 입꼬리가 움직였다.
“결국 철도 이야기군요.”
“저는 철도를 보러 왔으니까요.”
“아뇨.”
그가 말했다.
“당신은 이제 국가가 무너지면 철도가 어떻게 되는지를 보고 있습니다.”
그 말은 할크로프트를 불편하게 했다.
정확했기 때문이다.
대사관으로 돌아가는 마차 안에서 헨리 포스터가 말했다.
“오늘은 꽤 조용했군요.”
“노력했습니다.”
“차관들과 싸우지도 않았고.”
“그분들이 저보다 많이 알고 있었습니다.”
포스터가 고개를 돌렸다.
“그걸 이제 알았습니까?”
할크로프트는 피식 웃었다.
마차가 빵집 거리로 접어들었다.
앞이 막혀 있었다.
길 양쪽에는 저녁 장사를 접는 상점들이 보였다.
정육점 창문에는 고기가 거의 없었고, 담배가게에는 오히려 사람이 많았다. 전차 정류장에는 군복과 작업복과 모피코트가 뒤섞여 있었다.
할크로프트는 몇 시간 전 식탁의 사람들과 이 거리의 사람들이 같은 도시에서 같은 전쟁을 살고 있다는 게 이상하게 느껴졌다.
식탁에서는 ‘배급 불안정성’이었다.
거리에서는 오늘 저녁 아이에게 빵을 줄 수 있느냐였다.
둘 사이를 연결하는 문서는 많았다.
서로를 이해하게 만드는 것은 적었다.
수십 명이 가게 앞에 모여 있었다.
“군 창고에 빵이 쌓여 있다!”
누군가 외쳤다.
“거짓말이야!”
다른 사람이 소리쳤다.
한 중년 남자가 가게 문 앞 의자 위에 올라섰다.
빵집 주인이었다.
“창고에 밀가루가 안 왔습니다! 군에서 가져간 게 아니라 열차가 늦은 겁니다!”
“그걸 어떻게 믿어!”
군중에서 목소리가 나왔다.
경찰 둘이 앞으로 나섰지만 곤봉을 들지는 않았다.
한 경찰은 주인과 이야기했고, 다른 경찰은 줄이 도로로 번지지 않게 사람들을 뒤로 밀었다.
누군가 돌을 던졌다.
유리창에 맞지 않고 벽에 떨어졌다.
분위기가 바뀌었다.
마차 안에서 포스터가 말했다.
“지나갑시다.”
할크로프트는 창밖을 봤다.
아까 식탁에서 재무차관은 국채를 걱정했다.
수송부 차관은 철도를 걱정했다.
여기서는 사람들이 내일 빵이 나올지 걱정했다.
가게 주인이 아무리 설명해도 군중은 믿지 않았다.
가게 주인이 외쳤다.
“내일 오전에 들어옵니다!”
군중에서 누군가 소리쳤다.
“어제도 그랬어!”
그 한마디가 모든 설명을 이겼다.
할크로프트는 마차가 다시 움직일 때까지 창밖을 봤다.
포스터가 말했다.
“저런 걸 보고 나라 전체를 판단하면 안 됩니다.”
“맞습니다.”
“이번엔 쉽게 동의하네요.”
“그래서 저녁 식사도 봤습니다.”
“결론은요?”
할크로프트는 조금 생각했다.
“위에는 정보가 있고, 아래에는 경험이 있습니다.”
“그게 왜 문제죠?”
“둘 다 서로를 믿지 않습니다.”
마차가 대사관 앞에 섰다.
할크로프트는 내리며 덧붙였다.
“그리고 둘 다 틀린 건 아닙니다.”
그게 가장 큰 문제였다.
읽은 화로 기록했습니다. 다음 화는 바로 이어집니다.